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지만 모든 걸 뒤흔드는 순간

지난 주말, 전주에 있는 지향집을 찾아갔어요. 지인이 그곳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거든요.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요. 그래서 궁금했어요. 그곳 때문에 전주에 갈 만큼요.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지향집에서 열리는 독서모임 자리에 함께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요. 노란 불빛에 의지해 따스한 곳으로 들어서자 이런 말들이 보였어요.


“지향집. 우리 모두는 존귀하고 가치있고 소중해요. 타인의 시선에 갇히지 마요”

“지향하장. 돈으로부터 자유롭게"


마주친 사람마다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말하고 언제부터 전주에 살게 되었는지 물었어요. 다들 저마다의 상황이 있었지만 그들을 만나게 해준 건, 전주를 좋아하게 해준 건, 지향집이라는 장소 덕분이었더라고요. 책 이야기를 시작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전 자주 울컥했어요. 이런 곳이 있다면 나도 전주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상상했어요. 노란 귤을 같이 먹고 부모님이 준 붉은 고구마를 나누며 서로에게 진심어린 시선과 말을 전하는 풍경. 지향집에서 숙소로 돌아오며 친구와 넓고 깊은 대화를 나눴는데요.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의 일상이 최선인지, 모어데즈를 만드는 방식도 이것으로 충분한지, 말이죠. 물론 지역이라는 특성과 오프라인 공간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있겠지만, 원하는 일상과 가까운 모습이 이미 그곳에 있으니 여러 감정과 생각이 오가더라고요. 찰나지만 모든 걸 뒤흔드는 순간이 있잖아요. 이날의 기억이 그중 하나라 느껴요. 당신은 어떤 순간에 스스로에게 질문이 많아지는지 궁금하네요. 늘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하니까 들려줘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경남퀴어문화축제 #퀴어 #사랑


📊 지금의 통계를 퀴어를 담지 못해요

지난 12일,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 장혜영 의원 “앞으로 우리 국민이 살아갈 100년의 통계에 비혼 동거 커플의 자리나 성소수자의 자리가 있습니까? 혼인신고를 하면 양측이 동성이라도 접수는 가능하지만 수리가 안 됩니다. 총 20건이 등록됐는데 이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했을까요. 성소수자에 대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삶을 걸고 국가에 자기 존재를 드러낸 것입니다…모든 국민의 삶을 차별 없이 통계에 녹여내야 하는 책임을 갖는 분이 통계청장입니다. 이렇게 국가에 의해 배제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국민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이유로 통계청이 엄연히 존재하는 국민의 삶을 배제하는 이런 상황이야말로 국가에 의한 통계 조작입니다.”


실제로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은 대법원과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확인해보니,


  ✦ 지난해 3월부터 약 6개월간 동성 간 혼인신고는 총 20건이었어요. 허나 20건 모두 현행법상 수리할 수 없는 동성간 혼인이라는 이유로 불수리 처분되었죠


  ✦ 2018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성 주체성 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총 1만1,184명이에요. 2018년엔 1,400명에서 지난 8월엔 2,145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이렇게 동성 혼인신고 건수, 성 주체성 장애 진단 현황으로 퀴어의 존재가 확인되는데 국가 통계에서는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해요. 통계청은 여전히 기타 동거인이 아닌 동성 부부로 항목을 반영하는게 어렵다며 차별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혐오와 차별은 인구조사가 되도록 같이 관심을 가져요.



🌈 경남퀴어문화축제가 3년 만에 다시 열려요!

11월 창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돌아온 퀘어망제! 시즌3 경남을 무지개로 물들여라!’입니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모인 9명의 활동가가 학교와 직장을 오가며 축제 준비를 해나가고 있어요.


  ✦ 신주연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홍보 담당 “서울은 우리가 아니어도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대신할 단체나 조직, 모임이 굉장히 많다. 지역은 우리가 없으면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일한다.”


  ✦ 민규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 “경남지역 모든 도시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 때까지 축제에서 지역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평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만 보더라도 장애인, 여성 등 여러 소수자가 있다. 경남퀴어문화축제가 지역사회 안에서 소수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축제를 위한 굿즈 펀딩도 열었어요! 마음을 보태고 싶다면 구경해봐요.



