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STUDY 네번째는 '싱가포르 투자자의 이해, 기초편' 💠 스마트폰에서 레터 볼 때 '웹보기'를 누르시면 조금 더 편합니다. - 웹에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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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9 | 원대로 | Wilt Venture Builder Pte. Lte | 28 J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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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STUDY] 싱가포르에 가면 해외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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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로 | Wilt Venture Builder Pte. Lte 대표
@싱가포르에 1개라도 관심있는 스타트업에게 드리는 '싱가포르 알기' 4번째 글입니다. 비행기값도 비싼데다가 시간도 돈인데, 싱가포르에 무작정 들어간다고 성과를 낼리 만무합니다. '남의 나라'니까요. 한국보다 모든게 어려운게 정상이겠죠. 이 글은 아주 기초의 기초니까, 이 정도는 알고 싱가포르 가야합니다. 네번째 질문은 이겁니다. 네이버에 보면, '싱가포르의 000 VC에서 투자받았다'는 뉴스가 뜨는데, 나도 싱가포르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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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apore PE/VC market m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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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또는 자본시장(Capital market)에서 일하는 분들에겐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이 분야 경험이 없는 비금융권 일반 스타트업 분들에겐 투자자 종류와 이름을 식별하는 것도 큰일입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투자기관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VC(Venture Capital)을 떠올리지만, 사실 전체 투자 시장에서 VC 투자는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장 주식 투자와 채권 투자 외에 부동산, PE(Private Equity), VC 투자 등을 대안 투자 (Alternative Investment)로 분류하고, VC는 이 대안 투자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투자 자금원을 기준으로 구별해 보면, 투자기관이 자체 자금을 가지고 투자할 때는 PI (Principal Investment)나 Prop Trading이라고 하고, 남의 돈을 모아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면 자산운용업,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Angel이라 부르고, 가문의 자체 자금을 체계적으로 운용하면 Family Office, 국가 자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면 국부펀드(SWF: Sovereign Wealth Fund), 대학이나 재단 자금을 운용하면 Endowment fund라고 합니다.
싱가포르 역시 이런 기준에서 투자 시장을 구분해봐야 합니다. 막연하게 글로벌 투자자들이 많다더라, 테마섹이 투자를 많이 한다더라, 투자 시장이 활발하다더라 하는 말 속엔 여러 종류의 투자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죠. 싱가포르에 당연히 글로벌 투자 기관, 펀드 운용사, 글로벌 투자은행, 국부펀드, Family Office 등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주로 상장 주식이나 채권, FX, 파생상품 등 순수 금융 상품이나 부동산, 인프라 같은 전통 투자자산에 투자합니다. 스타트업 같은 비상장 업체에 투자하는 VC는 싱가포르에서 일반화된 지 얼마 안 되었고, 아직은 전체 투자 중 작은 비중을 차지할 뿐입니다.
