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엑스포' 하면 어떤 기억이 떠오르시나요?
지난주 '미리보는 점선면'을 통해 여쭤봤더니, '대전엑스포가 기억난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구독자 타이슨소장님은 "그때의 기억이 좋아서, 부산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린다면 꼭 가볼 것"이라고 하셨어요.
반면 '왜 아직도 엑스포같은 걸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계셨어요. 원더월님은 이런 질문을 남기셨습니다. "옛날처럼 실크로드로 동서양 신문물을 교역하는 시대도 아니고... 요즘 엑스포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해요."
확실히 지금 세계박람회는 정체성이 모호한 느낌이 있습니다. 19~20세기엔 온갖 신문물이 이곳에서 첫 선을 보였지만, 이제 '신기술'이라면 CES(미국 소비자기술협회가 여는 전자박람회) 같은 행사에 훨씬 큰 이목이 집중되고요.
지난달, 대통령 뿐만 아니라 기업 총수들도 줄줄이 프랑스로 날아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홍보전을 펼쳤는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가 엑스포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요?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사정까지 함께 둘러보겠습니다. 이번주의 점선면은 산업부 구교형 기자와 함께 준비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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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30 세계박람회 어디서 열릴까
-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꼽히는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이 진행 중입니다.
- 개최 후보지는 우리나라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 세 곳이예요.
- 우리나라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한 엑스포를 두 번 개최했습니다. 1993 대전엑스포와 2012 여수엑스포입니다.
- 두 번 모두 '세계박람회'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전문박람회'였습니다. 우리나라는 BIE 공인 엑스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세계박람회'는 개최한 적이 없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 직접 참석해 "부산은 준비됐다"고 연설했습니다. 기업인들도 대거 출국해 홍보에 참여했어요.
- 개최지는 오는 11월 투표로 결정됩니다. BIE 179개 회원국이 한 표씩 행사해요.
- 지금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많은 표를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엑스포란 무엇인가
- ‘세계박람회’의 역사는 1851년 ‘런던박람회’까지 올라갑니다. ‘만국박람회’라고도 불리던 바로 그 행사예요.
- 통신과 교통이 발달하기 전, 엑스포는 자국을 세계에 알리고, 다른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였습니다.
- 개최 때마다 도시 기반시설이 정비되고 건축물이 세워졌습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도 1889년 파리박람회때 세워졌습니다.
- 19세기의 엑스포는 유럽 국가들이, 20세기의 엑스포는 세계대전 이후 강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주도합니다. 1970년대 이후엔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강대국’ 반열에 오른 일본이 여러차례 엑스포를 개최했고요.
- 유치 경쟁 양상을 보면, 21세기 들어 서구 국가들에게선 확실히 인기가 좀 시들합니다. 정부 재정 건전성을 들어 BIE에서 탈퇴한 나라도 여럿 있어요.
- 캐나다는 2012년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연회비 지출을 줄이겠다며 탈퇴했고, 호주도 2015년 탈퇴했습니다. 미국은 2001년에 탈퇴했다가, 미네소타 박람회 유치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7년에 다시 가입했습니다.
3. 요즘은 어떤 행사인가
-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또는 ‘월드컵’에 견줄 만큼 규모가 큽니다.
- 부산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린다면, 대전엑스포, 여수엑스포보다는 훨씬 큰 행사가 될 거예요. 앞서 두 번 열린 ‘전문박람회’는 개최 기간이 3개월 이내이고, 박람회장 규모도 25만 제곱미터 이내로 제한되는 행사입니다.
- 이와 달리 ‘세계박람회’는 5년 만에 한 번 열리고, 개최 기간이 6개월에 달합니다. 박람회장 규모도 무제한이어서 넓은 부지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어요. 개최국이 박람회장을 마련하면, 참가국들은 자국 경비로 국가관을 짓거나 임대합니다.