💬 무수의 코멘트

지난 8월 출산해 ‘라니'를 양육하고 있는 레즈비언 부부 김규진・김세연님의 인터뷰를 읽었어요. 누군가에게 가족을 만드는 일이 이토록 새삼스러운건지 싶더라고요. 특히 부부임에도 한부모 가정이 되고 직장에서 출산・육아 휴가도 받지 못하는 현실에 턱턱 숨이 막혔어요. 그럼에도 규진・세연님은 일상에서 연결된 사람들에게 수많은 축하를 받고 다정한 응원를 받아 감사했다고 해요.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였는데요.


  ✦ 세연 “사랑은 100%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해도 그 자체로 받아들여 줄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 규진 “많이 사랑할수록 이득이에요. 사랑하면 이해의 폭과 함께 기쁨의 폭도 커져요.”


두 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물개의 집에서’ 시 구절이 떠올랐어요.


사랑은 그저 만나는 것이었다.

만나서 뜨겁게 깊어지고 환하게 넓어져서

그 깊이와 그 넓이로

세상도 크게 한번 껴안는 것이었다


어쩌면 혐오문제를 말하는 저는 사랑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에게 사랑은 무엇인가요?

  
#남방큰고래 #사육곰 #생추어리


🐋 1년째 비봉이의 생사를 알 수 없어요

지난 16일 동물단체들은 제주 남방큰고래 ‘비봉이'의 방류 과정을 공개하고 책임지라고 외쳤어요. 이유는 비봉이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방류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생사확인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에요.


  ✦ 동물단체 “비봉이는 죽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야생 방류가 실패로 이어졌음에도 비봉이의 실질적 소유자인 호반 퍼시픽리솜과 정부, 방류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원인 분석은커녕 실패조차 인정을 안 하고 있다. 17년간 인간의 유희를 위해 이용된 비봉이는 결국 인간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이를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과오에 대한 성찰은 뒤따라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비봉이의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비봉이 야생 방류 과정과 이후 정보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방류 실패에 따른 철저한 원인 규명을 촉구한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아직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당분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비봉이 추적 모니터링은 지난 6월 종료했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분기별 정기 모니터링만 진행 중이에요. 덧붙여 비봉이 방류과정을 담은 백서를 연말까지 발간할 계획이라고 하니 같이 주목해봐요.



🐻 안식처로 구조된 주영이가 있어요

지난 8일, 강원 화천군에 사육곰이 ‘생추어리’로 옮겨졌어요. ‘생추어리'는 위험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안식처이자 집을 말해요. 이번 구조에 이주영님의 기부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해요. 이에 구조된 곰은 후원자의 이름을 따서 ‘주영이'라는 이름이 생겼죠.


  ✦ 이주영 “웅담 채취를 위해 처참한 환경에 살고 있는 사육곰을 보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곰보금자리프로젝트의 사육곰 구조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사육곰을 위한 기부를 결심했다…작은 철장에서 태어나 평생 갇혀 지낸 곰의 인생이 사람으로 태어나 좁은 식견과 여러 제약에 갇혀 살아온 내 모습과 겹쳐졌다. 서로 힘내고 잘 살아보자는 마음을 담아 주영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 최태규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대표 “정부의 사육곰 시설이 지어지더라도 현재 남아 있는 사육곰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갈 곳이 없다. 더욱이 보호시설 운영 주체에 따라 곰들의 복지 수준도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우려된다. 단체 보호시설도 주어진 여건 아래 사육곰을 구조하고,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전히 299명의 사육곰이 남아있다고 해요. 환경부에서 추진 중인 사육곰 보호시설도 관심가지며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도 응원 전해줘요.




#성차별 #페미니스트 #여성


🔥 여성이며 페미니스트라 차별받아요

게임업계의 사이버불링과 직장 내 성희롱 및 성차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져요. 실제로 청년유니온은 게임업계 노동자 62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이버불링・성희롱・성차별 등 노동권 침해 피해가 88%가 여성이며 20~30대 청년이 90%로 확인했어요. 특히 여성이자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어요.

