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조준섭 대표는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인 창업에 나섰다. 당시 챗봇 기술이 유행하던 시절, 그는 '작은시선'이라는 앱을 출시했다. 장애인 가족 단위를 타겟으로 음식점, 카페, 관광지, 숙박업소, 여행상품까지 묶은 종합 여행 서비스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50명에 그쳤다. 조 대표는 "많은 질타를 받았다"며 "확장 가능한 기술력, 인력 문제, 수익 모델 등 모든 게 공격 대상이었다. 그만둘 생각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를 견디던 그때 두 명의 '귀인'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멘토로 나서준 교수와 당시의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다. 멘토 교수는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사회 구성원이 공감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서비스가 아니다"고 조언했다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더 직접적이었다. 그는 "카페 한 곳, 한 지역만 먼저 해보고, 다른 지역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오면 그때 확장하보라"고 조 대표에게 조언했다.
이에 조 대표는 서비스를 전면 재구성했다. 실제 교통약자들이 원하는 건 여행이 아니라 '지금 당장 갈 수 있는 편의시설 정보'였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현재의 '윌체어' 앱이다. 카페와 음식점 정보만 제공하는 단순한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한 달에 1천명씩 사용자가 늘어났다.
해외 진출과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 하는 윌체어…실제 사례로 증명되는 효과까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보면 내수 시장 규모가 큰 나라는 아니다. 전국 지자체에 솔루션을 확대하더라도 한계는 명확하다. 이에 조 대표는 다음 단계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그는 "북유럽 국가들이 복지 선진국이 된 이유는 1970~80년대에 이미 초고령화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2042~2045년 사이에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는 나라들이 저희의 해외 확장 타겟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윌체어의 효과는 실제 사례로 증명되고 있다. 화성시는 오는 2027년 장애인 전국체전 개최를 앞두고 무장애 도시를 만들기 위해 경사로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인데, 윌체어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이 사례를 본 경기도 양평군도 윌체어 솔루션을 도입했다. 조 대표는 "기존에는 담당자 개인의 판단이나 민원에 의존해서 시설을 개선했다면, 이제는 데이터 기반으로 실제 필요한 곳을 명확하게 집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세상의 모든 교통약자가 윌체어맵을 쓸 때까지"
인터뷰 말미에 조 대표는 항상 발표 때마다 하는 멘트를 들려줬다. 조 대표는 "세상의 모든 교통약자가 다른 지도 앱이 아닌 윌체어를 사용하는 그날까지, 세상의 모든 불편함 없는 공간을 연결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학생 때 우연히 본 영상 한 편에서 시작된 질문이 5년 만에 대한민국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바꾸는 솔루션이 됐다. 수기 조사에서 AI 기반 데이터 플랫폼으로, B2C에서 B2G로, 그리고 해외 진출까지, 윌체어의 여정은 '데이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제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아울러 조준섭 윌체어 대표는 "고객의 목소리를 1순위로 들어야 하고, 서비스는 무조건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같은 분야가 아닌 전혀 다른 분야에서의 응용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원칙이 윌체어를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 원칙은 앞으로도 윌체어가 세상의 모든 불편함을 연결해 나가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