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오늘 레터에는 역대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해외 도시들이 자주 나와. 그래프에도 이 도시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데, 한글로 쓰면 너무 길어져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탓에 부득이하게 줄임말을 사용했어. 이 점 양해해줘🙏 레터에서 사용한 21개의 도시 줄임말, 호다닥 정리하고 갈게!

• CHX 프랑스 샤모니
• STM 스위스 장크트모리츠
• LKP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 GAP 독일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 OSL 노르웨이 오슬로
• CRT 이탈리아 코르티나 담페초
• SQV 미국 스쿼밸리
• INN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 GNB 프랑스 그르노블
• SAP 일본 삿포로
• SJV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본 사람? 봄의 입구, 입춘으로 올림픽의 문을 열었어. 개막 당일인 2월 4일이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어서, 60초 카운트다운이 아니라 24부터 카운트다운을 했더라고. 진짜 우리가 느끼는 따뜻한 봄은 절기로 치면 경칩과 춘분 즈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베이징에선 2월에 이른 봄을 맞이했어.

동계 올림픽과 봄, 어찌 보면 이질적인 두 단어이지만 데이터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거야.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장자커우, 옌칭의 2월 평균 온도를 분석해봤어. 1960년부터 2021년까지 세 도시의 2월 평균 기온을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그 수치가 올랐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야외 종목이 펼쳐지는 장자커우와 옌칭은 고민이 많아. 2월이 따뜻해지면 눈이 녹아버려서 제대로 된 설상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될 테니까. 게다가 장자커우는 애초에 눈이 많이 오지 않는 지역이거든. 연간 적설량이 18~20cm 정도인데, 우리나라 강원도에 한 번 눈이 오면 4~5cm 정도 눈이 쌓이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적은 수치인지 감이 올 거야. 겨울 날씨도 따뜻해지고, 눈도 오질 않으니 해결책을 찾아야 했는데, 그게 바로 인공 눈인 거지.

인공 눈을 만들려면 많은 물이 필요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주최 측에서 발간한 IOC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번 올림픽에 수자원이 얼마나 드는지 확인할 수 있어. 보고서에 따르면 장자커우 지역에 필요한 물은 190만㎥인데, 이 중에 인공 눈을 만드는데만 73만㎥가 쓰일 예정이야. 전체의 38.4% 규모지.

190만㎥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감이 안 올 수 있어. 국제대회용 수영장 규격이 통상 2,000㎥ 정도니까, 장자커우 지역에만 950개의 수영장 규모의 물이 사용되는 셈이야. 컬링 경기장으로 사용되는 베이징의 워터 큐브(겨울 한정 아이스 큐브)의 사이즈가 98만㎥ 정도니까, 워터 큐브를 꽉 채운 물 1.9배가 장자커우에 사용되는 거야.

그런데 이 지역이 중국 내에서도 물 부족으로 고생을 겪는 지역이라 말이 많아. 조직위는 장자커우에 사용되는 수자원의 규모가 지역 대비 2.8%에 불과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지만 홍콩의 환경단체 차이나 워터리스크는 최근 장자커우 지역 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물 부족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거든. 게다가 인공 눈은 잘 녹지않도록 화학 처리를 하는 탓에 환경 오염 문제도 있어.

인공 눈을 만들기 위해 장자커우에서만 11개의 대형 물탱크가 가동되고 있어. 장자커우 주변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와서 이 물을 430개의 인공 눈 제조기에 넣어 눈을 제조하는 공정이지. 경기장에 인공 눈이 뿌려지면 제설기로 경기장의 모양을 잡고 길을 내. 참고로 자연 눈은 하늘에서 생성되어 땅에 떨어질 때까지 시간이 넉넉해서 눈 결정이 형성되지만, 인공 눈은 기계로 만들기 때문에 눈 결정이 만들어지지 않아.

