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에 모인 사람에게 내리쬐는 빛이 한결같아도, 각자가 느끼는 온도와 밝기는 다를 수 있지요. 팩토리에디션이 계절을 담아 기획하는 <한적한숍 Mindful Shop> 또한 이곳을 방문해서 감상하고 경험하는 이에 따라 어느 하나 같은 것 없이 모두가 다른 한적함을 즐기고 아름다운 것으로 마음을 채우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준비했습니다. 뜨거운 여름으로 지친 한때를 방문하시어 오랜 시간의 정성과 손의 노동이 섬세하게 담긴 것들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핸드폰과 모니터에서 쉽고 빠르게 취할 수 있는 수많은 것도 좋지만, 때론, 아니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이가 만든 것을 하나하나 눈으로 직접 들여다보며 조용하게 나누는 대화인지도 모르니까요. |
|
|
팩토리에디션과 <한적한숍>에 참여하는 브랜드 및 제작자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특정 장르로 분류되기보다는 각자가 걸어온 길을 신중히 닦아오며 창작하고 실천해 왔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예술이고 예술이 아닌지를 논하기보다, 아름답고 유용하다 여기는 것 모두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고자 합니다. 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 식, 주를 풍요롭게 하는 예술 작품과 제품을 통해 깊은 고민과 정성으로 만든 것이 지닌 특별함을 전하고, 이를 통해 일상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경험이 당신의 삶 속으로 유유히 흘러가길 희망합니다. 그간 팩토리에디션이 짧지 않은 시간 긴밀하게 협업해 온 예술가 및 제작자를 이번 <한적한숍>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았으니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
|
|
기이 | 한 가지 이상의 감각이 동시에 열렸을 때 발산되는 기운을 찾아다닌다.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은 최대한 놓치지 않으려 하며, 동시에 보는 이가 자신이 느끼는 찰나의 감정에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
|
|
무명성 | 이름으로 기억되기보다, 사람과 식물이 주고받는 교감의 기억을 더욱 오래 지속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
|
|
박현성 | 누군가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잊히는 것들, 그것들이 과거가 되어버리기 전에 잔상처럼 남아있는 장면들을 다시 가시화해 대상의 온전함을 보여주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집 〈GLORIOUS〉, 〈서울의 목욕탕〉, 〈서울의 공원〉 등을 작업했고 현재는 사진 스튜디오 Poles를 운영하고 있다. |
|
|
밤구름 | 자연 재료로 일상의 물건을 만드는 작업자. 날마다 변하는 숲과 들의 풍경에 감탄하며 작은 텃밭을 가꾸고 반려견과 매일 산책을 한다. 대밭에서 직접 고르고 수확해 온 대나무를 쪼개고 다듬고 엮어서 바구니를 만든다. 정성껏 만든 바구니가 누군가의 일상을 단단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 |
|
|
변산노을 | 음식과 관련된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한다. 일상과 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재료들로 엮어 한 접시의 음식으로, 혹은 장면으로 건넨다. |
|
|
비슬산 성도암 향 연구소 | 명전향은 비슬산에서 스님과 함께 자연을 해치지 않으며 구한 천연 재료만으로 만든 천연향이다. 명전찻잎과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말려 곱게 갈아 원뿔형 향을 제작했다. 삼국 시대 때부터 전승된 방식인 향을 이용한 명상, 분향묵좌(焚香默坐)는 번뇌로부터 몸과 마음을 맑게 해준다고 한다. |
|
|
포 包 Foh | 숲에서 자연을 매개로 입자와 순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단단하고 뜨거운 물성에 손으로 직접 부딪히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답을 구하고 있다. |
|
|
윤성서 | 제본하는 그래픽디자이너. 공예적인 태도를 가지고 디자인 공정을 따라 책과 종이 물성에 기반해 작업한다. 2021년 〈A Series〉 작업을 시작으로, 손으로 재료를 가공하며 여러 종이 미디엄으로 완성하는 작업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의 시리즈는 패턴지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해 스테이셔너리, 상자, 노트 등 스테이셔너리 제작 및 평면작업으로 이어지며, 패턴지를 모두 소진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
|
|
이윤호 | 주머니에 작은 카메라를 넣고 길거리를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이번 <한적한숍>에서는 다섯 개의 나른한 베개를 판매한다. |
|
|
장기욱 | 공간과 사물을 디자인한다. 제작을 통해 쓰임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약간의 유희적 장치를 첨가하는 것을 좋아한다. |
|
|
