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의 생존 전략 톺아보기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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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Zoe입니다.
무신사, 29cm, W컨셉, 그리고 발란. 최근 소위 ‘잘 나간다’라고 평가받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죠. 그런데 이들이 앞다퉈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있습니다. 대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은 끝났다’라는 소리까지 나오며 ‘온라인 대세설’이 강조되기까지 했었는데요.
이들은 왜 오프라인으로 향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오프라인은 정말 끝났을까요? 오늘은 ‘오프라인’의 현주소와 방향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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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에디터 : Zoe
사실 오늘은 제 사심을 300% 담았습니다🤦♀️제가 좋아하는 곳들만 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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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1. 오프라인은 정말 죽었을까? 2. 첫 번째, '오직 여기에서만' 3. 두 번째, 구매가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4. 세 번째, 온라인의 확장공간
5. 결국엔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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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 이어 메타버스까지. 이제 다들 익숙한 용어죠? 현실 세계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개념의 출몰은 물론이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을 통한 경험이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산업들은 자연스럽게 주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커머스 업계에서는 온라인 쇼핑산업의 성장에 대해 주목하면서, ‘수많은 상품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의 장점이 크게 부각됐죠.
이에 오프라인 유통업의 몰락을 의미하는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라는 단어가 생겨나기까지 했습니다. 이 단어는 2017년 미국의 대형 유통 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폐점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사태가 이어지며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통용되기 시작한 용어입니다.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이커머스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무급휴직과 실업 등으로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소비 자체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등 오프라인 커머스 업계에는 좋지 않은 소식만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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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어떤 마케팅 경향이 조금 주춤하거나 힘을 잃는 듯한 상황을 목격하면, ‘이제 그 방법은 끝났다’라고 단정 지으면서 다른 ‘새로운 것’은 없는지 찾으려 애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적어도 예전의 저는 그런 경향이 있었습니다.) 워낙 트렌드가 순식간에 변화하는 최근의 경향성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지만, ‘촌스러워진’ 옛날 방식을 더 이상 적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죠. 양쪽 중 어찌 됐든, ‘구닥다리로 전락한(old-fashioned)’ 전략에 현실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많은 전문가가 ‘오프라인은 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 <오프라인은 죽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책을 쓴 마티아스 슈판크는 본인의 저서에서 ‘TBYB’(Try Before You Buy, 사기 전에 써봐라) 특성이 오프라인 매장의 성공 전략이며, 이는 온라인몰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고유성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성세대조차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오프라인을 와야만 하는 이유를 부여해줘야 한다는 거죠. 실제로 오프라인의 강점은 ‘경험’에 있습니다. 판매 채널로서의 중요도는 조금 떨어졌을지 몰라도, 브랜드에 대해 경험을 하고 레거시를 높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중요도는 훨씬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레터를 쓰기 위해 다양한 저자들의 책과 논문을 훑어보면서 제 나름대로 찾아낸 오프라인의 생존 전략을 총 3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다른 전략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부터 그 3가지에 대해 짤막한 예시를 들어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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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가장 성공한 오프라인 매장을 짚자면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1년 2월, 코로나19가 가장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처음으로 개장한 더 현대 서울은 상권의 불모지라고도 할 수 있는 여의도에 자리를 잡으며 가장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현대백화점’의 이름을 떼버린, 이 매장이 과연 얼마나 성공할지 모두가 지켜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리고 더 현대 서울은 오픈 초기부터 선풍적인 관심을 받으며 오픈 1년 만에 매출 8,005억 원을 기록하는 등 화려한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러냈습니다.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와 연구진은 <더현대 서울 인사이트>라는 본인들의 저서를 통해 더 현대 서울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오직 거기서만 살 수 있는 아이템’을 유치한 것이 핵심적인 경쟁력이라는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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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워터폴 가든 (출처 : 한경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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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 핵심 경쟁력은 '오직 거기서만 살 수 있는 아이템'이다.
비슷비슷하지 않은 상품과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은
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더현대 서울 역시 공간의 페르소나화에 걸맞은,
오직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 확보가 관건이었다.
