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별을 보러 시간을 거슬러 가는 여행 - 참가자 김세희
2. 별이 보이지 않아도 즐거웠고, 별이 뜨면 더 특별했다 - 심재철 사무처장
3. 별을 보여드리지 못해 미안했던 밤, 그리고 하늘이 허락한 사흘 - 김영주 전남 지부장
4. 폭우 뒤에 열린 가야의 밤하늘: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에서 보낸 다섯 번의 밤 - 이상현 경남 지부장
5. 세계유산축전 '별 보러 가야로' 함안 말이산고분군 천문강사로 데뷔! - 3급 10기 이은정
6. '말로만 들었던 운석 충돌구' 합천 고분군에서 별의 흔적을 만나다. - 김가람 사무국장
7. 2026 세계유산축전 '별 보러 가야로' 가야고분군 관측 행사에 참여하며 - 이한조 전북 지부장
8. 연수생으로서 함께한 행사: 고령 지산동고분군의 '별 볼 일 있는 날' - 3급 27기 연수생 하미경
9. 고성 송학동고분군에서 본 밤하늘 - 신주희 천문지도사
10. 고분군에서 별과 함께한 특별한 밤 - 참가자 김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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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러 시간을 거슬러 가는 여행
- 9월 6일 참가자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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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서 합천까지, 결코 가까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들이 "엄마, 우리 또 오면 안 돼?"라고 묻는 순간, 그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세계유산축전 '별 보러 가야로'는 제목 그대로 별을 보러 가는 길이었지만, 사실은 시간을 거슬러 가는 여행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옥전고분군, 1500년 전에 만들어진 고분 사이를 아이들 손을 잡고 걸어 올라가는데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오늘 밤 우리는 어떤 별들을 만나게 될까. 고분에 오르기 전, "외계인을 만난다면 따라가시겠다"던 별지기 선생님의 능청스러운 스토리텔링에 다 같이 웃음이 터졌고, 그 웃음 덕분에 낯선 밤길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합천이라서 더 특별했습니다. 아시아에 단 3개뿐이라는 운석 충돌구가 있는 땅. 그 운석이 우주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져 지구까지 날아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품고 온 것들이 '철의 나라' 가야의 탄생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이야기를 듣는 동안, 발밑의 고분과 머리 위의 별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기분이었습니다.
하늘의 역사와 땅의 역사가 만나는 곳에 우리 가족이 서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벅찼습니다.
그날 본 별들은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선명하고 밝게 빛났습니다. 어설프게만 알고 있던 북극성 찾는 법을 이제는 누구에게든 자신 있게 알려줄 수 있게 되었고, 붉게 빛나는 전갈의 심장 안타레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직녀성 베가와 견우성, 그리고 백조의 꼬리 데네브가 함께 그리는 여름철 대삼각형까지. 이제는 어디에 있어도 밤하늘에서 그 삼각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별지기 선생님들이 들고 계시던 초록색 레이저는 어찌나 탐이 나던지요. 야간에 별 사진 찍는 방법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셔서 아이폰으로 직접 별을 담아보기도 했습니다. 서툴게 찍힌 사진 한 장이 이렇게 귀한 기념품이 될 줄 몰랐습니다.
가깝게는 몇십 년 전, 멀게는 가야 사람들이 올려다봤을 그 별빛을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다는 것. 별빛은 결국 과거에서 날아온 빛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고분 위에서 온몸으로 느낀 건 처음이었습니다.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고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길 정말 잘했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한 분 한 분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이 밤을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날 그 자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의 앞날이 북극성처럼, 언제나 제자리에서 반짝반짝 빛나길 바랍니다.
우리 가족의 여름은 그 밤 덕분에 오래오래 빛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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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보이지 않아도 즐거웠고, 별이 뜨면 더 특별했다
- 심재철 사무처장
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 ‘별 보러 가야로’ 만족도 91.9%
가야 역사와 천문 잇는 스토리텔링·전문 관측 프로그램으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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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유산축전 가야고분군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별 보러 가야로’가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별 보러 가야로’는 8월 29~30일과 9월 4~6일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등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7곳에서 진행됐다.
당초 참여 목표는 1,400명이었지만 사전 예약 단계에서 1,739명이 신청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고, 실제 행사에는 총 1,486명이 참여해 목표 인원을 넘어섰다. 기상 악화와 일요일 저녁 일정, 도심에서 떨어진 행사 장소 등 참여에 불리한 여건에도 높은 현장 참여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관심은 단순한 천체관측 체험에 대한 기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아직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가야의 역사에 대한 궁금증과, 가야고분군이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의미와 가치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기대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천 년의 시간을 간직한 가야 고분군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경험 자체가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설렘을 더했다. 특히 ‘고대 유적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라는 공간적 매력과 역사·천문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는 프로그램의 특성이 결합되면서 시민들의 높은 관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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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교동고분군 위의 북두칠성과 아르크투루스
2026 세계유산축전 가야고분군의 메인 프로그램 ‘별 보러 가야로’가 7개 가야고분군에서 총 1,486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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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가야인이 바라본 하늘, 오늘의 시민이 다시 만나다
이번 프로그램의 주제는 ‘1,500년 전 가야의 하늘을 마주하다’였다. 단순히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세계유산인 가야고분군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천문학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는 구지가와 북쪽 하늘의 상징을,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는 13호분 덮개돌의 성혈과 남두육성·전갈자리를 연결했다. 합천 옥전고분군은 운석충돌구와 가야 철기문화를, 고령 지산동고분군은 대가야 신화와 높은 고분군의 입지를 밤하늘과 연계했다. 고성·남원·창녕에서도 각각 바다와 항해, 산맥과 은하수, 낙동강을 따라 형성된 가야의 교류를 별자리와 함께 풀어냈다. 천문 강연 뒤에는 천문지도사의 안내로 천체망원경을 활용한 천체관측, 견우성과 직녀성을 직접 찾아 별자리 확인하기, 스마트폰 별자리 앱 활용, 별자리 촬영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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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에 새겨진 아라가야의 별자리
'별 보러 가야로'에서는 각 고분군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특징을 천문학적 이야기와 연결한 강연이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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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고분군과 천문의 만남, 높은 참가자 만족으로 이어져
행사의 성과는 참가자 설문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행사 종료 후 실시된 온라인 설문에는 416명이 참여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은 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행사 참가 가구 상당수가 설문에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프로그램의 성격과 완성도, 만족 요인과 개선 사항을 파악하는 데 의미 있는 자료가 됐다.
