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노소셜랩 정승훈 연구원 기고
👀 에디터 노트
세상엔 많은 모순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가끔 선한 의지를 가지고 실행한 일이 모순을 맞닥뜨릴 때, 우리는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 만약 이 좌절을 일터에서 마주한다면 어떨까요?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뛰어든 사람들이지만, 결국 떠나고 마는 현장이 있습니다. 처음엔 누구보다 뜨거웠던 사람이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지는 장면, 그리고 그 자리에 또 다른 누군가가 같은 열정을 들고 들어오는 장면. 사회혁신 현장에서는 이 장면이 반복됩니다.
여기 그 장면을 오래, 가까이에서 들여다본 사람이 있습니다. 620개 기업, 935명의 참여자와 함께한 시간 끝에 그가 발견한 건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을 소진시키도록 설계된 구조였습니다. 이번 호는 그 구조를 직접 짚고, 개인과 조직과 제도가 함께 바꿔나가야 할 방향을 묻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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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종사자, 그들은 지금 괜찮은가?
2025년, 우리 사회는 유난히 많은 이탈과 회복을 경험했다. 각종 재난과 사회적 위기 속에서 현장을 지켜낸 시민들과 연대의 손길들 덕분에 사회는 무너지지 않았고 다시 설 수 있었다. 그 재정렬의 한가운데, 신뢰와 협력을 연결하고 중재한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사회혁신 종사자들*이다. 그러나 그 재건에 기여한 사람들은 지금 버티지 못하고 있다.
* 이 글에서 바라보는, 사회혁신 종사자는 기존 제도권(공공 또는 민간)이 아닌 영역에서, 당사자성 기반이나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문제에 대응하며 직업인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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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혁신 종사자를 분류하는 기준은 크게 없지만 대개 이렇게 분류하고 있다. | ⓒ정승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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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일경험은 대개 선의로 시작된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커리어의 출발점이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선의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진된다. 이탈은 고용유지율 저하라는 통계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숫자는 어느 순간 "이 일자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관련 분야 예산 삭감의 근거가 되어 돌아온다.¹
왜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는가. 이 질문에 우리 사회는 통상적으로 답해왔다. 조직이 고용 창출 여건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거나, 개인의 의지와 역량 부족으로 이탈의 원인을 찾았다. 하지만 그것은 종사자 개개인을 들여다보지 않은 섣부른 진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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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사회혁신 종사자의 이탈과 통상적 해결의 맹점 | ⓒ정승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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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균실이 필요한 사람들,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
사회혁신기업에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무균실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난다. 620개 기업, 935명의 참여자와 함께한 시간 동안 현장에서 반복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고 들어왔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사람들, 처음엔 누구보다 열심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회혁신 일자리 자체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지는 사람들, 이탈 후의 연락에서 "무음, 무색, 무취의 공간에서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어지고 싶었다"라고 스스로를 탓하는 사람들...
사회혁신 종사자들의 이탈에는 저마다 다른 사연이 있었지만, 반복되는 패턴이 있었다. 은영(가명)은 환경 분야 혁신기업에서 일했다. 보상보다 의미, 지위보다 기여. 그녀의 헌신은 주변의 감탄을 샀고, 조직은 그 헌신에 기댔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점검하고 함께 독려해 주는 시스템은 없었고, 주어진 사업을 운영하는데 급급했다. "내가 이 일을 사랑했기 때문에 더 많이 상처받고 있는 것 같아요." 선의가 자원이 되고, 그 자원이 소진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민준(가명)은 이해관계자 사이를 조율하는 기획자였다. 갈등을 감지하고 완화하는 데 탁월했지만, 그 역할은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버퍼 역할을 하다 보니 지쳐요. 갈등을 내가 다 흡수하는 느낌이에요." 사업이 끝난 뒤 그는 조용히 팀을 떠났다.
수빈(가명)은 불안정 노동과 경력 단절을 겪은 뒤 사회혁신 조직의 문을 두드렸다. "위험하지 않은 곳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명확한 체계도, 실수를 허용하는 문화도, 여러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한 통로도 없었어요." 어느 날 그녀는 사직서만 남긴 채 말없이 사라졌다.
