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11월 첫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는 뮤지컬 소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이번 주에도 다양한 공연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우선 신작으로는 인간 이순신을 조명한 서울예술단의 <순신>과 프랑스 공사와 결혼해 파리로 떠난 조선 무희의 이야기를 다룬 과수원뮤지컬컴퍼니의 <리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성서사극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마리 퀴리>와 성경 속 마리아 막달레나 이야기의 현대적 해석인 <시스터 액트>는 나란히 부산 관객을 만나고 서울 무대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오즈의 의류수거함>과 ‘세이렌 신화’ 속 세 여성을 새롭게 해석한 <안테모사>는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이달에는 투어 공연도 많은데요,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 <테레즈 라캥>, <맘마미아!>, <헬렌 앤 미>, <앤ANNE>이 지역을 순회하며 관객들을 만나기 위한 분주한 걸음을 놀리고 있습니다. 허시어터는 다음 주 연극 공연 소식과 함께 다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윤단우 드림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2014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동명소설이 원작인데요, 작품의 모티브가 된 <오즈의 마법사>에서는 도로시에게 이렇다 할 캐릭터 특성을 부여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오즈의 의류수거함>의 도로시는 외고 시험에 불합격하고 부모님의 학업에 대한 압박 속에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 사고에 시달리는 여성청소년입니다.

도로시는 밤마다 의류수거함 속 헌옷을 꺼내다 구제 의류숍을 운영하는 마녀에게 팔아넘기기 시작하고, 이를 계기로 거리의 노숙자, 폐지 줍는 할머니 등 낮에는 만날 수 없는 ‘밤의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과 교류하게 됩니다.

재연에서는 배우진이 대거 바뀌었는데요, 강한나, 오은성 두 배우가 나란히 도로시 역을 맡았고 마마 역에는 손현정, 신영주 씨, 마녀 역에는 박은혜, 유정 씨가 더블캐스팅으로 함께합니다.
 
일시 | 11.03 ~ 11.30
장소 | 시온아트홀
뮤지컬 연출가 이지나 씨와 소리꾼 이자람 씨가 만났습니다. 서울예술단의 신작 <순신>입니다. 두 예술가는 <사천가>를 본 이지나 씨가 뮤지컬 <서편제>에 이자람 씨를 캐스팅하며 인연을 이어왔는데요, <순신>에서는 연출과 작창자로 호흡을 맞춥니다.

<순신>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이순신의 꿈 이야기를 모티브로 ‘인간’ 이순신의 삶과 고뇌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전쟁에 대한 무거움과 백성들의 칭송에 대한 버거움, 그리고 왜군을 피해 몽진한 선조와의 갈등이 순신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는데요, 이자람 씨는 작창과 함께 순신의 곁을 지키는 무인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에 정유희 씨, 도요토미의 가신으로 한산대첩과 명량대첩에 모두 참전한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에는 김건혜 씨가 캐스팅되었고, 군인과 대신 역할에도 여성 출연자들이 대거 캐스팅되어 어떤 노래와 춤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11월 7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무대 세트의 안전성을 보강하느라 개막이 하루 연기된 점 참고하셔야겠습니다.
 
일시 | 11.08 ~ 11.26
장소 |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2019년 초연된 뮤지컬 <안테모사>가 정동극장 ‘창작ing-Choice on’에 선정되어 4년 만에 재공연됩니다. 작품은 ‘세이렌 신화’에 등장하는 꽃으로 뒤덮힌 낙원의 섬 ‘안테모사(Anthemoessa)’에 살고 있는 세 여성에 얽힌 이야기를 모티브로 오혜인 작가가 극본을 쓰고 심설인 연출과 강혜영 작곡가가 의기투합했습니다.

안테모사에는 사냥을 하고 약초를 캐는 할머니 페이시노에, 고물을 줍는 할머니 텔레스, 그리고 낡은 고물을 고치며 살림을 책임지는 알비노 소녀 몰페까지 백발의 세 여성이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데요, 어느 날 우체부 제논이 신임 시장의 공문을 가지고 안테모사에 방문하며 이 평화로운 일상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타인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나 자신을 정의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는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어떻게 전개될까요. 개막이 꼭 일주일 남았네요.
 
일시 | 11.12 ~ 11.22
장소 | 국립정동극장_세실
2007년 신경숙 작가는 『리진』이라는 제목으로, 김탁환 작가는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이라는 제목으로 나란히 소설을 발표했는데요, 제목은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조선 고종대 장악원 여악(女樂)이었던 리진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입니다. 리진이 실존인물이었나라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역사적 사실의 대략적인 얼개는 이렇습니다.

초대 프랑스 공사로 조선에 온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는 궁중 연회에서 춤을 추던 리진에게 반해 그에게 결혼을 약속하고 함께 파리로 떠납니다. 파리에서 리진은 근대 문물에 눈을 뜬 신여성으로 살아가는 동시에 서양인들 사이에서 고립되어 우울증을 앓습니다. 4년 만에 플랑시가 3대 공사로 조선에 다시 부임하면서 리진도 함께 돌아오게 되지만 플랑시와 함께하지 못하고 조정 관리에 의해 노비가 되어 자살하고 맙니다.

극단 유목민은 신경숙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2020년 연극 <리진>을 무대에 올렸고, 한불예술단 울림에서는 2015년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무용극 <영혼의 꽃, 리진>을, 국립무용단은 2017년 무용극 <리진>을 각각 공연한 바 있습니다. 과수원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하는 뮤지컬 <리진>은 리진의 서사에 부모를 잃고 프랑스인 수녀 에스텔의 도움으로 장악원 여악이 되었다는 배경을 추가하고 리진과 콜랭의 첫 만남을 궁중 연회가 아닌 에스텔 수녀가 있는 성당으로 바꾸었습니다.