7개 고분군 전체 설문을 종합하면 ‘매우 만족’과 ‘만족’을 합친 비율은 약 91.9%, 향후 유사한 행사에 다시 참여하거나 주변에 추천하겠다는 응답은 94.7%에 달했다. 반면 불만족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해당 의견 역시 프로그램 내용 자체보다는 일부 행사장의 주차 공간 부족, 우천 시 강의 환경, 음향·마이크 상태 등 현장 여건에 집중됐다. 이는 역사와 천문을 결합한 ‘별 보러 가야로’의 콘텐츠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천문 강연은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을 고려해 눈높이를 맞춘 설명과 참여형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령대가 다양하고 우천 등으로 야외 관측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질문과 퀴즈, 상호 소통을 적극 활용해 참가자들이 강연에 직접 참여하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천문 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고 현장의 몰입도를 높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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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녀성은 어디에?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하는 강연 환경에서도 천문강사의 눈높이 설명과 참여형 수업을 통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높은 집중과 호응을 이끌어 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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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허락하자 더욱 빛난 ‘별 보러 가야로’
설문 결과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9월 6일 참가자만 별도로 분석한 결과다. 이날은 날씨가 좋아 강연과 천체관측이 계획대로 진행됐고, 일부 행사 일에 나타났던 주차 혼잡 등의 외부 요인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9월 6일 응답자 가운데 ‘매우 만족’은 88.0%, ‘만족’은 10.9%로 만족 이상 응답이 98.9%에 달했다. 불만족 응답은 한 명도 없었고, 행사에 다시 참여하거나 주변에 추천하겠다는 응답은 100%로 나타났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프로그램 자체의 강연과 천체관측을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었던 날이라는 점에서, 이 결과는 ‘별 보러 가야로’ 콘텐츠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참가자들이 남긴 후기에서도 이러한 만족감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 참가자는 “가야의 길이 너무 멀긴 했지만 4시간을 운전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며 “모든 것이 좋고 아름다웠고,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 기회가 아니었다면 가야고분군이 있는 줄도 몰랐을 것”이라며 “가야 유적도 알게 되고 별도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어 대단히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말이산고분군 행사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아라가야와 말이산고분군을 별자리 이야기와 연결해 재미있게 설명해 이해가 쉬웠고, 촬영 방법까지 자세히 안내받아 좋았다”며 “조별로 진행돼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세히 관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참가자들의 평가는 단순히 천체를 관측한 경험에 그치지 않았다. 가야고분군을 새롭게 알게 된 계기, 가족과 함께한 특별한 추억, 역사와 별자리를 연결한 해설, 소규모 관측 운영과 세심한 현장 안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높은 만족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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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전고분군에서의 카시오페아 별자리 관측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천문지도사의 안내를 받아 직접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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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하나도 못 봤는데도 만족”, 스토리텔링의 힘 확인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날씨가 좋지 않았던 날의 설문 결과다. 8월 29일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는 구름과 비 때문에 사실상 별을 제대로 관측하지 못했다. 천체관측 프로그램에서 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가장 큰 악조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강연을 맡은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사무처장이자 ‘미스터 갈릴레이’로 알려진 심재철 강사가 가야고분군의 역사와 천문을 연결해 진행한 스토리텔링 강연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8월 29일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는 ‘만족 이상’ 응답이 약 93%, 재참여·추천 의향은 100%를 기록했다.
말이산고분군의 경우 8월 29일과 30일 천체관측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각각 60명과 47명이 참여했고, 5일간 총 261명이 방문해 당초 참여 목표의 약 130%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설문에서도 만족 이상 비율은 96%, 재참여·추천 의향은 98.7%에 달했다.
참가자들의 자유 의견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확인됐다.
한 참가자는 “가야고분군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고, 문화의 가치도 느낄 수 있었다”며 “보통 천문 프로그램은 바쁘게 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충분한 설명을 듣고 직접 별을 찾아볼 수 있어 뜻깊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비로 천체관측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직접 별을 관측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강사의 열정적이고 섬세한 설명이 매우 좋았고 프로그램 구성도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이는 ‘별을 봐야만 성공하는 천체관측 행사’에서 벗어나 가야의 역사와 천문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자체가 독립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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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산고분군의 덮개돌에서 천상열차분야지도까지
오늘 당장 별을 보지 못해도 우리 아이가 별을 볼 이유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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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지 못한 아쉬움, ‘내 손으로 만든 망원경’ 체험으로 채웠다.
합천 옥전고분군에서는 갑작스러운 우천 상황에서도 프로그램의 매력을 이어간 유연한 현장 운영이 호평을 받았다. 8월 30일 비로 인해 야외 천체관측이 어려워지자, 운영진은 프로그램을 실내 천문 강연과 소형 천체망원경 조립 체험으로 신속하게 전환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망원경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며 하나씩 조립하고, 강연을 통해 별자리와 밝은 별을 찾는 방법을 배우는 등 관측을 대신할 색다른 천문 체험을 즐겼다. 실제 밤하늘의 별을 직접 관측하지 못한 날이었지만, 이날 참가자들의 ‘만족 이상’ 응답 비율은 100%, 재참여·추천 의향 역시 100%를 기록해 대체 프로그램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참가자들의 반응에서도 이러한 만족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 참가자는 “밤하늘의 별을 아이와 함께 직접 찾아보고 싶어졌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참가자는 “강의를 듣고 나니 별자리를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직접 망원경을 조립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하늘에서 밝은 별을 찾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특히 이번 사례는 ‘별 보러 가야로’가 단순히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천문학을 배우고 체험하며 밤하늘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음을 보여준다. 날씨라는 변수 속에서도 참가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천문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의 유연성과 콘텐츠 경쟁력이 확인된 셈이다.
