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11.6 | 672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전기차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듯 보였던 전기차 시장에 침체가 오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옵니다. 일부 기업들은 전기차 투자를 늦추거나 일부 사업을 접기도 했어요.


테슬라의 콧대 높은 CEO 일론 머스크조차 ‘가격 인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낮추자 타 제조사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 인하에 합류했습니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으로 우리 무덤을 팠다”는 믿기 힘든 말까지 했습니다(기사).


전기차가 대세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기차를 사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했던 게 불과 2년 전이에요. 지금은 한 달 이내에 출고가 가능해 졌습니다(한국 기준). 미국이나 다른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기사).


거품이 꺼진 것일까요. 아니면  숨고르기의 시간일까요. 반도체 치킨게임처럼, 전기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자동차를 좋아하고,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이번 레터에서는 개인적인 제 의견을 ‘팍팍’ 넣어서 전기차 시장의 최근 움직임을 살펴볼게요.


여러 반론, 의문점 주시면 레터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급하게 나 홀로 진행한 ‘전기차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비교해보세요!


그럼 이번 레터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에디션  
  1. 세계 전기차 시장은 지금...
  2. 버티는 자가 이기는 시장?
  3. (설문조사)전기차 시대는 올까
  4. 전기차는 화재가 자 날까, LFP는 대세일까.
  5. 한 줄 브리핑
2022년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의 모델Y에요. 지난해 78만대가 팔렸다고 하네요.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모델Y 내부 사진입니다. 깔끔하죠. 다만 터치스크린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운전하면서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많고요.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세계 전기차 시장은 지금...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현 상황을 볼게요.  


하루가 멀다고 전기차와 관련된 좋지 않은 소식만 들려옵니다. 먼저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어요. 상반기에만 여섯 차례 가격 인하를 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후에는 기자들도 익숙한 지 숫자를 더 안세었나봐요(기사). 여튼, 지금이 테슬라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살 기회인 것은 분명합니다😄.


모델3 기본 모델의 경우 올해 1월 4만3990달러였는데요, 현재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3만8990달러에요. 10개월 동안 5000달러(665만원) 가량 낮췄어요. 테슬라가 시동을 걸자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하에 나섭니다. 포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던’ 전기 픽업트럭 F150라이트닝의 가격을 10월 31일 1만 달러 가까이 낮췄어요(기사). 


지난주 현대차도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가격 인하를 단행합니다(기사). 이밖에 아우디, BMW, GM, 렉서스 등 업체가 가격을 낮춥니다(기사). 미국 통계를 살펴보면(기사) 전기차 가격은 전년 대비 약 22% 가량 하락했습니다. 가격으로 치면 평균 6만5295달러에서 현재는 50683달러라고 해요.  


비단 완성차 시장의 격전지로 불리는 미국의 일만은 아니에요. 일찍이 보조금을 확대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확대해왔던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초부터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여러 전기차 업체가 경쟁적으로 가격 인하를 하자 중국 내 16개 완성차 업체 임원들이 모여 가격인하 경쟁을 중단하자고 ‘결의’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함을 깨닫고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가 나서 이를 철회하긴 했지만요(기사). 


전방위적인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메르세데스 벤츠의 CFO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기차 시장은 매우 잔인한 공간이다. 현재 현상이(가격 인하) 모두에게 지속 가능하다고 상상할 수 없다.” (기사)


테슬라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은 7.6%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2%와 비교하면 9.6%포인트나 감소했어요. 3분기 순이익 역시 44% 감소했습니다. 그만큼 전기차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에요(기사).

올해 가장 기대를 모았던 전기차 중 하나, 기아의 EV9입니다. 한국에서 판매량은 '주춤'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곧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큰 차를 좋아하는 미국에서 EV9이 날개를 달 수 있을까요. <사진=기아>

폭발하던 시장, 숨 고르기 시작?
가격이 내려가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요. 2020년 초 코로나 발발 이후 많은 국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낮추고 투자에 나섭니다. 투자의 방향은 ‘ESG’ 였고요. 그 중심에 전기차가 있었습니다.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운송 수단인 자동차를 전기차로 전환해 지구도 살리고, 기업도 살리자는 거죠. 정부 역시 나섭니다. 2000년 이후 각국의 정부는 ‘탄소중립’을 내세우며 전기차를 하루빨리 확대하려는 정책을 경쟁하듯 펼쳐요. 