세 사람의 사연은 달랐지만 결말은 같았다. 이탈. 그리고 그 이탈에는 각각 다른 이름이 있었다. 은영의 것은 도덕적 상처, 민준의 것은 감정 노동의 소진, 수빈의 것은 안전 불안. 심리학자 데이비스와 로퀴스트의 직업적응이론은 사람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환경에서 충족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하다고 말한다. 세 사람 중 누구도 자신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돌봄 받지 못했고, 그건 세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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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와 현실 사이, 네 가지 모순
위와 같은 사연을 접할 때마다 고개를 젓고 싶었다. 부족한 건 당신이 아니라고, 이 구조가 당신을 충분히 받쳐주지 못한 것이라고 말이다. 사회혁신 일자리의 이탈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다. 구조의 실패다. 그리고 그 구조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해 온 사람으로서, 이 이탈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사회혁신 현장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네 가지 모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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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사회적 관성과 가치 추구 사이의 모순이다. 경제적 성장이 주류인 세계에서, 사회혁신 종사자는 수익을 넘어 가치를 좇아야 하는 사람이다. "친구들은 연봉 협상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임팩트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고용이 비정기적인 정부 예산에 기대어 있을수록 이 불안은 더 깊어졌다. 가치와 생계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것, 이것이 사회혁신 종사자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모순이었다.
두 번째는 현장의 통합 역량이 시장에서 무전문성으로 치부되는 모순이다. 사회문제는 교육, 빈곤, 기후, 돌봄이 실처럼 얽힌 복잡한 문제다. 이걸 다루려면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적 시각이 필수적이다. 또한 규모가 작은 사회혁신기업 특성상 한 사람이 다양한 직무와 역할을 맡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사업 참여자들이 참여 성과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마다 겪는 어려움이 있었다. "제가 뭘 했다고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뭐든 다 했는데, 딱 잘라 설명이 안 돼요." 현장에서는 만능이지만, 시장에서는 전문성 없는 사람이 되는 딜레마다.
세 번째는 조직이 표방하는 가치와 내부 현실의 불일치다. 돌봄을 외치는 조직이 정작 구성원을 소진시키고, 연대를 강조하는 조직이 내부 동료를 고립시키는 역설이다. 사업 운영 중 참여 기업 담당자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외부에서 보면 우리 조직은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기업이지만요. 정작 일하는 방식은 폐쇄적이에요. 정보가 적절히 공유되지도 않고, 협력이 작동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이걸 내부에서 말할 수 있는 통로조차 없어요." 믿었던 가치가 내부에서 배신당하는 이 경험이 쌓일 때, 도덕적 상처가 된다.
네 번째는 임팩트 워싱과 진정성의 위기다.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발주기관의 이해관계나 KPI를 채우기 위해 본질에서 멀어지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정량적 성과, 사업 참여 만족도, 참여 전후 유익성, 네트워크 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 애초에는 변화의 단초를 확인하기 위해 설정한 지표임에도 결국 보여지는 숫자를 만들기 위해 현장의 복잡한 맥락이 단순화되고, 성과적 관점에서의 그럴듯한 포장지가 입혀진다. 종사자들은 "내가 정말 변화를 만들고 있는 걸까?"라는 물음을 삼키며 보고서를 쓴다. 진정성을 유지하려는 사람일수록 이 괴리에서 오는 소진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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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이탈이 만드는 구조적 손실
이렇듯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선의로 진입한 이후, 유지와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이탈하는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 이탈이 개인의 경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한 명의 이탈은 단순한 인력 공백이 아니다. 채용과 온보딩에 투입된 시간과 비용이 사라지고, 업무의 연속성이 끊기며, 축적되던 경험과 노하우가 함께 사라진다. 특히 사회혁신 조직처럼 사람의 역할 비중이 큰 환경에서는 이 손실이 더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생태계 차원의 손실이다. 한 사람이 떠난다는 것은 단순히 인력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신뢰가 끊기는 것을 의미한다. 함께 쌓아온 협력의 맥락이 단절되고, “이 영역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인식이 누적되면서 새로운 참여자들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진다. 결국 이탈이 반복될수록 사회적 자본은 축적되지 못하고,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비용은 점점 더 커진다. 사람을 다시 설득해야 하고, 관계를 다시 만들어야 하며, 같은 실패를 반복해서 설명해야 하는 구조가 된다. 이처럼 사회혁신 일자리의 구조적 모순은 개인의 소진을 넘어,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생태계 전체의 신뢰 비용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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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모순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사회혁신 일자리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다.² 문제는 점점 더 장기적이고 다층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지만, 이를 다루는 제도와 자원 배분 방식은 여전히 단기적 성과 중심의 틀에 머물러 있다는 데 있다. 즉, 문제는 길어졌지만, 해결을 요구받는 시간은 오히려 더 짧아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바로 ‘구조적 전가’다. 사회가 감당해야 할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제도 설계 속에서 충분히 흡수되지 못한 채, 개별 조직과 종사자에게 이전된 것이다. 조직은 제한된 시간 안에 성과를 증명해야 하고, 종사자는 그 불확실성과 긴장을 개인의 몫으로 감당해야 한다. 결국 사회문제의 무게는 제도가 아닌, 사람 위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정책이나 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사회혁신 생태계 전반을 지배하는 작동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 한시적으로 배분되는 재원, 단기적인 예산 사업 구조, 단순한 수치 중심의 성과 평가 지표는 모두 빠른 결과를 요구하는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사회문제는 본질적으로 빠르게 해결될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충분한 탐색과 실험, 실패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
결국 사회혁신 일자리의 모순은 ‘의지의 부족’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다루기에는 지나치게 짧게 설계된 시간 구조와 이를 뒷받침하는 평가 체계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면서도, 그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시간과 조건은 제공하지 않는 모순 속에 놓여 있는 셈이다.