합천 옥전고분군은 5일간의 전체 설문조사에서도 만족 이상 비율 97.7%, 재참여·추천 의향 100%를 기록했다. 우천으로 관측이 어려운 날에도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면서, 고분군의 역사적 공간과 천문 콘텐츠를 결합한 ‘별 보러 가야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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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망원경을 직접 조립하는 어린이·가족 참가자
야외 관측이 어려운 날에는 실내 천문강연과 망원경 조립 체험 등 대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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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함께 본 가야의 밤하늘, 글로벌 천문 프로그램 운영 역량 빛나
이번 프로그램의 높은 완성도는 체계적인 사전 준비와 전문인력 중심의 운영에서 뒷받침됐다. 행사에 앞서 두 차례의 워크숍과 전문가 검수를 진행했으며, 천문강사와 천문지도사들은 7개 고분군 각각의 역사적 특성과 천문 내용을 결합한 맞춤형 강연 자료를 개발했다.
천문학적 전문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검증 과정도 강화했다. 강연 자료와 프로그램 구성 과정에서는 박석재 전 한국천문연구원장의 자문을 받아 천문학적 내용의 정확성과 완성도를 높였으며, 천문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약 1,500년 전 밤하늘을 재현하고 세차운동까지 보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가야 시대 사람들이 바라봤을 밤하늘을 보다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는 천문 강연 강사 34명과 천체관측 강사 191명 등 전문인력이 투입됐으며, 각 망원경마다 천문지도사를 배치해 참가자가 직접 천체를 관측하고 궁금한 점을 바로 질문할 수 있는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단순히 망원경으로 별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해설과 관측 체험을 결합해 참가자들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9월 4일 창녕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홍보대사 33명을 대상으로 임정선 강사의 영어 천문강연과 천체관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가야고분군의 역사적 가치와 밤하늘을 연결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며 가야 문화유산의 의미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글로벌 홍보대사들에게 가야고분군의 가치와 프로그램의 매력을 직접 전달함으로써, 현장 체험이 각자의 온라인 채널과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로 확산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이는 단순한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을 넘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별 보러 가야로’의 독창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글로벌 홍보의 접점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연의 전문성, 현장 관측의 체계성, 전문가 자문을 통한 학술적 검증, 그리고 영어 프로그램 운영까지 더해지면서 ‘별 보러 가야로’는 국내 참가자를 위한 천문 체험을 넘어 세계유산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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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대곡선과 글로벌 홍보대사
교동고분군의 봉분과 별빛 아래 글로벌 홍보대사들이 ‘별 보러 가야로’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영어 천문강연과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가야고분군의 가치와 밤하늘을 세계 각국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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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을 ‘보는 곳’에서 ‘머물고 경험하는 곳’으로
‘별 보러 가야로’의 가장 큰 성과는 가야고분군을 낮에 둘러보는 문화유산에서 벗어나, 밤에도 머물며 역사와 과학을 함께 경험하는 세계유산으로 그 활용 범위를 넓혔다는 데 있다. 가야의 역사와 1,500여 년 전 밤하늘, 별자리와 천체망원경, 가족 체험이라는 서로 다른 요소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면서 관람 중심의 문화유산을 참여와 체험 중심의 콘텐츠로 확장했다.
특히 날씨에 따라 천체관측 여부가 크게 좌우되는 프로그램임에도, 별을 볼 수 없는 상황까지 고려한 대체 콘텐츠를 마련해 높은 만족도를 유지했다는 점은 ‘별 보러 가야로’가 단순히 날씨 좋은 날에만 가능한 천체관측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적인 천문 강연과 관측, 망원경 조립 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가자들이 세계유산과 천문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프로그램의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또한 전문가 자문과 검수를 통해 천문 콘텐츠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다수의 전문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안전하고 체계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목표 인원을 넘어선 시민 참여에 더해 여러 국가의 글로벌 홍보대사들이 참여한 영어 천문 강연과 관측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면서, 가야고분군을 국내 관람객뿐 아니라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확장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약 1,500년 전 가야인들이 바라봤을 밤하늘을 오늘의 시민들이 같은 공간에서 다시 바라본 ‘별 보러 가야로’. 총 1,486명이 현장을 찾았고, 날씨와 관계없이 높은 만족도와 재참여·추천 의향을 보였다.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오준호 회장은 “가야고분군이 단순히 둘러보고 지나가는 유산을 넘어, 다시 찾고 머물며 경험하고 싶은 세계유산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별 보러 가야로’는 세계유산의 역사성과 천문과학을 결합해 낮과 밤, 교육과 체험, 국내와 세계를 잇는 새로운 야간 역사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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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전고분군에서 바라본 남두육성
‘별 보러 가야로’는 역사와 천문학을 결합한 새로운 세계유산 체험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5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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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은 국가유산청과 경상남도·경상북도·전북특별자치도, 김해시·함안군·합천군·고성군·창녕군·고령군·남원시가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과 가야고분군 세계유산관리재단이 주관했다. 메인 프로그램인 ‘별 보러 가야로’는 ㈜프롬에이스와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참여해 프로그램 기획과 현장 운영을 함께 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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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여드리지 못해 미안했던 밤, 그리고 하늘이 허락한 사흘
- 김영주 전남 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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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의 부대행사 ‘별 보러 가야로’가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합천 옥전고분군을 비롯해 7개 가야고분군에서 개최되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곱 개 가야고분군 가운데 하나인 이곳 합천 옥전고분군에서, 나는 몇몇 천문지도사 동료들과 함께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의 이름으로 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했다.
#1 아마추어 같지 않은 아마추어천문학회의 저력
학회는 행사가 시작되기 두 달 전부터, 축제 클라이언트와의 끝없는 회의와 세세한 요구사항들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기획을 다듬어야 했다.
특히 본회가 보여준 노련한 대처와 진행 능력, 학회원 전체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구심력은 볼 때마다 놀라웠다.
아마추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프로다웠던 우리 학회의 저력, 그리고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이 모든 팀원의 열정과 만나 하나의 작품이 되어갔다.
우리 학회만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려 강의자료를 만들고 세세한 운영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며, 행사팀장으로서 옥전고분군을 맡아준 팀원들의 책임감과 열정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개인적으로도 강의자료를 조사하고 PPT를 만들며 본회와 내용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그 과정 자체가 오랜 지적 갈증을 풀어주는 시간이었다.