근데 사실 인공 눈 사용이 어제오늘 일인 건 아니야.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선 인공 눈이 전체의 80%나 사용됐고, 2018년 평창에선 90% 이상을 차지했거든. 평창 동계올림픽의 인공 눈 제설에 동원됐던 업체 이야기를 보면, 2017년 11월 15일부터 2018년 1월 10일까지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 76만㎥의 물을 인공 눈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고 하더라고.

인공 눈 사용이 늘어나는 이유는?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평균 기온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어. 1936년에 열린 4회 동계올림픽부터 2018년 23회 평창올림픽까지, 15개 개최지의 올림픽 기간 일평균 기온 데이터로 박스 플롯을 그려봤어.

박스 플롯이 조금은 복잡하게 생겼지만 잘 살펴보면 데이터의 분포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어. 이 그림 안에 중앙값과 사분위수, 최댓값과 최솟값을 모두 한 번에 볼 수 있거든. 중앙값은 데이터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녀석을 의미하고, 사분위수(Q1, Q2, Q3)는 자료를 4등분해서 각 경계에 위치한 값들을 의미해. 상자의 폭과 선을 보면 데이터가 어떻게 분포했는지 알 수 있지. 상자의 폭이 좁다면 중앙값을 기준으로 데이터가 많이 몰려있다는 거고, 상자의 폭이 넓다면 데이터가 넓게 분포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거야.

날씨가 따뜻해지는 탓에 인공 눈을 만들었다면, 평균기온이 영하였던 평창에서는 굳이 인공 눈을 만들 필요가 없었을텐데, 왜 평창에서 90% 가까운 인공 눈을 사용한 걸까? 아까 인공 눈은 눈 결정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했지? 눈 결정이 있는 자연 눈은 결정 사이사이에 빈 공간이 많아서 단단하지 않고 쉽게 바스러져. 반면 인공 눈은 빈 공간이 없어서 딴딴해. 그 탓에 자연 눈에 비해 더 많은 마찰열을 발생시켜서 스키가 더 잘 나가. 인공 눈이 동계 올림픽 기록 향상에 도움을 주는 거야. 실제 스키장에서도 자연 눈이 오더라도 인공 눈을 만들어 사용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인공 눈 위에 자연 눈이 덮이지 않도록 계속해서 쓸어내는 작업을 했대.

The icy truth about Olympic snowmaking/ The Washington Post

퀴즈! 이번 올림픽에서 인공눈의 비중은? 마부뉴스를 꼼꼼하게 읽은 독자라면 정답을 알고 있겠지? 위 링크에서는 인공눈이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경기장 조성에 활용되는지 보여주고 있어 :)

탄소중립 베이징 동계올림픽이라는데 정작 과학자들은 '회의적'

남녀평등에 가까워지며 '제3의 성' 선수도 품은 올림픽

• 1896년 첫 근대 올림픽은 참가자 380명 모두 남성이었지만, 이후 성평등의 물결은 지속적으로 차오르고 있음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 중 여성 비중은 약 45%로 예상하며 최초로 ‘제3의 성’ 논 바이너리 선수도 출전
• 또한 1인 봅슬레이인 모노봅에 여성 부문이 생겼고, 쇼트트랙 계주와 스키점프, 시키 에어리얼, 스노보드 크로스에 혼성 단체전이 추가됨

• 지난 4일 개막한 베이징 올림픽은 친중 20여 개국 정상만 개막식에 참석
• 많은 국가들이 중국 내 인권 상황을 문제 삼으면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기 때문
•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 티베트, 홍콩 등 중국 내 인권 상황에 대한 경고의 표시
• 이외에도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에서 베이징 올림픽 규탄 시위가 이어지고 있음

• 기후위기 이슈를 중시하는 유권자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
• '이번 대선에서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후보를 지지하겠다'에 38.8%가 '기후위기 공약이 다른 어떤 공약보다 중요하다'에 36.8%가 '그렇다'고 응답.
• 웹조사 특정상 응답자가 기후위기를 실제보다 중시하는 평향적 답변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