- 김난도 교수 <더현대 서울 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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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개설 당시, 한 임원이 ‘지하 2층은 내가 모르는 브랜드로만 채워라’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이제 유명하죠. 더현대 서울의 지하 2층에는 다른 쇼핑몰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매장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 콜렉션’과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가 만든 ‘BGZT 랩’부터, 국내 최초 매장을 낸 패션 브랜드 ‘아르켓(ARKET)’까지 그 유형도 다양합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들을 주요 타깃으로, 변화 주기가 빠른 요즘 세대의 트렌드에 즉각적으로 맞출 수 있는 브랜드들만 모아 유치하면서도, 백화점에 한 번도 들어온 적이 없는 독특한 브랜드들만 한데 모아 ‘백화점 1호 유치’를 이뤄냄으로써 더 현대 서울에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준 셈입니다. 오픈과 동시에 특히 전국 각지의 맛집들을 유치했다는 점도 주목받았는데요. 특정 지역에 가서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골목식당을 한데 모아놓음으로써 더현대 서울은 먹방러들에게 ‘꼭 가봐야만 하는 백화점’으로 급부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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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팬들을 설레게 하는 외관을 가진 디올 성수 (출처 : DI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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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황지영 교수 역시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만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흐름에 매몰되지 않고 오프라인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언급합니다.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가치가 가장 중요한 카테고리 중 하나가 명품이죠.
온라인이 대세가 되는 트렌드 속에 티파니, 구찌 등 명품 브랜드들도 온라인 매장을 열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디올 성수’, ‘구찌 가옥’ 등 특별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전략도 함께 꾀하고 있습니다. 이런 팝업스토어들의 경우 해당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이른바 ‘리미티드(Limited)’ 상품들도 함께 운용하는데요. 이 매장을 방문해야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포인트가 매력적으로 작용하여,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디올 성수’처럼 매장 자체가 힙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 매장 앞쪽에서 인증샷을 촬영해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밈’이 되면서 성지순례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고객이 오프라인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를 부여하는 것. 사실 이건 마케팅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하고 많은 유통채널 중 굳이 ‘내 채널’을 선택해 구매해야만 하는 이유를 부여하는 것. 수많은 콘텐츠 중 굳이 ‘내 콘텐츠’를 선택해서 시청하게 하는 동인을 제공하는 것.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전략이 교과서적인 정답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그래서가 아닐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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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입장하면 당황하게 되는 하우스 도산 (출처 : 와이매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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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도산, 일상비일상의 틈, 프로젝트 렌트.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나요? 최근 MZ세대에게 가장 핫한 장소로 꼽히는 곳이면서, 인스타그램에 수많은 인증샷을 양산하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기업에서 만든 장소들이지만, 어느 회사의 어떤 브랜드와 연관성이 있는 건지 바로 떠올리기 어려운 곳들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고객을 구매하게 만들려는 게 목적이 아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채널로서 오프라인을 활용하려는 전략이죠. 브랜드 경험을 쌓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의 호감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바로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도산공원에 위치한 ‘하우스 도산'은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보유하고 있는 아이아이컴바인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입니다. 층마다 젠틀몬스터, 누데이크, 탬버린즈 등 요새 가장 핫한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고, 일부 공간은 마치 전시회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도록 꾸몄습니다. 아티스트 프레데릭 헤이만의 작업물을 포함해, 낯설고 기묘한 느낌을 주는 설치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먼저 건물에 들어섰을 때 ‘브랜드’와 ‘상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낯설고 새로우면서도 예술적인’ 설치물과 맞닥뜨리도록 배치에 이 공간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구성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도록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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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일상비일상의 틈 (출처 : 디자인프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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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만들었지만, LG유플러스의 로고 하나 찾아보기 힘든 ‘일상비일상의틈’은 ‘전시·카페·독립서점·사진·모임(커뮤니티)’이라는 키워드를 층마다 적용, 다양한 유형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진열하는 1차원적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면서도 MZ세대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이 공간에 찾아오고 머무르게 할 수 있을 만한 문화적 동인을 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외에도 뉴발란스, 레고 등 다양한 브랜드들의 팝업스토어를 지속해서 운영하면서 계속해서 트렌드에 맞춰가려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죠.
