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경제제재
TODAY's DIGGING
의문스러운 죽음에
미국이 잔뜩 화났다?
┃글 Hoa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도 벌써 2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어요. 처음 전쟁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전쟁이 이렇게 길어질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두 나라의 전쟁이 정말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하죠.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의 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상황이 더 심각하게 흘러가는 모양새예요. 

내일(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꼭 2년째 되는 날이에요. 전쟁 2년을 앞둔 오늘,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래요. 그동안 러시아에 여러 제재를 가해 왔음에도 러시아 경제가 꽤 잘 버티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조치를 발표하겠다는 거예요.  

갈수록 심각해지는 분위기
최근 들어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요. 정치적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큰 적이었던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에 있는 교도소에서 갑자기 사망했기 때문이에요.


나발니는 푸틴 정부에 맞선 대표적인 반정부 운동가였어요. 푸틴의 부정부패 의혹 등을 폭로하면서 러시아 정부에 맞서려는 세력의 지도자로 떠올랐죠. 지난 2018년에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시도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가장 큰 라이벌로 존재감을 키웠어요.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다가 결국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했고, 지난 2021년부터 교도소에 가뒀어요. 


그런데 복역 중이던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갑자기 사망하자, 사람들은 ‘러시아 정부 소행 아니야?’라며 의심하고 있어요. 사실 나발니는 이전에도 여러 번 목숨을 위협받은 적 있거든요. 2017년에는 약물 테러를 당해 눈을 다쳤고, 2020년에는 독극물 테러로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죠. 이번에도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공개하지 않고, 시신도 유족에게 인도하지 않고 있어요. 정부가 증거를 감추려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죠. 


나발니는 푸틴 독재에 대항하는 저항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어요. 푸틴과 적대관계인 미국 입장에서는 푸틴 정부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여겨졌죠. 그래서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 연설 중에 나발니의 돌연사를 두고 푸틴을 "미친 개자식"이라고 욕할 정도로 강하게 비판했다고 해요. 미국은 공식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나발니 사망에 분명 책임이 있다’며 나발니의 죽음과 지난 2년간의 전쟁에 대한 대가로 중대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미국 입장에서는 나발니의 죽음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기폭제로 작용한 거죠. 

어떤 제재를 한다는 거야?
자세한 내용은 오늘 발표되는 내용을 봐야 하지만, 대략적인 방향은 어느 정도 알려진 상황이에요. 이번 제재는 1) 군사 목적의 상품을 생산하고 개발하는 '군수 산업'에 타격을 주고, 2) 러시아로 들어가는 돈을 차단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전쟁을 시작한 이유로 러시아 경제는 군수 산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최근에는 러시아 경제를 두고 ‘탱크 만드는 주유소’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죠. 원래 러시아는 석유 수출로 먹고살던 ‘주유소’ 같았는데, 이제 탱크 같은 무기를 만들면서 먹고 살고 있다는 이야기예요. 미국이 직접 러시아가 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재의 수입을 어렵게 해서 간접적으로 군수 산업에 타격을 주는 방식이 유력해 보여요. 


이번 제재에는 러시아로 들어가는 돈의 원천을 차단하는 방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어요.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 있는 러시아중앙은행의 자금은 인출이 불가능하게 동결된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 자금을 아예 몰수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래요. 또 지금은 러시아산 석유를 쉽게 구입할 수 없도록 특정 가격 이하로만 사게끔 하고 있는데, 이 가격 선을 더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요. 


유럽 국가들도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요.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게 ‘나발니 사망 경위에 대한 국제 조사를 허용하라’고 요구했어요. 나발니의 시신을 유족에게 즉시 인계할 것을 촉구했고요. 물론 러시아는 이런 요구를 즉각 거절했지만요. 현재 주요 7개국(G7)은 내일(24일) 화상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어요.