- 교통수단과 미디어가 발달하고, 놀이공원이나 전시 이벤트가 다채로워지면서 엑스포는 원래의 경쟁력을 많이 잃었습니다.
- 요즘은 환경 문제와 같은 ‘인류 공통의 과제를 논의한다’는 명분을 주로 내세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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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이 2030 세계박람회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
정부가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올해 편성한 예산은 3228억원입니다. 지난해 2516억원에 비해 28.3%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세계엑스포를 개최하게 되면 수조 원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일단, 유치에 승산이 있는 걸까요? 6월 파리 총회 직후 이탈리아에서는 사우디가 70표, 이탈리아가 50표, 한국이 30표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문화자산 외에는 내보일 게 없는 이탈리아보다는 잘나가는 기업들과 '한류 파워'를 자랑하는 한국이 더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지난 6월 파리를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리비아 왕세자(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사우디가 앞서가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총회가 열린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사우디를 지지한다’고 선언했고요.
세 나라는 왜 이렇게 엑스포 유치에 열을 올리는 걸까요? 수십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흥행에 실패하면 큰 손실을 떠안는 부작용도 만만치않습니다.
유치 경쟁의 맥락을 살펴보면, 자국이 당면한 과제를 엑스포라는 '메가 이벤트'로 풀어보려는 각국의 속내가 보입니다.
1. 사우디, '국제적 왕따' 벗어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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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유치 경쟁을 '사우디아라비아의 깊은 주머니와 이탈리아 소프트파워 대결'이라고 표현했어요.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엑스포는 사우디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방위적 노력의 일환입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지금 화석연료 시대가 끝나간다는 데 굉장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어요. 석유 중심 경제 구조를 탈피하겠다고 '오일머니'를 '친환경' 도시건설과 신산업 투자에 쏟아붓는 중입니다.
사우디를 중동의 금융 허브로 만들고, 관광산업도 성지순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무함마드 왕세자의 포부입니다. 스포츠, 문화, 전 영역에 대해 마구 투자하고 있어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축구팀 알 나르스가 연봉 2억유로(약 2730억원)를 제시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런 노력에도 사우디의 국제적 위상에 걸림돌이 되는 게 인권 문제입니다. 사우디는 여성, 성소수자,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의 역사가 뿌리 깊고, 특히 현재의 실권자 무함마드 왕세자는 정적에 대한 집단 처형, 언론인 살해사건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악명이 높아요.
터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정을 비판하는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2018년에 터키의 사우디 대사관에 감금됐다 잔혹하게 살해됐어요. 무함마드 왕세자가 배후로 지목되었고요. 이 사건 이후 사우디는 국제 사회에서 '끼워 줘서는 안 되는 나라'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30 세계박람회 개최국으로 사우디를 지지해서 유럽 국가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어요.
마크롱은 왜 사우디를 공식 지지했을까요? 프랑스는 사우디에서 오일과 가스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반대로 사우디에 무기를 팔기도 하고요. 사우디가 프랑스로부터 제트기를 사들이기로 약속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유럽의 인권 단체들은 사우디의 엑스포 개최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사우디의 인권유린 역사를 지우는 이벤트가 될 거라고 우려합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입장에서는, 179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엑스포 개최국으로 선정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왕따 취급'을 벗어나는 걸 의미한다고 많은 이들이 분석해요.
사우디는 국제적 위상을 원합니다. 그리고 왕실이 집행할 수 있는 막대한 부가 있어요. 지금 BIE 회원국들은 리야드의 세계박람회 개최 지지를 빌미로 무엇을 얻어낼지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입니다.
2. 이탈리아, 쇠락한 수도를 어찌할까
이탈리아는 사우디와 비교하면 회원국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로마의 오랜 역사와 인문적 토양을 내세울 수 있을 뿐이죠.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과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로마의 경쟁자는 사우디와 한국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로마 자신일지 모른다"고 표현했어요. 그만큼 도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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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로마에서 쓰레기 관리 실패에 항의해 열린 시위 현장. 게티이미지 |
로마는 지금 쓰레기와 교통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무려 수도인데, 도시의 기반시설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에요. "수도를 다시 세워 올바른 길에 올리기 위한 통합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엑스포 유치를 이끄는 잠피에로 마솔로 이탈리아 대사는 말합니다.
