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Editor's Note
- Insight 작은 관심이 만들어낼 수 있는 놀라운 변화
- Outsight 무사? 파치! - 파치 친구들을 통해 전하는 중요한 가치
- Curation 에디터들이 제안해보는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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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요즘 여러분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저는 한 동안 해양쓰레기를 줍는 활동에 푹 빠져있었어요. 생각을 비우는 것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재미있더라구요. 그런데 말이죠, 쓰레기를 줍는 것만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소중한 인연들로 발전했지 뭡니까!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구요? 한 가지만 생각하고 시작한 일에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이루어 내는 힘을 경험하고, 그것이 또 서로 간에 자극이 되어 계속해서 지속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나눔이라는 단어를 제시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물질(돈, 음식, 옷 등)이지만, 곰곰히 더 생각해보면 우리가 나누는 것에는 시간, 기분, 마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나 많아요. 4호 전반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나눔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나눔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오늘 주변 사람들과 어떤 것을 나누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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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약 264만 명의 장애인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그들이 사는 우리 사회는 어떨까요? 그들의 관점으로 오늘 하루 내가 자주 걷는 길, 자주 가는 식당,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살펴보면 좋겠어요.
훼손된 채 방치된 점형 점자블록, 가파르고 위험한 경사길, 누군가의 도움 없이 탈 수 없는 계단형 버스, 높은 턱으로 가로막힌 입구. 비장애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불편함이, 장애인에게는 집을 나서는 것에 걱정부터 앞설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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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에 새로운 영감이 되어줄 외부의 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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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파치! - 파치 친구들을 통해 전하는 중요한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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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치를 아시나요? 파치란, 흠이 나서 못 쓰게 된 물건을 뜻하는데요. 저는 제주에 살면서 처음 이 단어를 들어봤어요. 길을 가다 귤, 옥수수 등을 파치로 사면 싸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파치는 사실 버려지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상품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죠. 오늘 아웃사이트는 파치(버려진 가치)를 발견하고, 활용하여 귀여운 파치 친구들로 파치들의 꿈을 이야기하는 두 분을 모셨습니다. 파치가 지닌 이야기, 궁금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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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무사파치’ 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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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희는 제주의 매력을 느끼고 제주에 내려오게 된 제주살이 4년 차 그래픽디자이너 부부 ‘무사파치’의 박초희, 박호연이라고 합니다. 원래 저희 둘은 같은 회사 멤버였고요, 결혼하면서 그래픽디자인 회사를 같이 운영하게 되었어요. 둘 다 시골, 자연, 농사 등에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제주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제주의 사계절 속에서 자라고 있는 다양한 작물들을 보며 하는 밭길 산책을 좋아하는데요, 그러던 중 버려져 있는 많은 못난이 농산물(파치)을 자주 만나게 되었고, 이것의 문제에 관해서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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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팀명인 ‘무사파치’는 ‘왜’라는 뜻의 제주방언인 ‘무사’와 ‘파치’의 합성어인데요, 겉모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고 있는 파치들을 보며 ‘이것이 왜 파치일까?’ 하는 물음을 던지며 팀을 만들게 되었고, ‘이 문제를 그래픽디자인으로 표현하여 알려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2 제주 임팩트 챌린지 2기를 통해 ‘무사파치’의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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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사파치 프로젝트를 더 알아보기 전에,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눠보고 싶어요. 나눔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나눔이나 도움이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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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면 삶의 많은 순간이 떠오릅니다. 삶 전체에 전반적으로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모로 많이 부족했던 저희가 지금까지 큰 행운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매 순간 받아온 나눔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사건이나 순간을 딱 골라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려울 정도로 일상에서 관계하고 살아왔던 많은 사람에게 나눔을 통해 큰 힘과 응원을 받아 왔다고 생각하고요, 저희 또한 부족하게나마 나눔을 순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나눔으로써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삶에 있어 중요한 많은 부분이 있겠지만, 나눔이 가장 상위에 존재하고 있어야 비로소 중요한 많은 부분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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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사파치 팀은 버려진 파치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아트웍으로 표현해내고 있어요. 어쩌면 의무가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나의 마음과 시간을 쏟아 버려지는 가치(파치)를 발견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전달하려 애쓰고 계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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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언가를 그래픽으로 표현하고 의미를 나누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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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디자인 일을 해오면서 오랫동안 들었던 생각은 ‘우리만의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였습니다. 아마 많은 디자인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같은 생각을 하실 것 같은데요, 실무의 일들은 주로 클라이언트 job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작업이 대부분이라 끝나고 나면 보람도 있지만 약간의 공허함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제주에 내려오게 되었고 제주에서 받은 영감을 통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어요. 