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18:30 민주평통 중동부유럽지역협의회 주최로 통일강연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한인동포 50여명이 참석하였던 당일 행사는 국민의례에 이어 정종완 협의회장의 개회사와 윤연진 차석대사의 축사로 시작하였습니다.

이날 초청 강사로서 통일연구원 위원이자 대전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박종철님을 모셨습니다. 박교수께서는 팬데믹 이후 세계 질서의 재편, 美/中 전략 경쟁, 한반도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해 전문적이면서도 상세한 설명으로 청자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또한 현 정부의 점진적 비핵화 의지를 담은 대북정책 관련하여 평화통일에 있어 공공외교의 중요성과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였습니다.

강연 내용에 큰 관심을 보였던 수강자들과 열띤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단체 기념사진 촬영과 부페 만찬이 진행되었습니다. 참석자 대부분은 한반도 정세와 통일정책에 대해 신선한 인사이트를 갖게 되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Vortragsveranstaltung zur friedlichen Vereinigung Osteuropas

Am Donnerstag, dem 10.11.2022, um 18:30 hielt <The Peaceful Unification Advisory Council Korea> in Osteuropa einen Vortrag an dem etwa 50 KoreanerInnen teilnahmen. Hierfür wurde Jongcheol Park, Mitglied des koreanischen Instituts für Wiedervereinigung und Professor an der Universität Daejon, als Gastdozent geladen den Vortrag abzuhalten.

Er half den Zuhörern die Rekonstruierung der Weltordnung nach der Pandemie, den strategischen Wettstreit der USA und China, sowie die Veränderung der Umwelt inner- und außerhalb der koreanischen Halbinsel mit verständlichen – aber professionellen – Erklärungen näher zu bringen.

Professor Park betonte auch die Wichtigkeit der öffentlichen Diplomatie und das freiwillige Engagement der Menschen in Verbindung mit der Nordkorea-Politik der gegenwärtigen Regierung, bei der die graduelle Denuklearisierung Nordkoreas angestrebt wird.

Der Abend klang nach einer angeregten Fragerunde, die auf den Vortrag folgte, mit einem Gruppenfoto und einem abschließenden Buffet entspannt aus.

[안내] 독도 사랑 그림대회 

아래와 같이 <브런치하우스> 동계 영업시간을 안내하여 드립니다. 주말 단체 예약이 있기도 하오니 사전에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1, 12월 : 토,일 및 공휴일 09:00~16:00 

Öffnungszeiten des <Brunch House>

November, Dezember 2022

SA,SO und Feiertagen 09:00~16:00 Uhr

“예술의 몫. 잊지 않기 위하여 2”

가장 천부적인 재능의 소유자가 가장 참혹한 시대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그가 예술과 진실의 순교자가 되는 대신 때론 비굴하게 때론 영악하게 생존자로 남는다면 무슨 말을 남기겠는가.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사중주는 이러한 기이하고도 비극적인 만남의 기록이자 음악을 넘어서는 인간사의 무거운 교훈이다.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은 폭력과 광기로 얼룩진 시대 앞에서 생존과 인간다움, 진실과 배신의 기로에 숱하게 서야 했던 한 인간, 그로서 날마다 수치감과 허무함, 사명감과 신실함의 시험대에 올라야 했던 한 예술가의 생존기다.

이데올로기의 지배 아래 감시와 검열을 당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커리어와 생존이 위협을 당하는 사회에서 과연 예술의 순수한 자기 표현이 가능하겠는가.

처음에 쇼스타코비치는 그저 ‘평범한’ 천재였다. 완벽에 가까운 귀, 모차르트의 재림이라는 찬탄을 불러일으킨 감각성과 지성의 조화. 그의 등장은 이제 갓 출범한지 십 수년이 된 소련을 흥분시켰다.

