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혹은 선입견을 깨고 식당의 내실인 맛과 접객으로 비로소 그 매력을 알게 된 식당 세 곳
중산층의 밥상, 15화
나는솔로 13기 광수님의 글을 읽고
광수님의 입장문은 나는솔로를 보지 않아도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이번 중산층의 밥상을 관통하는 글인 만큼 읽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일부 발췌해 읽고 싶은 마음을 높여 봅니다.

"하지만 "나는 솔로"는 짝짓기 예능이자 인간 관찰 프로그램이지, 저한테 자기 소개 기회를 주려고 있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적은 분량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편집권을 가진 만큼 책임도 막중합니다. 저야 단순히 분량이 적어서 아쉬울 뿐이지만, 그분들은 생계가 달려 있습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 여러분께 재미를 드려야 하며,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합니다. 따라서 곧 떠날 손님에 불과한 제가 과도하게 불평을 늘어놓을 수는 없습니다. 촬영 기간 동안 출연자는 고된 일정에 시달리지만, 제작진은 그런 출연자를 카메라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격무에 시달립니다. 밤을 새워 가며 고생하신 제작진 분들께 감사와 위로를 전합니다."
글을 읽다 마음에서 낯설지만, 반가운 감정이 드는 순간이 올해 얼마나 있었나요?
어느 해보다 책을 많이 읽었지만, 자꾸만 더 신경 쓰이고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좋은 글은 나는솔로 13기 광수님의 인스타그램에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최대 글자 수를 2배 정도 넘은 그 글은 나는솔로 출연과 방영에 대한 소회와 파트너가 됐던 순자님의 이혼 사실에 대한 나름의 입장문입니다. 글을 읽으며 개발자스러운 문장 구조에 웃음이 나면서도 이내 글쓴이를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진정성의 매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읽어본 입장문 중에 가장 강한 울림이 있는 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글을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솔직함, 이타심, 논리입니다.
글을 쓰는 일에 나름의 용기가 필요한 건 솔직함에 대한 우려와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솔직함이 느껴진다는 건 많은 이들이 느꼈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경우일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한 만큼 글에 흡입력을 부여하기 좋은 무기도 없습니다. 광수님의 글에서 자신이 방송에 비친 것보다 단점이 많은 사람임을 담담하게 이야기한 부분부터 저는 이 글을 전부 꼼꼼히 읽기로 하였습니다.
오직 자신에 대한 글을 적더라도 스스로 남을 보는 시선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 시선에 공감이 가고 따뜻함이 느껴질 때가 글에 대한 애정이 피어나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당연하고, 뻔한 기준인 논리는 글쓴이가 용기로 담은 솔직함과 살아온 삶이 묻은 이타심이 제대로 피어날 수 있게 해주는 ‘땅’과 같은 존재입니다. 철저한 이성의 영역에서 훈련된 듯한 글의 구조가 그의 글을 읽는데 그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광수님은 글을 통해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영상물을 남기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몇 주간 이어진 방송에서의 모습보다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하나에 광수님, 아니 이바로슬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든지 지어서 쓸 수 있는 게 글이지만 글만큼 그 사람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것도 없는가 봅니다.
원래대로라면 도쿄의 두 번째 편을 써야 하지만, 과연 지난번 보낸 글이 저다운, 중산층의 밥상다운 글이었는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준에 충족하는지 묻는다면 아니었습니다. 광수님의 글 덕분에 웃음이 나도록 솔직하고, 세심하게 세상을 보고, 짜임새가 있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당장은 그러하지 못하겠지만 이 마음이 생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바로슬님처럼 첫인상, 혹은 선입견을 깨고 식당의 내실인 맛과 접객으로 비로소 그 매력을 알게 된 식당 세 곳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점진적 애정도 상승 - 장안동 축복 시리즈의 원조 엔토츠야
디너 12만원으로 상당한 가성비를 보여준다.
친절함의 수치가 100에 달하는 훌륭함을 식당에서 원하지 않는 편입니다. 100의 친절함의 겉모습만 따온 것 같은 공허한 80의 친절은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것보다는 -1이 되지 않으려고 은근히 신경 쓰는 모습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I성향을 기반으로 조곤조곤 재밌는 말씀을 하나씩 던지고, 과하지 않게 챙겨주시는 엔토츠야가 딱 그런 곳입니다. 음식도 닮아있습니다. 비주얼로 먹고 들어가는 츠마미는 없지만 한 접시 한 접시 먹을수록 만족도가 상승해 가는 느낌이랄까요. 스시도 무엇 하나 튀지 않고 참 적당한데, 적당함에서 오는 지루함은 없습니다. 스시야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거나 한 끼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와인 콜키지 3만원 치고 좋은 잔에 나오는 것도 엔토츠야의 단면  
예약전쟁 피로감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 합정 야키토리 탑 야키토리 나루토
부속 부위를 꼭 먹어봐야 한다. 고등어솥밥도 필수 주문 메뉴. 

방금 이야기한 ‘100의 친절함의 겉모습만 따온 것 같은 공허한 80의 친절’이 될 뻔~했지만 공허하지는 않고 오히려 신기함이 느껴졌던 야키토리 나루토입니다. ‘야키토리는 서민의 음식으로 언제나 가볍게 즐기고 싶다.’가 제 나름의 취향과 생각입니다. 코스가 있지만 세트에 가깝고, 접객과 서비스가 상당하지만, 가격이 합리적이니 무게 잡으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역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1분안에 먹어야 한다며 모래시계를 함께 줄 때 유난스럽다고 느끼다가 맛을 보면 ‘어차피 1분 안에 무조건 다 먹을 수밖에 없는 맛인데 정말 진심으로 유난을 떨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수부위도 일본 유명 야키토리집 못지않게 준비되어 있고, 공간도 깔끔하고, 딱히 단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야키토리 나루토. 웬만하면 경험해 보세요.

신상핫플은 부적절한 타이틀 - 가볍게 풍성하게 즐기기 좋은 시미베
해체한게 비주얼이 더 좋아보일 정도...

힙플 냄새가 나면 맛집이 아닐 거란 판단을 하곤 합니다. 맛보다는 다른데 더 신경 써서 성공한 곳들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시미베도 안 가려 했습니다. 시그니처인 사시미 케이크의 비주얼이 너무 인스타그래머블 했고 딱히 탁월하지도 않은 브랜딩에 신당 신상 핫플 정도가 아닐까 판단했던 것이죠.

그런데 독립된 룸이 있다는 사실과 주류 반입비가 2만원이라는 것 때문에 지인들과 모임으로 방문하게 됐습니다. 별다른 기대 없이 사시미 케이크를 주문하고 먹기 좋게 해체하기 시작했는데 구성도 훌륭하고 피스도 넉넉했습니다. 무엇보다 맛있었어요. 추가로 주문한 청어 속에 명란을 넣어 구운 청어명란구이는 어쩜 그리 촉촉하게 잘 구워내셨던지… 우니크림 고로케는 ‘존맛탱’ 같은 키치한 표현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안주였습니다. 장사가 잘되어도 가격이나 정책의 변화가 거의 없는 점도 시미베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쓰다 보니 당장 이번 주에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전메뉴 중간 이상은 합니다.
중산층의 밥상은 2주에 한번 발행되며 발행 요일은 저의 컨디션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의: jmsense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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