개인 – 조직 – 제도의 층위에서 만드는 옳은 협력
사회혁신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은 개인의 의지나 헌신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오히려 개인, 조직, 제도라는 서로 다른 층위가 어떻게 연결되고 설계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이 사람들이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 있는가’의 질문에 답을 만들어가야 한다. 함께 협력하는 것이 동인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종사자 개인이나 단일 조직이 홀로 감내하도록 두는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우선 종사자 개인의 층위에서는 소진, 이탈과 멈춤을 실패로 해석하지 않는 것이 출발점이다. 흩어진 경험을 하나의 줄거리로 연결하는 시간, 그것이 낭비가 아니라 다음 걸음을 위한 준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안전하게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는 커뮤니티, 때로는 전문 코치나 상담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일부 사회혁신 지원 조직들은 개인의 회복을 ‘개인의 책임’으로 두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21년과 2022년 루트임팩트는 체인지메이커를 대상으로 웰니스 프로그램(디웰빙 프로젝트)을 운영하며 심리·신체·관계 차원의 회복을 구조적으로 지원했다. 이는 번아웃을 개인의 취약성으로 보지 않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기초 인프라’로 바라본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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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혁신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웰니스 프로그램 | ⓒ루트임팩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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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층위에서는 구성원의 불안을 구조가 흡수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많은 조직이 여전히 불확실성과 긴장을 개인이 감당해야 할 영역으로 남겨두지만,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지속적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조직 가치의 내재화, 투명한 공유, 의사결정 구조의 명확화, 역할과 기대 기준의 명문화, 정기적인 1대1 면담, 그리고 누군가 떠날 때 "왜 버티지 못했나"가 아니라 "어디서 설계가 맞지 않았나"를 묻는 문화 등이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환경이라는 미션을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사업 전략과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일관되게 연결해 오며 구성원들이 개인의 신념과 조직의 방향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도록 구조 자체를 설계했고, 네덜란드의 뷔르트조르흐(Buurtzorg)는 최소한의 구조와 명확한 역할을 통해 구성원이 불필요한 긴장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사례는 공통적으로 불안을 제거하려 하기보다, 불안이 개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시키는 구조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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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 종사자가 소진되지 않도록 환자 중심 Onion Model을 만든 네덜란드 뷔르트조르흐 | ⓒBuurtzorg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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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인과 조직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제도의 층위에서는 여전히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 구조가 작동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혁신 조직이 충분한 시간 속에서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한다.
일부 기관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시간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임팩트 투자 기관으로 알려진 아큐먼(Acumen)은 10년 이상을 전제로 한 투자 구조를 통해 조직이 충분한 실험과 학습을 거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빠른 성과가 아닌, 지속 가능한 변화가 만들어지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즉, 충분한 시간 위에서 해법을 실험하는 인내 자본 관점의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
제도의 층위에서 두 번째 과제로, 결과 중심의 임팩트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과정과 조건이 함께 다뤄져야 한다. 그 가운데 종사자의 안녕과 노동 환경의 질이 평가 지표에 포함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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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Impact Assessment | ⓒ비랩코리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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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B Lab의 시도는 중요한 전환을 보여준다. B Lab이 운영하는 B Corp 인증은 단순히 기업의 재무적 성과나 사회적 미션만을 평가하지 않는다. 조직의 거버넌스, 노동 환경, 구성원의 복지와 참여 수준, 심지어는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까지 포함해 평가한다. 다시 말해, ‘무엇을 했는가’뿐 아니라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를 동일한 수준에서 묻는다.
