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그 대상은 주로 '문장'이었어요. 소장한 책들에는 항상 통째로 간직하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있었고, 지하철역에선 스크린도어에 붙어 있는 시를 읽으며 열차를 기다리곤 했죠. 일상 속에서도 어떤 새로운 문장이 제 마음에 와닿기를, 그래서 그날 하루가 기분 좋게 피어나기를 기대했던 것 같아요.

문장, 나에게 각인하기

하지만 적어두지 않으면, 좋아하는 문장들은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어요. ‘지금 꼭 필요한 문장인데… 어디서 읽었더라’ 하며 애타게 찾을 때가 많았죠😭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저는 발견한 문장들을 그때그때 기록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처음엔 모바일 노트에 적어요! 수년 전 읽은 책은 그 책을 읽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날 때가 많은데, 노트에 옮긴 문장을 읽다 보면 당시의 기억과 감상들이 선명하게 떠오르곤 하죠.

기록해 둔 문장들 중에서도 유독 애착이 가는 문장이 있다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들여 필사해요. 처음엔 살아가는 데 지침이 될 만한 문장들을 곁에 두고 자주 읽기 위함이었는데, 어느새 문장이 가진 치유력이 제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더라고요. 필사의 매력에 대해선 이전 글에서 한번 다룬 적이 있으니, 궁금한 계란이들은 살펴보세요!🔗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이제부턴 그동안 수집해 온 문장 몇 가지를 소개할게요. 모두 지금의 제게 와닿는 문장들인데, 읽다 보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흔들리고, 남의 시선을 조금씩 의식하고 있는 제 모습을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불안과 조급함은 사람이라면 늘 안고 사는 감정이지만 말이에요 :)

하지만 제가 갖고 있는 문장들은 무척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불안함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며 스쳐가리란 것도 알고 있죠.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계란이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주눅이 들 때

✏️고전 명언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에세이에요. 초반부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야기는 투자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비욘의 삶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높은 연봉과 좋은 차,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늘 불안 속에서 살아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내면에서 조용하게 목소리가 들려왔죠.

“절에 들어가볼까?”

비욘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출가하여 푸른 눈의 스님이 되었어요. 그리곤 오랜 수행 끝에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전하는 존재로 거듭났죠. “당신이 알아야 할 때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라는 문장은 내면의 소리에 대한 중요성을 표현하는 대목이에요. 실제로 비욘 자신도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출가를 결심하게 되었죠.

대학교 전공을 내려놓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선택했을 때, 몇 년 후 퇴사를 결심하고 산티아고 순례길행 항공권을 구매했을 때, 그 모든 순간에는 용기가 필요했어요. ‘이렇게 막 결정해도 되나?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돌아봤을 때 철없었다고 후회하면 어쩌지…’ 남들은 다 참고 사는 것 같은데 나 혼자만 헛된 이상만 좇고 있는 건 아닌지 번민했죠. 그때 만난 에세이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제 작은 내면의 소리를 현실로 옮길 수 있는 힘을 줬어요. 퇴사와 여행, 다시금 재시작을 속삭이는 제 내면의 소리가 적시에 저를 찾아왔다고 생각하게 도와줬거든요.

내 내면의 소리가 깊은 곳에서 움트고 있다면, 그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여보세요. 시간을 내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건 중요해요. 결단력이 필요한 계란이에게 꼭 건네고 싶은 문장입니다 

문장 외에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가 하나 더 있어요. 바로 고양이에요 🐾 아파트 단지에 고양이들이 여러 마리 거주해서,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만나러 가거든요. 언젠가 고양이들을 키울 생각만 하면, 힘든 현실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불끈 생긴답니다. 계란이 여러분이 좋아하는 건 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