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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8. 스타트업 HR은 무엇을 잘해야 하는가?
by jason KIM

2021년 4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창업 생태계 30년의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 전성시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스타트업으로 몰리는 투자금은 물론,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한 사례까지 스타트업 생애 주기별 양적·질적 성장세가 곳곳에서 뚜렷하게 감지됩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코스피 시총 TOP10 반열에 오른 기업도 세 곳(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이나 됩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벤처 붐과 비교해 거의 모든 지표가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합니다. 2000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스타트업 수는 2008년부터 회복하기 시작, 2018년 처음으로 10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IT에 치중됐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요즘 스타트업은 사업 분야도 다변화되는 모습입니다. 쿠팡(쇼핑), 우아한형제들(배달), 하이퍼커넥트(메신저), 야놀자(여행·레저), 비바리퍼블리카(금융 서비스) 같은 유니콘 기업은 모두 사업 분야가 다릅니다. 물론, 모두 IT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스타트업 HR의 고충


이 글에서 제가 말하는 스타트업은 위에서 언급한, 쿠팡,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같은 곳이 아닙니다. 직원 10~50명 정도의 액면 그대로 ‘스타트업’을 의미합니다. 모두가 똘똘 뭉쳐서 성공을 꿈꾸며 초과근로도 불사하며 열심히 달리는 회사입니다. 산업 분야도 IT에 국한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스타트업은 대체로 디지털에서 출발하기는 하나 전통 산업에서도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으므로, 산업 분야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큰 틀에서 스타트업 HR도 대기업의 HR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채용, 평가, 승진, 보상, 배치, 육성, 퇴직관리, 노무관리 등을 다 잘해야 하겠죠. 그러나 스타트업의 경우 HR에 대한 투자가 많지 않고 담당자도 적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입니다. 게다가 환경적 측면에서 대기업과 차이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그에 특화된 HR을 만들고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HR의 가장 큰 고충은 ‘채용’입니다. 대기업이나 유니콘 기업이야 채용 공고만 내도 좋은 인재들이 몰려들지만, 스타트업은 다릅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올려도 조회도 거의 되지 않고 입사지원서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HRer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성 들여 채용 공고를 만들어 올렸는데 아무런 소득이 없고, 이 상황에서 현업 부서에서는 빨리 사람 뽑아달라고 채근하니, 속이 타들어 갑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체념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약간 ‘될 대로 돼라. 지원자 안 오는 것이 내 잘못이냐.’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두 번째 고충은 ‘유지(retention) 또는 이탈방지’입니다. 어렵사리 뽑은 인재가 너무 쉽게 나간다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대이직의 시대(The Great Resignation)’에 IT 개발자 같은 특정 직무는 이직이 잦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고연봉과 화려해 보이는 프로젝트 기회로 유혹하니 스타트업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직원 유지가 잘 안 되면 다시 또 신규 채용을 진행해야 하니, 다시 또 ‘채용’의 이슈로 번집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일 년 내내 채용 공고를 띄워놓아야 하니 구직자 입장에서는 ‘이 회사는 이직이 많은가 보다. 이렇게 항상 채용 공고를 내는 걸 보면… 회사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되어 더 지원하지 않게 됩니다.


세 번째 고충은 ‘노무관리’입니다. 스타트업은 생존과 사업개발이 우선이기 때문에, 가끔 법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52시간제를 준수하지 못하는 것은 애교이고, 회사의 취업규칙 등 인사노무 관련한 서식을 갖추고 있지 않거나 업데이트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더 나아가, 최저임금법을 준수하지 않는 심각한 사례마저 있습니다. 직원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차후에 여러 리스크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HR이 잘한다는 평판을 얻으려면…