싱가포르 금융규제 당국인 MAS(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사이트에 가면 자산운용사 리스트가 나오는데, 이 중 VC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사는 다른 펀드 자산운용사 수에 비하면 현저히 적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테마섹 등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자 스타트업과 VC 펀드에 꾸준하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은행과 증권사 PB(Private Banking) 센터를 중심으로 개인 자산가들의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꽤 많이 유입된 걸로 아는데, 싱가포르 개인 자산가나 Family Office의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한국 보다 낮아 보입니다. 한국과 달리 risk taking보다 risk hedging에 더 신경 쓰는 싱가포르인의 특성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이 지역 VC 역사가 일천한 탓에 아직 충분한 Exit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아 미심쩍어 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더욱이 PB나 Family Office 투자 담당자 입장에선 위험을 감수해 가며 자금을 불리는 것보다 안전하게 자금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자기 고객에게 쉽게 스타트업 투자를 권유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하자면, 싱가포르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주체는 VC/PE를 중심으로, 일부 Accelerator, Corporate VC, SWF, 약간의 Angel 투자자 (Family Office 오너 포함) 정도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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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남아 VC 중에 80%는 싱가포르에 몰려.. 역시 동남아 진출하려면 싱가포르 VC는 알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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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역시 정부주도로 80년대부터 VC 산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공식 기록으론 1983년 미국 VC Advent International이 조성한 S$4,800백만불 규모의 South East Asia Venture Investment가 최초의 VC 펀드라지만, VC 산업의 성장은 80년대 중반 정부 자금이 본격 투입되면서부터였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1985년 경제개발청 EDB(Economic Development Board)를 통해 S$1억 규모의 VC펀드(EDB Venture Capital Program)를 도입했고, 그 이후로도 R&D 펀드, NRF 펀드, TIF Venture를 통한 VC 펀드 출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VC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당시는 기술 벤처 진흥을 위한 정부주도의 VC 투자가 중심이었고, 민간 VC는 90년대 후반 전세계적인 닷컴붐이 불면서 시장에 본격 등장했다고 봐야 합니다. 90년대부터 Vertex같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산하 로컬 VC도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 VC신규 설립 보다는 해외 민간 VC들의 싱가포르 유입이 더 활발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VC 경험을 한 싱가포르 출신들이 싱가포르에 실리콘밸리 방식의 VC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대표적으론 Walden International, iGlobe 같은 곳이 있습니다.
iGlobe 창업자의 경우 싱가포르 테마섹 자회사 VC인 Vertex의 유럽, 미국 지사를 만든 초대 대표였는데, 실리콘밸리 투자 경험을 살려 아예 싱가포르에 민간 VC를 설립했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 PEF들 중 일부가 동남아 growth capital 투자 목적으로 싱가포르에 지사를 만들기도 했고, 당시 일본의 대표적 VC였던 JAIC와 JAFCO도 싱가포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중소 IT업체 강국이었던 대만의 CDIB도 싱가포르 VC 협회 (SVCA)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고, 한국의 경우 2000년대 중반에 KTB Network (현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일본 JAIC 및 말레이시아 Maybank VC와 협업을 위해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싱가포르 민간 부문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식 초기 스타트업 VC투자라는 건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고, 일부 은행이나 국부펀드에서 미국 VC 펀드에 출자하는 정도였습니다. 민간 은행 중 하나인 OCBC가 90년대 초 합작으로 만든 OWW VC, 국내 민간 증권사에서 만든 Philip PE 등 민간 VC/PEF도 있었지만, 말이 VC이지 사실 IPO 직전에 주로 투자하는 growth capital이나 pre-IPO 투자가 주를 이뤘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중반 중국 본토기업들의 상장 붐이 불면서,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할 상황이 못되거나 빠른 자금조달이 필요한 중국 중소기업들이 대거 싱가포르 주식시장인 SGX에 상장을 추진합니다. 이때 상장비용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은 중국업체들이 pre-IPO 투자금을 유치했고, 싱가포르VC들은 이런 pre-IPO 투자를 통해 짧은 기간 동안 짭짤한 수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08년 Global Financial Crisis를 겪으며 이런 pre-IPO 투자 기회는 사라지고 이외엔 마땅히 투자할만한 대상이 없어, 상당 기간 싱가포르 VC업계는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0년대 접어들며 스마트폰 등장과 더불어 모바일 혁명, 이커머스 대중화, 클라우드 도입, 플랫폼 경제, 공유 경제 등 새로운 테마가 등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울 것 없는 용어가 새로운 산업의 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는 경기 부양과 청년 실업문제 해결에 고심 중이던 싱가포르 정부에게도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이즈음부터 싱가포르 정부는 스타트업 생태계 개발에 역점을 두고 먼저 국부펀드를 활용해 스타트업 직접 투자와 VC 펀드 출자를 병행하고, VC 펀드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정도 완화했습니다.
