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의 정체가 궁금하시면 이곳을 사유서를 쓰시오의 정체가 궁금하시면 이곳을 생각씨앗의 처음이 궁금하시면 이곳을 탐방해주십쇼. 지난 호 뉴스레터는 여기서, 지지난호 뉴스레터 여기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2025년 6월 초의 사유: ⎆ 안 되나?

   안녕하세요, 생각씨앗입니다.
  징징거리는 거 같아서 이번 주제를 하지 말까... 하다가 비도 오고 그래서 내 책도 홍보하고 그래야 하지 않겠어?!?!?! 라는 결심으로 정해 버렸습니다.
저의 신간 『가짜작가』가 6월 중(제발...!)에는 제발 제발 나오기를 저도 바라고 있습니다.
   책은, 어느 날 "네가 진짜 작가가 된다면 말이야."라는 말을 듣고 '진짜 작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저의 직업 정체성 탐구 에세이입니다. 오늘의 주제 '안 되나?'는 바로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나 작가로 안 되나?'
   그래서 오늘은 이 책에 실린 한 편의 글을 함께 소개할까 해요. 제목은 '붙잡힌 발목'이고 계속 이걸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왜 해야 할까?'의 답을 찾아가는 글이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저의 '왜'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레터를 바칩니다. (ㅎ)
   그럼 남은 6월도 사유합시다.
2025-06-15
⌇매일이요
💾 스튜디오헤이 StudioHey의 '고나리자' EP.66 [단독] 강지영과 저스틴 민의 속마음 (유튜브)

✽


"안 되나? 이제 그만둬야 되나?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Everyday(매일이요)."

⎯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데스룸>에 함께 출연한 강지영 (전)아나운서와 배우 저스틴 민. 강지영이 호스트인 토크형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저스틴 민이라는 사람의 솔직담백진중함이 묻어나는 말들에 마음이 좋았습니다.
    저스틴 민은 '배우로 일하면서 다른 일을 따로 또 하지 않아도 되는' 현재의 위치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믿고 계속해 왔다면서도 '안 되나? 이제 그만둬야 되나?' 싶은 순간이 있었냐는 물음에 곧바로 '매일'이라고 답합니다. 그를 붙들어 온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흠, 저를 붙드는 건 뭘까요?
     근데 저스틴 민처럼 열심히 살지도 않아놓고 이러는 나 제법 웃겨....
⌇계속해야 하나? 계속하면 안 되나?
  ✽
[글 발행 안내] 구독자들은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님에게 더 깊은 친밀감을 느낀다고 해요. 작가님의 소식을 기다리는 구독자들에게 새 글 알림을 보내주시겠어요? Dec 24. 2024

새로운 소식을 베터러들이 기다려요. 지금 베터러들에게 안부를 전해보세요! 1시간 전


  휴대전화에 푸시 알림이 떴다.

  거짓말. 내 글을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은 거짓이다. 기다리고 있느냐는 말에 그렇다고 답하는 것도 거짓이다.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텍스트는 참 재미있는 매체다.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어서 가치 있는 건데 모순되게도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절하된다.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뛰어남’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여타의 창작물보다 특출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때때로 괴로워진다. (문자를 독점하고 싶었던 중세 권력층의 이기적인 욕망을 이해해 버린 나….)

  고통스러운 것은, 이걸 생각하다 보면 나의 가치 또한 절하되므로. 스스로 내 가치를 깎아내리게 되므로. 나는 잘하나? 못하나? 계속해야 하나? 계속하면 안 되나?

  타인의 평가에 목맬 필요가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다. 어차피 내가 해온 것은 내 힘으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그걸 알고 믿는 게 나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걸 알면 뭐 하나. 아는 것과 뼛속 깊이 체화되는 것은 다르고, 난 여전히, 하루 종일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에 잠겨 있다가 잠들기 직전까지도 적막과 어둠에서 자라는 생각들에게 기어이 주도권을 내주는 인간 나부랭이일 뿐이다.


  종종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기 때문에 쓴다고 말한다. 그 또한 거짓이다. 

  솔직히 말하면 한 명이라도 있기 때문에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에 가깝다. 가뿐히 포기해 버리는 많은 것 가운데 글쓰기는 없다. 그러나 한 명이라도 있기 때문에 계속 써진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써지지 않는다. 그 사람의 존재를 알기에 포기하지 않는 것뿐이다. 되새기는 것뿐이다. 적어도, 단 한 사람일지라도, 내 글이 그의 마음에 남았으니, 의미가 있을 거라고. 그러면 아무래도 쉽게 포기할 수 없어진다.

  하지만 왜?


  그 의미를 남기는 게, 그거야말로 도대체 무슨 의미인데? 나는 내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말을 어쩌다 내가 했다는 이유로, 의미라는 거창한 단어를 붙여가며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그러니까 타인을 위해서 쓴다는 말로 번지르르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 ‘내’가 의미 있게 되기 위해서 그 사람이 필요했던 거 아니야?