러시아 친구야? 그럼 너희도 경고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제재한다는 계획이에요. 세계 주요 국가들이 힘을 합쳐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데, 중국, 인도, 튀르키예 등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어가면서 제재 효과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예요. 사실 이런 국가들은 지금까지도 세컨더리 보이콧의 대상이긴 했는데, 앞으로 더 강한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최근 EU는 러시아에 미사일을 수출했다는 이유로 북한을 제재하겠다고 밝혔어요. EU는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제재한 적은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지금까진 잘 버틴 러시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러시아에 여러 제재를 가해 왔어요. 지난 2년간 가해진 수출입 관련 제재만 무려 12차례에 달할 정도죠. 국제사회는 지난 2022년에는 ‘금융 핵무기’로 까지 불리는 강력한 조치인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차단’ 카드를 꺼내면서 러시아를 압박했어요. 스위프트(SWIFT)는 전 세계 은행들의 송금 시스템인데, 이게 없으면 사실상 국경을 넘어 송금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해지거든요. 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하면 다른 나라와 무역 같은 거래를 할 때 외화를 주고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당시에는 러시아가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느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죠.

그런데 이런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러시아 경제는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에요.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전쟁 충격으로 2022년 –2.1%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6%로 반등했어요.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을 모두 앞서는 성장률이에요. 제재를 가한 나라보다 제재당한 나라의 상황이 나은 셈이죠. 


러시아는 어떻게 이렇게 잘 버텨온 걸까요? 전쟁 1년 차인 2022년에는 ‘자급자족’ 전략이 통했어요. 해외와 교역이 어려워지면서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물건을 생산했어요. 특히 석유, 천연가스, 밀, 금속 등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주요 원자재를 자급자족했기 때문에 경제에 큰 타격이 없었죠. 또 컴퓨터나 전자기기 등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상품은 사이가 좋은 중국에서 수입해 왔고요.  


전쟁 2년 차부터는 중국, 인도 등 BRICS 국가들과 무역을 확장하면서 제재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어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수출하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최대한 수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BRICs 국가들에서 대신 수입을 많이 해주면서 별 타격이 없게 된 거죠. 특히 인도와 중국에서 러시아산 석유를 많이 구입했어요. 지난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규모는 370억 달러(약 49조 5000억원)로 전쟁 이전과 비교해 13배 이상 폭증했대요. 

이번 제재는 효과 있을까?
만약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군수 산업이 타격을 입는다면, 이번에는 정말로 러시아 경제가 휘청일 수도 있겠다는 분석이 나와요. 그동안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로 군수 산업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며 경제를 떠받쳐 왔는데, 군수 산업이 어려워지면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예요. 러시아의 물가상승률은 2022년 13%, 지난해에는 7%가 넘는 등 높은 상황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제재로 인해 경기 침체까지 겹친다면 러시아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인 거죠.

한편에서는 웬만한 경제 제재로는 러시아를 굴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요. 과연 오늘 미국이 발표할 제재 패키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정말 길고 소모적인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 최근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사하자, 미국은 오늘(23일)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밝힘.
· 다만 지난 2년간 가해진 수많은 경제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는 건재한 모습. 자체적으로 무기와 물건을 생산하는 ‘자급자족’ 전략이 통한 데다, 중국과 인도 등 우방국에 원자재 수출을 늘렸기 때문.
· 이번에 한층 강화될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의 군수산업에 타격을 가하고, 러시아로 가는 자금을 차단하며,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어렵게 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임.
EDITOR's COMMENT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으셨나요?

안녕하세요? 에디터 Hoa입니다. 지난 2년간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안타깝게도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아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러시아 경제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거든요.

 

최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수 산업의 중심지 '툴라'를 찾아 “(러시아) 경제가 다른 곳과 달리 성장하고 있으며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유럽 1위, 세계 5위가 됐다”고 의기양양했다고 해요.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런 경제 성장은 결국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해요. 러시아 경제가 실제로 성장한 게 아니라, ‘성장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는 이야기예요.