이전까지 growth capital이나 pre-IPO 투자에 머무르던 VC 투자가 early stage투자로 확대되기 시작했고, 규모는 작지만 초기 투자 전용 VC 펀드도 등장했습니다. 이때 초기 스타트업 투자 VC 펀드를 만든 주체는 싱가포르인 보다 해외에서 이미 VC 경험을 한 외국인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JFDI, Jungle Ventures, Wavemaker, Golden Gate Venture, Cento Ventures, Openspace 같은 곳들인데, 당시 이들이 만든 1호 펀드는 작게는 몇 백만불에서 커봐야 2천만불 정도의 소규모였습니다.
로컬 싱가포르인의 VC 설립도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마찬가지로 해외 유학파와 사업가 집안 3세들이 새로운 스타트업 생태계로 유입되면서 자연스레 발생한 현상입니다. 한국의 경우 모태펀드 (KVIC)를 통한 정부 지원이 VC 산업 발전의 가장 큰 역할을 한 반면, 싱가포르는 국내외 개인 사업가와 사업가 집안 후계자들의 자체 민간 자금이 싱가포르 VC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당시 조성되었던 VC 펀드들 중 그랩, 고젝, 토코피디아 등 싱가포르/동남아 1세대 스타트업 유니콘에 투자해 소위 대박을 친 펀드 운용사들은 2020년을 전후로 2호 펀드를 조성하기 시작했고, 1호 Fund 때 보다 훨씬 큰 1억불에서 2억불 규모의 Fund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에서 VC 펀드와 운용사 설립을 쉽게 해주자, 기존에 개인 Angel 투자하던 이들이 모여 작은 VC 운용사(VCFM)를 만들기도 합니다.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새로운 해외 자금까지 싱가포르로 몰리면서 현재 싱가포르 뿐 아니라 동남아 스타트업에 대한 전체 투자 규모는 연평균 10조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동남아 전체 VC 중 80%가 싱가포르에 등록되어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VC들이 싱가포르에서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Crunchbase 통계에 따르면 현재 366개에 달하는 VC가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20여년 전엔 한 페이지 정도 밖에 안되던 싱가포르 VC협회 회원사 리시트가 이젠 수십 페이지에 달합니다. 이 같은 양적 성장과 더불어 다양한 vertical 펀드가 등장하고 여성 VC도 증가하는 등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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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테마섹과 GIC의 차이도 모르면서 투자는 받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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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투자 기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테마섹(Temasek)입니다만, 홈페이지와 공식 보도자료만 봐서는 이곳이 실제 무슨 일을 하는 곳이고 어떤 투자를 어떻게 하는 지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이러다 보니 스타트업 투자나 VC 펀드 출자를 받기 위해, 무작정 테마섹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을 요즘도 심심치 않게 받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종류를 알아야 합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라 하면 크게 GIC(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와 테마섹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GIC는 싱가포르가 보유한 외환을 투자해 국부를 늘리는 게 목표이고, 한국의 KIC도 이 싱가포르 GIC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외환 투자를 통한 수익창출이 최우선 목표이다 보니 아무래도 Financial Investor 성격이 강하고, 이에 따라 금융상품이 아닌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 투자 비중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단기 투자수익을 위한 pre-IPO 단계의 유니콘급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 투자는 이뤄지고 있어, 한국 스타트업 ‘야놀자’와 ‘리디’에도 대규모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마섹은 GIC와 달리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집행합니다. GIC를 FI (Financial Investor)라고 한다면 테마섹을 SI (Strategic Investor)라고 할 수 있겠군요. 싱가포르 기간산업의 주요 주주이기도 해, 싱가포르 은행 DBS, 항공사 SIA, 통신사 Singtel 등의 실질적인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국가 전략 사업에 직간접투자를 하고 있고, 스타트업 생태계 촉진을 위해 싱가포르 VC 펀드 출자와 스타트업 직접 투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해외 VC 펀드와 스타트업에도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작년엔 유명 암호화폐 거래소 FTX 투자 손실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싱가포르 EDB에서 운용하는 EDBi라는 투자 기관도 있습니다. EDB는 원래 해외 기업을 싱가포르에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곳인데, EDBi에선 해외 유망기업이 싱가포르에 진출할 경우 이 싱가포르 법인에게 투자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제조 공장이나 R&D 센터 유치에 더 큰 비중을 두다 보니 아무래도 스타트업 보다는 중견, 대기업이 더 적합하긴 합니다.