#2 관측 행사의 성패를 가르는 절대 변수
행사 날씨는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8월 마지막 주말 이틀은 궂은 날씨로 하늘을 아예 보여드릴 수 없었다. 어렵게 예약하고 찾아주신 분들에게도, 준비해 온 우리에게도 못내 아쉬운 시간이었다.
강의 시간을 늘리고, 교육용 망원경 조립과 실제 천체망원경 조작법을 알려드리는 것으로 플랜 B를 가동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려 했지만, 별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우리 별지기에겐 숙명과도 같은 감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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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날을 따로 골라 한 분 한 분께 다시 하늘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다행히 행사 시작 전 그친 비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쌍무지개도 부족했던지 삼중무지개가 하늘을 가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보기 드문 삼중무지개라……. 경이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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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죽으란 법은 없었다.
9월 첫째 주 금·토·일, 세 번째 시도에서는 하늘이 우리 편이 되어주었다.
구름이 끼더라도 잠깐씩 열리는 하늘의 틈만 있다면 최선의 행사를 만들어보자는 다짐으로 현장에 나섰는데, 아침부터 저녁 행사 시작 전까지 훼방을 놓던 구름이 행사가 시작되기만 하면 거짓말처럼 걷혔다. 그것도 사흘 내리.
별은 정말 하늘이 허락해야만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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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최대한 짧게 하고 실제 밤하늘을 보여주자는 각오로 참가자들을 관측 장소로 이끌 때의 그 카타르시스는 잊을 수가 없다.
이동하는 10분 남짓, 구름이 다시 몰려오지 않기를, 가로등이 꺼져 있기를, 습도가 낮아 하늘이 맑기를, 그리고 어린 시절 마음을 뜨겁게 했던 은하수가 진하게 드러나기를 — 속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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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지에 도착한 팀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소중한 망원경을 설치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자들을 기다렸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결기 어린 마음가짐은, 도착하자마자 그 분위기만으로도 전해졌다.
참가자들이 도착하고 한군데에 모이게 하고는 먼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불빛을 끄게 하고는, 잠시 기다렸다.
하늘은 역대급이었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라고 모두를 향해 외친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그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별지시기로 강의에서 배운 별자리를 하나씩 짚어가는 실습이 이어진다.
여름철 가장 밝은 별 베가, 여름철 대삼각형, 백조자리, 북극성 찾는 법,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그리고 안타레스와 전갈자리, 궁수자리까지 — 밤하늘을 작정하고 풀어놓으면 모두가 숨죽이고 귀를 기울인다.
주변에는 풀벌레 소리와 사람들의 탄성 말고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렇게 별자리 공부를 마치면, 팀원들과 약속한 대로 각자 준비한 관측 대상을 하나씩 보여주기 시작한다.
설치된 여섯 대의 망원경 앞에 참가자들이 저마다 줄을 서고, 경이로운 우주를 여행하는 현장이 생생하게 눈앞에서 펼쳐졌다.
모두가 별에 지쳐갈 때쯤 “별과 함께 사진 찍어 드립니다”를 외치자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가 기다렸다는 듯 터져 나온다.
실루엣만이 가득한 카메라 화면 너머 쉴 새 없이 별과 사람을 담아냈다.
“와~” 외마디 감탄사에 어깨가 으쓱해지고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온다.
‘행복을 주는 일이 곧 나의 행복이었구나’를 새삼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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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흘간의 밤하늘 아래서 나는 보았다.
아이들보다 더 별을 반기던 부모님을.
연인과 친구와 가족이 사진 속에 진심으로 별을 담아내던 모습을.
오직 동심만이 가질 수 있는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소중할 어느 노년 부부의 별을 향한 경외감을.
그 모든 얼굴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에필로그
‘별 보러 가야로’ 행사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역할 분담을 진두진휘했던 아마추어천문학회, 그 안에서 가야의 역사와 별을 잇는 강연을 준비하고, 동료들과 함께 행사를 만들어가는 내내 별과 역사, 우주와 인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
그 시간 덕분에 우리는 한 뼘 더 자랐다.
8월 29~30일, 9월 4~6일까지 시작한 꿈만 같았던 ‘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의 ‘별 보러 가야로’ 행사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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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뒤에 열린 가야의 밤하늘: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에서 보낸 다섯 번의 밤
- 이상현 경남 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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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 30일과 9월 4, 5, 6일, ‘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의 프로그램 ‘별 보러 가야로’가 열렸다. 나는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팀의 총괄팀장을 맡아 다섯 날 모두 현장에 있었다. 울산에서 출발해 강사진과 식사를 하고, 행사장을 살피고, 장비와 동선을 점검한 뒤 저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다섯 차례에 걸쳐 많은 시민이 창녕의 고분군을 찾았다.
첫 주말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29일과 30일 모두 폭우였다. 별 보러 온 시민들에게 별을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니 진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무거웠다. 우리는 실내로 자리를 옮겨 망원경의 구조와 사용법을 설명하고, 별자리와 천문 이야기를 관측 대체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박물관 로비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참가자들에게 망원경 원리와 작동법을 진행했다. 참가자들도 폭우 속에서 별을 볼 것을 기대하지 않고 온 터라 나름 진지하게 참가하는 모습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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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야외관측이 어려웠던 첫 주말. 박물관 로비에서 망원경 실습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
'별빛은 과거를 보는 것'이라는 이야기로 시작한 강연. 가야의 시간과 밤하늘을 연결해 보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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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준비하며 배운 것
이번 행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한 시간짜리 강연이었다. 처음에는 천문 강연이라 생각하고 흔쾌히 한다고 손을 들었지만, 세계유산축전의 취지에 맞추어 가야고분군 이야기로 시작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역사 전문가가 아닌 천문지도사가 가야사를 설명해야 하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비화 가야를 가볍게 소개하고 밤하늘 이야기로 넘어가려 했지만, 역사적 표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자료 검토와 수정이 반복되었다. 정확성을 지켜야 하는 재단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했지만, 강사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과 스트레스였다.
다른 강사님들과 이야기해 보니 다들 나와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 정해진 역사 내용을 틀리지 않게 전달하는 데 신경을 쓰다 보면 강사의 개성과 현장감이 줄고, 듣는 사람에게도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첫 행사였기에 서로 역할을 맞춰 가는 과정에서 생긴 시행착오였다고 생각한다.
