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과 부산에서 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있었죠? 오늘날에는 “보통선거”가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사실 계급과 인종, 성별을 이유로 투표가 불가했던 때도 있었어요. 모두가 공정한 한 표를 갖기까지 선대에는 큰 노력이 있었는데요, 오늘의 작곡가 "에델 스미스"는  영국 여성 참정권 운동에 크게 일조했습니다💪🏻 오페라와 미사 음악으로 유명한 작곡가임과 동시에 여성운동가로도 활동한 에델 스미스! 그의 삶과 D 장조 미사가 궁금하다면 얼른 따라오세요~

👩🏻‍🦰에델 스미스(Dame Ethel Mary Smyth)

©️네이버 포스트
1858년 런던에서 태어난 에델 스미스는 약 60여 년간 음악 활동을 하며 오페라, 가곡, 오케스트라 곡, 합창곡, 미사곡, 기악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한 작곡가예요. 사실 당시에 여성 작곡가가 이만큼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에델 스미스는 32살까지 자신의 성별을 숨기기 위해 가명을 사용했고, 그가 다닌 라이프치히 음악원은 설립 후 약 27년 동안 여학생의 입학을 성악, 피아노, 하프 전공으로 제한할 정도였거든요🤬 다행히 에델 스미스는 이곳에서 작곡을 배울 수 있었지만, 이내 재미없는 수업에 흥미를 잃게 되고 다른 작곡 선생님을 찾아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작곡에 대한 열정을 가진 에델은 오페라 작곡에 착수하게 되는데요. 당시 이탈리아나 프랑스처럼 극음악이 발달하지 않았던 영국은 제대로 된 오페라 극장은커녕 연주자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게다가 오페라를 작곡한다는 것은 여성에게 금기와 다름없었기에 영국 작곡가들, 특히 여성 작곡가들에게 오페라 작곡은 그야말로 큰 결심을 필요로하는 대규모 작업이었죠. 하지만 에델은 6개의 오페라를 작곡하고 관객개발, 공연장 설립 등 다양한 분야를 직접 자문하며 이 난관을 헤쳐나갑니다👏🏻 비록 그의 오페라들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관객을 끌어오지는 못했지만, 당대 유럽 무대에서 여러 번 공연되었고 아직도 좋은 오페라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답니다. 

🔗 에델 스미스의 오페라 Fête Galante 

👒 여성들의 행진

©️assumption college
바람과 함께 울어라, 여명이 밝았다. 
 행진하라, 행진하라, 너는 함께 흔들어라, 
 우리의 외침이 휘날리면 희망은 깨어난다. 

18세기 영국은 급격한 산업화를 겪고 있었습니다. 산업화 사회는 새로운 기계와 각종 기술을 필요로 했고, 전문적으로 기술을 다루고 사회를 주도하는 것은 남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어요. 반면 여성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졌고 그런 여성들에게는 공평한 교육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죠🤦🏻‍♀️ 이러한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들은 여성에게도 동등한 교육을 제공할 것을 주장했고, 문학을 비롯한 예술계의 움직임도 거세졌습니다. 이 시기에 등장한 작가들이 바로 제인 오스틴,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등 지금까지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저명한 여성 문호들이에요. 

19세기에 들어 참정권으로 확대된 문제의식은 20세기 음악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데요, 그 대표 주자로 오늘의 주인공 에델 스미스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델 스미스는 1911년에 여성 운동의 정신을 가사에 직접 담은 “동틀 녂의 노래”를 작곡했고, 수록곡 중 하나인 “여성들의 행진"은 실제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는 시위에서 사용되기도 했어요. 1912년, 에델스미스는 행진 중 유리창을 부순 일로 수감된 바 있는데요. 그 안에서 칫솔로 지휘했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 D 장조 미사

©️vocalessence
에델 스미스는 유제니 황후를 비롯한 여러 유럽의 주요 인사와 친분이 있었어요. 그중에는 예술 후원자였던 폴린 트리벨리언도 있었는데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그는 에델에게 종교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여기에 더해 종교 서적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읽고 영감을 받은 에델 스미스는 미사 음악 작곡에 착수하게 됩니다. 

이 곡은 유럽 음악계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요, 평론가 풀러 메이틀랜드는 이 작품이 가진 관현악법적 깊이를 칭찬했고 또 다른 평론가 도널드 토비는 무려 베토벤의 장엄미사에 준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영국의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여성 작곡가의 부상”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교회음악의 가벼운 문학에 불과하다”라며 여성 음악가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기도 했죠😬 이처럼 많은 사람이 음악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지만, “여성 음악가가 이런 곡을 작곡하다니 의외다”라는 평을 덧붙였어요. 실제로 이러한 평을 듣고 에델 스미스는 크게 화를 냈다고 해요. 

©️medievalists. net
미사

성당을 다니는 글리터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성당에서 예배를 드릴 때 가장 중요한 예식 중 하나로 꼽히는 미사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그리스도가 자신의 몸과 피를 희생 제물로 바치는 '최후의 만찬'을 재현하는 과정입니다. “Ite missa est(가시오, 끝났습니다)”라는 라틴어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중세의 사람들은 교회에서 이러한 종교적인 경험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경험을 비롯한 미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해요🙏🏻

미사에서 사용되는 음악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교회력에 따라 변하는 ‘고유문’과 일 년 내내 가사와 내용이 변치 않고 불리는 ‘통상문’이 그것입니다. 키리에, 글로리아, 크레도, 상투스, 아뉴스데이의 순서로 구성된 미사 통상문은 15세기 이후 미사 음악의 가사로 고정되어 사용되었죠. 그런데 오늘의 곡, 에델 스미스의 "D 장조 미사"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요🤔, 바로 두 번째 순서에 위치해야 하는 '글로리아'가 맨 끝에 위치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음악학자는 에델 스미스가 '글로리아'를 맨 끝에 넣음으로써 '승리의 느낌'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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