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님!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 넉넉레터가 달라졌습니다.

이제부터는 한 달에 두 번, 더 알찬 내용을 꾹꾹 눌러담아 보내드립니다. 넉넉레터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봤어요. 작가님을 비롯해 고즈넉과 관계된 여러 사람들을 만나 대담하는 생생한 인터뷰부터 드라마·영화로 만들어질 소설을 누구보다 먼저 '찍먹'할 수 있게 도와주는 콘텐츠, 구독자님들과 긴밀히 소통하기 위한 이벤트까지! 차근히 소개해드릴 테니 오래오래 함께해요.💛

오늘 보내드리는 콘텐츠는 넉넉레터의 인터뷰 넉터뷰입니다. 첫 번째 넉터뷰는 여우 탈을 쓴 피디 Y가 준비했습니다. 피디 Y가 초대한 손님은 누구일까요? 지금 시작합니다.👀

미류동 주민센터 앞,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별난 카페가 있다. 툭하면 화를 내는 공무원과 사고 연발 노인들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 하지만 은근히 가족처럼 반겨주는 탓인지 이상하게도 자꾸만 발길이 간다. 내려주는 커피 한 잔마다 힐링이 가득한 카페 네버랜드의 숨은 주인을 직접 만나보았다.

🦊 안녕하세요, 최난영 작가님! 넉터뷰의 첫 번째 인터뷰이가 되셨어요. 넉넉레터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 반갑습니다. 소설 쓰는 최난영입니다. 단편을 써오다가 고즈넉이엔티에서 장편소설 『카페 네버랜드』『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를 출간했어요. 넉넉레터 구독자님들을 만나뵙게 되어 기쁩니다.

🦊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저도 정말 기쁩니다. 오늘은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카페 네버랜드』를 낱낱이 해부해보려 해요. 준비되셨나요?

🧚 네. (웃음) 해부라니 조금 긴장되네요.

🦊 당돌하게 바로 질문하겠습니다. 『카페 네버랜드』는 냉혈 공무원 연주와 사고뭉치 열혈 노인 4인방이 별난 카페 '네버랜드'를 운영하는 이야기예요. 주인공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뵐 수 있는 어르신들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첫 장편소설의 주인공으로 '노인'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 단편만 쓰다가 처음으로 장편을 쓰자니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어요. 소재 선정부터 쉽지 않더라고요.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누군가 힘들어하는 저에게 "어렵게 생각 말고, 좋아하는 이야기를 즐기면서 써봐"라며 조언을 해줬어요. 그 순간 난데없이 막 구워져 나온 페이스트리가 떠올랐습니다. 반을 갈라보니 그 결마다 반가운 얼굴이 보이고, 반가운 얼굴과 보낸 수많은 날이 겹겹이 포개졌어요. 그렇게 즐겁게 한 입 베어 무는 심정으로 다짐했어요. 노인, 노인에 관한 이야기를 써볼 거야, 하고요.

🦊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라는 말에 영감('inspiration'이자 'old man'...)이 떠오르셨군요! '반가운 얼굴'에 대해 조금 더 말씀해주세요.

🧚 그렇네요. (웃음) 두 영감 모두 떠올랐어요. 과거 신문 기자로 일할 때, 80여 곳의 마을회관을 돌아다니며 이장님과 주민들로부터 마을 이야기를 채록해 연재 기사를 쓴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에 마을회관에 갔을 때는 어색해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어요. 세대의 장벽이 느껴져 어르신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도 못했죠. 하지만 시간이 쌓이니 달라지더라고요. 어느 날에는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해달라고 졸라댔습니다.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데 이상하게도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이야기가 들렸어요. 그때 실감했습니다. "노인 한 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라는 외국 속담이 맞다는 걸요. 그리고 언젠가 이분들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카페 네버랜드』는 제가 마주한 어른들의 이야기이자, 그들에 대한 저의 애정이 담긴 소설이에요.