프로젝트 렌트는 제가 정말 흥미롭게 지켜봐 온 장소이기도 합니다. 가로수길이나 성수동처럼 요새 가장 핫한 상권의 한가운데에, 짧은 팝업 형식으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내는 프로젝트를 시도했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졌었는데요. 브랜드컨설팅 전문 기업 '필라멘트앤코'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임대 공간인 프로젝트 렌트는 몇 주 단위의 단기 임대 형식으로 소규모 브랜드부터 대규모 브랜드까지 ‘이야기’를 가진 브랜드라면 가리지 않고 팝업스토어를 열어 주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된 곳들보다 조금 더 작은 매장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게 특징입니다. 워낙 작은 공간을 활용하다 보니, 한 공간 안에 하나의 브랜드만 들어올 수 있는 크기죠. 대신 프로젝트 렌트는 이 공간 안에서 입장한 고객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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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구점, 내일은 맥주집이 된다는 신비로운 곳 (출처 : 브리크매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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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렌트는 하나의 브랜드에 대한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그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가졌는지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약 6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 들어선 사람들은 공간을 가득 채운 ‘이야기’를 둘러보며 그 브랜드의 철학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그 브랜드를 사랑할 만한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필라멘트앤코의 최원석 대표는 팝업스토어의 목적 자체를 '판매'에 두지 않고, '경험'과 '메시지'에 두고 있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실제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브랜드가 입점 제안을 할 경우 거절한 사례도 있다고 하니, 프로젝트 렌트가 얼마나 '메시지'에 진심인지 알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렌트의 사업은 현재 6호점까지 확장됐습니다. 심지어 서울을 넘어 부산 자갈치 시장에 들어서는 복합문화공간 'B4291'에 새 매장을 하나 더 내는 등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 다방면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죠. 수많은 방문객이 프로젝트 렌트를 방문하면서, 프로젝트 렌트의 철학을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공간의 공통점은 브랜드를 지우고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는 겁니다. 흔히 마케팅하다 마음이 급해지면 ‘구매 푸시’ 혹은 ‘실적’에 급급해지기 마련인데요. 가격이나 혜택, 배송 속도 등으로 온라인과의 경쟁이 어려워진 지금 오프라인들은 결국 멀리 돌아가더라도 ‘경험’과 같은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경험’은 온라인에서 느끼기 어려운,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아우라(aura)’를 갖고 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술 복제의 시대에서 예술작품은 복제품과 비교할 수 없는 ‘아우라’, 즉 유일한 현존성으로부터 발현되는 고유한 분위기를 가진다고 설명했는데요. (조금은 먼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를 오프라인과 메타버스에 대입해 생각해본다면 어떨까요. 특정한 컨셉과 이야기로 채워진 물리적 공간에서의 경험은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경험과는 또 다른 유형의 기억을 선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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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프라인의 새로운 돌파구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온라인의 확장 공간’으로서의 기능입니다. 기존에는 이런 유사한 개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된다는 뜻에서 O2O(Online to Offline)라고 불렀는데요. 최근에는 단순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걸 넘어, 온라인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신모델이라는 뜻으로 O4O(online for offline)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사업 모델은 단순한 연결성을 뛰어넘어,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보유하게 된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적용하는 건데요. 앞서 레터 초반에 언급했듯, 무신사, 29CM, 발란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 기업들이 오프라인 사업에 진출하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앞서 설명했던 ‘고객 경험’의 측면이 아쉬웠다면 이제 이 부분까지도 강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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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 오픈한 무신사의 2번째 오프라인 매장 (출처 : 무신사스탠다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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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온라인에서의 테크 기술을 적극 활용, 온라인 애플리케이션과 오프라인 간의 활발한 연계를 강화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어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의 경우 앱을 통해 매장 내의 상품을 QR코드로 인식해야만 주문과 결제가 가능합니다. 또 ‘스마트 피팅룸’을 운영, 고객이 스마트 미러를 통해 사이즈 변경 및 직원 호출을 할 수 있도록 해서 고객의 편의성을 최대한 높였습니다. 발란의 경우 가품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사례가 있었다는 걸 고려하면, 실제 고객이 매장에 방문해 상품을 직접 만져 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요소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벌써 두 번째 플래그십 가게를 오픈한 무신사는 고객들이 상품을 입어 보고 다양한 컬러의 색 조명, 디스플레이 등을 사용해서 자유롭게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한 ‘라이브 피팅룸’을 강조합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으로 자신을 꾸미게 하고, 기록으로 남긴 스타일링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게 하여 무신사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리는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죠.