로마는 2000년대에 야심차게 도시 부흥을 꾀한 바 있습니다. 거대 스포츠 센터 같은 화려한 건물도 짓고요. 유명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지은 ' the Sail'이 대표적입니다.
이 건물은 2007년부터 높은 비용이 문제가 된 데다 비리 의혹까지 터지면서 거의 버려지다시피 했어요. 이때쯤 글로벌 금융위기도 터집니다. 주민들이 집값이 싼 지역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로마의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시 인프라가 주민들의 이동을 뒷받침하지 못했어요. 쓰레기가 나뒹굴고, 버스는 제 시간에 오지 않고, 급기야 야생동물들이 도시를 활보하는 사태까지 벌어집니다.
이탈리아에선 앞서 2015년 밀라노에서 세계엑스포가 개최된 바 있습니다. 밀라노는 이 행사를 거치면서 세계 도시로 부흥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로마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해야하는 때에, 세계박람회를 유치해 밀라노처럼 일으켜보자는 게 이탈리아의 목표입니다. 폐허가 된 건물 'the Sail'은 박람회장으로 다시 잘 살려 쓰고요.
경쟁국의 인권 문제를 공격해 표를 얻으려는 시도도 돋보여요. BIE 대표단이 로마를 방문했을 때는 성소수자 단체들이 와서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를 반대해 달라' 외치기도 했다네요.
3. 한국, 신공항이 먼저인지 엑스포가 먼저인지
도시 부흥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 상황은 이탈리아와는 반대입니다. 정부와 부산시는 세계박람회 유치를, 비대한 수도권에 밀려 소외된 부산과 인접 지역을 부흥시킬 계기로 보고 있어요. 한마디로 '지역균형발전'에 중요한 사업이라는 겁니다.
부산에서 세계박람회를 열면, 6개월간 약 348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간다는 게 유치위원회가 내세우는 예측치입니다. 수도권 전체 인구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인데, 이런 인파를 초대하는 작업이 간단할 리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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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박람회같은 대규모 행사는 기반 시설 확충의 계기가 됩니다. 토건사업을 일으킬 빌미이기도 하고, 지역의 숙원을 해결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2012년에 전문엑스포를 개최한 여수에 KTX가 놓였듯이요.
부산은 지금 '북항 개발'이 과제입니다. 2030년까지 총 사업비를 20조원 이상 투입하는 부산 역사상 최대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면 이 '재개발 지역'에 박람회장을 조성한다는 구상이에요.
세계박람회는 '가덕도 신공항'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원래 가덕도신공항은 2035년까지 완공할 예정이었는데, 부산시가 '엑스포 이전에 열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게 받아들여지면서 정부가 계획을 대폭 앞당겼어요.
정부가 편성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관련 예산에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관련 비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는 가덕도신공항 공사 기간을 5년 단축해 2030년까지 완공하는 기본계획안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말에 착공해 세계박람회 이전인 2029년 12월에 공항을 열겠다고 합니다. 실행까지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있습니다만, 사업성도 명확치 않은데 세계박람회 때문에 서두르는 게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산 지역 언론 동향을 살펴보면 지역발전을 위해 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지하는 기사가 대부분이지만, 개최가 불투명한 행사에 매달려 다른 현안을 외면하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공존합니다.