시행착오에서 얻은 생각
행사를 마치고 나니 내년에는 오히려 프로그램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분군 이야기는 그곳을 직접 발굴하고 연구한 고고학자가 맡는 것이다. 어떤 유물이 나왔고, 흙을 걷어내며 무엇을 느꼈는지, 그 발견이 가야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연구자의 언어로 들려준다면 그 자체가 훌륭한 대중 강연이 될 것이다. 별과의 연결은 고분에서 별자리와 관련된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정도면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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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능선 위에 망원경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다. 고분과 밤하늘이 만나는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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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열린 하늘
다음 주 다시 창녕으로 향했을 때는 하늘이 달라졌다. 4일은 맑았고, 5일과 6일도 구름 사이로 관측할 시간이 주어졌다. 해가 지기 전 고분 능선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시민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어두워지자 천문지도사들은 강의실이 아니라 실제 하늘을 교재로 삼았다. 밝은 별에서 시작해 별자리를 찾고, 망원경으로 천체를 보여주며 질문을 받았다. 아이가 접안렌즈를 들여다보고 부모가 옆에서 함께 감탄하는 모습은 여러 번 보아도 좋았다.
내게도 이 다섯 날은 특별했다. 당시에는 3.5m 우주망원경 백서를 정리하고 arXiv에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낮에는 수백만km 밖 우주에서 작동할 미래의 망원경과 과학 임무를 고민하고, 저녁이면 차를 타고 창녕으로 가 작은 망원경 앞에서 시민들과 별을 바라보았다. 규모는 전혀 달랐지만 결국 하고 있는 일은 같았다. 사람이 하늘을 바라보게 하는 일이었다. 바쁜 시기였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 행사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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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군의 밤. 천문지도사들은 실제하늘 아래에서 별을 찾고 망원경으로 천체를 보여드릴 수 있었다. |
행사를 함께 만든 창녕팀 운영진. 다섯 번의 밤은 여러 사람의 준비와 협력으로 완성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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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별밤을 이어가며
고분군을 찾은 시민들이 망원경 앞에 모여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며, ‘별 보러 가야로’가 앞으로도 이어질 만한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을 보러 왔다가 가야의 역사를 만나고, 고분을 둘러보러 왔다가 별에 관심을 갖게 되는 만남이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웠다.
내년에도 함께한다면 그 만남을 조금 더 여유롭게 이어가고 싶다. 고분군의 역사와 발굴 이야기는 고고학자에게 듣고, 천문지도사는 밤하늘 안내를 이어받는 식이다. 맑은 날에는 실내 강연보다 별자리와 망원경 관측에 시간을 넉넉히 두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별 이야기와 망원경 실습을 준비해 두면 좋겠다. 올해의 경험이 쌓인 만큼 다음에는 날씨와 현장에 더 잘 어울리는 진행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각지에서 별을 보고 알려 온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민들을 맞이한 것도 이번 행사가 남긴 의미였다. 평소 익힌 지식과 관측 경험은 망원경 앞에서 오가는 질문과 대답 속에서 빛을 발했다. 이런 만남이 해마다 이어진다면 함께하는 선생님들도 늘고, 가야의 별밤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올해 처음 망원경을 들여다본 누군가가 다음 가을에 다시 별을 보러 찾아온다면, 그보다 반가운 보람도 없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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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축전 '별 보러 가야로'
함안 말이산고분군 천문강사로 데뷔!
- 3급 10기 이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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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저 천문 강의 정도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도전했던 별보러 가야로 천문 강연. 그런데 7월 17일, 세종 레인보우로보틱스 사옥에서 열린 첫 워크숍에 참석하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 예상보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였다.
이날 천문지도사들은 각자 맡은 가야고분군의 역사와 세계유산적 가치를 담은 강연 자료를 발표했고, 나도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맡았다. 다른 분들의 알찬 발표가 이어질수록 긴장감은 올라갔고, 내 발표를 마치고 나니 '좀 더 잘 준비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워크숍 마지막에는 오준호 회장님 덕분에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개발 중인 로봇의 훈련 모습까지 직접 볼 수 있었다. 별 이야기하러 갔다가 최첨단 로봇까지 만난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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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틀간의 강연과 관측 강사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었다. Zoom 회의와 여러 차례의 자료 수정, 꼼꼼한 대본 검수를 거치며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과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는 것도 배웠다. 학교 일과 바쁜 일상 속에서 조금만 더 다듬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지내다 보니 어느새 행사 날이 다가왔다.
8월 29일 첫날은 관측 강사로 참여했다. 다음 날이 내 첫 강연이라 심재철 사무처장님의 강연을 들으며 내용부터 말투와 진행 방식까지 열심히 벤치마킹했다. 그런데 이날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날씨였다. 함안박물관 앞 광장에 망원경을 설치하자 비가 내려 다시 장비를 접었고, 박물관 현관 앞에서 망원경의 원리를 설명해야 했다.
그렇게 끝나는가 싶었는데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조금씩 하늘이 열렸다. 다시 망원경을 펼쳐 달과 몇몇 별을 관측할 수 있었다. 망원경을 폈다가 접고, 다시 펼쳐 별을 찾는 정신없는 첫날이었지만, 시민들이 망원경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첫날 관측은 즐거웠지만 자꾸만 내일 있을 강연이 생각났다. ’이제 진짜 내 차례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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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드디어 첫 대중 강연 날. 아침부터 비가 계속 내려 관측보다는 강연의 역할이 더 커졌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많이 오실까 싶었지만 예상과 달리 신청자분들이 자리를 가득 채워주셨다. 반갑기도 했지만 긴장감도 두 배였다.
가야고분군과 말이산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에서 시작해 고분 위의 밤하늘과 별자리 이야기까지 정신없이 이어갔다. 별을 직접 보여드릴 수 없는 날이었기에 오히려 이야기로 밤하늘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열심히 설명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관측팀은 실내에서 망원경의 원리를 설명하고 직접 분해하고 조립해 보여주느라 바빴다. 그렇게 첫 대중 강연도 무사히 끝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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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인 9월 4일부터 6일까지는 드디어 날씨가 우리 편이었다. 말이산고분군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참가자들과 별자리를 찾고, 딥스카이 천체를 관측하고, 스마트폰으로 천체를 촬영하는 방법도 알려드렸다. 직접 보고, 찾고, 찍으니 참가자들의 반응도 훨씬 뜨거웠다. 역시 천체 관측 행사는 날씨가 큰 몫을 한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했다. 그리고 나 역시 강연할 때보다 망원경 옆에 있을 때 훨씬 신이 났다.