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같은 곳이 싱가포르 ESG (Enterprise Singapore)인데 이곳에도 로컬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중에 Seed Capital이라는 곳은 사전 승인된 로컬 싱가포르 VC 펀드들과 함께 투자하는 매칭 펀드입니다. 이 외에 deep tech, IT스타트업들을 위한 SG Innovate, IMDA와 같은 기관도 있어서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해외 스타트업들에게 직간접 투자와 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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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열렸던 SWITCH 2022 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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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싱가포르까지 와서, 정체불명의 투자자들 앞에서 피칭하는 한국 스타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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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부분이 가장 궁금 하실텐데요. 이렇게 싱가포르에 다양한 투자 기관과 VC 가 있다해도 과연 한국 스타트업이 이들로부터 투자 받을 가능성이 있는가 말입니다. 그 전에 먼저 알고 있어야 할 부분은 이 투자자들의 투자 Mandate입니다.
즉, 투자자는 자기 내부 자금으로 투자를 하던,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하던 투자를 하기 위한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할 지역, 투자할 대상, 투자할 규모 등을 미리 정한 상태에서 투자 후보들을 물색하기 마련입니다. 싱가포르에 VC와 VC 펀드가 많이 설립되어 있다 해도, 이 VC 펀드 대부분은 싱가포르와 동남아 투자에 특화된 펀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혹 Asia-pacific 전반에 투자 가능한 VC 펀드가 있긴 하지만 극소수라고 봐야 합니다. 펀드에 출자하는 투자기관들은 지역별로 나누어 펀드 출자를 하니, 동남아에 투자하겠다고 출자 받은 펀드는 약속대로 동남아에만 투자해야 합니다. 이런 펀드를 대상으로 한국에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해 달라고 열심히 피칭을 한들 투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보통 대부분 펀드 매니저들은 이런 사실을 대놓고 먼저 얘기하진 않습니다. 네트워킹 목적, 업계 정보 수집 차원에서 마치 투자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하니, 잘 구별해야 합니다. 그나마 한국벤처투자(KVIC)에서 출자 받은 싱가포르 및 동남아 VC의 경우, 한국에 있는 스타트업이나 동남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Mandate가 있습니다.
이 VC들은 투자 재원이 남아 있다면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으니, 이들을 먼저 접촉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 Vertex는 한국벤처투자 (KVIC)와 산업은행이 출자한 펀드를 통해 ‘오늘의 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에, 싱가포르 VC Altara ventures는 한국 스타트업 ‘하이퍼라운지’에 투자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스타트업이 싱가포르에서 펀딩(투자금 유치)를 하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왜 싱가포르 투자자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합니다. 한국 국내 사업만 하면서 단순히 투자자만 해외에서 구할 경우, 일반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라면 싱가포르에서 펀딩이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스타트업이라도 유니콘급이나 pre-IPO 단계의 스타트업이라면 financial investment 차원에서 투자를 원하는 싱가포르 투자자들이 꽤 있을 겁니다.
동남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 싱가포르 진출을 원하거나, 아예 싱가포르로 플립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이 싱가포르 투자자를 찾는다면 그래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싱가포르에 투자 받을 대상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한 후에 이들을 접촉하는 게 맞습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VC 펀드들은 싱가포르와 동남아에 설립된 후 이 지역에서 사업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이 지역 스타트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POC 등을 통해 실제 사례와 실적을 만들어 놓는 게 유리합니다.