채용


스타트업 HR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채용에서 발군의 성과를 보여야 합니다. 이는 스타트업 HR의 필연입니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HRer 한두 명이 열심히 한다고 해서 그 스타트업의 채용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아닙니다. 채용은 일종의 종합점수 같은 것입니다. 그 회사의 업계 내 평판, 성장 가능성, 투자 유치 실적, 창업자의 이력 등이 종합되어 나오는 결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HRer가 가장 큰 관심을 두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인 것은 확실합니다. 회사의 여건이 허락한다면, 저는 전문 리크루터(recruiter)를 최소 한 명 이상 둘 것을 추천합니다. 스타트업의 채용은 단발성/이벤트성 업무가 아니라, 일 년 내내 상시로 해야 하는 업무인 동시에, 공고만 올리고 기다리는 것이 아닌 회사가 먼저 가능성 있는 구직자에게 다가가야 하는 업무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유니콘 기업들은 채용팀을 따로 꾸리고, 전문 리크루터를 두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이렇게 채용팀까지 만들 수는 없겠지만, 채용에 전념할 수 있는 담당자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또한, 채용 채널을 최대한 다양화하십시오. 사람인, 잡코리아 같은 전통적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공고를 예쁘게 만들어 올리는 것으로는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할 겁니다. 이런 곳에서 스타트업의 채용 공고는 거의 관심을 얻지 못합니다. 대기업의 각축장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스타트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미나/컨퍼런스, 박람회, 커뮤니티 등을 두루 활용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주변 대학교/고등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인재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링크드인, 리멤버를 이용해서 가능성 있는 인재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고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공을 들인 후에 채용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은 결국 회사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창업자의 스토리를 팔 수밖에 없습니다. 객관적인 조건 면에서는 대기업을 이기기 어려우므로 다른 곳에서 매력을 만들어서 채용 브랜딩을 해야 합니다. 그때 가장 기본이자 좋은 리소스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그것을 생각해내고 추진하는 창업자의 스토리입니다. 필요하다면, 그리고 가능하다면 창업자를 가급적 많은 미디어 또는 대중에서 노출시키세요. 물론, 잘 준비시킨 상태로… 창업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노출될 경우 채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자주 봤습니다.

보상


채용은 꽃에 물을 주듯 연중 관심 갖고 꾸준히 활동해야 하는 것이고, 이렇게 애써 뽑은 인재가 오랫동안 우리 회사에서 머무르게 만들려면 결국 가장 기본적인 처우인 연봉과 복지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 수준의 연봉, 복지를 한 번에 갖추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요즘에는 워낙 인재 확보 전쟁이 심하다 보니,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직원 처우 개선에 쓰는 스타트업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예: VC)에게 투자금을 이렇게 써도 된다는 동의를 이끌어내야 가능한 일입니다.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과 4대보험 같은 기본적인 복지(이것을 복지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만 갖춘 상태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을 체감하는 것은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우리 회사의 이름이 아니라, 본인의 처우가 개선될 때입니다. 이때 요즘 유행하는 스톡옵션 같은 주식 보상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우선적으로 기본급 수준을 높일 것을 추천합니다. 주식 보상의 매력도는 회사마다 다르고 주식 시장의 상황에 따라 항상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수년간 낮은 연봉을 감내하면서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몇 년 후 대박의 꿈은 너무 멀고 불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기본급 수준이 업계 중위권은 되어야 그다음부터 다른 인사관리가 가능해집니다.


