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이 설레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야속하게 느껴지는 3월입니다. 새로운 계절, 새로운 환경, 새로운 관계에 다들 잘 적응하고 계신가요? 워낙 유명한 책이라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의 핵심은 결국 ‘상대방이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10년 전의 생각이 오늘날까지 전세계에서 베스트셀러로서 판매되고 있는 걸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모두 관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고, 또 받는 것 같습니다. 현재 관계에서 애를 먹고 있다면 나를 이해시키려 하기 전에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것 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따뜻한 봄 기운과 함께 스물 여덟번째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EPEUL 이플에 대한 모든 것.
이플'은 작년 4월, COCOCAY 코코케이와 함께 출시된 퍼퓸 라인 향 중 하나로, 은은하고 여리지만 그 매력만큼은 어떤 향보다도 강한 향입니다. 이슬 내린 풀밭처럼 산뜻하고 깨끗하게 시작해 햇살같이 따뜻하게 마무리되는 향으로, 마치 클로드 모네의 그림 속 풍경에 빠진 듯 낭만적인 느낌이 드는 향입니다.
"이른 아침 도착한 못은 맑게 갠 하늘을 거울처럼 반사하고 있었다. 어젯밤 내린 비의 여운이 조금은 남아있는 풀밭을 걷다 보니 저 멀리 수풀 사이로 그녀의 차가 보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녀는 보닛에 반쯤 걸터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가까이 다가가자 나를 슬쩍 쳐다보는 눈에는 이미 장난기가 가득했다. 나는 그녀 옆에 앉아 말없이 풍경을 바라본다. 아직은 따뜻한 엔진의 온기가 남아있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건조하지도, 너무 축축하지도 않으며, 너무 가볍지도, 진지하지도 않은 EPEUL의 매력은 ‘중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거칠고 진한 향들이 ‘나'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한다면 깨끗하고 맑은 향은 어딘가 타인을 생각한 배려가 느껴져요. 그렇다고 너무 친근한 것도 아니고 언제나 약간의 거리감은 있어 오히려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지는, 이플은 맑고 고요한 호수처럼 아름답고 조금은 고독하지만, 그 심성은 따뜻한 사람의 향기 같습니다.
개인적인 느낌
  • 스토리텔링을 읽고 향을 접하면 정말 잘 어울린다. 스토리텔링 속의 여인에게서 진짜 이플의 싱그러운 향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느낌.
  • 맑고 깨끗하고 투명한 느낌
  • 풀잎에 맺힌 이슬 / 여린 풀잎 / 이슬 내린 숲 속 꽃잎
  • 깨끗하고 하얀 원피스나 잘 다려진 셔츠를 입은 사람이 떠오른다.
  • 시트러스에 약간의 플로럴과 파우더리함까지 다 가졌으면서 무겁거나 탁하지 않고 맑고 깨끗하다.
  • 청순하면서 소박한 느낌
  • 유명한 광고 문구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가 떠오르는 향. 고객님께 뿌려드릴 때마다 가끔 속으로 생각한다.
  • 향수가 아닌 자연스러운 살내음 같은 느낌.
  • 연두색, 노란색 옷을 입은 날 뿌리고 싶은 향.
  • 릴리 오웬보다 중성적인 느낌.
  • 수지 살몬보다 달지 않으면서 깨끗하고 청량한 느낌이라 남성분들이 사용하기에도 너무 찰떡.
  • 이플 향수를 뿌리는 사람은 사람은 왠지 지적일(?) 것 같다.
기억나는 에피소드
  • 사무실에 하나, 집에 하나 두고 쓰신다며 매번 두 개씩 구매하시는 고객님.
  • 어린 아이들과 가까이하는 직업이라 향수를 사용하고 싶어도 시도를 못하셨다는 고객님께 이플을 추천해드렸을 때, 아이처럼 기뻐하셨던 얼굴이 떠오른다.
  • 첫사랑에게 날 것 같은 향이라는 표현에 바로 구매하셨던 고객님!
  • 직장 동료에게 은은한 향이 나서 당연히 바디워시나 샴푸인 줄 아셨다던 고객님. 어떤 제품이냐는 질문에 이플이라는 답변을 듣고 당일 구매하러 오셨다고.
  • 아드님의 한 달짜리 유럽여행을 앞두고 향수를 선물해주고 싶다며 함께 방문하신 모자 고객님. 프랑스 가서도 향수로 엄마를 떠올려 달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관계가 너무 사랑스러워 보여서 기억에 남습니다.
  • 과일 향과 시트러스 향 추천을 원하셨던 고객님께 롤랑, 놀, 모들까지 보여드리고 이플까지 시향하셨을 때 놀라시며 찾던 향이라고 무척 좋아해주셨어요!
  • 향이 워낙 은은하다보니 매장에서 시향하실 땐 갸우뚱해 하시는 고객님이 많은데, 착향해드리고 떠나시면 꼭 다시 돌아오십니다☺️
  • 한창 썸을 타고 계시는 것 같아보이는 고객님 두분의 손목에 이플을 뿌려드리고, 워낙 체향을 타는 향이라 집 가실 때 서로의 손목 향기를 맡아보시라고 말씀드렸어요. 두 분 어떻게 되셨을지 너무 궁금하네요..ㅎㅎ..ㅋㅋ!!
