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 한창일 무렵에 미국·유럽 등 북대서양 주변 나라들이 소련(현 러시아)을 견제하려고 만든 군사동맹인데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대서양 지역의 전쟁 위협이 커진 상황이라 다 같이 모여서 전략을 짜기로 한 거예요. 주요 안건도 이 사안을 중심으로 정해졌습니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러시아를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응할 병력 규모도 대폭 늘렸어요. 중립국이었던 핀란드·스웨덴도 나토에 가입해 힘을 보태기로 했고요.

이번 회의에는 나토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까지 초청을 받았는데, 일각에서는 미국 주도의 ‘대서양-태평양 동맹 네트워크 구축’이 시작됐다고 평가해요. 원래 나토는 북대서양의 안전을 위한 기구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중국을 “나토의 안보에 도전하고 있는 존재”라고 언급하면서 관심 범위를 인도·태평양으로 넓혔기 때문이죠.

종합적으로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중·러와 ‘두개의 전선’에서 맞서게 된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견제 전선을 통합하며 공동 대응을 추구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아·태 동맹을 러시아 견제에, 유럽 동맹을 중국 견제에 ‘교차 동원’한다는 미국의 구상이 관철돼가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열린 이 회의는 ‘신냉전’이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상징하는 행사로도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본영, <한겨레>, ‘러시아 중대위협’, ‘중국 체제도전’ 응전…나토 전략 ‘변곡점’

🧭글 보러 가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뚜렷해진 '친미원중' 기조가 우리의 안보와 경제 모두에 실보다 득이 됐다는 사실을 부인하긴 힘들다. (…) 다만 한미동맹 강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양분된 국제사회 진영 중 한 곳에 무게중심을 온전히 실을 경우 감당할 리스크는 무시할 수 없다. 나토의 새 전략 개념에 누구보다 서둘러 동의를 표하고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다(최상목 경제수석 28일 브리핑)"고 밝힌 우리 정부의 메시지가 혹여 중국이라는, 아직 닫히지 않은 기회의 영역을 제한하는 결과를 부를까 우려된다.

-양홍주, <한국일보>, 반중이 쌓이면 반한으로 돌아온다 

🧭글 보러 가기

정부가 서구 진영의 대표주자로까지 보이는 상황을 두고 김흥규 교수는 “한국 정부가 조급함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며 “마치 시소를 타듯 전 정부와 반대 방향으로만 급격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치밀한 전략이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정치 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강대국 정치에 휘말리면 우리가 희생자가 될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조차 러시아와 중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에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마치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것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찬호, <경향신문>,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편 가르는 국제사회와 ‘모난 돌’ 한국

🧭글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