제가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대박의 꿈을 좇는 사람이다. 매해 몇백만 원 올라가는 정도의 연봉 인상은 의미가 없다. 그러니 나는 차라리 좀 더 참고 견디자고 말하겠다.”라고 말씀하는 분이 있습니다. 본인이야 창업자이고 주주이기 때문에 회사가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하면 대박이 나겠지만,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준 적도 없고 연봉도 업계 하위권이라면 이 주장은 논리적으로 전혀 성립될 수 없습니다. 회사의 발전 정도에 따라 보상제도를 적절히 개편하고 처우 수준을 조정하는 것은 인재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지만, 또 좋은 인재가 우리 회사를 찾아오게 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가 여기서도 통합니다. 적절히 돈을 써야 좋은 인재가 오고, 또 그 인재들이 오랫동안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습니다. 그 인재들이 더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선순환이 생길 겁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에는 보통 평가제도가 없습니다. “우리가 남이냐, 몇 명 되지도 않는데 뭘 또 드라이하게 평가까지 하냐?”라는 심리도 있고, 창업자이자 대표이사가 “내가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안다. 내 눈에 다 들어오는데 굳이 평가를 해야 하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없습니다. 잘한 사람도 인정받지 못하고, 누가 봐도 저성과자이자 근태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본인이 뭐가 문제인지 모릅니다. 이런 분위기가 오래 지속되면, ‘좋은 게 좋은 거다’ 문화가 생깁니다. 창업자의 뚜렷한 철학에 따라 이런 문화를 지향하는 것이라며 모를까, 생존과 성장이 화두인 스타트업이 이런 문화를 지향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비즈니스에 갖는 열정의 반의반이라도 창업자 및 경영진이 평가와 보상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스타트업 HRer이 해야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조직문화 개발


‘조직문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 내리기는 어려워도, 구성원 간의 관계, 회사와 직원 간 정보 공유, 리더십 스타일, 일하는 방식과 절차, 바람직한 행동과 회피해야 하는 행동 등의 종합이라고 보면, 스타트업은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대기업에 비해 조직문화를 새롭게 세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즉, 대기업이 가진 보수적/관료적인 조직문화의 폐해를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스타트업이라 함은 당연히 도전적/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갖춰야 하니 조직문화 혁신 노력을 위한 공감대도 어느 정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회의 이면에는 창조의 고통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DO & DON’Ts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구성원들에게 전파하고 내재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작업입니다. 게다가 애써 가꾼 조직문화가 이런저런 사건과 뉴스로 인해 허망하게 무너져지기도 합니다. 시지프스처럼 끊임없이 노력하고 가꿔 나가야 합니다. 물론, 조직문화가 HRer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창업자와 경영진도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스타트업 조직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고 정보 공유인 것 같습니다. 인원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해서 소통이 절로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죽어라 일만 하는’ 분위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를 떠도는 소문만으로 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성장’이라고 한다면, 회사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성장할 것인지를 구성원에게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무대 위 주인공은 당연히 창업자와 경영진이 되겠지만, 그 무대를 준비하는 것은 HRer이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IR(Investor Relations) 못지않게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IR도 중요합니다.


더불어, 스타트업에서는 ‘인사관리’보다는 ‘피플케어(People Care)’로 접근해 보십시오. 그렇다고 전통적인 인사관리가 등한시되어서는 안 되지만, 옛날 방식의 인사관리로는 회사와 구성원에게 충분한 가치를 주기 어렵습니다. 인원 규모가 작기 때문에 어느 정도 1:1 밀착 케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십분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때로는 친구, 멘토, 상담역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생일 축하 등 소소한 만족을 자주 여러 번 주는 것도 좋습니다. 거창하게 말해서, 스타트업 HRer는 직원 경험(EX: Employee Experience)의 설계자이자 실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주기적으로 조직(문화)진단을 통해서 구성원의 인식을 살피는 것도 추천합니다.

스타트업 HR이 피해야 하는 것 

첫째, 혼자서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스타트업에는 인사팀이 없는 경우도 있고, 있더라도 소수 인원으로 운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HR뿐만 아니라 총무, 경영관리, PR까지 조금씩 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HRer가 너무 바빠서 정신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직접 다 하려고 하면 일이 잘 안될뿐더러, HRer 스스로가 불행해집니다. 불행한 HRer가 어떻게 다른 구성원의 행복에 신경을 쓸 수 있겠습니까? 가급적이면 외부 전문가 또는 아웃소싱 서비스를 최대한 잘 활용하십시오. 예를 들어, 노무관리는 노무사에게 자문을 받으시고, 연말정산 같은 것은 세무법인을 활용하십시오. 또한, 요즘은 IT를 이용한 전문 서비스도 많이 있습니다. 단순반복적인 업무는 외주화하거나 구성원들이 셀프서비스로 이용하도록 유도하십시오. 또한, 현업의 리더들이 좋은 피플 매니저가 될 수 있게 잘 도와주십시오.