  • 새벽 향기를 찾으셨던 고객님께 이플을 추천해드렸더니 딱 찾고 계시던 향이라고 하셨다.
  • 시향지에서 아무 향도 안 난다고 하셨던 커플 고객님. 착향 후 두 분의 눈이 똑같이 동그래졌던 기억😳
  • 함께 근무한 다른 팀원분이 어떤 고객님께 이플을 착향한 자신의 손목까지 맡아보게 하며 열정적으로 어필했었는데, 결국 결제하시며 직원분 때문에 충동구매 하셨다는 말씀에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 남자친구한테서 처음 맡은 향이 너무 좋아 물어보니 이플이라고...🙄내가 뿌렸을 때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남자에게도 이렇게나 잘 어울릴줄은!
추천 사용법
  • 이플은 레이어링 부스터 역할로도 훌륭한 향이에요. 베이스로 사용하면 어떤 향과도 어울리면서 유니크한 향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 사람마다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향이라 나만의 시그니처 향으로 딱 하나만 집중공략 하고싶다면 추천!
  • 은은하지만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향이라 레이어링도 좋지만, 이플만 계속해서 뿌려주어도 푸릇함과 플로럴 향의 시너지 효과가 축적된다.
  • 개인적으로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향을 가장 좋아한다. 특히 향수 뿌리지 않은 척! 하고 싶을 때 추천
  • 수지 살몬과 함께 레이어링 하면 온 세상 예쁨을 다 가질 수 있다.
  • 릴리 오웬과 함께 레이어링 하면 마치 봄비가 내린 뒤 깨끗하게 갠 날씨 같아요.
  • 개인적으로 코코케이와 레이어링 했을 때 코코케이의 달달한 느낌이 중화되어 부담스럽지 않은 은은한 향으로 변해 추천드립니다.
  • 어떤 향과 레이어링 해도 이플 이즈 뭔들
  • 씻기 전 이불에 뿌려두고 나와서 이불 덮으면 극락입니다.
  • 이플을 뿌릴 때마다 스스로 향이 잘 안느껴진다고 생각했는데, 팀원이 뿌리고 온 날은 그렇게 잘 느껴질 수가 없더라고요. 걱정마시고 사용하세요!
  • 옷에 뿌렸을 때 은근 지속력이 있습니다.
  • 장마철이나 더운 여름날에 넉넉하게 뿌리고 나가면 '원래 뽀송한' 사람인 척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외출하기 전 옷과 공기, 머리카락 끝 등 곳곳에 듬뿍 뿌리는 걸 좋아해요. 특히 겨울철 목도리, 장갑같은 악세사리에 뿌려보세요! 더 오랫동안 기분좋은 향을 느낄 수 있어요.
  • 우디 계열을 좋아하신다면 무나키와 레이어링 해보세요. 시원하면서도 은은한 풀 향, 나무 향, 그리고 부드러운 머스크 향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 잠뿌로 추천드려요! 이불에 스며든 이플 향이 온 몸을 휘감을 때 참 힐링 되더라고요.
  • 저는 오히려 옷에 뿌리는 건 권하지 않아요. 이플이 가진 머스크 향은 본연의 체취와 반응할때 그 향의 매력이 더욱 어필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 이플을 뿌리고 Wave to earth의 peach eyes를 들어보세요! 눈앞에서 계절이 흘러가는 기분이 들어요. 그만큼 4계절 내내 잘 어울리는 향입니다. 
Playlist
EPEUL과 어울리는 음악들.
Lake - No Wonder I
Yuriko Nakamura - Last Fascination
Brian Eno - By This River
Hiroshi Yoshimura - Wet Land
Bon Iver & St. Vincent - Roslyn
조성진 - Debussy: Suite bergamasque, L.75: III. Clair de lune
찬란하게 만개할 봄의 기도.

봄은 온화하지만 가장 춥고 어두운 시기를 견뎌내야만 만날 수 있는 존재라 그 가치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혹시 브리드 구독자분들 중, 현재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언젠가 도래할 여러분 인생의 봄날을 기도합니다.
해방촌 따라 걷기, Day to Night

걷기 딱 좋은 날씨, 저희와 함께 해방촌을 걸어보아요. 낮부터 밤까지요! 다양한 국적의 식료품 가게부터 특별한 식당, 쉬었다 가기 좋은 서점, 밤을 마무리할 카페까지. 순서대로만 따라오세요.
📮 Dear Breathe,
브리드에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글을 보내주세요. [뉴스레터에 대한 의견], [향기, 냄새에 얽힌 개인적인 사연], [향과 후각에 대한 가벼운 고찰], [향과 관련된 나만의 단편 소설] 등 어떤 것도 좋습니다. 선정된 글은 노션 페이지를 통해 소개해 드릴 예정이오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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