테슬라가 미미한 점유율로 독점하던 전기차 시장이 타오릅니다. 마침 배터리가 준비됐어요. 배터리 산업의 중심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선두로 한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있었고요. 


완성차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전동화 비전을 선포하고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합니다. 이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합종연횡도 유행처럼 이어져요. 


2021년 중순에 아이오닉5를 받으려면 3~4개월을 기다려야 했는데, 2022년 중순에는 1년 반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수요도 수요지만, 당시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지면서, 반도체가 유독 많이 필요한 전기차 생산이 한없이 늦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어요. 


전기차 시대가 온다고 하고, 보조금도 주고, 세금도 깎아주고.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그런데 반도체도 부족하고, 배터리 생산을 ‘풀’로 돌려도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기였던 거죠. 


아 금리, 금리...

그런데 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빠르게 이어졌고, 올해 초부터 지겨울 정도로 나오는 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살아 숨 쉬면서 전기차의 발목을 잡기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사는 데 큰돈이 드는 만큼 대부분 할부로 사는데 금리가 오르니 자연스럽게 구매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을 거예요. 높아진 금리에 구매 의사는 이전보다 줄고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나아지면서 생산량이 늘자 재고는 쌓입니다.


충전 인프라는 부족하고, 집밥(집에 차를 세워둘 때 충전할 수 있는 주차장)을 줄 수 없는 사람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어요. 전기차를 구입할 '얼리어답터는' 이미 살 만큼 샀다는 주장도 있고요(기사).


개인적 생각으로는 ‘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여튼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자 포드, GM, 벤츠, 도요타 등 많은 완성차 기업이 최근 속도 조절을 시사합니다(기사). GM과 혼다는 지난해 협업을 통해 3만 달러 미만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협약을 맺었는데요, 지난주 이 계획을 철회해요(기사). GM은 2024년 중반까지 40만대의 EV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포기했어요. 새로운 배터리 공장의 가동까지 연기된 상황입니다(기사). 

1kwh당 배터리 가격 변화에요. 지난해 151달러였습니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의 배터리가 77kwh에요. 단순 계산으로 아이오닉5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은 1만1627달러, 우리 돈 1527만원에 달합니다. 차이는 있겠지만 무시 못 하는 가격이에요. <표=Statista>

내연기관 만들던 완성차 업체들은 '죽을 맛'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난감하죠. 배터리 합작사 만들고 연구개발 인력 뽑아 SW 중심의 차량 개발에 나서고 있어요. 여태껏 해보지 않았던 차를 만들다 보니 개발비가 많이 들어 이익은 내연기관차보다 적어요. 제조 역사가 짧은 만큼 생산에 최적화가 되어 있지 않아요. 자꾸 돈이 듭니다. 


그래도 전기차 시대가 온다니까 해야겠고, 경쟁사도 다들 열심히 하고 있고, 배터리 가격은 또 왜이리 비싼지, 2025년은 되어야 가격이 내연기관 차량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말이에요. 그나마 각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줬는데 올해 들어서는 이도 점점 줄고 있어요. 


어렵게 만들어서 차종을 하나둘 늘리며 출시한 뒤에 조금 팔아보려 했더니, 가격 인상만 고집하던 테슬라는 갑자기 말도 하지않고 가격을 내리고 있고. 안 되겠다 싶어 따라 내렸더니 올랐던 금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예약 대기자들이 취소를 합니다. 가뜩이나 전기차는 마진이 나쁜데 최악의 상황이 온 거죠. 


그래도 어쩌랴. 가격을 조금씩 내리면서 참아보자, 하고 있었는데 금리 인하가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경기침체가 온다고 해요. 내년은 더 힘들 거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가격을 많이 못 내렸는데, 이러면 소비자들은 구매를 더 꺼려할 거에요. 어쩔 수 없이 전동화 계획 수정에 나섭니다. 