둘째, 매일매일의 인사 운영(Daily Operation)에 매몰되지 마십시오. 스타트업에서는 매일 새로운 사건·사고가 발생합니다. 대기업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도 자주 일어납니다. 이런 일을 겪다 보면 어느새 이게 인사팀인지, 노무팀 또는 이슈대응TF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가끔은 Daily Operation에서 잠시 벗어나 큰 그림을 그려 보도록 하십시오. 우리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속에서 HR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반대로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십시오.


셋째, 대기업 또는 유니콘 기업과 복지로 경쟁하지 마십시오. 임금 인상만으로 인재 확보와 유지에 한계를 느낀 많은 기업들이 독특하고 흥미로운 복지제도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직원 식당과 카페는 기본이고, 사내에 편의점(진짜 편의점은 아니고 컨셉트가 편의점을 닮은 캔틴)을 설치하고 무제한 간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워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제주 같은 여행지에서 일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복지는 기본적으로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이 있습니다. 한 번 올라간 직원들의 눈높이를 낮추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높은 복지비 지출이 인재 확보와 유지에 확실한 효과를 내는지도 불분명합니다. 또 복지는 누리는 사람은 계속 누리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 전혀 누리지 못하는 불평등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에서는 창의적이고 독특한 복지를 갖추기 이전에 기본적인 것을 충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검진, 좋은 업무 기자재, 유연근무제, 주거 및 통근 지원 등에 집중하십시오. 만약 임금 경쟁력이 낮다면, 복지 확충보다 기본급 수준부터 끌어올리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넷째, 지나친 ‘예스맨’이 되지 마십시오. 스타트업 HR이든 대기업 HR이든 기본적으로 경영자의 Staff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고 HRer가 무조건 경영자의 지시에 복종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당한 주장과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의 창업자/경영진조차도 (비즈니스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더라도) 회사 경영과 인사관리에는 초보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창업자/경영진으로서 인사이트는 존중하더라도 어떤 주장과 의견이 법률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면, 전문가로서 HRer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제가 들은 사례인데, 창업자가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외국민인데 어느 날 HR팀에 와서 “퇴직금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데 회사가 직원들에게 꼬박꼬박 줘야 하느냐? 우리 회사는 재직하는 동안 잘해주는 대신 퇴직금은 주지 말자.”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HRer는 재빨리 창업자에게 반론을 제기하고 올바른 방향을 알려줘야 합니다.

글을 맺으며...

저와 저희 회사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저희 고객사의 90%는 대기업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저희가 제공하는 컨설팅 및 진단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정도가 되려면, 인원도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창업자 또는 대표이사가 비즈니스 외에 HR에도 관심을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 스타트업에 자문이나 조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을 이 글에 담아 보았습니다.


대기업의 HR이 다소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스타트업의 HR은 ‘창조’와 ‘시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스타트업 HRer가 더 많이 고민하고 더 고생하는데, 그에 상응하는 대접은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요즘 제 지인들 사이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발자 뽑기가 가장 어렵고, 그 개발자를 뽑아서 키우는 똑똑한 인사담당자 뽑기가 두 번째로 어렵다.” 한동안 HR이 약간 천대받았었는데, 스타트업 전성시대 덕분에 다시 HR의 값어치가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트업 HR에서 일하는 여러분도 좀 더 힘내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모두가 회사와 동반 성장하여 훌륭한 HRer가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도전과 시도도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HR 전체가 발전할 것 같거든요. 이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가서 HR을 배우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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