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다 마음에서 낯설지만, 반가운 감정이 드는 순간이 올해 얼마나 있었나요?
어느 해보다 책을 많이 읽었지만, 자꾸만 더 신경 쓰이고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좋은 글은 나는솔로 13기 광수님의 인스타그램에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최대 글자 수를 2배 정도 넘은 그 글은 나는솔로 출연과 방영에 대한 소회와 파트너가 됐던 순자님의 이혼 사실에 대한 나름의 입장문입니다. 글을 읽으며 개발자스러운 문장 구조에 웃음이 나면서도 이내 글쓴이를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진정성의 매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읽어본 입장문 중에 가장 강한 울림이 있는 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글을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솔직함, 이타심, 논리입니다.
글을 쓰는 일에 나름의 용기가 필요한 건 솔직함에 대한 우려와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솔직함이 느껴진다는 건 많은 이들이 느꼈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경우일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한 만큼 글에 흡입력을 부여하기 좋은 무기도 없습니다. 광수님의 글에서 자신이 방송에 비친 것보다 단점이 많은 사람임을 담담하게 이야기한 부분부터 저는 이 글을 전부 꼼꼼히 읽기로 하였습니다.
오직 자신에 대한 글을 적더라도 스스로 남을 보는 시선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 시선에 공감이 가고 따뜻함이 느껴질 때가 글에 대한 애정이 피어나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당연하고, 뻔한 기준인 논리는 글쓴이가 용기로 담은 솔직함과 살아온 삶이 묻은 이타심이 제대로 피어날 수 있게 해주는 ‘땅’과 같은 존재입니다. 철저한 이성의 영역에서 훈련된 듯한 글의 구조가 그의 글을 읽는데 그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광수님은 글을 통해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영상물을 남기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몇 주간 이어진 방송에서의 모습보다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하나에 광수님, 아니 이바로슬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든지 지어서 쓸 수 있는 게 글이지만 글만큼 그 사람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것도 없는가 봅니다.
원래대로라면 도쿄의 두 번째 편을 써야 하지만, 과연 지난번 보낸 글이 저다운, 중산층의 밥상다운 글이었는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준에 충족하는지 묻는다면 아니었습니다. 광수님의 글 덕분에 웃음이 나도록 솔직하고, 세심하게 세상을 보고, 짜임새가 있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당장은 그러하지 못하겠지만 이 마음이 생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바로슬님처럼 첫인상, 혹은 선입견을 깨고 식당의 내실인 맛과 접객으로 비로소 그 매력을 알게 된 식당 세 곳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