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은 쉬어갑니다. 9월에 다시 만나요!
소식지_June 2024
[목차]
1. 센터 소식
2. 도서관 이모저모
3. 행사 및 수업 안내
4. 특집기사
5. 공지사항
6. 게시판
7. 읽을거리 from 쓰는시간 
센터소식 

1. 새로운 임원진 출범
지난 6월 1일, 센터 봉사자들이 모여 임원진을 선출했습니다. 어려운 소임을 기꺼이 맡아주신 네 분께 축하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갈 센터와 도서관에 힘찬 응원 부탁 드립니다~ 

  • 회장 김태헌
  • 부회장 강정선
  • 총무 김진영
  • 재무 이주호

김태헌 회장은 새 임원진의 최우선 과제로 '센터와 도서관의 안정화'를 꼽았습니다. 또한 "캘거리에 처음 오신 분들이나 오래 계신 분들이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고 싶다"며 "봉사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으쌰으쌰 일할 수 있는 센터, 다른 한인단체들과도 서로 돕는 센터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임원진은 이어 캘거리 한인회 최진영 회장과도 만나 앞으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사진 설명 - 왼쪽: 김진영 총무(센터), 오른쪽: 최진영 회장(한인회)
왼쪽: 김진영 총무(센터), 오른쪽: 최진영 회장(한인회)
2. 문화센터 네크워크 
센터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소개합니다! 직접 찾아가는 소식지에 더해 카톡과 인스타에서도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
3. 2024년 상반기 무료 강좌 마무리 
6월 무료 클래스로 준비한 파이낸셜 워크숍과 글쓰기수업이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재능기부해 주신 강사님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반기에도 재미나고 유익한 강좌로 보답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도서관 이모저모
1. 한나무도서관 '한인의 날' 행사 참여
캘거리 한인사회의 대축제 '한인의 날'에 한나무도서관이 함께합니다. 한나무도서관은 캘거리공립도서관과 협력해, 한인의 날 축제를 찾아주신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한글책을 소개하고 빌려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인의 날은 8월 10-11일, Lot 6 (311 8th Street SW, Calgary, AB)에서 진행됩니다. 

2. 도서관 봉사자 혜택 안내 
지난 5월 5일, '봉사자의 날' 행사에 참석해 청소와 정리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무료 회원가입 혜택을 드립니다! 가입 원하시는 분들은 💛tckcc2019@gmail.com💛로 연락주세요. 봉사단 가입 신청 및 문의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행사·수업 안내

캘거리 전역에서 열리는 여름행사 및 한인단체들이 정성껏 준비한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행사별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특집기사
 
"사랑이란 주문 없이도 매일 육수를 끓이는 마음"

최근 캘거리에서는 한식대첩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한식당이 문을 열고,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계뿐 아니라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온 친구들까지 진짜 괜찮은 한식당을 소개해 달라며 난리인데요. 온갖 한식 메뉴가 각축전을 벌이는 캘거리에 '죽집'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6월호 특집기사의 주인공, 우리(OORI)를 소개합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니 안입니다. 캘거리에서 죽과 식혜, 호두파이 등 디저트를 만들어 판매 중입니다. 캐나다 거주 10년 차고, 2년 전에 캘거리로 이사 왔습니다. 


2. '우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 캐나다에 올 때는 매니토바주 위니펙으로 랜딩했는데요. 위니펙은 한인 규모가 작으니까 한인 인프라도 많이 부족했어요. 큰맘 먹고 비싼 한인 식당에 가서 외식을 해도 가격에 비해 불만족스러운 경우가 많았죠. 결국은 집밥이 답이더라고요. 계속 집에서 해 먹다 보니까 점점 솜씨가 늘었어요. 


사실 이민하기 전에도 요리는 자신 있었어요. 남편이 군인 출신이라 신혼 때 관사 생활을 했거든요. 여자들이 같이 모여 요리할 일이 많으니까 다양한 레시피를 배울 수 있었죠. 그중에서도 죽 만드는 법은 2006년 본죽 창업자한테 직접 배웠고요. 당시 신생이었던 해당 브랜드를 홍보하려고 창업자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셨거든요. 덕분에 죽뿐 아니라 동치미며 장조림 등 곁들이는 반찬들까지 싹 배웠어요. 그 레시피를 바탕으로 더 연구하고, 재료도 추가해서 지금의 우리 레시피를 완성했습니다. 