파치를 활용한 그래픽 아웃풋에 대한 아이디어도 그중 하나였고요. 때마침 제주임팩트챌린지에 대한 공모 소식을 알게 되어서 파치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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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그래픽으로 의미를 나누는 작업은 저희의 본업이었던 상업적인 작업에서는 받을 수 없는 많은 희열과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희 작업이 보는 이와 소통하게 되고 그래픽 너머로 확장되는 감정과 가치들을 형성할 수 있다면 만드는 저희에게는 더없이 큰 영광이자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의 이번 작업은 나눔을 주는 동시에, 또 받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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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치의 꿈에 나오는 파치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라요. 너무 귀여워서 얼른 굿즈로 나오길 간절히 바랐거든요. 🙊💛 그 중에도 포켓북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동화처럼 파치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새로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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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치 프로젝트로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제일 들려주고 싶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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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치 프로젝트에서 소개한 포켓북은 파치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면은 밤하늘에 파치들의 다양한 꿈들이 그려져 있고, 뒷면은 트랙터로 갈아엎어지고 있는 아침 풍경이 그려져 있어요. 상반된 앞, 뒤의 모습을 보면서 이미지적으로 무언가가 느껴지기를 바라며 표현하였고, 포켓북을 보는 이들 각자가 저마다 느끼는 것들이 스토리가 되길 바랬습니다. 글이 없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고요. 느껴지는 것들이 귀여운 느낌일 수도 있고, 아련한 느낌일 수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풍경을 감상하게 되는 느낌일 수도 있지요. 최대한 다양한 느낌이 오가길 기대하며 만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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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해진 느낌을 통해서 실제 파치들을 보았을 때 예전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감정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작업이 파치에 대한 감정을 형성하는 과정이라면 다음 작업은 버려지는 파치 농산물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게 하는 아웃풋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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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치 이야기 말고도 혹시 전하고 싶은 가치가 있나요? 그리고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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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파치’는 제주의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현재는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의 테마에 집중하고 있고, 아직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하지만 향후에는 버려지는 재료를 활용하여 가치를 만드는 작가, 단체들과의 협업을 계획하고, 환경, 제로웨이스트, 유기농 농산물 등과도 연결한 새로운 디자인 아웃풋도 고민 중입니다.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탐색하며 야금야금 풀어나가 보려 합니다.
버려지는 것에 대한 가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관심은 세상의 선함, 나눔과 희생의 가치를 믿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믿고 있고요, 작은 관심들이 각자 가능한 범위 안에서 나눔으로 실천될 때, 그 자체로 그것은 충분히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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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무사파치 팀이 생각하는 나눔의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어떤 것을 나누고 싶고, 어떠한 나눔을 받고 싶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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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무겁게 말하자면,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것을 나눠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고, 이 세상에 혼자 남아 살아가더라도 자연, 동식물과 나누며 살아야 생의 존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나눔으로써 얻고, 얻음으로써 나누며 살아온 생명들입니다. 나눔은 우리가 지녀야 할 당연한 순환 속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사파치는 저희의 작업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평소 알고 있던 것을 소소하게나마 새롭게 느끼게 되는 계기의 감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 새롭게 느낀 감정들이 누군가의 선한 움직임과 동기가 된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고요, 저희는 그 행복을 원동력으로 다시 새로운 작업을 통해 또 나눌 수 있게 되는 무한반복 순환이 되기를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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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콘텐츠는 <무사파치>의 시선 중 일부일 뿐이랍니다. 다른 이야기도 궁금하시다면 위 링크를 눌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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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치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 무사파치를 디자인한 그래픽 디자이너 두 분의 작업이 궁금하다면, 보이밋걸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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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하영 무사파치의 시선을 읽어 내린 후 가장 먼저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단어는 '작은 관심'과 '순환'이었어요. 작은 관심으로 무심코 넘겨버렸던 것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또 나누면서 얻는 에너지를 내가 돌려받는 순환의 과정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EDITOR 화진 나눔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대단한 인상 뒤에는 사실 작은 관심과 기꺼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사소하다고 치부할 수 없는 일상의 시선을 나눌 때 누군가의 선한 가치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확인했어요. 🍃EDITOR 승영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도 조금만 다른, 조금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귀엽고, 아름답고, 특별한 이야기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걸 다시 되새기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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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OUTSIGHT 예고
11월 11일, 원하는 나눔의 실현을 돕고 있는 카카오의 이야기를 담은 4.4호로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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