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보의 인생최적화 뉴스레터 제 5 호 

저는 물욕이 없습니다. 원래부터 없었던 건 아니고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은 후로는 갖고 싶은 물건이 한꺼번에 사라졌습니다. 그 깨달음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샀을 때 내가 진정으로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질문하고 나서 의외로 조금만 생각해 보니 답이 나오더라구요. 바로 '감정'이었습니다. 제가 원하던 것을 얻었다는 '감정' 그 하나였습니다. 물건의 가격과는 크게 관계가 없었습니다. 비싼 것이든 아니든 간에 갖고 싶던 것을 가지게 되면 원하던 것을 가졌다는 감정 하나가 저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것 말고 남는 것이라고는 더 좋은 것, 더 편한 것을 원하게 되는 욕망뿐이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물건을 사면 내 생활이 더욱 편리해지거나 내 위상이 더 높아진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나서부터는 갖고 싶은 물건이 거짓말처럼 하나도 없게 되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이 없으니 '더 원하는 욕망'이 낳는 불행은 제 삶에 끼어들 틈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조금씩 편안한 삶과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문제는 서로가 서로를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발생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하면 판단을 하게 되고 그 판단은 오해를 낳게 됩니다. 오해를 풀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스스로의 무지함을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보통은 오해가 생기면 탓을 외부로 돌리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인간의 관계 사이에선 이기고 지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이기면 승리감을 만끽하며 '역시 내가 맞았다'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지게 되면 억울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 부정적인 에너지를 키우게 됩니다. 이럴 때 감정만 빼놓고 본다면 인간관계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누군가 나에게 문제 제기를 한다면 그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단지 상대방은 내게 어떤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그 신호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만 정하면 됩니다. 상대방의 불편한 언행을 공격이라고만 생각하면 나만 손해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판단하기를 좋아합니다. 우리 마음 속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프로세스가 이미 갖추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함정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면 나도 모르게 내장되어 있는 머릿속 시퀀스대로 움직이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런 삶은 꼭두각시와 다를 게 없습니다. 순간의 에너지를 아끼는 면에서는 좋을진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 얻게 되는 스트레스를 감안하면 손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관계 문제가 생겼을 때 감정을 내려놓고 객관적인 상황만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다면 어떤 문제를 마주치더라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불행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은 감정을 이해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적용하면 모든 것이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지게 됩니다. 사실은 상황이 가벼워지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상황은 원래부터 무겁지도 심각하지도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뭔가 깨달음을 얻고 나서 변한 것이 있다면 그건 변한 게 아니라 원래의 모습대로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릅니다.

이런 생각들이 어렵다면 어렵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와 차단하고 자기 자신과 1:1로 마주할 용기만 있다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들입니다. 이 세상에서 진짜 어려운 건 모순되고 어긋난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꼬이고 복잡해지는 것은 인간의 생각이 그렇게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진실은 지극히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내려놓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 생긴다면 인생이 훨씬 편해진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달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