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Article]

왜 기업은

다시 레벨제 형태의

직급체계 개편을

고민하는가?

-오늘의 작가: 김복수 대표(예담HR컨설팅)

 직급체계에 대해서 또 다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직급체계 개편은 2010년 대 중반 대기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LG의 사원-선임-책임, 삼성의 CL1-CL2-CL3-CL4, 현대의 매니저-책임매니져 등이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일부 기업들은 직급을 완전히 통합해서 프로, 매니저 등 단 하나의 직급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직급파괴 속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였고 기업은 ‘레벨제’라는 형태의 직급체계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직급체계하면 무엇이 또 오르는가? 일반적으로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 생각날 것이다. 그렇다면 직급의 뜻은 무엇일까? 직급(職級)은 직무등급(職務等級)을 의미한다. 즉, 비슷한 수준의 직무를 묶은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직급은 직무등급에 개념으로 출발하였지만 실제 인사관리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직급이 연공서열에 의해서 결정되었고 결국 직무등급의 개념을 상실하고 사실상 직장 내 서열을 정하는 개념으로 잘못 활용되었다. 이러한 직급체계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 2010년대 중반 역할 중심의 직급체계의 개편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역할중심의 직급체계 개편은 기존 직급체계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등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직급을 통합하는 방식의 역할중심의 직급체계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보였고 다시 한 번 직급체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1. 레벨제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최근 기업들이 검토하고 있는 레벨제란 무엇인가? 레벨제란 구성원의 스킬과 역량을 기준으로 레벨을 설정하는 직급체계를 말한다. 레벨제 도입 시 몇 가지 사전에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 번째 과연 레벨제가 모든 업종에 적용가능한가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 레벨제 논의는 IT업종에서 시작되었다. IT업종의 경우 개발자 또는 IT인력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즉, 구성원의 역량수준에 따라서 사업의 성과가 결정되는 구조이다. 최근 스킬 기반 인사관리(skill-base HR)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점과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레벨제는 개인의 기술적 역량이 매우 중요한 업종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레벨제가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넓게 확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두 번째 과거 직능급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연공급 → 직능급 → 역할급 → 직무급으로 변화되었다. 이 변화 과정에서 직능급이 존재하였다. 직능급(職能給)은 직무능력(職務能力)에 따라서 임금을 결정하겠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실제 직능자격제도로 운영되면서 자격증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변질되었고 결국 실패하였다. 따라서 레벨제의 경우에도 직능급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의 역량레벨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2. 레벨제와 보상연계


 레벨제는 보상과 연계되어야 한다. 레벨제를 보상과 연계할 경우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


 첫 번째 이슈는 현재 구성원의 레벨을 결정하는 이슈이다. 최초 레벨 결정 시 구성원의 역량수준을 진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이슈이다. 역량수준 진단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 역량 진단 시 공정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역량레벨 결정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여야 한다. 물론 주관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 객관화 될 수 있는 경력, 자격, 교육, 등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수의 평가에 의한 역량진단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상사 한사람에 의해서 역량레벨이 결정될 경우 불공정성 이슈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다수의 동료들에 의해서 역량레벨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레벨 상승을 결정하는 이슈이다. 레벨 상승은 임금인상과 연계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레벨 상승은 성과와 역량을 동시에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량레벨 상승이기 때문에 역량만을 통해서 레벨상승을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가급적 성과와 역량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과는 역량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역량은 앞서 언급하였지만 객관적 요소를 기준으로 결정하되 주관이 개입될 경우 다수 동료들의 의견을 듣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레벨제 운영 시 유의사항


 첫 번째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다. 모든 인사제도의 변화는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하더라도 구성원이 이해하지 못하고 지지하지 않는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레벨제 도입 시 간담회, 워크숍, 설명회 등 사전에 구성원과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방향만 유지한다면 천천히 가도 좋을 것이다.

 

 두 번째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다. 인사제도의 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6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을 통해 인사제도를 변경시키는 경우가 많다. 인사제도 변화는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제도 설계 후에는 최소 3년간의 변화관리 과정을 통해서 인사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업종의 특성을 반영한 접근이다. 다른 회사가 성공한 인사제도가 우리회사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인사제도는 회사의 상황에 맞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레벨제는 IT, 첨단기술, 연구개발 등 기술중심의 비즈니스에는 적합한 제도이다. 그러나 제조업, 서비스업, 공공기관 등에는 적합도가 낮을 수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의 성격을 고려한 인사제도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네 번째 전체 인사제도 관점의 접근이다. 직급체계는 인사제도의 가장 기초가 되는 영역이다. 직급체계의 변화는 인사제도 전체의 관점을 변화시키게 된다. 직급체계의 변화는 성과관리, 보상관리, 경력관리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된다. 레벨제의 경우 속인주의 성격의 인사제도이다. 따라서 직무주의 성격의 인사제도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인사관리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직급체계와 레벨제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레벨제의 바람이 어느 정도 불지 아직 알 수 없다. 최근 급격한 환경의 변화로 인사부서도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레벨제는 그러한 변화의 시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회사에 가장 적합한 인사제도를 만나는 날까지 우리의 변화시도는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본 기고문은 2025년 4월 HR인사이트 기고문 ‘직급파괴 이후 직급체계, 레벨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를 수정하여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오늘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구독자님의 의견이 궁금해요!
피드백 남기러 가기
직무관리, 인사평가, 보상제도가 궁금하다면 
김복수 대표의 '스토리텔링 인사노무관리'(HR편)을 꼭 읽어보세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절찬리 판매중 
노무법인 예담HR컨설팅
master@hryedam.co.kr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313, 성지하이츠1차 602호, 02-555-4016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