회원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무섭게 세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아무리 백신을 많이 맞아도 델타 변이 한 방에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집니다. 세계화 시대를 절감합니다. 화이자가 값을 올림으로써 백신 양극화가 심해질 것입니다. 화이자 모더나를 대체할 수 있는 백신이 AZ입니다. 이윤을 남기지 않는 착한 백신, AZ을 응원합니다. 
 
화이자·모더나 백신 가격 인상 폭이 적지 않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가격을 각각 25%, 10% 올렸다. 이에 따라 화이자 백신 1회분은 15.5 유로(약 2만1000원)에서 19.5 유로(약 2만6700원)로, 모더나는 22.6 달러(약 2만6000원)에서 25.5달러(2만9400원)로 오른다. 
 
두 백신은 올해 판매가격이 절대 낮지 않다. 지난해 12월 에바 드 블리커 벨기에 예산부 장관이 트위터에 EU(유럽 연합)가 구매 계약을 맺은 6가지 백신 가격표를 띄웠다가 삭제한 적이 있다. 이 가격표에 따르면 AZ는 1도스 당 1.78유로(약 2400원), 화이자는 12유로(약 1만6000원), 모더나는 15.14유로(약 1만9800원), 얀센 7.15유로(9500원)였다. 
 
모더나·화이자 백신이 AZ의 6.7~8.5배에 달한다. 화이자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개발했기에 비쌀 수도 있다. 모더나는 미국 정부의 상당한 지원을 받았다. 
 
AZ백신은 후보물질을 개발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제너 연구소(jenner institute)가 ‘백신 판매로 이윤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AZ과 공동 개발했다. 펜데믹 상황에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게 이윤보다 먼저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AZ은 '빈국을 위한 착한 백신'으로 불린다.
 
화이자·모더나의 기업 속사정을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둘은 코로나19 백신 시장에서 mRNA라는 혁신으로 최강자의 자리에 섰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가격 불문하고 백신을 공급해달라고 조아린다. 이미 상당수 나라가 내년 물량을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도 가격을 올리는 걸 보면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한국 같은 나라는 가격을 올려도 살 능력이 된다. 하지만 아프리카·아시아·중동 등의 빈국은 가격을 깎아줘도 살 형편이 못 된다. 이런 나라에서 올해 화이자·모더나를 가져간 게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가격을 올렸으니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영영 멀어졌을지 모른다. 
 
코로나19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바이러스가 델타이다. 6,7월부터 세계를 휩쓸고 있다. 백신 접종률 선두를 달리는 이스라엘·미국·영국 등지에서 델타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곳곳에서 델타 변이가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돌파 감염을 일으킨다. 6월 한때 20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는 7월 말~8월 초 50만∼60만 명대로 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델타 변이가 현존하는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강력한 축에 속한다. (코로나19와) 전쟁 양상이 완전히 변했다”고 분석했다.
 
델타 변이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발견됐고, 올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인도는 2일 기준 백신 접종 완료 자(12세 이상)가 9.3%에 불과하다(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집계). 방역도, 백신도 후진국에 속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인도보다 낮은 데가 90여 개국에 달한다. 이들 나라에서 델타보다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세계 전문가들은 델타보다 더 치명적인 변이 출현을 경고하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나온 백신만으로도 60세 이상의 세계 고위험군에게 맞히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러저러한 사정 때문에 그리 돌아가지 않는다"며 "선진국이 집단면역에 근접한다고 해도 개도국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될 게 뻔하다. 그러면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의 백신 양극화가 지금처럼 계속되면 코로나19 종식은 신기루처럼 점점 멀어질지 모른다.  
 
테드로스아드하놈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1일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예방 백신 보급, 진단, 치료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는 코로나 규제 조치를 완화하고 접종률이 낮은 나라는 봉쇄 상태에 여전히 갇혀 있는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끔찍하게 정의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게브레예수스 총장은 이스라엘의 부스터 샷 접종 개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가격이 저렴한 AZ백신의 중요성이 커진다. 하지만 현재 AZ백신은 희귀 혈전증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한국에서도 50세 미만에게는 못 쓴다. 방역 당국은 내년 물량으로 AZ이나 얀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계열의 백신은 주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Z백신이 세계의 범용 백신이 되려면 하루빨리 희귀혈전증 우려를 털어내야 한다.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는 "초기 진단과 치료법을 포함해 혈전증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점에 캐나다 연구팀이 희귀 혈전증 발생 기전을 밝혀낸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제5의 백신으로 불리는 노바벡스도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의를 이른 시일 내에 통과해 개도국에 널리 공급되길 기대한다.  

중앙일보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100세 시대, 요람에서 무덤까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31년 기자생활 중 복지담당 21년의 지식을 나눌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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