현대차 콘셉트카 세븐(위)과 기아 EV9의 콘셉트카(아래) 모습이에요. 이러한 혁신이 구현될 때, 전기차 시장은 재편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기아>

버티는 자가 이기는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치킨게임'이 시작됐다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반도체 D램 시장에서 종종 벌어졌던 일이에요. 투자를 많이 해서 공급이 쌓이고, 이 과정에서 가격은 떨어지는데 기업들은 가격 경쟁을 펼칩니다.


경쟁 기업이 무너지면 사이클이 돌아오면서 승자 독식 시장이 펼쳐집니다. 전기차 시장도 비슷해 보입니다. 버티면 금리는 다시 내려갈 것이고, 기술 발전으로 배터리 가격도 내려가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이때가 되면 지금 버틴 기업들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적 의견이 많이 들어간 글입니다. 저는 전기차 가격 인하에 '치킨게임'이라는 표현을 쓰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차 시장은 반도체 시장(메모리)과는 결이 다르거든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놓칠 수 없는 미래시장

무엇보다 전기차 시대는 반드시 옵니다. 인류가 탄소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몰랐으면 모를까, 이미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거슬러 '석유 시대로 돌아가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탄소중립은 자동차의 전동화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고요. 


지금 힘들다고 이 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건 미래가 명확한 시장을 포기하는 것과 같아요. 코로나19로 이미 '선'을 넘었습니다. 


시장은 확실합니다. 전기차 판매가 폭발적이던 전년 대비 줄어들었을 뿐이지 판매량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어요.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전 세계 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20만대를 기록했어요. 이 중 중국 시장이 55%를 차지하긴 하지만 미국 유럽의 전기차 점유율도 여전히 증가추세입니다(자료). 미국에서는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섰고요(기사). 


2.'혁신'을 경험한 사람들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 완성차 업체들은 진출했는데, 테슬라를 뛰어넘는 '혁신'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치킨게임이라기 보다는 고객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결과라고 봐요. 무슨 소리냐고요?


위에 테슬라 사진을 보여드렸지만 전기차가 '석유'가 아닌 '전기'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자동차가 IT기기로 받아들여진 것인데요, 특히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접목한 테슬라는 혁신을 보여줬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공간을 넓혔고, 운전석 앞의 복잡한 버튼을 없앴습니다. 기존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도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가능케 하면서 이동 수단의 비중이 컸던 자동차를 즐길 수 있는 기기로 바꿔놨어요. 


여기까지입니다. 전동화 시대에 출시된 전기차들이 테슬라의 기능을 크게 뛰어넘은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고객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기 보다는 "크게 다르지 않네"라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기업들이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주춤하는 듯 했지만 올해 다시 상승 중이에요(보도자료). 전 완성차 업체들이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3.가격인하가 아닌 혁신이 필요한 시기

따라서 저는 지금이 오히려 전기차 시장에 혁신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판단합니다. 테슬라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은 무엇일까요. 


당장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출시되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생산성을 빠르게 높이고 배터리 가격을 다운시켜 가격을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도 지금 당장 불가능해요.


저는 처음 전기차를 탔을 때 느꼈던 '놀라움'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전기차 시승은 GV70 전동화 모델이었는데요, 차를 타고 시동을 건 순간 , 아무 소리도 나지 않던 기억이 납니다. 아파트 주차장은 물론 어떤 곳에서 시동을 켠 상태로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아요. 


아이오닉6 시승을 했을 때는, 차 안에서 노트북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데 깜짝 놀랐어요. 과거 차를 타고 가다가 일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길가에 차를 세운 뒤 무릎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일을 했었는데 전기차는 마치 테이블이 있는 듯한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어디에 세워도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만큼, 이 공간을 혁신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제2의 '붐'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기아 EV9 콘셉트카가 보여줬던 인테리어나 현대차가 2022년 CES에서 보여줬던 영상(아래)에서 등장한 것처럼 차 안이 하나의 메타버스가 되는 경험, 차 안이 하나의 또 다른 작업장이자 휴식 공간이 되는 일이 일어난다면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가 혁신의 공간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기에 당장 이러한 기술이 나오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군가 이 혁신을 빠르게 이뤄낸다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다시 열리고 전기차 전환은 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문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전기차 시대는 올까요<설문조사>


