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242번째 책편지(2026. 5. 14.(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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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예민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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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아주 작은 것도 또렷하게 감지하는 사람이 있다. 빛, 소리, 냄새 등 감각적인 자극부터 타인의 표정, 말투, 감정까지. 마치 정밀한 탐지기 같아서 자그마한 변화도 알아채고야 마는 사람. 내가 만난 A도 그중 한 명이었다.

 

  A는 주변에서 특이한 사람으로 통했다. 그는 미세한 소리에 용수철처럼 펄쩍 뛰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구분하기 힘든 색의 차이를 홀로 알아보기도 했다. 또 남들이 보기에는 똑같은 무표정에서 미묘한 기쁨과 슬픔을 눈치챘고, 사소한 말에 갑자기 훌쩍여서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어느 날 A는 책을 읽으면 그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고, 이야기 속 한가운데 자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껏 들떠서 설명하는 A를 사람들은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분위기를 감지한 그가 물었다. “제가 이상한가요? 다들 그런 경험 없어요?” 순간 정적이 흐르고, A는 그런 상황이 익숙한 듯 웃어넘겼다. 대화는 금방 다른 주제로 넘어갔지만, 나는 보고야 말았다. 발갛게 물든 그의 얼굴을.

 

  실은 나에게도 A와 비슷한 구석이 있었다. 영화에서 무서운 장면을 보면 한동안 시달렸고, 다른 사람의 태도에 쉽게 휘청했다. 또 작은 소음에도 신경이 곤두설 때가 많았고, 낯선 향이 나면 자리를 피하기 일쑤였다. 소심해서 티를 내지 못할 뿐 조용히 예민함을 견디고 있던 것이다.

 

  모두가 자리를 떠난 후, 나는 A에게 다가가 내 마음을 고백했다. A는 이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다른 제 모습이 참 힘들었어요.” 그동안 혼자라는 기분에 외로웠노라고.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그의 감정이 전해졌다. 다른 듯 닮은 우리는 그저 예민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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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은 날에도 괜찮은 척한 너에게

미사키 주리 글, 이미정 번역 | 길벗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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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고, 내가 유별나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HSP(Highly Sensitive Person)일 수 있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일레인 N. 아론 박사가 만든 용어인 HSP는 작은 자극에도 강하게 반응하는 ‘매우 민감한 사람’을 말한다.

 

  이 책에는 스스로 HSP인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혼란스러울 때는 이런 테스트만으로 의문이 풀리기도 한다. HSP의 특징이 담긴 문항 속에서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내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만약 결과가 HSP라고 해도 괜찮다. 예민한 건 질환이 아니고, 당연히 잘못도 아니다. 몸에 있는 점, 고유의 목소리처럼 그저 타고난 기질이자 나를 이루는 한 부분일 뿐이다. 전체 인구의 15~20%가 HSP에 해당한다고 하니 외톨이라고 느끼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민감함과 섬세함은 빛나는 강점이 될 수 있다. HSP 특징 중 하나인 공감력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빠르게 감지해서 그들에게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또 풍부한 상상력은 나만의 감성과 창의성으로 이어진다. 자기 내면을 깊이 탐구하고 표현하는 건 언제나 근사한 일이다.

 

  평생 HSP로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 나를 이해하는 여정을 떠나보자. 그 시간이 외로웠던 나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예민함이라는 무기

레아 노링 글, 노지양 번역 | 나무생각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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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민함은 굉장히 예민한 주제다.’ 이 책을 여는 문장처럼 예민함에 대한 따가운 인식이 많은 게 현실이다. 내가 HSP라는 걸 인정하며 마음의 문을 열었어도, 밖으로 나가 의연히 살아가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예민함과 슬기롭게 살아가려면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 환경은 물리적인 장소이자 타인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그 첫걸음은 주변 사람들에게 내 고도 민감성을 알리는 것. 물론 타인에게 나를 설명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기대와 다른 반응에 실망할 수도 있고, 나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을 견뎌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용기 내어 발을 내디뎌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이해해 줄 이들은 반드시 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막막하다면 목차를 펼쳐보자. 이 책의 특별한 점은 그 상황을 겪어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누구에게, 무슨 이야기를, 어디에서, 언제 하면 좋을지 안내해 주고, 구체적인 예시 문장까지 제시한다. 또 친구 집에 가거나, 소풍이나 여행을 갔을 때처럼 낯선 환경에서 대처하는 방법도 담겨 있으니 내게 맞는 상황을 찾아 적용하면 된다.

 

  이 우주에 똑같은 사람은 없다. 저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고, 예민함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HSP로 세상에서 내 자리를 찾는 건 곁에 있는 이들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 사실 고도로 민감하지는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예민한 부분이 있다. 우리는 서로의 다른 면을 감싸주고 부족한 건 함께 메워가며, 편안한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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