죽 만드는 법을 제대로 알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아플 때 나눌 수 있으니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2023년 3월, 인스타그램으로 판매까지 하게 된 건 홈스테이 학생 덕분이에요. 같이 밥을 먹을 때마다 이런 음식은 우리만 먹기 아깝다면서, 팔아야 한다고 절 설득하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좀 망설였죠. 식구들이야 맛있게 먹지만, 정말 팔아도 되는 건지... 실은 저희 엄마가 식당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옆에서 보니까 식당 일이 너무 고된 거예요. 그래서 전 음식 장사는 안 한다고 다짐했는데, 타고난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제 딸도 손맛을 물려받았는지 음식을 잘해요. 덕분에 신메뉴를 개발하면 맛을 보고, 부족한 점은 확실하게 피드백을 줍니다.   


3. 많은 한식 메뉴 중에 죽을 메인으로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죽은 기본적으로 사랑을 담은 음식이에요. 사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지만, 죽은 특히나 필요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몸이 아프거나 출산 직후라 일반식을 먹기 힘든 분들이요. 캘거리에 처음 이사 와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아픈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중환자실로 배달을 간 적도 있고, 배탈이 났는데 직업이 비행기 조종사라 다음날 일을 쉴 수가 없어서 새벽 1시에 죽 찾으러 오시는 분도 있었어요. 심지어는 코에 호스를 끼운 채로 픽업 오시는 분도 봤고요. 그럴 때면 제 음식이 절실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실감하죠. 


덤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정이 많고 마음이 따듯한지도 깨달았어요. 손님들의 절반 정도는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에 아픈 사람들을 위해 주문하시거든요. 사실 건강한 분들이 매일 죽을 먹지는 않으니까 주문이 들쭉날쭉해서 힘들기도 해요. 언제 올지 모르는 주문에 대비해서 재료가 떨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필요한 분들이 있다는 걸 알아서 그만둘 수가 없어요. 최근에 잠시 일을 쉬었는데, 쉬는 동안에도 계속 문의가 오더라고요. 지금 아픈 사람이 있어서 죽이 꼭 필요하다고. 어쩔 수 없죠, 주문 없이도 항상 육수를 끓이는 수밖에. 언제 누가 찾을지 모르니까요. 하루종일 주문이 안 들어와서 식구들끼리 저녁으로 해치우게 되더라도요. 


4. 디저트류도 같이 하시잖아요. 전 식혜랑 약밥, 호두파이를 먹어봤는데 너무 달지 않으면서 정갈한 솜씨가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식혜는 '우리' 아니면 안 된다고 할 만큼 팬층이 두터운데 특별한 비결이 있으실까요? 


식혜는 엄마한테 배웠어요. 진짜 별미는 갓 끓여서 아직 따끈따끈한 식혜라는 거 아세요? 지금도 어릴 때 생각을 하면 식혜 끓이던 아침 풍경이 떠올라요. 새벽부터 온 집안에 단내가 은은하게 퍼지고, 엄마 옆에서 언제 완성되나 애타게 기다리다가 한 국자 얻어먹었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죠. 파는 건 당연히 그 맛이 안 나니까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요. 추억의 맛에 더해 정말 많은 레시피들을 보면서 연구했어요. 설탕과 엿기름을 은근히 끓이다가 딱 풍미가 올라오는 정확한 타이밍을 포착하는 게 어려웠는데,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찾아냈어요.


한 번은 에어드리에서 주문이 들어왔는데 백인 손님인 거예요. 좀 의외여서 식혜를 아느냐고 했더니 잘 안대요. 아무튼 만들어서 배달을 해줬는데 다시 연락이 왔어요. 이게 내가 찾던 맛이다,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제대로 된 식혜를 먹고 싶어서 그간 캘거리 한인식당을 전부 뒤지고 다녔는데도 못 찾았대요. 한국에서 식혜 맛을 보신 분이었나 봐요. 저는 찾아주는 손님들이 고마운데, 그분들이 또 저한테 고맙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내 추억의 맛으로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니 참 근사한 일이죠. 


5. '우리' 음식은 맛도 좋지만, 건강하고 깊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역시 이 맛은 음식을 대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네요. 우리만의 음식 철학이 있을까요?  