그러나 1936년 이오시프 스탈린의 집권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예술은 당의 통제 하에 들어갔고 전면적인 검열과 탄압, 전례 없는 공포 정치가 시작되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이처럼 뒤바뀔 수 있다면, 앞으로를 누가 보장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때부터 그는 이중의 검열 하에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하나는 당국의 검열이요, 또 하나는 작곡가의 자기 검열이었다. 이 때 자기 검열이란 또다시 두 가지의 층위를 이루었다. 하나는 당국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을 것, 그러나 또다른 하나는 예술적 진실을 거역하지 않을 것이었다. 첫번째에 실패할 경우, 그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었고, 두번째에 실패할 경우, 그는 존재 의의를 잃어버릴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의 음악은 불안이 항존하는 유보적인 정조를 띄게 되었다. 또한 진정성과 가면극, 영웅다움과 죽음의 향수, 민중성과 고도의 기교성, 그리고 어처구니 없는 천진함과 창백한 죽음이 기묘한 짝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면서 쇼스타코비치는 점점 더 현악 사중주에 의탁하기 시작했다. 내밀하고 추상적이며 고도의 작곡기술을 요구하는 이 장르에서 나직하게, 숨죽인 채 ‘자기 할 말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현악 사중주는 그의 음악적 일기장과도 같았다. 갈등하고, 투쟁하고, 이용당하고, 이용하며 그는 내적 성숙과 노련함을 획득했다. 그때마다 그의 인간적 양심과 예술가적 양심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으나 결국 그는 자기 인간다움과 예술가다움을 처절하게 지켜냈다.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사중주 8번(c단조 op.110)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념비적인 동시에 그의 가장 유명하고도 성공적인 작품이다. 이 곡이 자전적인 이유는 그가 교향곡 10번에서 사용한 자신의 이니셜, 곧 DSCH가 집중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드미트리의 약자인 D는 음표 ‘레’에 상응하고, S는 독일식 음 표기로 ‘미플랫’(Es에서 S를 딴 것)을 뜻하며, C는 음표 ‘도’, H는 독일식 음 표기로 ‘시플랫’에 해당한다. 반음계의 어두움과 불안, 긴장된 추동력을 머금고 있는 이 음형을 쇼스타코비치는 자신과 동일시했다.

그 뿐 아니라 이 작품에는 교향곡 1, 8, 10번, 피아노 삼중주 2번, 첼로 협주곡, 오페라 <맥베스 부인> 등이 계속 인용된다. 전체 5악장인 이 작품은 영화음악처럼 매끄럽게 음악적 장면이 전환되는 기술적인 작품이면서 탁월한 교향악적인 효과를 내는 쇼스타코비치의 ‘라주모프스키 사중주’라 할 수 있다.

1악장 알레그레토에서 DSCH의 모티브가 제시된다. 이 모티브를 네 악기가 지속적으로 모방, 반복하는 가운데 고백적이고 명상적인 선율이 떠오른다.

2악장 알레그로 몰토는 그의 사중주에서 흔치 않은 빠른 악장으로 편집증적이고 초조한 움직임에서 시작해 강신적 공포를 나타내는 춤곡 리듬과 타격음, 쇤베르크의 <바르샤바의 생존자>에서 볼 수 있는 반어적 열광 등이 거친 ‘유대 주제’의 민속성을 입은 채 쉴 새 없이 분출되는 극적인 악상이다.

3악장 알레그레토는 한 편의 탁월한 가면극이다. 비교적 단순한 삼부형식의 간주곡인 이 악장은 왈츠 풍 춤곡으로 시작해 리듬, 세기, 밝기, 질감의 측면에서 변화무쌍한 진행을 선보인다. 후반부의 플래절렛과 오르내리는 레가토, 길고 음산한 지속음은 곡에 새로운 인상을 부여한다.

4악장 라르고에서는 DSCH 모티브에 이어진 공격적인 세 번의 두드림이 공포의 순간을 연출한다. 스탈린 공포 정치 시절, 밤중에 예고없이 들려오는 세 번의 두드림, 그렇게 이유도 모른 채 많은 사람들이 끌려가 숙청당했다.

그러나 두려운 타격음이 잦아드는 마지막 5악장 라르고에서는 DSCH의 모티브와 더불어 인간적 감정을 품고 있는 따뜻한 선율이 여전히 목소리를 낸다. 고통과 슬픔과 불안이 묻어 있음에도 이제 네 악기는 DSCH 모티브를 화답하듯이 이어 부른다. 그렇게 나의 고백은 우리의 고백으로 바뀐다. 여전히 들려오는 네 개의 음은 "나 여기 있어, 아직 여기 있어."하는 생존의 시그널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인간은 여전히 인간답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작품의 헌정문을 이렇게 썼다.

“전쟁과 파시즘에 희생된 사람들을 위한 기억에 바친다.”

여기서 파시즘이란 누구의 파시즘을 말하는 것일까? 전쟁을 붙임으로서 당은 이것이 히틀러의 나치를 지칭한다고 보았으리라. 그러나 처음의 계획처럼 이 헌정은 쇼스타코비치 자신을 포함하는 말이리라. 그 또한 파시즘의 희생양이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그는 다시 한 번 명시적이고 공식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숨겼다. 그러나 음악은 희생자이자 생존자요, 산 사람으로서 죽은 이를 대변하는 이인 쇼스타코비치의 기록자적 양심을 정직하게 증언하고 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