지난 수요일, 머릿속으로 레터 주제를 정하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급하게 지인의 생각을 묻다가 간략한 설문조사를 만드는 게 나을 거 같았어요. 우선 38명에게 관련 설문을 돌렸어요. 38명의 평균 나이는 41세였으며 이공계 출신이 34명이었습니다. 34명 중 30명이 기업 R&D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고맙게도 관련 설문을 주변 사람에게 공유하면서 117명의 설문이 완료됐습니다. 조금 더 명확하게 설문조사를 할 걸 그랬어요😝. 설문을 간략히 정리해 볼게요. 나이대는 대략 38~45사이로 추정됩니다. 남녀 비율은 약 6:4 정도로 보이고 이공계, 문과 전공 비율은 7대 3 정도로 예상됩니다😏.


1.전기차가 없다면 추후 전기차 살 의향이 있는가

-네 62.4%

-아니오 37.6%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살아있습니다. 혁신이 답입니다!


2.현재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은

-충전 인프라 부족 39.9%

-화재 위험 26.6%

-높은 가격 22.2%

-내연기관 대비 낮은 효용성 7.9%

-내연기관이 더 좋아요 3.4%

※어느정도 예상된 답 같아요! 하지만 화재 위험이 내연기관차보다 낮습니다. 


3.평소 관심있던 전기차를 현재 가격보다 1000만원 싸게 판다면 사겠는가

-산다 54.7%

-안산다 45.3%

※다음 차는 전기차가 좋은데, 지금 출시된 차를 1000만원이나 싸게 줘도 안 산다는 응답. 즉 지금 전기차는 '별로'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4.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가

-이미 전기차 시대다 35%

-5년 뒤에 온다 25.6%

-10년 뒤에 온다 30.8%

-20년 뒤에 온다 6.8%

-오지 않는다. 자동차는 엔진! 1.7%

※10년 이내로 살펴봐도 80%가 넘는 분이 전기차 시대는 '온다'고 보셨습니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데 동의하고 계신 것 같아요. 


5.전기차는 향후 5년 이내에 어떻게 바뀔 것이라 예상하는가(복수응답)

-자율주행과 결합해 엄청난 시장이 열린다 26.2%

-한번 충전에 주행거리가 1000km가 된다 25%

-전기차가 새로운 공간으로 급부상한다 15.4%

-내부 공간이 지금보다 넓어진다 15%

-부부싸움 한 남편이 차에서 하루를 보낸다 6.2%

-키즈카페에 가지 못한 아이들에게 차 안에서 오락을 할 수 있게 해준다 5.8%

-야외 영화관이 사라지면서 차 안에서 영화를 본다 5.8%

-질문이 왜 이러냐. 답 안 하겠다 0.2%

자율주행이 5년 내 올까요. 전 어렵다고 봅니다. 1000km 주행도 그렇고요. 역시 공간이 답입니다(제 개인적인 생각이 팍팍 들어간 만큼 웃으며 봐주세요😄)

스타트업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가 짓고 있는 전기차 충전소 '워터'의 모습입니다.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는 일은 지금까지 '주차'로 인식됐습니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는 전기차 충전소를 기존 주유소처럼 '드라이브 스루' 개념으로 설계했어요.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영상=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전기차는 화재가 자주 날까, LFP는 대세일까


이번 챕터에서는 간단히 전기차에 대한 오해를 써 볼게요. 먼저 '화재'입니다. 화재 문제는 전기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일 것 같은데요, '확률'로만 따지면 전기차가 불이 날 확률은 우리가 지금 타고 있는 내연기관 차에서 불이 날 확률보다 적습니다. 


전기차 화재 확률이 높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조사 결과도 비슷하게 나옵니다(기사). 전기차에서 불이 날 확률보다 내연기관 차에서 불이 날 확률이 20배 이상 높아요. 2010년 이후 전기차에서 불이날 확률은 0.001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또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범인'은 '배터리'로 지목되는데, 꼭 배터리 때문에 불이 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화재가 발생하면 주목을 받게 되는 경향이 커요. 또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배터리셀에서 연쇄적으로 화재가 이어지면 이를 끄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의 LFP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안전하다?

