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성수 1주년 2. 젠틀몬스터 브랜딩
01 올리브영이 드러낸 것, 감춘 것, 놓친 것
02 ‘매끈매끈’한 젠몬의 브랜딩이 가능했던 건
03 뉴스 TOP5 - 'SK스토아 인수 나선 퀸잇'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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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럽게 드러낸 '성수'
지난 9월 오랜만에 찾았던 올리브영N 성수. 이른 오전 일정으로 들렀는데,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한참 전부터 이미 긴 줄이 서 있었습니다. 평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뜨거웠죠. 더 흥미로웠던 건 그중 상당수가 외국인 고객이었다는 점이었는데요. 나중에 들어보니 이들은 N성수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뷰티 케어 서비스를 예약하려고 ‘오픈런’을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올리브영N 성수는 단순한 매장을 넘어 하나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었죠.
특히 이들이 강조한 건 성수 상권을 올리브영N 성수가 대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미 성수는 국내를 대표하는 핫플이지만, 최근 들어 그 의미가 더욱 커졌고 그 중심에 바로 N성수가 있었다는 주장이었죠.
올리브영이 내놓은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기존 F&B 중심이던 성수 상권에서 H&B(+84%)와 패션(+71%) 매출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특히 지난 1년간 매출 신장 폭이 가장 컸던 매장이 올리브영N 성수였다는 점을 강조했고요. 더 나아가 오픈 이후 월평균 뷰티 팝업 수가 8개에서 14개로 늘어나며 성수가 ‘뷰티의 성지’로 떠오르는 데 기여했다고 말합니다.
또한 이번 리포트는 성수를 넘어, 최근 거세진 K-뷰티의 글로벌 열풍을 이끄는 주체로 올리브영을 은근히 내세우고 있기도 한데요. 이를 뒷받침하듯 성수 내 외국인 결제 건수는 지난해 79% 증가했고, 외국인의 성수 방문 TOP 10 매장 중 1위 역시 올리브영N 성수였다고 합니다. 물론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고객의 방문·구매 데이터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국내 고객 기준 구매 건수 1위 매장도 N성수였다고 합니다. 이것만 봐도 올리브영N 성수의 지난 1년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잘 드러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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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슬쩍 감춘 '매출'
그런데 여기까지 보면 조금 의아하지 않으신가요? 보통 매장 성과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내세우는 건 당연히 ‘매출’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올리브영N 성수의 1년 성과 소개에서는 이 지표가 보이지 않습니다. 중간에 그나마 ‘국내 고객 구매 건수’가 뜬금없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조차도 뭔가 어색합니다. 맥락상이라면 ‘외국인 매출 1위가 N성수’ 같은 숫자가 나와야 자연스럽거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올리브영 매장 중 매출 1위는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이죠. 이미 작년 기준으로도 월 80~9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올리브영N 성수는 매장 규모 면에서 최상위지만, 판매까지 1위는 아니다 보니 이야기가 매끈하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지표를 의도적으로 비껴가고, 대신 그간 보기 드물었던 다양한 지표를 덧붙여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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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올리브영N 성수의 성과가 폄하될 이유는 없습니다. 우선 외국인 방문객의 86%가 ‘사전 계획 후 방문’했다는 사실만 봐도 목적지로서의 힘이 충분히 검증됩니다. 멀리 한국까지 와서 꼭 들르려는 장소라는 뜻이니까요. 특히 이들은 N성수와 더불어 성수에서도 K뷰티 관련 매장을 방문하거나 방문할 계획이라 하니, 성수의 새로운 흐름을 불러온 것도 일정 부분 타당하죠.
더욱이 내국인으로 한정해도, N성수 방문 고객은 비방문 고객 대비 ‘경험한 브랜드 수’가 약 2.5배에 달해, 뷰티에 대한 관심과 체험 의지가 높은 집단이라 합니다. 이처럼 성수가 가진 상징성과 K-뷰티 트렌드가 맞물린 가운데, 올리브영N 성수가 그 중심에서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점 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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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올리브영N 성수는 전략적으로 꽤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도 있었던, 아쉬운 기회가 하나 더 있었죠. 바로 올리브영이 성수역 부역명 권리를 무려 10억 원을 들여 최초로 확보했다가, 결국 위약금까지 내며 포기했던 일입니다.