사람들이 건강하게 먹으면 좋겠어요. 먹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을 구성하고, 그런 내 몸에 내 영혼이 담기잖아요. 저는 모든 음식을 인공조미료 없이 만들어요. 조미료를 많이 쓴 음식을 먹으면 미각이 둔화돼서 점점 더 안 좋은 음식만 입에 당기는 악순환이 일어나요. 평소 좋은 음식을 먹는 게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브런치 만드는 일도 잠깐 해봤는데, 제 신념과 다른 일을 하니까 몸이 아프더라고요. 아무래도 브런치 메뉴는 건강하기보다는 설탕을 잔뜩 넣어서 혀에 착 감기는 게 많잖아요. 저희 말고도 캘거리에 좋은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하는 식당들이 많이 생겼으면 해요.  


6. 사업을 하다 보면 힘든 일도 많으실 텐데, 어떤 마음으로 지속하고 계실까요? 


저는 필요한 사람을 위해서 음식을 해요. 가령 미역죽은 원래 없었고, 일반적인 메뉴도 아닌데 꼭 필요하니까 팔아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추가했어요. 산후조리식으로 필요한 분들이 있잖아요. 그것도 여기 미역으로 만들어보니까 맛이 안 나서, 한국에서 미역을 공수해 와요. 


식혜도 마찬가지예요. 색다른 디저트이기도 하지만 단유하려는 산모들이 찾는 경우도 많거든요. 시중에 파는 건 너무 달아서 많이 마시기 힘드니까요. 사람마다 다들 딱한 사정이 있어요. 온 식구가 한꺼번에 아파서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게 아픈 사람들이 죽을 주문하면 집에 있는 된장국이며 반찬도 손에 잡히는 대로 같이 싸드리고 그래요. 그분들이 입맛도 없고 힘들었는데 덕분에 잘 먹었다고, 기운이 난다고 말씀해 주시면 그게 감사하고 가장 보람되지요. 


막 오픈하고 처음에는 생각보다 주문이 많이 들어와서, 혼자 사는 노인 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단체에 전액을 기부한 적도 있어요. 역시 저한테는 잘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신상품으로는 해독주스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제가 가진 재주가 다른 분들의 건강과 행복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7. 마지막으로 저희 구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문화센터는 100% 봉사자 분들의 노력으로 운영된다고 들었어요. 캘거리 한인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멋지고 대단하세요! 한글책 도서관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저도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공지사항 

1. 6월 봉사자 명단
봉사 및 기부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여러분들 덕분에 캘거리 한인들이 마음의 곳간을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 5.5 도서관 대청소: 민성원, 정아이린 
  • 도서관 봉사: 김미선, 김태헌, 권지연, 박누리, 우영애
  • 온라인 봉사: 이유진, Tay Kim  
  • 기부 및 협찬: 우리(OORI)

2. 센터 및 도서관 최신 소식(매주 운영시간 포함)은 인스타로 확인해 주세요~ 

3. 모임 및 행사 홍보에 도움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가 계시면 알려주세요. 

게시판


1. 행사 및 모임 홍보  

2. 7월의 기념일

  • 7월  1일 Canada Day 
  • 7월 15일 초복 
  • 7월 17일 제헌절 
  • 7월 25일 중복 
읽을거리 from 쓰는시간
[푸른 여름의 도래] by 수강생 오청하 
“56번 오청하!”

새해마다 반 배정을 하고 담임 선생님께서 출석 체크를 할 때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곤 했다. 너무나 촌스러운 이름, 거기다 특이한 성까지. 내 이름은 한 번 들으면 까먹는 사람이 없으니. 왜 나는 지현, 민영, 현주 같이 평범한 이름을 갖지 못한 걸까?

“지하, 기하, 청하 중에 청하가 제일 좋아서 선택했지!”

엄마가 이렇게 얘기하실 때마다 나도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도 인정한다고. 그 세 가지 이름 중에선 ‘청하’가 제일 낫다는 걸. 그치만 이 촌스러운 이름을 짓는데 할아버지께서 3개월이나 끙끙대셨다고? 그래서 출생신고까지 늦어진 덕에 나는 생일을 두 개나 가지게 되었다. 하나는 내 진짜 생일인 8월 28일, 그리고 나머지는 내 법적 생일인 11월 28일.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자 사람들은 당시 핫했던 홍콩 배우 ‘임청하’와 내 이름을 연관 짓기 시작했다. 

