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진지하게 썼던 내용들인데 30대에 다시 열어 보니 입을 틀어막게 되지 뭐예요. 얼마 전 부모님이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해서 구경 겸 본가에 방문했습니다. 사실 제 예전 짐을 더 이상 맡아줄 수 없으니 와서 정리하라는 엄마의 소환이었죠. 그렇게 학생 시절부터 바리바리 모아둔 온갖 기록물들을 강제로 다시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초등학교 때 쓰던 독후감에서부터 공부 계획표, 용돈 기입장, 실습 일지, 상장, 티켓, 전단지, 편지까지 온갖 지류들이 쏟아졌어요. 아이패드는 커녕 컴퓨터도 마땅치 않던 시절이라 모든 생각과 감정을 종이에 연필로 쓰던 때였습니다. 놀랍게도 그 때의 대부분을 버리지도 않고 모아두었더라고요. 그중에서도 대략 20년 전부터 거의 매년 써온 일기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사춘기 때 쓰던 일기는 도저히 이 우주에 있어서는 안 될 기록이라는 판단하에 과감히 잘라 버렸고요… 분명 진지하게 썼던 내용들인데 30대에 다시 열어 보니 입을 틀어막게 되지 뭐예요. 하하.
그렇지만 여전히 대부분을 내다 버리지 못했습니다. 좀 창피하긴 해도 그런 나를 부정할 수가 없어서요. 조금 과몰입해 보자면 매번 아등바등하던 내가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날것 그대로 꾹꾹 눌러 담은 글들을 들춰 보니 어렴풋이 기억하던 순간들이 곧장 생생해졌습니다. 조금 고통스러울 정도로요. 하루하루 엑스 표시를 해가며 공부하던 때나 매년, 매달의 계획을 오밀조밀 적은 페이지를 보니 그 때도 참 열심히 살았다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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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열심히 고민해서 적었던 그시절 그때의 목표... 지금 돌이켜보니 대부분 다 이뤘네요. 특히 맛있는 거 많이 먹기 이 목표는 대대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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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에게 2012년 저의 목표를 공유해 봅니다. 노트북을 들고 카페 가서 계획짜기가 로망이었다니, 14년 이후의 저는 그동안 로망을 대체 몇 번이나 이룬 건지 셀 수도 없게 되었네요. 다시 14년 뒤에도 지금의 로망이 아무것도 아닌 일상다반사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되기까지 다 저에게 달렸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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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구글 포토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파스타 사진을 꺼내보았습니다. 스마트폰이 있기 전부터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어도 이렇게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사진은 2014년이 마지막이더라고요. 그리고 그때도 너무나 당연하게 토마토 스파게티를 해먹었네요. 마침 집에 토마토 페이스트가 한 캔 남아 있어서, 예전 그 스파게티를 재현까지는 않더라도 오랜만에 토마토 스파게티를 해 먹기로 했습니다. 옛날 핸드폰 사진이라 흐릿해서 정확히 무슨 재료를 넣었는지는 확실하진 않습니다만, 뭐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넣었겠죠. 지금도 그런 것처럼요. 버섯과 마늘, 올리브로 후다닥 냉털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추억팔이를 할 때마다 과하게 몰입해서 매번 곤란합니다만, 놀랍게도 옛날이야기는 한살 두살 나이를 먹을수록 더 재밌게 느껴집니다. 그때의 추억을 말맛에 맞게 변형하기도 하고, 기억이 뒤틀리며 입맛에 맞는 순간만 모아두었기 때문이겠죠. 하도 자주 해 먹어서 내 입에 더없이 꼭 맞아버린 담파스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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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1인분 기준]
(필수)
스파게티 1인분
토마토 페이스트 170g (1캔)
마늘 1개
새송이버섯 1개
블랙올리브 10알
올리브오일
페페론치노
소금, 후추 |
만드는 법
1. 스파게티는 패키지에 적힌 시간만큼 삶아줍니다.
2. 마늘과 새송이버섯을 먹기 좋게 썰어준 다음,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넣고 함께 잘 볶아줍니다. 매콤한 맛을 더하고 싶다면 페페론치노 2개를 부숴 넣어줍니다.
3. 토마토 페이스트 1캔과 올리브, 면수를 넣고 묽은 농도에서 점점 졸여줍니다. 1차로 소금간을 합니다.
4. 스파게티를 넣고 소스를 잘 코팅하듯 볶아줍니다.
5. 불을 끄고 접시에 담아 후추를 뿌려주면 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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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오늘의 파스타는 어떠셨나요?
너무 길었나요? 레시피가 부실했나요?
듣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다음 레터에 반영해 답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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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궁금하다면 아래에서 더 확인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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