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말이 필요 없어질 때 한새벽 "찌따 맘마먹자~~~" 찌따 "먀야아야앙아아양아아아아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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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제목이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실제로 아주 자주 하고 다니는 말입니다. 과한 친목을 강요하는 술자리에서도, 필요하지 않은 플러팅의 거절 표현으로도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실제로 ‘젊어 보이는데 혼자 고생하면서 애를 키우는데도 씩씩해 보여서 좋다’ 라는 말까지 들어봤습니다.
오늘은 지난 겨울 제게 온 뜨끈한 생명, 그러니까 ‘고양이’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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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임보다 먼저 도착한 마음
2. 사랑이라는 말이 필요 없어질 때
3.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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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자친구도 남편도 없는 미혼 여성인지라, 갑자기 아이가 생긴다는 건 제 인생을 건 엄청난 결심이었죠. 자세한 만남은 마음이 아프기에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이렇습니다.
사람에게 폭행당해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울부짖는 아이를 목격한 뒤로는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굶주리지 않고 하루만이라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습니다. 무작정 아이의 이름을 불렀고, 오랫동안 혼자 지내던 집에 겁에 질린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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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앞서 "죄송해요, 집에 애기가 있어서요."라는 말에 씩씩해보인다- 했던 분은 어떻게 됐냐고요. 물론 나중에는 고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혼났습니다. 혼나기까지 가는 관계는 이미 친해졌다는 뜻이고, 그 전에 나가떨어지는 관계들은 저를 애정을 채워줄 대상으로만 봤던 사람들이었지 않을까요. 아무튼 1차 필터링의 개념에선 저에겐 여전히 꽤나 좋은 표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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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겁쟁이가 사실은 엄청 호기심 많은 개냥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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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이를 데려오고 나서 집에 아주 아주 일찍 들어갑니다. 웬만하면 외출을 하기 싫어하고, 친구는 줄었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저는 행복합니다. 핸드폰도 보지 않고 아이를 쓰다듬으며 숨을 고르는 시간에 처음 느끼는 것 같은 ‘행복’을 느낍니다. 내가 쓰다듬어 주는 게 기분 좋다고 골골거리는 아이의 숨소리를 들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습니다’. 아니, 방금 이 말보다는 ‘더 이상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가 더 어울릴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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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냐고 물어보면, 글쎄요. 확실한 건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저도 귀여움에 대한 책임 없는 쾌락만 즐기고 싶은 흔한 인간 중 하나였습니다. 원래 친구 고양이, 강아지가 제일 귀엽잖아요. 나 자신도 책임질 수 없는 사람이 그 어떤 생명을 책임지겠어요.
그 책임보다 앞선 건 마음이었습니다. 계획적이지 않았고, 정말 마음만 앞서 행동한 것만 놓고는 좋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적어도 나는 이 아이를 굶기지도 때리지도 않을 거라는 마음.’ 그거 하나만으로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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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경비원분이나 택배/배달 등 모르는 사람이 오면 저기 들어가서 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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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책임지게 된다는 건 정말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혹시라도 귀여움 하나만으로 생명을 데려오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꼭 스스로를 욕해보시길…) 그냥 인스타 짤로 고양이 영상을 보는 건 좋아했어도, 직접 키우는 건 정말 많이 다른 문제더라고요. 인간과 다른 행동 방식, 사료의 성분부터 종류. 이해하고 공부해야할 것이 산더미였습니다.
유튜브에서 수의사 선생님의 영상을 하루종일 보고, 온갖 AI와 24시간 대화한 것 같아요. 함께 산 첫 한 달가량은, 아이도 저도 지옥이었습니다. 인간이 싫은 겁쟁이 고양이와, 집 밖을 안 나가는 히키코모리의 동거였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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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려올 때의 저 역시 그렇게 멀쩡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도 불안감에 떨던 고양이였지만, 저 역시 우울감에 찌든 인간이었죠. 경제 활동도 하지 않고 사람도 만나지 않고 집에 시체처럼 누워만 있었던, 말 그대로 ‘히키코모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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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새 사람과 새 집에 적응하는 과정은 꽤나 험난한데요, 낮이고 밤이고 불안감에 목이 쉬도록 내리 우는 아이를 보고 저도 더 정신이 나갈 뻔 했던 적도 있었죠. 낳아본 적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다들 신생아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3시간마다 깨서 우는 아이를 달래고, 잠을 못 자 예민해진 퀭한 부모. 이 두 가지만 놓고 보면 비슷했던 것 같네요.
