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레터 51호  
2024/1/18  
국제암연구소(IARC), 과불화화합물을 그룹1으로 개정하다.  
문진영

과불화화합물 그룹1으로 개정 


국제암연구소에서 2023121일 과불화화합물인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에 대해서 발암성 분류 그룹을 개정했습니다. 이는 2024년에 출판될 IARC monograph Volume 135에 수록되게 됩니다. 과불화화합물은 forever chemical이라고도 불리며 자연계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고 고분자 형태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스톡홀름협약에 따라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 오이레터에서도 다루어진 적 있습니다 (영화속 환경건강 이야기: 다크워터스 ).


과불화옥탄산: Perfluorooctanoic acid (PFOA)

과불화옥탄술폰산: 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PFAS) 

 

PFOA는 기존에 그룹2B였다가 이번에 그룹1으로 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PFOS는 이번에 새롭게 그룹2B로 지정되었습니다. 암발생 부위별로 분류해보았을 때, PFOA신장암(renal cell cancer)와 고환암(testicular cancer)에서 제한적 근거(limited evidence in human)를 가집니다. PFOS는 그룹2B가 되었고, 암발생부위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개정은 11개 국가에서 모인 30명의 국제 전문가들이 2023117일부터 14일간 프랑스 리옹에 모여 회의한 결과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그룹1 재개정의 근거

 

PFOA는 동물실험에서의 충분한 근거(sufficient evidence)를, 노출된 인간에서 강력한 발암기전상 근거(epigenetic alterations and immunosuppression)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노출되었을 때 제한된 근거로 신장암과 고환암을 유발하는 근거가 있었으며, 인간원시세포(human primary cell)와 실험시스템에서 강력한 기전적 증거가 있었습니다.

PFOS실험시스템에서 강력한 기전적 증거(epigenetic alterations and immunosuppression)를 보였습니다. 또한 동물실험에서 제한된 근거(limited evidence)를 보였으며, 사람에게서 근거는 충분치 않았습니다.



과불화화합물의 노출원


과불화화합물의 주요 기능은 표면보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프라이팬과 같은 조리기구, 일회용 음식용기나 종이컵 등의 코팅, 콘택트렌즈, 카펫, 건축자재, 화장품, 방수의류에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듀폰사에서 생산하였던 PFOA는 발암논란으로 이미 생산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스톡홀름협약에 따라 PFOA뿐만 아니라, PFOA로 변환될 수 있는 화합물 174종도 모두 금지물질로 규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부터 PFOA의 수입 및 유통이 전면 금지되었습니다.

[기사] 발암 코팅재료 과불화옥탄산 퇴출…'PFOA 프라이팬 사라진다' 2020.8



우리나라 국민의 과불화화합물 노출현황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은 과불화화합물에 어느 정도 노출되고 있을까요? 2022년 4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리나라 국민의 체내 총노출량에 대한 평가결과를 제시하였습니다. 과불화화합물의 체내 총 노출량은 0.76-1.64ng/kg bw/day였는데, 인체노출 안전기준인 2.94ng/kg bw/day의 13.3-56.7%로 인체 위해 우려가 낮다고 평가하였습니다. 다만, 주요 노출원은 90%이상이 식품이며, 농산물(0.04 microgram/kg)이나 축산물(0.02 microgram/kg)에 비해 수산물(1.28 microgram/kg)에 주로 축적되어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기사] 과불화화합물·포름알데히드 등 생활 속 위해물질 13종 위해 우려 NO 2022.4



직업적 노출

 

과불화화합물을 생산하는 공장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노출됩니다. 그 다음은 이들 화합물을 이용해서 다른 제품을 만드는 공정에 관여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직업적 노출은 흡입이 주요 노출경로이고 피부노출도 가능합니다. 과불화화합물 사용을 금지한 국가에서는 직업적 노출이 거의 없지만, 아직 금지하지 않은 나라들에서는 직업적 노출이 존재합니다. 금지한 국가에서도 폐기물 처리 시에는 노출될 수 있습니다.

특히 소화기에 들어가는 용제는 주요 노출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화기에는 수성막 형성 폼(aqueous film-foaming foams, AFFFs) 농축액이 함유되어 있는데, 여기에 과불화화합물이 사용됩니다. 특히 공항과 군대의 소방훈련에서 이들 용제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나라들에서는 이들 과불화합물을 소화기 용제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만, 오래된 소화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여전히 노출이 가능합니다.

[논문] 퍼플루오로알킬 물질의 직업적 노출과 PFOS 및 PFOA의 혈청 농도: 후향적 코호트 연구. 2018

[논문] 환경 내 수성 필름 형성 폼 유래 과불화 알킬 물질 식별 및 관리. 2020



환경적 노출


과불화화합물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이미 환경에는 분해되지 않은 과불화화합물이 확산되어 있습니다. 소화기 용제로 사용된 과불화화합물은 수계를 오염시킨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환경청에 따르면, 과불화화합물의 배출원은 "석유와 가스 관련 현장이 3만5223곳으로 가장 많았고, 폐기물 관리 시설, 금속 코팅 시설, 화학물질 생산 시설, 플라스틱 제조 시설, 공항, 소방 훈련 시설, 군 시설 등도 위험 지역에 포함됐다"고 설명합니다. 

결과적으로 과불화화합물은 주로 '물'을 매개로 확산되었고, 생물농축을 통해 수산물을 매개로 인간에게 다시 전달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기사] ‘사라지지 않는 유독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 3년 안에 퇴출될까. 2021

 
글쓴이: 문진영 (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번 기사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아래 버튼을 클릭하시면 이번 오이레터에 대해 익명으로 간단하게 소감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