신경숙과 김탁환 작가는 조선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인 홍종우를 프랑스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리진에게 집착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조정 관리로 설정하고 있는 반면 뮤지컬에서는 견습 역관 변우진이라는 인물을 새롭게 창조해 콜랭과의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상으로는 이야기의 주 무대가 프랑스가 아닌 조선으로 보이는데, 뮤지컬은 앞서 공연된 연극이나 무용과 어떻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대에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전해주, 이서영, 서이빈, 세 배우가 나란히 리진 역을 맡아 개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시 | 23.11.14 ~ 24.02.04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인천과 부평 공연을 마친 <나도 해피엔딩을 쓰고 싶어>는 서울로 와서 반포 관객들과 만납니다.
 
일시 | 11.14 ~ 11.25
장소 | 반포심산아트홀
투어 중인 <테레즈 라캥>은 공주와 인천 관객들을 만나러 갑니다.
 
일시 | 11.09 ~ 11.11
장소 | 공주문예회관 대공연장
일시 | 11.17 ~ 11.18
장소 | 청라블루노바홀
전국일주 중인 <맘마미아!>의 기세가 아직도 뜨겁습니다. 이달에는 목포, 여수, 부산 관객들과 차례로 만날 예정입니다.
 
일시 | 11.18 ~ 11.19
장소 |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
일시 | 11.24 ~ 11.26
장소 |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
일시 | 12.01 ~ 12.03, 12.08 ~ 12.10
장소 | 부산 드림씨어터
역시 투어 중인 <헬렌 앤 미>의 발걸음도 분주합니다. 이번에는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부산 관객들과 만납니다.
 
일시 | 11.18 ~ 11.19
장소 | 부산민주공원 중극장
<시스터 액트>가 부산 공연을 마치고 서울 관객들과 만나는데요,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1992년 작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성경 속 마리아 막달레나 이야기를 미국 네바다주 리노의 밤무대를 배경으로 흑인 여성 주인공을 내세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클럽에서 가수로 일하는 주인공 들로리스는 우연히 암흑가의 거물 커티스의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들로리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외부와 단절된 수녀원에서 그를 보호하려 하지만 들로리스는 엄격한 생활방식과 보수적인 수녀원장의 감시가 답답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수녀원에서 지루한 하루하루를 견디며 말썽을 피우던 들로리스에게 성가대를 지휘할 기회가 주어지고, 들로리스의 파격적이고 에너제틱한 공연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들로리스를 다시금 위험에 빠트립니다. 과연 들로리스는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나갈까요. 디스코, 가스펠,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연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일시 | 11.21 ~ 12.03
장소 |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역시 부산 공연을 마무리한 <마리 퀴리>도 서울 무대에 상륙합니다. 작품은 마리 퀴리의 생애사와 ‘라듐 걸스’의 이야기를 솜씨 좋게 엮어낸 초연 이래 여성서사극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라듐 걸스’는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라듐회사의 제품 제조 공장에서 시계 야광판을 색칠하던 중 피폭당한 여성 노동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이들의 죽음은 미국 기업 내에서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를 일으키는 한편 라듐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내 무대를 넘어 폴란드, 영국, 일본, 중국 관객들에게도 호평받은 <마리 퀴리>의 세 번째 무대는 어떻게 진화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데요, 삼연에서는 부산 관객들과 만나고 온 이정화 씨 외에 김소현, 유리아 씨가 마리 역으로 나란히 무대에 오르고 안느 역에는 강혜인, 효은, 최지혜 씨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일시 | 23.11.24 ~ 24.02.18
장소 |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극단 걸판의 11월 시계도 바삐 돌아갑니다. 인천 공연을 마친 <앤ANNE>은 서울로 올라와 영등포에서 공연합니다.
 
일시 | 11.24 ~ 11.25
장소 | 영등포아트홀

고전문학에서부터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다룬 콘텐츠의 주요 공식 중 하나는 주인공의 죽음을 통해 사랑을 완성하는 것이죠. 안나 카레니나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카르멘처럼 사랑하는 이에게 살해당하는 경우도, <춘희>의 마르그리트 고티에처럼 병들어 쓸쓸하게 죽는 경우도 있지만 이 모든 죽음들의 공통점은 사랑이 죽음의 매개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공통점은 죽음의 대상이 여성들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는 고전 작품 속 여성들의 죽음을 추적해 ‘사랑은 여성의 죽음으로 완성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은 과연 여성의 죽음을 통해서만 영원성과 절대성을 획득할 수 있는 걸까요? 여성은 사랑을 불멸로 만들기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존재일까요? 이 책을 통해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제물로 바쳐지는 여성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되짚어보고, 여성주의 관점에서 여성의 죽음을 통해 완성되는 사랑을 다시 읽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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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허시어터를 통해 공연을 알리고자 하시는 여성 창작자들께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으니 메일로 준비 중인 공연 소식을 전해주십시오. 그리고 위클리 허시어터에 대한 의견을 나눠주시거나 지난호를 다시 보실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그리고 허시어터 레터가 스팸메일함에 들어가지 않도록 허시어터 메일(theatreher@gmail.com)을 주소록에 꼭 추가해주시고 지메일 사용자는 프로모션 메일함을 한 번 더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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