치타는 처음엔 밥을 주면 배불러도 토할 때 까지 밥을 먹었고, 토한 밥조차도 다시 먹으려고 하는 고양이었습니다. 또 제 근처엔 오지 않고 저와 멀리 떨어져서 빤히 저를 지켜보곤 했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제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아이는 지금은 편식도 하고요. 조금이라도 떨어지기 싫은 듯 제 몸을 끌어안고 착 달라붙어서 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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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만 치유받고 나아진 건 아니었어요. 저도 아이로 인해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집을 깨끗하게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놀아 주고 챙기다 보니 기력이 딸려서 안 먹던 밥을 먹기 시작했고요. 고양이 사진 보낸다고 친구들에게 하는 연락도 늘었죠. (옥장판X 고양이키움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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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말로만 듣던 애니멀테라피... 라는 것이더라고요. 아이에게 더 좋은 걸 해주고 싶어서 경제 활동도 다시 하고 있고요. 덕분에 잃어버렸던 꿈도 다시 꾸고 있습니다.
삶에 의미를 잃고 미쳐가던 저를 구원해 준 건 이 아이였어요.
처음엔 분명 제가 구원한 줄 알았는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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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뒤척이며 깨면 어김없이 내 옆에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가 있을 때. 향수 냄새로 가득하던 집안의 공기가 햇살을 담은 아몬드 향으로 채워질 때. 시끌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내 목소리를 더 높이던 밤과 달리, 이제는 작은 골골송을 듣기 위해 음악 소리를 줄이는 내가 있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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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붙어있어서 사실 그만 붙어 잤으면 좋겠는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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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말이 필요 없어질 때.”
말로 우리를, 혹은 나를 정의 내리지 않아도 될 때. 그런 순간을 느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질 때. 사랑에 빠지는 순간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정신차려보니 서로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어있었죠.
혹시 제가 거창하게 말했다면, 꼭 생명이 아니어도 좋지 않을까요. 전 지금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를 옆에 두고, 제가 가장 ‘사랑하는’ 흑맥주 한 잔과, 가장 ‘사랑하는’ 크리스마스 재즈 플리를 틀어두었습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갖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이렇게 있고 싶습니다.
참 별거 없고 특별해요. 같이 있는 순간이 안온하고, 그 순간이 그대로 멎어도 좋을 것 같을 때, 아니 오히려 내가 멈추고 싶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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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히키코모리가 된 사연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 했지만, 제 마음이 어땠는지가 영 설명이 안되는 기분이라 글이 끝나가면서야 언급을 하게 되네요. 저는 아이가 오기 전 사랑하던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생명을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람이었죠.
여전히 가끔은 작디작은 생명 앞에서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이토록 소중하게 품었다가 또다시 잃게 되면 저는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까요. 누구나 그렇듯, 더 이상 사랑하는 존재와 이별하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 저에게도 아주 크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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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참 안타깝게도 복잡한 존재죠. 사랑의 행복과 함께,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의 무게도 함께 오니까요. 그저 치타의 맘마 시간 마냥, 순간의 행복감이 더 크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연애하다가 애인을 잃었을 때는, 나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돌아왔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상실도 역시, 어머니가 낳아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애정으로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고요. 그렇다면 이 아이는 어떤 마음을 주고 내게 마지막을 고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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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고양이 앞에서 일부러 용기 있는 척을 하다 보니, 제가 실제로 용감해진 것 마냥 착각하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지독하게 사랑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예전보단 무섭지 않아요. 그저 믿지도 않는 세상의 이야길 따라 하겠죠. 고양이별로 돌아가는 아이의 손에 다시 만나자는 뜻의 붉은 실을 묶어 줄 겁니다. 다시라는 게 언제일지 우리는 아무도 모르지만, 의심하지 말자. 꼭, 헤어져서 슬프다는 말보다 만나서 행복했다고 말해주자.
운명을 거역할 수 없을 때가 참 많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단어가 조금 거창할까요? 그냥 어떤 삶의 흐름 같은 것 말이에요. 만나는 인연, 사랑하게 되는 것들, 그 감정들을 마주하는 나. 처음에는 부정도 해보고, 부딪혀 아파도 보고, 온 힘을 다해 도망쳐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돌고 돌아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과 결말이 꼭 정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거역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떤 일을 마주하더라도 조금은 더 나답게 행동할 수 있게 되는 것.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앞에 조금 더 소중함을 잘 아는 내가 있는 것. 후회하지 않고 사랑하게 되는 나. 또 울게 되더라도, 다시 사랑을 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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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겨울 제게 온 소중한 생명, 그러니까 ‘고양이’와, 다시 무언가를 사랑할 용기를 갖게 된 한 사람에 대해서 글을 써봤습니다.
오랜만에 춥지 않은 겨울입니다. 제게 달라붙어있는 이 고양이는 참 뜨끈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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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새벽>의 코멘트
그래서 저희 집 고양이 보실래요? (옥장판 X 결혼 X 보험권유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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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 장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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