  나는 그 사람이 있음으로써 ‘나’라는 사람이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거다. 그들의 존재에 기대어 나라는 사람에 붙은 ‘쓰는 사람’이라는 수식어를 지키고 싶었던 거다. 정말 우습지. 다 ‘나’ 때문이면서. 


  차라리 듣지 말았으면 좋았을까. 힘이 되었다는 말을. 내 책의 문장이 필요했다는 말을. 내 생각이 좋다는 말을. 계속 써달라는 말을. 팬이 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말을 썼을 뿐인데 되레 돌아온 감사하다는 말을. 앞으로도 기다린다는 말을.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말을. 공감이 갔다는 말을, 담백하고 재치 있다는 말을, 기획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 좋은 기회였던 청탁 원고, 적고 작아도 많고 크게 와닿았던 것들.

  칭찬과 성취를 맛본 나는 슈가하이에 들뜬 어린아이처럼 온종일 다디단 희망들을 생각했다. 잊히지도 않고 끊을 수도 없는 그 달콤한 희망에 빠져 오늘도 나는 기어코 쓰고 만다. 퇴고는커녕 다시 읽어볼 생각도 없는 글을. 신변잡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혼잣말을. 혼자 쓰지 않고 다 보라고 써낸다. 혓바닥에 남은 단맛을 치아로 긁으며 되새김질한다. 예로부터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은 참 달고, 도저히 질리지가 않지.

  하여간. 죽을 때까지 그 희망들이 내 발목을 잡을 테고 난 그 붙잡힌 발목을 열렬히 사랑할 것이다.
에세이 『가짜작가』 (6월 출간 예정)
(앞)
(뒤)
﹆신간 정보는 @must_seed 와 @eunjeansong에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가장 오래 구독, 가장 오픈율 높은, 가장 링크 많이 클릭, 가장 의견함 링크 많이 클릭 등등 분들께 🎁구독자 선물🎁로 드릴까 합니다. 책 나오면 다시 공지하겠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저는 그냥 눈물 흘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여기는 지금 마포구 방구석국제도서전 
⇢ 서울국제도서전 못/안 가는 김에 거짓말처럼 방구석에 있는 세계 각지의 도서 등장. 최대한 특이(?)한 거 골라 봄.
📚 말랄라 유사프자이(& 크리스티나 램)의 『나는 말랄라』 (문학동네)
     ㄴ 2014년 최연소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삶을 담은 책. 탈레반 치하 파키스탄에서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한 투쟁.

📚 켄 리우 외 9인의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알마)
     ㄴ제주(한국), 중국, 일본의 설화를 세계관으로 차용해 새롭게 쓰인 SF소설선집.

📚 이레네 바예호의 『갈대 속의 영원』 (반비)
     ㄴ책책책책책! 역사, 철학, 종교, 문학 등을 아울러 서술한 책이라는 '발명품'의 계보.

📚 박지현과 채세린의 『가려진 세계를 넘어』 (슬로비)
     ㄴ프랑스에서 출간한 남한 사람의 북한 사람 인터뷰. 나의 한국, 너의 한국, 우리의 한국.

📚 율리 체의 『잠수 한계 시간』 (민음사)
     ㄴ독일 토마스 만 상 수상 작가 율리 체의 소설. 세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 긴장과 욕망을 그린 심리 스릴러.
📚 셰한 카루나틸라카의 『말리의 일곱 개의 달』 (인플루엔셜)
     ㄴ내전과 독재. 스리랑카의 현실을 판타지의 눈으로 담아낸 소설. 주인공 말리는 죽음 뒤에 존재하는 모종의 공간에서 깨어난다. 거기엔 죽은 자들이 있다. "여러분 모두에게는 일곱 번의 달이 있습니다."(p.26) 목 꺾이고 두개골이 깨진 영혼들과 타성에 젖어 보이는 안내 카운터의 전언이 있다. 망각의 빛을 따라야 하는 걸까? 그러나 곧 말리는 검은 비닐의 세나를 쫓아 중간계를 떠돌며 이승을 엿본다. 책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지 못하는 말리가 그 실마리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죽음을 따라가는 그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 것은 스리랑카의 현실, 곧 지금-여기에 관한다. *예전에 써둔 리뷰에서 발췌
오늘의 의견함 ⎆ 안 되나?
제 발목 붙잡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견을 남기는 두 가지 방법
-
¹ 위의 「편지이미지」를 클릭한다.
² 메일에 답장한다.
-
아무 얘기를 환영합니다.
    ⌔ 사유서 의견함이 비었어요(*답장할 때는 맞춤법 신경 안 쓰고 카톡 보낼 때처럼 쓰고 있어요.)

    ⌔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아래는 지난 뉴스레터입니다. 미처 읽지 못했다면 읽어보세요.
⦧home and nest⦦
제안 문의 협업은 아래 메일로
seedsofthought.biz@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