세 번째 제도적 과제로, 사회혁신 종사자를 위한 경력개발 지원과 최소한의 안전망 역시 중요한 과제이다. 외부 자원에 의존하다 보니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일의 특성, 불안정한 재원 구조, 그리고 사회적 의미와 개인의 삶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긴장은 이들의 커리어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로, 공익활동가협동조합 동행과 같은 조직의 실천은 주목할 만하다. 동행은 공익활동가들이 겪는 소득의 불안정성, 경력의 단절, 심리적 소진 등을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혁신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과제로 인식한다. 이에 따라 교육과 네트워크, 커뮤니티 기반의 상호 지원을 통해 활동가들이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협동조합 방식의 안전망을 통해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지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접근을 넘어, 사회혁신이라는 경로 자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협력의 조건을 설계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종사자 혼자 버티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불안을 함께 감당하는 것, 조직 혼자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그 조직을 받쳐주는 것. 이 세 층위가 서로를 향해 움직일 때 비로소 새로운 협력의 서사가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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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가 아닌 협력을 기반으로, 희생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우리는 지금까지 "누가 사회혁신에 적합한가"를 물어왔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구조가 사람들의 지속가능성을 감당할 수 있는가”
사회혁신 일자리는 처음부터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그러므로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사회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거창한 프로젝트 이전에,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지속가능한 조건 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함께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선의를 넘어 협력을 기반으로, 희생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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² 김경하&김규리(2025). 임팩트커리어의 진화와 분화. SSIR Korea 2025-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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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김경하&김규리(2025). 임팩트커리어의 진화와 분화. SSIR Korea 2025-3호.
- 김경하&김규리(2025). 임팩트 커리어의 진입과 축적 사이, 좋은 일을 오래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SSIR Korea 2025-4호.
- 안지혜(2025).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 커리어 : Z세대의 시선으로 읽는 임팩트 커리어. SSIR Korea 2025-4호.
- 전일주(2025). 임팩트 생태계의 분화와 커리어의 지속가능성 : 임팩트 커리어를 성립시키는 조건. SSIR Korea 2025-4호.
- (주)임팩트리서치랩, (주)진저티프로젝트 (2021). 사회혁신가의 여정과 역량 모델링. 아산나눔재단.
- 박선웅(2020). 정체성의 심리학. 21세기북스.
- 김주환(2019). 회복탄력성. 위즈덤하우스.
- 에이미 에드먼슨(2019). 두려움 없는 조직.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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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승훈
이노소셜랩 연구원
2011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기 창업팀으로 생태계에 입문한 이래 진입-이탈-회복-전환을 반복해온 실천가다. 현재는 직업상담사로 사회혁신기업 일자리 사업을 통해 620개 기업, 935명의 참여자가 사회혁신의 일과 자리를 경험하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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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토크 독자 의견함
✏️ 읽는 내내 괜히 마음이 뜨거워졌어요. 거창한 구호보다 ‘불편해지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말이 오래 남네요. 누군가의 콘텐츠가 결국 누군가의 습관을 바꾼다는 흐름이 참 멋집니다. 이 프로젝트가 더 멀리, 오래 이어지길 응원합니다.💬 이 프로젝트가 더 멀리, 오래 이어지길 응원한다면...! 1trash1follow를 팔로우해주세요!✨
✏️ 양심을 외면하기 쉬운 환경과 문화 속에서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잘못된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거울을 발견하기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주는 것은 성인이 되어갈수록 더욱 듣기 힘들고, 지적을 듣게 되어도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잔소리와 거부감으로 느껴지죠. 그런데 SNS 속 세상은 뭔가 해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자, 도파민과 즐거움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그게 설령 타인에게 보여주기식의 이기적 이타심일지라도… 기존의 문화 속에서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다른 행동을 시작하는 데 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단 한 번 행동으로 옮기니까 망설임보다는 자긍심이 가득한 변화가 되었습니다. 비록 오랜 기간 쓰레기를 버려왔더라도 잘못된 관성을 벗어나게 해준 1T1F 대장님과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합니다. 💬 이렇게 긴 진심을 전해주시다뇨! 보여주기식의 이타심일지라도 새로운 행동을 하는데 동력이 되었다는 말이 깊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 내용은 꼭! 청소하는사람님께 전달해드리겠습니다💘 (by. 에디터 성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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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Talk | 사회혁신가 인터뷰와 사회혁신 모델/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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