🦊 그렇다면 혹시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해 탄생한 캐릭터도 있나요? 꼭 어딘가에서 본 것만 같은 할아버지들이라 더욱 반가웠거든요.

🧚 인물들의 서사와 성격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기보다 살면서 그동안 겪어온 여러 사람의 어느 부분과 부분을, 혹은 성격과 성격을 새로이 조합해 빚었습니다. 모든 소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오만영은 원래 쓰다가 미뤄둔 제 단편소설의 주인공이었어요. 하지만 그가 '네버랜드'에서 더 빛을 발할 것 같아 정중히 모셔 왔습니다.

🦊 오만영 할아버지는 조금 특별하네요! 그 단편소설에서는 오만영 할아버지가 단독 주연이겠죠? 사투리를 진하게 쓰는 것도, 특별 서비스로 화투점을 봐주는 것도 너무너무 매력적이라 즐거웠어요.

🧚 맞아요. 오만영이 매력적이게 된 데는 아버지의 도움이 컸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오만영은 구성지게 전라도 사투리를 뽐내는데요, 저도 사투리에는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지만 쓰다 막히거나 헷갈리면 전화로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오만영이 카페 손님들에게 특별 서비스로 봐주는 '화투점'은 온전히 아버지의 아이디어였고요.

🦊 그런데 오만영 할아버지는 얼핏 보면 밉기도 해요. 툭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곤 하니까요. 나중엔 전부 이해할 수 있게 되지만... 혹시 독자들이 오만영 할아버지를 너무 미워하진 않을까 걱정되진 않으셨나요?

🧚 일부러 문제투성이 인물의 부정적인 모습을 먼저 묘사했어요. 이어 독자에게 인물의 전사를 들려줬고요.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죠. 저들이 표출하는 것은 분노가 아니라 상처에서 비롯된 외마디 비명에 불과하다. 모진 부분만 보고 결점이라 탓하지 말아 달라. 독자들의 이해와 공감이 터지는 순간, 영혼의 일부를 건드리듯 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독자님들이 제 의도를 알아주었을까요? (웃음)

🦊 그럼요! 미워 보이던 인물이라서 이해하는 순간 더욱 짜릿했어요. 아참, 독자님들이 써주신 서평은 읽어보셨어요? 읽다 보면 유독 '대망 할배' 기복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정말 공감됐고 울컥했다면서요.

🧚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저도 기복에 대한 애착이 커요. 그가 이끄는 에피소드 '발광머리 앤과 대망 할배'를 정말 신중하게 썼거든요. 가끔 위로를 빙자해 훈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위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칫 더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으니까요. 위로의 근본은 묵묵히 들어주는 일이 아닐까요?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상담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하면서 세대 간의 마음의 거리를 점점 좁혀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청각을 거의 소실한 난청의 할아버지가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청년들의 가슴속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아이러니를 통해서요.

🦊 세대 간의 소통은 『카페 네버랜드』에 나오는 모든 인물의 숙제이기도 하죠. 세대 갈등에 관해 덧붙이실 말씀이 있다면요?

🧚 사람은 타인을 이해하는 일에 인색해요. 자기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고 방치하기 일쑤죠. 이해하는 대신 '벽'을 짓는 일이 훨씬 간편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리는 사방에 벽을 세우고 그 안에 들어앉습니다. 그래야 안전하다고 믿거든요. 소설 속 연주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이 그 벽에 창문을 내고 더 나아가 문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씩 서로 마주 보고 미소 짓고, 안부도 묻고, 손을 맞잡았으면 해요. 

🦊 삭막한 요즘 모두에게 따듯함을 전하는 이야기네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가 픽! 『카페 네버랜드』의 최애 문장은?

🧚 제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려던 바가 응축된 문장이 있어요. 수세에 몰린 연주가 엉겁결에 내뱉은 대사이지만 핵심 메시지가 오롯이 담긴 문장이기도 합니다.