마지막 날인 9월 6일에는 두 번째 강연을 맡았다. 첫 강연 때와 달리 대본에 매달리지 않고 참가자들의 표정을 보며 조금은 여유롭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제야 조금 감을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은 하늘이 잔뜩 흐려 마지막 관측은 어렵겠다 싶었다. 그런데 강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거짓말처럼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결국 말이산고분군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참가자들과 마지막 천체 관측까지 할 수 있었다. '별 보러 가야로'라는 이름에 꼭 맞는 마지막을 하늘이 선물해 준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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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료 준비와 검수, 첫 강연의 긴장, 날씨에 따라 몇 번씩 바뀌는 관측 상황까지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즐겼다. 무엇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비와 함께 시작해 말이산고분군의 별빛 아래에서 마무리한 ‘별 보러 가야로’!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오래 기억하고 싶은 경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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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었던 운석 충돌구'
합천 고분군에서 별의 흔적을 만나다.
- 김가람 사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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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었던 합천 운석 충돌구. 하지만 합천을 가 본 적도, 갈 일도 없었던 저로서는 매우 설레는 관측 행사였습니다. 운석 충돌구를 보기 위해서는 차로 꽤 험난한 도로를 올라야 했고, 극심한 고소공포증을 안고 있는 저에게 전망대의 꼭대기로 올라간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정도의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얻은 풍경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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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충돌구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합천 박물관에서 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박물관 너머로 빛나는 금성을 짧게나마 관측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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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 많은 분이 참여하셨고, 열정적인 강의도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고분군까지는 어둠을 뚫고 10여 분을 걸어가야 했지만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관측지에 도착했습니다. 천체 관측과 함께 은하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까지 찍어드리는 등 충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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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관측이 가능한 날씨가 참으로 고마운 행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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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유산축전 '별 보러 가야로'
가야고분군 관측 행사에 참여하며
- 이한조 전북 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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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두루두루 살피고 공부하지는 않지만, 지역의 역사와 유물은 가볍게 살펴보았다. 특히 지역적 특성 때문에 백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유물은 접할 기회는 종종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 2026 세계유산축전-가야고분군 행사 중 “별 보러 가야로” 행사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가야의 역사에 대하여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 전북 지역의 남원이 가야 문화권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먼 이야기로만 들었지 실제 그 유물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경험이 없었다. 아마도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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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보러 가야로” 천체 관측 행사 준비를 위해 먼저 현장 방문이 필요하였다. 항상 의지하며 도움받는 우리 학회의 최봉규님과 함께 우리 전북 지역에 있는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방문하였다. 홍보관에서 다양한 유물과 함께 가야역사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고분군으로 이동하였는데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거대한 고분군과 많은 수에 깜짝 놀랐다. 고분군에 올라 어떤 동선으로 어떤 별을 볼 것인지 생각하며 고분군을 살펴보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사무국과 함께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7곳의 가야 고분군 특징을 알게 되었다. 가야 시대의 사람들이 보았던 별을 현재의 우리도 본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아마도 그들에게 별과 별자리 그리고 천체의 운행은 현재의 우리와 그 의미가 달랐을 것이다. 그들이 보았을 하늘을 상상해 보았다. 비록 하늘의 중심이 오늘날의 북극성은 아니었지만, 그들도 저 별과 행성과 달을 보았을 것이다.
“별 보러 가야로” 천체 관측 행사는 8월 29일과 30일 그리고 9월 4일, 5일, 6일 총 5일간 진행했다. 준비한 만큼 많은 분이 함께 오셔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함께 공유하기를 바랐다. 사전 예약 결과가 나왔는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사전 참가 신청자가 다른 지역의 고분군에 비해 많지 않아서였다. 다른 지역의 고분군은 가까운 곳에 큰 도시가 있는 것과 달리,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작은 시골 마을에 있다. 큰 도시에서 오려면 자동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기에 참가자가 적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강사님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아 예약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작은 시골 마을이다 보니 식당이 없었으며, 조금 멀리 있는 면 소재지에 있는 식당의 경우 저녁 장사를 하지 않고 일찍 문을 닫는 곳이 많았다. 요즘 작은 시골 마을의 모습이었다.
8월 29일 “별 보러 가야로” 첫날이다. 오후에 시간을 넉넉히 준비하고 출발하여 사전에 예약한 식당에서 강사님들을 만났다. 지역 특산품으로 요리한 음식을 먹고 행사장으로 가서 관측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이날은 일기예보에서 이미 비를 예보하고 있어 천체망원경을 행사장 천막 안에 설치하였다. 천막과 천막 사이로 빗물이 새어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큰비는 아니지만 하늘을 볼 수 없었다. 준비된 강의를 마치고 천체망원경 사용법 설명과 주변의 풍경을 천체망원경으로 보여드리며 행사를 마무리해야만 했다. 별을 보기 위해 멀리서 도 경계를 넘어오신 분도 계셨는데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렇지만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으니 이 또한 별 보는 이의 숙명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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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행사 둘째 날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예보가 좋지만 그렇다고 낙관적인 날씨는 아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천막 밖에서 하늘을 초조한 마음으로 때로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쩌면 구름 사이로 별님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의장에서 약 200미터 거리에 있는 고분군에 망원경을 설치하였다. 아직 희망은 남아 있었다. 드디어 강의를 마치고 밤길을 함께 걸어 고분군으로 이동하였다. 구름 사이로 달님이 보인다. 언제 봐도 반가운 달님이다. 그런데 하늘에서 갑자기 차가운 빗방울이 떨어진다. 서둘러 안전하게 철수하였다.
