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프리츠 스트랙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볼펜 끝을 치아로 물게 하거나 입술로 물게 했습니다.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치아만으로 볼펜 끝을 물 때는 어쩔 수 없이 입이 옆으로 벌어져서 웃는 표정되고 입술로만 물 때는 입이 앞으로 나오면서 볼이 홀쭉해지는 뚱한 표정이 됩니다.
참가자들에게 볼펜 끝을 문 채 만화 네 편을 보고 얼마나 재미있는지 평가하라고 했더니, 치아로 볼펜을 문 사람들이 입술로 볼펜을 문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만화를 더 재미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얼굴 표정이 만들어낸 감정은 뇌에 피드백되고 뇌가 감지한 감정은 판단 메커니즘에 피드백됩니다.
그래서 주름을 없애기 위해 인위적으로 시술하는 보톡스에 주의해야 합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닐이 참가자들에게 사진 속 인물의 감정을 알아맞히도록 하니 보톡스를 맞은 참가자들의 정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습니다. 우리의 뇌에는 상대방의 감정을 동감하는 ‘거울 뉴런’이 존재하는데요. 아마도 보톡스는 상대방의 감정을 나의 표정으로 복제한 다음 거울 뉴런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훼방꾼 노릇을 하는 듯 합니다.
보톡스를 하든 말든 개인의 자유겠지만, 뫼비우스 증후군 환자들의 고통을 안다면 ‘웃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사실만은 기억해 두세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데 아닙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