"잊지 마십시오. 우리를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시킨 건 그들의 젊음입니다."(118쪽)


고정관념처럼 우리 사회에 팽배한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그로 인한 차별을 비판하고 싶었어요. '백발이 섧고 섧다'로 시작하는 '백발가'. 노화는 늦출 수 있어도 막을 수는 없기에, 서러운 일인 것은 틀림없죠. 하지만 백발의 노인도 서럽기만 한 존재는 아닙니다. 노력하면 얼마든지 능력을 신장해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하고 싶었어요. 
어쨌든 『카페 네버랜드』에서만큼은 노인을 나이 들고 쇠약한 이미지가 아니라, 개성을 지닌 그들 자체로 보일 수 있게 그리려 노력했어요. 그래서 때로는 청년 세대인 한연주 주무관보다 노인들이 더 천방지축이죠. 드라마, 로맨스, 미스터리 등 여러 장르의 요소를 다룬 이유도, 다양한 인생을 살아낸 인물들을 이야기 위에 섬세히 올려두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잊지 못할 문장이네요. 오늘 이야기를 나누며 『카페 네버랜드』에서 느껴지던 온기를 또다시 여실히 느꼈어요. 소개해주신 문장과 전해주신 말씀을 곱씹으며 『카페 네버랜드』를 다시 펼쳐보겠습니다. 우리 모두 세상 어딘가에 있을 '카페 네버랜드'에서 만나요! 고맙습니다!

🧚 많은 분께 여러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기뻤어요. 모두 고맙습니다!

📷'여행 갈 때, 이 책!' 인증샷 이벤트

『카페 네버랜드』 최난영 작가님의 차기작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가 11월 8일 출간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넉넉레터에서 소개해드린 소설이에요. 여행 감성을 완성시킬 인스타그래머블 힐링소설로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가을이니 이때다 싶어 인증샷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는 물론 주말 나들이용 여행지까지! 다양한 여행 인증샷을 고즈넉이엔티 블로그에 댓글로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여행용 '친환경 트래블 키트'를 보내드립니다. 마감이 임박했으니 서두르세요! 여행 욕구를 한껏 자극하는 소설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와 함께 여행을 준비해보아요.✈️

🚀2023 SF스토리 공모전 시상식

11월 5일, 동아사이언스와 고즈넉이엔티가 함께 준비한 2023 SF스토리 공모전의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소설, 웹소설, 웹툰 등 다분야를 아우른 공모전답게 많은 분들이 행사에 참석해주셨어요. 대상을 받은 <해피 메모리 투게더>를 포함한 일곱 작품의 소설은 올해 고즈넉이엔티에서 출간될 수상작품집에서 만나실 수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서 확인하세요!

🎁<화원귀 문구> 작가x피디 북콘서트

11월 29일, 선릉아트홀에서 『화윈귀 문구』 북콘서트가 열립니다. 임정진 작가님이 운영하는 '청연당밥상'에 소향 작가님과 담당 피디인 저 Y가 초대되었어요. 참가비가 무료인데 북토크와 더불어 음악 공연, 행운권 추첨까지 준비된다고 해요. 구글폼으로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으니 여러분도 놀러오세요! 혹시 오시게 되면 넉넉레터 구독자라고 인사 건네주시면 정말 좋겠어요.
넉넉 코멘트
저는 작가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위로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스스로 위로에 능숙한 편이 아닌 만큼 새겨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저 역시 위로를 바란 말에 돌아온 대답들로 상처받은 적이 있거든요. 말씀처럼 때로는 백 마디 조언보다 그저 묵묵히 제 말을 들어주는, 한 번의 끄덕임만으로 족할 때가 있더라고요.
소설 『카페 네버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했는데, 이번 '넉터뷰'를 통해 한층 더 깊은 소식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후속작, 프랑스행 인생리폼 힐링소설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D
독자님!
오늘의 두드림은 어떠셨나요?

첫 번째 넉터뷰에 응해주신 최난영 작가님께 질문을 남겨주세요.
『카페 네버랜드』 관련 질문이 아니어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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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서 직접 읽고 답변해드릴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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