우리의 관측 행사가 언제나(?) 그러했듯, 행사를 종료하고 차로 이동하는 동안 하늘에서 예쁜 달님을 보았다. 왜 관측 행사를 마치면 하늘은 맑아지는 것인지 몹시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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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행사 셋째 날이다. 구월로 달을 넘겼으니, 하늘도 조금 더 가을 기운을 받아 좋은 날씨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역시 하늘이 좋다. 관측 환경 때문에 강의를 마치고 나면 금성 관측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참가자 접수를 하며 한쪽에 굴절망원경을 설치하여 사전 관측을 하였다. 많은 분이 좋아하고 행복해하셨다. 금성을 처음 본다는 분이 많았으며 달처럼 위상이 변한다는 설명에는 깜짝 놀라는 분이 계셨다. 하늘 상황이 너무 좋아 강의를 조금 줄이고 관측을 위해 고분군으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는 동안 참가자들의 설렘이 보였다. 고분군에는 커다란 돕소니안 망원경을 비롯하여 다양한 종류의 망원경이 참가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다. 관측하는 동안 참가자들에게 점상 촬영법을 소개하였다. 참가자의 스마트폰용 삼각대가 없어 타이머 설정 후 잔디밭에 던져두고 촬영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긴 밤하늘 별들을 보며 많은 분이 행복해했다. 관측 종료 시각이 다가오는 것이 아쉬운 밤하늘이었다. 관측을 마치고 떠나가는 분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씩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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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넷째 날이다. 마음속에는 어제의 여운이 남아 있는데 하늘은 어제의 하늘이 아니다. 그래도 관측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어제처럼 행사장 입구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참가자 접수를 하며 금성을 관측하였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 밤공기가 차갑다. 관측 여건이 그리 좋지 않지만, 참가한 분들이 행복해한다. 여기저기서 즐거운 비명을 쏟아낸다. 그러나 이내 구름이 몰려왔다. 관측이 잠시 중단되었다. 기다리는 분들에게 관측 강사님들이 별자리부터 설명한다. 사람들이 이야기에 빠져든다. 역시 고수는 다르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구름 사이로 별자리를 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관측 종료 시각에 임박하여 토성을 마지막으로 관측하며 오늘 관측을 마무리하였다. 역시나 오늘도 관측을 마치고 돌아가는 밤하늘은 맑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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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마지막 날이다. 그동안 하늘의 변덕으로 만날 수 있는 날씨는 다 만난 듯 하다. 이제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겼다. 더군다나 오늘은 '별 보러 가야로' 관측 행사 마지막 날이면서 일요일 밤이라 그런지 참가 신청자가 가장 적은 날이다. 그렇기에 날씨만 도와준다면 더욱 재미있는 관측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는 기대한 만큼 도와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참가한 분들은 즐거워하셨다. 3일째 참가하는 분도 계셨다. 어린아이보다 어른들이 더 신기해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조금 더 적극적인 관측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별을 자주 보는 이에게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는 달과 금성, 토성, 이중성을 이분들은 매우 신비로워하며 즐겁게 관측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관측 행사에 참여 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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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생으로서 함께한 행사
고령 지산동고분군의 '별 볼 일 있는 날'
- 천문지도사 3급 27기 연수생 하미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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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이다. 한낮의 매미는 느낌표로 자신의 여름을 즐기고 우리의 머리 위엔 태양이 눈부시다. 여전히 맴도는 여름. 그래도 저녁이면 가을을 부려놓는 가을 전령사들의 하모니가 가을이 시작됐음을 알린다. 하늘의 별자리도 여름과 가을 사이이다. 나는 오늘 밤하늘 머리 위에서 반짝이는 여름 대삼각형을 만나러 고령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가야 고분군이 202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것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데 한국 아마추어천문학회에서는 ‘별 보러 가야로’를 진행하게 되었고, 그중에서 고령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 행사는 대구 지부에 계신 많은 선생님들이 참여하신다. 별을 보기 위해서 구름은 없어야 하는데 여전히 하늘은 낮은 구름이 가득하다. 그래도 며칠 동안 내린 비가 그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오늘은 ‘별 보러 가야로’ 세 번째 행사 날이다. 지난 주에 열린 두 번의 행사는 야속하게도 굵은 비가 내려 실내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별을 보러 참석한 사람들은 아쉬움이 컸고 진행하는 쪽의 마음 역시 그들과 같았다. 그래도 이번 주부터는 비가 그쳐 야외에서 관측 행사를 할 수 있다니 조금씩 자리를 비켜 주는 구름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야외 행사에는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비록 3급 연수생이지만, 나도 손을 보태기 위해 행사장으로 갔다. 행사는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이지만 그 전에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오후 6시쯤 대구지부 천문지도사 선생님들이 속속 모였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대구지부에는 정말 대단하신 선생님들이 많다고 들었다. 대부분 30년 넘게 별을 보며 다녔다니 정말 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대가야 고분군 마당에 관측 장비가 하나둘 설치되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의 신기한 눈빛들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호기심 어린 사람들의 눈빛은 즉각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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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을 남기기도 하고 망원경의 이름을 묻고 어떻게 하면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나는 곧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알려주고 오늘은 정말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날이 될 거 같다고 나의 기대감을 보태 말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하늘은 누군가 말간 빗자루로 쓸어 놓은 듯 구름이 한쪽으로 쓸려나갔다. 지부장님의 강연이 끝나고 관측 참가자들과 함께 천체망원경 설치된 마당으로 향했다. 대구 지부 임성무 선생님께서 마이크를 잡고 별자리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하늘을 보고 오른손을 높이 들고 동그라미를 그려요. 그 속에 별이 하나 있죠?”
“네!”
“그게 바로 베가 직녀성이에요!“
”아~~“
모두의 탄성이 밤하늘로 올려퍼졌다. 25광년 떨어져 있는 베가의 반짝임이 모두의 머리 위에서 반짝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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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가리키던 손들이 내려온 뒤에도 사람들의 시선은 한동안 하늘에 머물렀다. 나도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구름이 가득했던 하늘에 저렇게 많은 별들이 있었구나.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이 오늘은 새삼 다르게 다가왔다.
문득 고분을 남긴 대가야 사람들도 이곳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을까 궁금해졌다. 그들이 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우리는 그들이 남긴 고분군에서 별을 보고 있다. 고요한 고분과 그 위에 펼쳐진 밤하늘 사이에 서 있으니, 멀게만 느껴졌던 옛사람들의 시간이 조금은 가까워지는 듯했다.