이외에도 W컨셉, 머스트잇, 번개장터 등 다양한 온라인 기반의 앱 서비스들이 오프라인 사업 강화에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목적과 사용하는 방식은 각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온라인 비즈니스가 가질 수 밖에 없는 취약점은 보완하며, 새로운 이미지와 가치를 형성하는 교류의 장으로 오프라인을 활용하는 방식만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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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가 벨기에를 여행하면서 직접 방문했던 '휘게 브루어리(Huyghe Brewery)' 투어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번 레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델리리움’이라는 전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이 양조장은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에서 약 1~2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에 있습니다. 이 마을은 다른 구경거리는 전혀 없고 오로지 이 브루어리뿐이죠. 다른 걸 구경하기는 어려운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벨기에 겐트 지방에 위치한 이 작은 소도시는 매년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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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 브루어리에서 제가 직접 찍어 온 사진들.
실제 직원들이 입는 작업복을 갖춰 입고, 공장 구석구석을 다 돌아보는 투어를 진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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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찾아온 관광객들은 ‘델리리움’이라는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유통되며,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공동체에서 생산되고 있는지를 직접 몸으로 체험합니다. 관광객들에게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이드들은 지역에서 함께한 지 오래된 사람들로, 델리리움의 맥주를 누구보다 사랑하면서 동시에 맥주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죠. 가이드지만 누구보다도 브랜드를 사랑하는 1등 소비자이기도 한 셈입니다.
대략 1시간 남짓한 투어 동안 가이드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이 이 브랜드에 대해 어떤 자부심이 있는지를 느낄 수 있고, 그들이 왜 그토록 이 브랜드를 사랑하는지 역시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유롭게 이어지는 시음 행사까지 마치고 나면 (가이드분이 기분이 좋아지신다면 맥주를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답니다) 나도 모르게 팬이 되어 있는 자기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바로 그랬거든요. 전 세계로 수출되는 이런 맥주 브랜드에서 굳이 이런 시골에 양조장을 유지하며 투어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여행을 하며 이 지점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오래된 양조장이 취하고 있는 방식이 다른 브랜드들에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오프라인은 지역적 시간적 한계 때문에 온라인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전복할 수 없을 겁니다. 그건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죠. 앞서 여러 차례 설명해 드린 것처럼 오프라인은 이제 자신만의 독특한 생존 방식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 독특함은 굳이 꼭 새로울 필요는 없습니다. 델리리움처럼 브랜드 레거시를 직접 경험하고 소비자가 로열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 그런 의미를 제공할 수 있는 장소로서 자리매김할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할 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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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Zoe>의 코멘트 요즘 제 플레이리스트를 점령하고 있는 유튜버 때잉의 걸작 클립을 하나 추천드립니다. 명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곡들을 골라서 추천해주는 플레이리스트 전문 유튜버 때잉은 섬세한 국문 번역과 더불어 그 곡의 분위기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편집 기술을 선보이기로도 유명한데요. 이번에는 그가 찰리 푸스의 명곡에 어스파의 가슴 아픈 사연을 붙여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영상이 얼마나 화제가 되었는지, 2016년에 발매되어 발매한 지 무려 6년이나 지난 찰리 푸스의 'Dangerously'가 갑자기 멜론 인기 차트에 오르는 웃지 못할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놀라운 것은 이 유튜버가 한눈에 봐도 고퀄리티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데도, 순전히 '재능기부'의 차원에서만 채널을 운영 중이라는 겁니다. 채널 콘텐츠를 활용한 수익창출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역시 많이 들어서 '혼쭐'내주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많은 도움을 주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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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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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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