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33. (2023. 10. 5.)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얼마 전, 늦은 여름휴가를 가졌다. 2년 만의 여름휴가이자 팬데믹 이후 첫 외국 여행,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 쉬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일이 곧 수입이 되는 프리랜서로서, 들어오는 일을 포기하고 휴가 날짜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일을 거절하면 다시는 일이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일하는 대신 놀러 가는 게 가당키나 하나’라는 자책, 빠듯한 살림살이에 여행 경비를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버거움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 궁리를 하는 게 사람이라고, 2주 치 일을 한꺼번에 해치우고 각종 일정을 테트리스 맞추듯 조율하면서 꾸역꾸역 3박 4일을 마련했다. 몇 년 만에 얻은 혼자만의 시간이었지만 거창한 계획은 없었다.

  1) 되도록 말을 하고 싶지 않다.
  2) 계획 따윈 세우고 싶지 않다.
  3) 그저 많이 웃고 싶다.

  이 세 가지만 가슴에 품고 휴가길에 올랐다. 

  언제부터였을까. 여행에는 동행이 필요하다고 믿기 시작한 것은. 2~30대 때는 대부분 혼자 여행했으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상을 나눌 존재가 없다는 게 아쉬웠다. 맛있는 걸 먹으면서도 혼자 속으로 ‘맛있네….’해야 하고, 멋진 경치를 봐도 마음속으로 ‘멋지구먼….’하는 데 질려버렸다. 여행을 둘러싼 모든 절차와 길 찾기, 질문과 답변을 혼자 소화해내기도 버거웠다. 그래서 자연스레 동행을 만들어 서로 의지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과연 내가 혼자 여행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몇 년 만에 혼자 여행하고 싶어졌다. 아니, 더 정확히는 혼자가 되고 싶었다. 수많은 업무 연락과 전화, 메일, 카카오톡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이렇게 행동하면 상대방이 불편하겠지?’ 따위 고민할 필요 없이 며칠만 자연인인 채로 보내고 싶었다. 오랜만의 여행인 만큼 나만 생각하고 싶었다. 내 멋대로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여행. 먹기 싫으면 안 먹고, 자기 싫으면 안 자고, 끌리는 것에만 시선을 두며 보내는 시간. 그러기에는 고작 나흘이었지만, 지금의 내가 마련할 수 있는 최선의 일정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3박 4일 동안 지나치게 무리했다. 가고 싶은 데가 없는 줄 알았건만 하루 2만 5천 보씩 걸어 다니며 두 다리를 혹사했다. 보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아 잠잘 시간조차 부족했다. 매일 아침 퉁퉁 부은 눈을 억지로 뜨면서 생각했다. 이게 휴가가 맞는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보다 더 과로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이미 불붙은 욕망을 막을 자는 없었다. 혼자만의 여행의 특권이자 맹점이랄까.

  그러는 동안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게 필요하고 또 필요 없는 사람인지. 실수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어떨 때 긴장하는지. 어떨 때 행복을 느끼고 마음을 놓는지. 또 무엇을 자주 생각하는지. 그동안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사느라 몰랐던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느꼈다. 나는 아주 오랜만에 여행다운 여행을 하고 있구나. 최대한 말을 적게 하는, 계획 따윈 세우지 않는, 그저 많은 웃은 여행을 하는 데 성공했구나.

  짧은 여행에서 돌아오니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체력을 과신한 나에 대한 징벌도 남아 며칠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멋진 여행을 하고 난 후가 그렇듯, 내 안에는 새로운 에너지가 쌓였다. 그 힘으로 남은 계절을 어떻게든 버텨낼 것이다.

  오랜만에 누린 혼자만의 시간이 벌써 그리워진다. 아무래도 다음번 여행 역시 혼자 떠나게 될 것 같다. 이번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 책들이 있다. 그중 두 권을 소개한다.

아직, 도쿄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

  유명 관광지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핫플’이 아닌 나만의 감성으로 만난 도쿄의 소박한 공간들을 소개하는 책. 여행 에세이지만 일상과 맞닿아있는 장소들에 대한 감상이 다정하게 펼쳐진다. 오래 머물고 싶은 카페, 공간보다 사람이 빛나는 서점, 누군가를 생각하며 여행 선물을 고를 수 있는 잡화점 등 임진아 작가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곳들로 가득한 도쿄 여행기. 이 책을 읽으면 어느새 도쿄에 가고 싶어지고, 그곳에서 나만의 장소와 만나고 싶어진다.

사치코, 살아있습니다

츠게 아야 지음, 서수진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3

  연애와 결혼이 일생의 목표인 30대 공무원 사치코. 좋은 남자를 만나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망상을 이어가는 그이지만, 현실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요즘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가진 주인공이지만 착실히,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 묘하게 힘을 얻게 된다. 이 책의 매력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빵빵 터트리게 되는 폭소. 웃음이 필요할 때마다 펼쳐보게 될 만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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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화성시 정조 효 문화제 📖


화성시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 콘텐츠!

<2023 화성시 정조 효 문화제>가 열립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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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 일정: 2023. 10. 7.(토)~10. 8.(일)

✅ 운영 장소: 정조효공원, 만년제, 융건릉

✅ 프로그램

  - 현륭원 천원 행렬

  -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 다양한 시민 참여 행사, 체험 프로그램 등

✅ 문의 사항: 031-290-4624(화성시문화재단 축제2팀)

화성시문화재단 독서문화진흥팀
Tel. 031-8015-8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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