지난 두 번의 행사에 비가 내려 아쉬웠던 마음도 오늘 밤에는 조금 풀렸으면 좋겠다. 별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도, 그 별을 보여주려고 준비한 천문지도사 선생님들에게도 오래 기억할 만한 밤이었기를 바란다. 나 역시 일손을 보태러 왔다가 오히려 좋은 마음을 한 아름 얻어간다. 돌아가서도 저녁이면 가끔 하늘을 올려다봐야겠다.
오늘 만난 직녀성을 찾아보고,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날에는 그 너머에 있을 별을 생각해야겠다. 여름과 가을 사이, 고령에서 우리는 함께 별을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참 별 볼 일 있는 날이었다. 나는 별빛을 모아 내 마음에 빛나는 씨앗으로 심었다. 이제 나의 모든 날들은 별볼 일 있는 날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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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송학동고분군에서 본 밤하늘
- 신주희 천문지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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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유산축전 가야고분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별 보러 가야로’에 관측 강사로 함께했습니다. 제가 맡은 곳은 남해안의 유려한 능선이 돋보이는 고성 송학동고분군이었습니다. 세계유산이라는 역사적 가치와 밤하늘의 천문 콘텐츠가 어우러진 자리였기에, 시작 전부터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에 나섰습니다.
첫 일요일은 우천으로 인해 참가자나 운영진 모두 힘든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날은 다행히 맑은 하늘이 이어져 야외 관측을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1,500년 전 바닷길을 항해하던 소가야의 선조들이 길잡이로 삼았을 북극성과 북두칠성, 그리고 여름 밤하늘을 수놓은 밝은 길잡이 별들을 시민들과 함께 마주하는 순간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망원경 렌즈 너머로 토성의 고리와 성단, 밝은 항성들을 처음 목격하고 연신 감탄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눈빛, 스마트폰으로 밤하늘의 별을 담으며 낭만을 나누는 가족들의 미소를 바라보며 관측 강사로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일방적인 지식 전달을 넘어, 참가자들이 직접 별자리 지도를 펼쳐보고 앱을 활용해 하늘의 별을 찾아보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별을 향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끝없이 이어지는 호기심 어린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다 보니, 정해진 관측 시간이 턱없이 짧게 느껴질 만큼 아쉬움이 짙게 남았습니다. 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높은 몰입도를 보며 우리 모두에게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천체관측은 단순히 망원경으로 우주의 점을 들여다보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시간을 뛰어넘어 옛사람들의 시선을 공유하고 세대 간의 정서적 교감을 이루는 특별한 매개가 됩니다. 이번 고성에서의 경험은 역사와 과학이 만나 시민들에게 얼마나 따뜻하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시민 곁으로 다가가는 관측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져, 별을 관측하고 밤하늘의 낭만을 즐기는 일이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누릴 수 있는 친근한 문화로 자리 잡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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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군에서 별과 함께한 특별한 밤
- 참가자 김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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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옥전고분군에서 별과 함께 특별한 밤을 보내고 왔습니다. 2026 세계유산축전 가야고분군으 '별 보러 가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가야의 역사와 별 이야기를 듣고 망원경으로 다양한 천체를 관측한 뒤 고분군 위에서 은하수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가야고분군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축전에서 '별 보러 가야로'라는 프로그램은 야간에 천문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가야의 역사와 별 이야기를 알아보고 천체망원경을 밤하늘을 관측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크게 별과 가야 이야기, 천체망원경 관측, 별자리와 천체사진 체험으로 이어졌습니다.
해가 질 무렵 합천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합천 박물관 앞에는 세계문화유산 가야고분군 홍보관이 있었고, 사물놀이 공연과 가야금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별 보러 가야로' 신청 확인을 마치고 나니 별자리 지도와 작은 손전등, 참가자 확인용 목걸이와 모기 퇴치 팔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는 입구에서 금성 관측도 먼저 진행되었습니다. 오후 6시 40분쯤 망원경으로 바라본 금성은 멀리서 볼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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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점처럼만 보이던 금성이 망원경 안에서는 반달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금성 역시 태양빛을 받는 면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라진다는 설명을 들었는데요. 평소에는 그냥 반짝이는 별처럼 보였던 금성을 망원경으로 자세히 바라보니 신기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합천 박물관 앞에서 약 30분 정도 강연을 들었습니다. 합천의 지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까지 이야기가 자연스럽에 이어졌습니다. 합천이 분지 지형이 아니라 운석으로 만들어진 구덩이였다는 점, 우리가 왜 별의 자식이라고 불리는지 같은 흥미로운 내용도 있어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듣기에도 재미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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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계절별 별자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9월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라 이 때 볼 수 있는 별자리와 밤하늘에서 별을 찾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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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과 함께 옥전고분군으로 올라갔습니다. 가로등이 다 꺼져 있어서 주변에 불빛이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약 10분 정도 고분군을 올라갔습니다. 처음에는 어둠이 익숙하지 않았는데 조금씩 눈이 적응하면서 하늘에 보이는 별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고분군에 도착한 뒤에는 잠시 암적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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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망원경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별지시기로 별의 위치와 은하수가 있는 방향을 찾아봤습니다. 여러 종류의 망원경으로 구상성단이나 반지 모양처럼 보이는 천체 등 평소에는 쉽게 보기 어려운 것들을 관측했습니다. 아쉽게도 카메라에는 담을 수 없어 눈으로만 담았습니다. 그런데 이 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망원경보다도 눈으로 본 은하수였습니다. 하늘이 워낙 맑아서 육안으로 은하수가 보일 정도였습니다. 여름철 별자리와 가을철 별자리를 함께 찾아보고, 고분군 위로 펼쳐진 은하수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별을 보는 장소가 천문대가 아니라 가야고분군이라는 문화유산 위에서 밤하늘을 바라본다는 점도 특별했습니다.
오후 9시 30분,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구름이 올라왔습니다. 끝까지 맑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마지막까지 별을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휴대폰으로 별과 은하수를 촬영하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저도 은하수를 찍을 때마다 ISO나 K값을 어느 정도로 맞춰야 할지헷갈렸는데 이번에 다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국가유산을 활용한 축제와 체험이 많아지면서 문화유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만날 기회가 늘고 있는데요. 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야의 역사와 밤하늘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문화유산을 체험하는 기회가 늘어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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