 

  ✦ 사이버불링 피해 겪은 직장인 “직장인 익명 사이트를 통해 과거 행적을 들추어 인신공격을 하는 글이 올라왔다. 또한 페미니즘을 지지한 사람들의 얼굴과 실명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업계에 다시는 취업 못하도록 공유하겠다는 협박 글도 올라왔다.”

 

  ✦ 게임 원화가 “원화가 동료의 개인 SNS를 수시로 염탐하고, 스토킹하며 온라인에 퍼 나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 게임업계 직장인 “개인 SNS계정으로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런 사이버불링에 회사까지 동조하는 것이 게임업계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요. 피해 직원에게 경위서를 쓰게 하고 개인SNS 검사하고 계약해지 및 해고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 정화인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창작노동자지회 사무장 “입사 면접부터 재직 때까지 직원 개인 SNS를 사찰하고 수시로 ‘페미니스트'인지 캐물으며 사내 공지로 ‘페미 직원은 보호할 수 없다'고 당당히 떠벌린다. 페미니즘을 잠깐 토론했다는 이유로 사내 분위기를 망친다며 같이 토론한 남성 직원 대신 여성 직원을 해고한다. 이러한 분위기의 업계에서 여성은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도 움츠러들게 된다. 정부는 모든 창작자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여성혐오적 차별 관행에 대해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라.”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이버불링은 주로 약자를 향한다. 남성보다는 여성, 중장년보다는 청년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가의 보호는 너무나 허술하다…사각지대에 노동자들이 방치되지 않고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게임업계가 몰린 서울・경기 지역부터 특별근로감독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법 개정 등 다양한 조치가 마련되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

 

  ✦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 “사이버불링, 직장 내 성희롱 및 성차별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업계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1만 2,745명의 요구를 무시해선 안 될 것이다.”

 

이에 게임업계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어요.



✍️ 임신・출산 후 무사히 일할 수 있도록

A님은 한 부서 파트장으로 일하다 출산휴가를 신청했어요. 출산휴가 사용 직전 회사는 A님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고 해당 부서 업무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해당 부서를 타 부서와 합치고 파트장 직책도 내려오게 했어요. 이후 육아휴직 쓰고 복직하자 A님은 일반 직원이 되었고 다른 파트로 배정되고 승진 대상자 선정에서도 탈락했어요. A님은 이 문제를 노동위원회 차별 시정을 신청했어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는 이것이 ‘고용상 성차별’이라며 시정을 요구했어요. ‘고용상 성차별’은 사업주가 직원에게 성별・혼인・임신・출산 등 이유로 채용・임금・승진・해고 등에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경우를 말해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주는 1억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됩니다. 이는 지난해 5월 남녀고용평등법 시행으로 ‘고용상 성차별 등 노동위원회 시정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첫 번째 시정명령 판정이라 의미가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고용상 성차별을 알려지고 달라질 수 있기를 함께 목소리 내봐요.

 🏡낯선 세계를 만나는 인터뷰✨라이츠


❝인터뷰는 낯선 누군가를 이해하게 해줘요❞


라이츠 서포터 고은을 인터뷰 했어요. 어떻게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라이츠를 만드는지 잘 전하고 싶었거든요. 고은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인터뷰가 낯선 사람을 만나고 이해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라이츠에선 인터뷰를 매개로 서로 좋은 동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낯선 이들을 찾아서 노크하고, 인터뷰를 준비하고, 인터뷰 원고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7주라는 충분한 시간을 준비했어요. 이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의 소중한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인터뷰는 마음을 담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니까, 이 일이 라이츠에서부터 일어날 수 있도록요.❞


❝라이츠에서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넓혀주는 관계를 만들고 싶어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마음 담아 듣다보면 분명 그런 관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의 이야기를 제가 마음 담아 들을게요.❞


목소리 내는 일을 중요하지만 혼자서는 외롭잖아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속에서 우린 더 큰 용기를 내는거 같아요. 그래서 고은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라이츠에 왔으면 해요! 서로 동료이자 친구가 되도록 자리 만들어볼게요. 아직 참여자가 1명이라 조마조마한 마음이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해볼게요.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 안에서 만나야 한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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