 

국내총생산(GDP)은 특정 기간 한 나라 영토 안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생산물’의 가격을 합한 수치예요. 그래서 무기 등 군사 물품의 생산이 늘어나면 GDP도 늘어나죠. 전쟁을 벌이면서 러시아는 국방비 지출을 2배 이상 늘렸어요. 급격하게 늘어난 국방비 지출 덕분에 러시아의 GDP도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예요.

 

군사비 지출 증가 때문에 러시아의 GDP는 증가했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삶이 나아졌다고는 할 수 없어요. 오히려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쓰일 자원을 군사비로 사용했기 때문에 궁극적인 경제 성장에는 해가 됐죠.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는 지난 2년 사이 세계 주요국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어요. 전쟁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느라 한참 뒤처져버린 러시아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손해가 분명한 결과예요. 오늘 발표되는 미국의 제재 패키지는 과연 이 소모적인 전쟁을 멈출 결정타가 될 수 있을까요?  

  
NEWS PICK
엔비디아 또 ‘깜짝 실적’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어요.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221억 달러, 영업이익 13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어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65%, 영업이익은 983% 급증했어요. AI용 반도체 붐으로 1년 만에 10배에 가까운 돈을 벌게 된 거예요. 엔비디아가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은 많았지만, 그 예상보다도 좋은 실적이에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가 티핑포인트(시장 반응이 폭발하는 순간)에 도달했다”며 “기업·산업·국가를 막론하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우리나라 기준금리 9연속 동결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했어요. 금리 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기준으로 9번 연속 동결을 결정한 거예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유지 방침을 발표한 뒤 ‘올해 상반기 중 금리를 내리기는 힘들다’고 설명했어요. 아직 물가 상승률이 충분히 안정을 찾지 못했다는 판단이에요.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전망도 함께 발표했는데, 경제 성장률은 2.1%,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6%로 내다봤어요. 지난해 11월에 예상했던 수치와 같아요. 지난 3개월 동안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경제 변동이 없었다고 볼 수 있어요.

한국 평균 자산은 3억 9천만원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가구 평균 순자산은 3억 9018만원으로 집계됐어요. 2022년에 비해 (4억 2334만원)보다 3316만원(7.8%) 감소한 수치예요. 순자산은 보유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뜻해요. 국내 가구 평균 순자산이 줄어든 건 10년 만에 처음이에요. 지난해 집값이 하락해서 부동산 자산이 줄어든 영향이 컸대요.

전공의 9275명 사직서 썼어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요. 전공의 숫자가 많은 전국 상위 100개 병원에서 지난 21일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총 927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어요. 전체 전공의 1만 3000여 명 중 75%에 육박하는 숫자예요.

의사 자격을 취득한 뒤 전공과목을 정해 병원에서 근무하며 수련 중인 의사를 ‘전공의’라고 하는데요. 국내 종합병원에서는 이들의 역할이 컸던 만큼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요.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전체 수술의 30%~50%가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어요. 병원은 일단 응급·위중증 환자부터 수술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대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요. 21일 오후 6시 기준 의대생 1만 1778명이 휴학계를 제출했어요. 전국 의대생 중 60% 이상에 해당해요. 정부는 의료 위기 상황을 고려해 전공의들에게 진료 현장으로 복귀하라고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의사들은 물러서지 않고 있어요. 필수 의료 분야와 비수도권 지역의 의사 부족은 의대 정원을 늘려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의사들의 주장이에요.

기후동행카드, 청년이라면 월 5만 5천원
만 19세~34세 청년이라면, 서울시가 지난달 출시한 교통카드인 '기후동행카드'를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서울 권역 내 지하철·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한 기후동행카드의 월 요금은 6만 2천원인데, 오는 26일부터 청년에게는 월 7천원씩 할인해 주기로 했어요. 기후동행카드는 6월까지 시범사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기간에는 기존 요금을 내고 카드를 이용하고, 7월에 티머니 홈페이지에서 환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거래요.

만약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사용한다면, 월 7천원씩 최대 3만 5천원을 환급받게 되는 거예요. 시범사업 후 시작될 7월 정식 서비스부터는 별도 환급 절차 없는 청년용 월 5만 5천원권 카드를 출시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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