정수경 | 러시아에서 디자인 수학 후 영국왕립예술대학(RCA)에서부터 유리 조형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실용적인 디자인 오브제로서의 유리보다는, 예술적 표현 가능성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추상화와 건축물의 기하학적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추상조각에 근접한 표현을 선호하며, 캐스팅 기법을 기반으로 보이지 않는 틈을 따라 색색의 조각들이 밀고 밀리는 과정을 통해 예상치 못한 결과와 함께 공간을 창조한다. |
|
|
지향사 | ‘워커들을 위한 성실한 작업복’을 모토로 작업자를 위한 옷을 만든다. ‘소창프로젝트’는 생산과 함께 버려지는 원단 조각이 20%나 된다는 사실에 책임감을 느끼며 시작했다. ‘무엇을 만드느냐’와 더불어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다. 소창 제품은 제로웨이스트 패턴을 이용하여 자투리를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 |
|
|
dosa | 1984년 LA에서 크리스티나 킴(Christina Kim)이 예술적인 실험과 상업적 시도로 시작한 브랜드. 크리스티나 킴은 여행을 통해 공동작업자를 찾고 제품과 예술작품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왔다. 그의 디자인 과정과 태도의 바탕에는 수작업, 재사용 및 재활용이 있으며 지속가능하며 가치가 있는 상품을 만든다. |
|
|
FAKTOR | '공간의 기호들'에 이어 김기석 작가가 작업을 전환해 새롭게 시도하는 두 번째 프랙티스. 알루미늄 선반 시리즈를 중심으로 모듈러와 같은 사물의 기능적 접근을 기초로 하는 한편, 재료적 특성 혹은 공정에 의해 발생하는 결함을 드러내 프로토타입과 같은 미완의 상태가 지니는 에너지의 균형을 탐구한다. 작업 활동과 더불어 웹스토어와 쇼룸, 공장을 통해 자체적인 소규모 생산과 판매 시스템을 함께 구축해 나가고 있다. |
|
|
KUNSTE HEUTE | 섬유공예를 기반으로 오늘날에 쓰이는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텍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 자연의 색과 소재, 유연한 쓰임새가 담긴 물건으로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인다. 더불어, 전시나 협업, 공간 설치 등의 패브릭 작업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
|
OXYi UND | 미술가 김보경과 고양이 옥시가 운영하는 니팅 앤 노팅 스튜디오. 켜켜이 쌓인 시간을 살펴보며 앞으로 포개어질 시간에 관심을 둔다. 신체, 가구, 공간 등과 관계 맺으며 새로운 켜의 시작이 되는 물건을 만들고자 한다. |
|
|
Yoonjeong Lee | 현상의 중심에서 벗어난 관점을 관찰하기를 선호하며 사물이 존재하는 형상의 보편성을 뒤집어 가급적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형태로 표현한다. 금속을 주된 소재로 사용하며 작가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
|
|
팩토리에디션
2003년 팩토리가 기획한 고유 브랜드명. 공간의 안과 밖에서 전시와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 아티스트와 활발하게 교류해 온 팩토리2는 그들과 보다 긴밀히 협업하고 제작 과정을 함께 하며 동시대 예술 작품, 패션, 가구, 생활 소품 등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는 예술적 결과물을 쌓아왔다. 하나의 제품에 정성과 성실, 지속성과 꾸준함을 담는 동시에 매해 예술적으로 새롭고 생활에 이로운 제품을 선보인다. 아티스트와 감상자, 만든 이와 사용하는 이의 교감이 선순환하길 희망하는 팩토리에디션은 ‘seamless flow’, 즉 ‘감상과 경험의 경계 없는 교감’을 제안하며, 예술과 일상이라는 전혀 다른 듯한 두 세계가 서로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스미는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한적한숍>에는 가구(마키시 나미의 셀브 시리즈와 테이블), 향수(수토메 조향의 '팩토리 에디션' 시리즈), 패브릭(레귤러 디자인의 가방, 작업복과 최경주 작가의 카페트, dosa와 협업한 파우치와 애뮬릿), 테이블웨어(오키나와의 Luft와 헬싱키의 Lokal 컬렉션), 아티스트 프린트 및 오브제(최태윤, SAA, 란디와 카틀린, 최경주, 허정은, 민정화, 이담, 김유나, 마키시 나미, 윤라희 등), 도서, 그리고 팩토리에디션 첫 PB 상품인 '자라나는 컵'을 한자리에 모았다.
|
|
|
이번 레터는 <한적한숍>과 함께하는 참여자 및 작업 소개로 꾸몄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준비한 워크숍 프로그램은 다음 레터를 기대해주시고, 참여 신청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
|
제목 한적한숍 Mindful Shop
기간 2023.8.17.(목)-2023.9.10.(일) 목-일요일, 11-19시 (월-수요일 휴관)
장소 factory2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15)
참여 factory edition, 기이, 무명성, 박현성, 밤구름, 변산노을, 비슬산 성도암 향 연구소, 윤성서, 이윤호, 장기욱, 정수경, 지향사, 포 包 Foh, 하시시박, dosa, FAKTOR, KUNST HEUTE, OXYi UND, Yoonjeong Lee
워크숍 강은경(Small Batch Studio), 공영선(만마력), 남지우, 최리지(LIZZ’ FEEDS), moho space, Youknowsong & Kugel
기획 팩토리에디션(factory edition) 진행 김다은, 김다인, 김보경, 김채리 포스터 김다인(사진), 김보경(디자인), 김채리(드로잉) 주최 팩토리2 (factory2) |
|
|
기획 팩토리2
진행 김다은, 김다인, 김보경, 김채리
디자인 김보경
에디터 뫄리아
디렉터 홍보라 |
|
|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