지금처럼 성수라는 지역을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면, 이 권리를 스스로 내려놓은 선택은 더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무신사는 최근 약 3억 원에 해당 권리를 가져갔는데요. 당시에야 “올리브영이 너무 과하게 썼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성수라는 지역 브랜드를 제대로 쓰기 위한 과감한 베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여러 지표가 보여주듯, 올리브영N 성수는 매출 면에서는 비록 명동타운점에 못 미칠 수 있어도 브랜드 상징성만큼은 단연 돋보이는 매장입니다. 특히 이 상징성이 ‘성수’라는 이름과 더 강하게 연결됐더라면, 훨씬 큰 파급력을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역명 권리 반납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두고두고 아까운 결정으로 회자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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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몬 사옥 앞, 평평하다 평평해
이곳은 오픈 직후 적잖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새 사옥 바로 앞 상가 건물이 시야를 가린다며 매입을 추진했으나 무산되자, 보증금 5억·월세 4천만 원 조건으로 임차한 뒤 건물을 철거했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간의 미학을 해친다는 이유 하나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젠틀몬스터가 브랜딩에서 디테일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였죠.
젠틀몬스터는 애초에 ‘공간의 힘’으로 성장한 브랜드입니다. 기괴하면서도 낯선 매장 경험을 통해 단순한 아이웨어를 넘어 ‘세계관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 잡았죠. 하지만 매출 1조 원을 눈앞에 둔 지금, 과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매장에 오지 않는 고객에게, 더 나아가 해외 고객에게까지 브랜드의 철학과 미학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올가을 컬렉션 캠페인과 브랜드 필름 ‘The Hunt’는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선명한 답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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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매끈하다, 브랜드 경험
핼러윈 직전 공개된 1분 48초짜리 영상 하나가 소셜 미디어를 달궜습니다. 배우 헌터 샤퍼, 사진작가 나디아 리 코헨, 그리고 젠틀몬스터가 함께 만든 단편 공포 영화, 'The Hunt'였죠. 클래식한 공포 영화의 무드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젠틀몬스터 특유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미감을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젠틀몬스터는 전통적인 룩북 대신 인터랙티브 호러 게임 ‘The Room’을 함께 공개했는데요. 오프라인 공간 경험의 한계를 넘어, 온라인에서도 ‘기괴함과 낯섦’이라는 감각을 그대로 확장했습니다. 매장에서만 가능했던 독창적인 세계관을 디지털로 잇는 시도였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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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제품이 기존과 달리 미니멀한 디자인을 지향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제품 자체는 절제되어 있지만, 강렬한 서사 속에 배치되면서 대비가 극대화됐고요. 결과적으로 제품이 더 또렷하게 드러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해외 매체들도 이번 캠페인의 포인트로 ‘제품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방식’을 주목했는데요. 단순 이미지 전달을 넘어, 영화적 감각과 세계관 중심의 브랜딩이 럭셔리 브랜드의 문법과 닮았다는 평가가 많았죠.
이처럼 영상에서 게임, 그리고 정식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경험은 끊김 없이 ‘매끈매끈’하게 연결되었습니다. 덕분에 젠틀몬스터가 십수 년간 구축해 온 미학을 시공간을 넘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고객에게까지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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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울퉁불퉁 장애물은?
파격적인 브랜딩으로 성장해 온 젠틀몬스터. 어디에도 없는 공간을 짓고, 필요하면 상식 밖의 계약을 맺고, 제품 노출을 최소화한 캠페인 필름과 인터랙티브 게임에도 과감히 투자해 왔죠. 내구성이 가격에 비해 아쉽다는 비판은 여전히 있지만, 적어도 감성 면에선 강력한 팬덤을 확보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에 대한 긍정적 반응도 이런 방향성이 맞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다만 진짜 럭셔리로 도약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았습니다. 전지현 선글라스 신드롬부터 블랙핑크 제니와의 글로벌 확장까지, 젠틀몬스터의 성장 곁엔 늘 강력한 셀럽이 있었죠. 그런데 2011년부터 장기 모델로 함께한 제니와의 결별로, 이제는 스타 마케팅에 기대지 않고 ‘브랜드 자체가 스타가 될 수 있는가’가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브랜드 캠페인은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축적해 온 세계관과 미학만으로도 설득력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제품·경험 전반에서 일관된 퀄리티를 증명할 수 있는지. 울퉁불퉁한 장애물을 차근차근 넘어, 젠틀몬스터가 스스로 하나의 럭셔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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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4050 1위, 직원 융합은 숙제
젠몬의 전략을 따르되, 가격은 낮췄습니다
진짜 '디지털' 매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시장의 레퍼런스가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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