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이의 중년 여성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건 항상 잘못된 일일까요? 그것이 문제가 아닌 방식으로 받아들여질 때는 언제일까요?
<흑백요리사>로 얼굴을 알린 윤남노 쉐프의 유튜브 코너 <윤남노포>는 이러한 질문을 떠오르게 합니다. <윤남노포>는 프렌치 일식 분야 윤남노 쉐프가 시장을 돌아다니며 무작위로 ‘한식 손맛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해, 상대가 승낙하면 재료를 사서 집을 방문해 함께 한 끼를 먹는 코너입니다. 이 코너가 왜 ‘불편’하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오는지,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이 칼럼에서 분석했습니다.
‘손맛 장인’을 찾아 나선 윤남노 쉐프는 대부분 중장년 여성을 섭외 대상으로 삼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손맛 좋으시냐?” 등의 호칭을 통해 대상에게 접근하지요. 이에 대해 이진송은 “요즘 같은 때(?) 확실히, 촌스럽다. (...) 여성을 가족의 구성원으로만 환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요리를 여성의 일로 국한하는 사고방식은 성차별적입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현장에서 윤남노가 만나는 중장년 여성들의 활력과 매력이 이런 반사적인 반응을 가볍게 제압한다”고 전합니다.
어머니라고 불린 이들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의미 같습니다. “어머니라고 불리는 순간 무장해제 되면서, 순식간에 윤남노에게 통통하다거나 살이 왜 이렇게 쪘냐고 구박한다. 세간의 기준으로는 무례하지만, 명백히 애정을 담아서.”
이러한 ‘쌍방 무례(?)’는 흡사 “네가 나를 (가족주의와 성별 고정관념에 따르되 친근하게) 어머니라고 부른다면, 나는 너에게 (외모지상주의와 신체 비하의 의미지만 귀엽다는 뜻의) 호칭을 돌려줄게”가 아닌지, 이진송은 풀이합니다. 중장년 여성을 대뜸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 과체중인 사람에게 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이지만 그것이 애정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이라는 세련되고 중립적인 호칭보다 어머니라는 부름에 더 익숙하고 또 정을 느끼는 여성들이 거침없이 윤남노의 뱃살을 지적한다. (...) 하는 사람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잘 먹는다는 감탄이나 귀엽다는 표현 대신 쓰고 있음이 느껴진다. 즉 단어의 의미가 관계 속에서 재맥락화되는 것이다.”
이는 이 코너가 중장년 여성을 비추는 방식과도 맞물립니다. 그들의 노고를 인정하는 시선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어머니’로 불러도 비하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이지요.
“유명한 요리 예능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시장에서 식재료를 볼 때마다 풍부한 정보를 자랑하지만 윤남노는 ‘한식을 잘 모른다’라고 겸양하며 요리를 청한다. (...) <윤남노포>는 그 구성의 특성상, 평범하지만 필수적인 일상의 식탁을 지탱해 온 여성들의 노동력과 내공을 은은하게 조명하고 확실하게 존경을 표하게 된다.”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아줌마’의 모습이 담긴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거리에서 한식의 달인, 손맛 장인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평범한 중장년층 여성이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거침없고 다정하고 호방하고 한편으론 또 무심한 그들의 모습이 시청자를 매료시킨다네요.
호칭이란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떠한 맥락에서 했는지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입주자님도 <윤남노포>를 본 적이 있으시다면 감상을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