“아, 임청하~?”

그녀는 홍콩 대스타에 이쁘기까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무협영화에 나오는 배우니까. 그래, 이건 그나마 좋게 받아들이자. 그러던 중 임청하의 인기가 시들고,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가자 법적으로 성인이 된 주변 사람들이 이젠 소주 이름과 내 이름을 동일시하기 시작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자기 소개하던 날.

“아, 청하, 그 소주??”

“아니에요, 그건 맑을 청에 물 하고 저는 푸를 청에 여름 하거든요!” 

소주라니! 내가 어딜 봐서 물로 보이냔 말이다! 이때부터 나는 내 이름의 한자를 사람들에게 열심히 풀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거기다 내 생일이 여름이긴 하지만, 한국에서의 여름은 장마에 이어진 불볕더위 때문에 7, 8월 휴가를 제외하곤 아무도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딱히 좋아하는 계절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여름을 좋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스무 살 때까지 살았던 대구에서는 중학교 1학년때 한여름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간 적도 있다. 에어컨도 없던 교실에서 겪었던 살인적인 더위와 열린 창문 사이로 화장실에서 들어오는 엄청난 악취까지. 여름 하면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만으로 버티던 학창 시절의 여름은 어느 누구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기 어려웠다. 

대학교에 들어가고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내가 가입한 모든 사이트의 아이디는 ‘푸른 여름’을 줄인 ‘grsummer’이었다. 물론 사람들은 처음 두 철자만 보고 바로 욕설을 생각해 냈지만, 나는 그 뻔하지 않고 독특한 아이디가 좋았다. 오로지 남들과 섞여서 익명의 사람이 되고팠던 내가 조금은 크면서, 내 이름에서 딱 한 가지 좋은 점을 찾아낼 수 있었단 게 그나마 내가 성숙했다는 증표였을까? 

30대가 되어 캐나다로 이민 오게 된 이후, 내 영어 이름은 자연스레 내 인터넷 아이디를 줄인 ‘Summer’가 되었다. 한국에서 영어학원을 다닐 때 나의 영어 이름은 가장 흔하디 흔한 구시대적인 ‘Linda’였는데, 어느 정도 머리가 크니 나와 개인적으로 관련되고 의미가 있는 이름을 정하고 싶어졌다. 물론 자기 고유의 이름을 굳이 영어 이름으로 바꿀 필요가 없었지만, 나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기억하기 쉽고, 발음하기 쉽게 하고 싶단 핑계를 대며 나의 본 이름을 그다지 자랑스러워하지 않다는 사실을 교묘하게 감출 수 있었다. 

어, 그런데 왠 걸? 내 이름을 듣자마자 사람들이 이름이 너무 좋다며 난리였다. 거기다 특히 겨울에 내 소개를 할 때면 “Bring Summer back please”라면서 내게 간청을 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뭔 일이야? 첫 해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귀마개를 차고 밤에 잠을 자던 겨울을 지나고 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났다. 변화한 환경 때문에 나도 한국에선 그렇게 싫어하던 여름을 어쩔 수 없이 좋아하게 되었다. 

40대인 지금 사람들에게 통성명을 하게 될 때면, 특히 6개월이나 되는 긴 겨울에 하게 될 때면, “my name is seasonal, of course. But don’t call me winter.”라거나 “Well, at least Summer is right here in front of you!”라고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날씨에 대한 스몰톡이 90퍼센트인 캐나다에서, 내 이름을 이용한 스몰톡은 아이스브레이킹 하는 데 최고다. 이렇게 인사를 하고 나면 사람들이 껄껄 웃으며 날씨에 대한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어버린다.  

지금 뒤돌아보면 내 이름에 대한 호불호를 통해 어릴 때의 나에서 지금의 나로 어떻게 성숙해 왔는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모두와 함께하고 싶고, 남들과 비교해서 튀지 않으려고 했던 나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아무나 갖지 못한,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이름. 거기다 이름에 얽힌 의미에, 그로 인해 생일이 두 개라는 개인적 에피소드까지. 이제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Summer is finally here. And I love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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