부산은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있을까요? 사우디가 1위로 앞서고 있는만큼, 이탈리아를 지지하는 표를 적극적으로 끌어와보자는 게 유치위원회의 전략이 될듯 합니다. 오는 11월까지 계속 관련 활동을 펼칠 예정이에요. |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박람회 개최를 '인권 탄압국'의 오명을 벗고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는 무대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이탈리아는 낙후한 로마를 재정비하는 과제를, 한국은 부산 지역 개발 사업을 세계박람회와 엮어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
1. 냉혹한 '쩐의 전쟁'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을 위해 파리로 출국한 것은 대통령만이 아니었습니다. 유수의 기업인들도 줄줄이 함께 나갔어요. 가서 어떤 활동을 펼치는 걸까요? |
지난 6월 2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담소를 나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를 방문한 김건희 여사의 가방에 달린 부산엑스포 홍보용 키링.(오른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산업부에서 재계 전반을 취재하는 구교형 기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쟁력은 '개발할 데가 많다'는 데서 나와요. 우리는 정 반대의 상황이죠. 다른 나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우리나라의 '자원'은, 국제적으로 최상위에 있는 대기업들입니다.
표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나라에 와서 투자하라'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서 투자하겠다'고 해야 설득력이 있어요.
때문에 정부도 국가 경쟁력을 홍보할 때 기업을 내세우려고 합니다. 국가 차원의 '원조'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의 '투자'도 세일즈 포인트가 되는 것이죠.
큰 행사 유치 경쟁을 벌일 때는 개별 국가에 '특사'를 파견하기도 합니다. 이 특사는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인데, 정부 소속이 아니라 민간 기업 소속 인원이 특사로 가는 경우도 많아요.
특사로 한 개발도상국에 다녀온 분의 경험을 직접 들어보니, 방문 기간 동안 전용기를 타고 전국을 돌면서 내내 '우리에게 투자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상대국 입장에서는 우리나라를 상대로 '영업'할 기회인 거예요."
세계박람회가 '인류 공통의 당면 과제' 같은 명분을 내세우긴 하지만, 개최국을 정하는 과정은 철저하게 실리에 따라 이뤄집니다. 각국은 외교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 어디에 투표할지 결정해요.
지금은 '경제적 이익'이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는 게 대체적 분석입니다. 때문에 '인권 탄압국' 오명을 뒤집어쓴 사우디아라비아의 개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이고요.
2. 초대형 행사 후에 남는 것
부산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지난주 '미리보는 점선면'을 통해 구독자님들께 여쭈었습니다. '별로 상관 없을 것 같다'와 '도움이 될 것이다'가 6 : 4 정도의 비율로 나왔어요.
큰 행사가 남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을 남겨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실제로 대전엑스포와 여수엑스포 이후에 박람회장으로 조성했던 공간들은 '애물단지'가 되어 지자체의 예산 부담을 가중시키다가 철거되곤 했습니다.
"저는 엑스포는 20세기의 시선에 머물러 있는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요. 대전이나 여수, 올림픽을 했던 지방도시인 평창을 생각하면 엑스포는 돈 많이 드는 한철 장사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진짜 지역발전을 하고싶고 우리나라를 홍보하고 싶다면 소프트파워를 정비하는게 먼저 아닐까요?" (워니 님)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린다면 진정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준비하기를 바라며, 오늘의 점선면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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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박람회 유치전은 철저한 경제 논리에 따라 펼쳐집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투자 및 협력 가능성을 밑천으로 BIE 회원국들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세계박람회를 부산에 유치한다면, 지속가능한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
☑️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오는 11월 결정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한국은 BIE 17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자국에 투표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이탈리아와 한국은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쇠퇴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 회원국들은 철저한 경제 논리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대기업들의 투자 및 협력 가능성을 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
지금 한국에서 ‘신공항’은 ‘지역균형발전’과 쌍으로 묶여다니는 키워드입니다. 추진 중인 곳만 10곳에 이르는데요. 있던 공항도 없애는 세계적 흐름과 반데인 데다, 경제성이 없는데도 졸속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문제가 큽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 스키장을 만들었던 부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부는 당초 경기가 끝나면 가리왕산을 원상태로 돌려놓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남은 것은 황폐해진 산과 비가 오면 일어나는 산사태였습니다.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면 질문과 의견을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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