한국의 각종 스타트업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통해 싱가포르에 와서, 정체불명의 다수 투자자 앞에서 피칭 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종종 봅니다만, 아무리 잘해도 그 자리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보단 해당 스타트업에 관심 가질만한 적합한 투자자를 잘 찾아 일대일 미팅을 가져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한국에서도 VC 만나기가 어려운데, 처음 가는 해외에서 누가 누군 줄 알고 만나나요? 이러다 보니 이상한 사람을 통해 이상한 유사 투자자를 만나 시간 뺏기고 비용만 나가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적정 비용을 지불하고 업계 전문가를 통하라고 조언하지만, 대부분 한국 스타트업은 이런 데 비용 지불하는 걸 헛돈 쓴다고 생각하고 계속 무료 상담만 찾아다니더군요. 또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는 한국 스타트업 지원 민관기관에게 기대를 하기도 하는데, 이들 역시 투자업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도와주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내에서도 VC 투자 받을 확률이 1% 이하인데, 해외에선 그 보다 확률이 훨씬 낮겠죠. 이런 현실을 감안해 해외 자금 유치를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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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싱가포르의 VC 벤치마킹과 싱가포르의 한국 V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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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VC 산업은 한국 보다 역사가 긴 것도 아니고 규모가 훨씬 큰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몇 가지 벤치마킹할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한국과 달리 규제 당국이 MAS로 일원화되어 있고, 펀드 운용사도 투자자 종류와 펀드 크기에 따라 종류를 구분해 놨을 뿐 투자 대상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즉, 동일한 펀드 운용 라이선스 하에 운용사 전략에 따라 헷지 펀드, 부동산 투자 펀드, VC 펀드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거죠. 다만, VC 펀드의 경우 VC 산업 활성화를 위해 VCFM이라는 별도 제도를 마련해 놓기도 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는 해외 선진 시스템을 잘 도입한 결과, VC 운용사와 펀드 규정이 global standard화 되어 있습니다. 관련 규정이 산업 발전에 저해가 된다면 과감히 법을 바꾸기도 합니다. 과거엔 싱가포르에 운용사를 설립하더라도 펀드는 Cayman과 같은 Tax-heaven 지역에 주로 설립했습니다만, 지금은 싱가포르 정부가 회사법까지 바꾸고 추가적인 tax incentive도 제공해 가며, 싱가포르에 펀드를 설립하더라도 Cayman펀드와 동일한 혜택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이미 Cayman에 설립되어 있는 펀드까지 싱가포르로 이전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싱가포르 VC 펀드는 한국과 달리 국내 LP (펀드 출자자) pool이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유치를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펀드구조와 투자 계약서, 투자 관행도 철저히 global standard를 따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과 달리 VC 구조는 주식회사가 아닌 GP-LP 파트너쉽 구조 (유한회사)가 대부분이고, 한 펀드에서 지속적인 Follow-on 투자를 하는 One Fund 전략도 가능합니다.
2000년대 중반 KTB Network가 싱가포르에 최초 진출한 이래, 최근 몇 년 간 한국투자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ES 인베스터, 우리벤처파트너스, 인터베스트, LB 인베스트먼트 등 한국 VC의 싱가포르 진출이 급증하고 있고, 산업은행, 미래에셋증권, 한화증권, KB 금융, 신한은행 등 일반 금융사도 싱가포르 지사를 통해 스타트업 부문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한국 투자기관들이 기존 싱가포르 로컬 투자기관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지 염려가 됩니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서 벗어나 해외로 확장하는 전략 자체는 높이 살만하지만, 이를 실현시킬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진출하면서 부작용이 생길까 우려됩니다.
자금력만으론 경쟁우위가 없으니 한국 VC로서의 차별적 우위를 강점으로 내세워야 하는데, 과연 그게 뭘 지 궁금합니다. 하여간 몇 년 하다 가시적인 결과가 안보인다고 금세 포기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한국 VC가 동남아 스타트업과 조화를 이뤄 싱가포르와 동남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가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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