CATL이나 BYD와 같은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은 LFP라는 배터리 분야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기업들도 LFP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고요. 


LFP 배터리를 이야기할 때 한국 기업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안전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지난해 말 나온 기사입니다(여기). 2021년 중국에서는 연간 3000건의 전기차 화재 사건이 발생한다고 해요. 주로 LFP를 많이 쓰는 중국의 전기차에서도 화재 사건이 상당히 많이 발생합니다.


LFP가 삼원계 배터리 대비 구조적으로 안전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화재에서 자유로운 것은 절대 아닙니다. 모든 배터리는 불이 날 수 있어요. '꿈의 배터리'라 부르는 '전고체 전지' 역시 마찬가지예요. 


LFP는 저렴한 만큼 최근 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채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짧다는 한계를 확실히 가지고 있어요. 겨울철 주행거리가 주는 문제도 있고요(기사). 재활용도 쉽지 않고요. 


현대차는 여전히 기술력이 부족하다?

'국뽕'을 좋아하지 않지만 현대차, 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보여준 저력은 확실합니다. "아니, 현대차가 무슨 차를 잘 만들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어요. 현대차는 대중차, 그 중에서도 '싼차'를 만든다는 인식이아직 팽배해 있으니까요. 또한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보니 이런저런 비판을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간단히 자료를 뒤져봤어요.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10대 엔진 동력 시스템'이라는 상이 있습니다. 역사 깊은 상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오스카상'으로 불려요. 매년 10개의 차종을 선정합니다. 


1997년부터 시작된 이 상을 제일 많이 받은 기업은 BMW였습니다. 역시 독일이죠. 총 39회! 이어 포드, 닛산, 혼다 등 예상 가능한 기업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워즈오토 10대 엔진 동력 시스템은 2014년부터 '모터'를 추가하면서 친환경차도 수상 목록에 포함시켰는데요, 최근 10년 판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2014년 이후 친환경 부문 총수상 차종은 32개인데, 이 중 8개가 현대차입니다. BMW는 1번, GM은 3번, 혼다 3번, 도요타 4번, 포드 1번, 닛싼 1번이에요.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여러 나라에서 상을 휩쓸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이런 현대차에게 "잘하고 있네"라고 말하기도 했죠(기사). 


완성차 업체 중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내놓은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 속에서도 전동화 전략을 늦추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 선택이 맞는다고 봅니다. BMW와 벤츠를 이기는 현대차? 판이 바뀌는 전기차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중국 칭화대학, 엔비디아보다 3000배 빠른 칩 개발

중국 칭화대학이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A100보다 컴퓨팅 속도가 3000배나 빠른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어요. 지난달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인데요, 당시 주목받지 못했다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하면서 소개되고 있어요. 다만 기초연구인 만큼 상용화 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다. 


일론 머스크가 인공위성 프로젝트, 스타링크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고 밝혔어요. 인공위성을 띄어 지구 전역에 인터넷을 공급하겠다는 목표가 조금씩 현실이 되는 듯 합니다. 스페이스X의 상장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 합니다. 

맺음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수주액이 1000조를 돌파했습니다. 


3사 모두 15년 이상의 일감을 이미 확보(2022년 매출 기준)했다고 해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 기업들이 90% 이상을 장악했던 이차전지 시장에서 벌어진 놀라운 일입니다. 


현대차, 기아는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면서 전통의 강자들을 따돌리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만든 전기차에 대한 호평은 이어지고 있고요. 


한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은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혁신을 일으키기만 하면 됩니다.


혁신에 있어서 '퍼스트 무버(선구자)'를 해 본 경험이 부족한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 이를 어떻게 해결해 갈지 궁금합니다. 


어서 빨리 한 단계 더욱 진화한 전기차가 출시돼 즐거운 마음으로 패밀리카를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 전기차가 한국 기업이 만들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가격도 지금보다 30% 이상 저렴해지면 좋겠고요. 40%, 아니 50% 정도요... 


또 한 주의 시작이에요. 혁신으로 중무장한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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