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김연서 인턴기자가 플랫 입주자 전용 도서 참여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기자 출신 저자 박선영의 신간입니다. "낙담은 생을 사랑한다는 증거"라는 저자의 말, 곱씹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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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그저 하루치의 낙담>
“왜 기자를 하고 싶어요?” 이 질문에 저는 한때 이렇게 답한 적이 있습니다. “평생 세상 걱정하며 살 것 같아서 업으로 삼고자 합니다.” 농담과 진담이 적절히 섞인 대답이었는데요. 근본적으로 이 세상은 걱정할 일이 끊이지 않겠지만, 세상에 대한 저의 관심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깃든 대답이었습니다. 참 미운 구석이 많은 세상임에도 계속 바라보고 싶어 하는 사람, 그가 바로 ‘기자’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인간은 잘 살고 싶어서 비관한다. 기대가 크니까 낙담하고, 환상을 품으니까 환멸에 시달린다. 낙담한다는 것은 생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기자라는 일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래서 내내 낙담했으며, 결국은 도망쳐 광화문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가 된 것이었다.”
책 <그저 하루치의 낙담>에는 박선영 전직 기자의 애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 애증은 자기 자신과 기자라는 직업을 넘어 이 사회 전반으로 확장됩니다. 이 책은 17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그만두며 “유품정리인의 심정으로” 자신의 “가난한 유산”을 돌아본 시간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스스로에게 “윤리적 허영”이 있음을 겸허히 인정하는 저자는 자신의 욕망에 따라 지도를 그리듯 살아왔고 그 선택의 궤적을 책에 담아냈습니다.
‘구제불능의 낙담가.’ 저자가 스스로의 특성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낙담이란 본래 ‘기대’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감정이기에 그가 반복해서 낙담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많이 기대해온 사람이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만난 ‘J언니’와 ‘H언니’는 훌륭한 여성 기자이자 저자를 키워낸 존재입니다. 저자가 취재해온 대상은 “반짝이는 보석 가루 몇 개가 뒤섞인 흙”과 같았지만 그 흙에서 ‘J언니’는 슥슥슥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 “몇 개 되지도 않는 보석 알갱이”를 발굴해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저자가 그들에게 기대고 도움을 구하는 장면들은 그가 어떻게 반복적으로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 이해하게 만듭니다.
저널리스트다운 냉철한 통찰과 동시에 퇴사 이후 ‘무용한 시간’ 속에서 길어 올린 사유의 기록도 돋보였습니다. 저자는 ‘힘없고 못 배운 사람’이었던 과거를 지나 지성인으로 성장했지만, 책의 말미에서 자신을 키워낸 것은 다름 아닌 “서민의 언어”였다고 고백하며 어머니에게 책을 바칩니다. “한때 서발턴이었지만 이제는 서발턴이 아니게 된” 저자가 자신의 과거를 온전히 수용하는 장면은 담담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낙담하기 쉽습니다. 혹은 기대조차 품지 않은 채 절망하기가 더 쉬운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회에 기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올해는 더 좋은 일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권합니다. 읽어보고 싶으신 분은 하단의 <그저 하루치의 낙담> 도서 증정 이벤트를 참고해주세요! (좋은 책 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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