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란 무엇일까요.
뇌과학자 입장에서 보면 현실은
우리의 뇌가 창조하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은 착시현상이고,
뇌를 통해 실제로서 구현되는 겁니다.
따라서 현실은 촉각을 통해
뇌에 들어온 사실(인풋)이 아니고,
뇌의 해석을 거친 결과물(아웃풋)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의 외부세계에 있는
‘사실’ 이 아니라 뇌에서 발현되는 감각의 현상,
즉 사람의 내부세계에서
사실이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메타버스(meta-verse) 기술이 지난 5년 동안
전세계를 달구었습니다.
현재의 세계(유니버스)를 넘어서는(메타)
새로운 세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디지털과 로봇, 바이오 기술과 뇌과학 등을 통해
인간이 또 다른 완벽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
꿈을 주고 있습니다.
카이스트의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메타버스 사피엔스>에서
메타버스 기술의 특징은
탈현실화에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의 현실세계를 벗어나는
기술적 시도 말입니다.
21세기 초 인터넷은 먼저 정보를 통합한 후,
생활을 통합했습니다.
잘 통합된 디지털 현실은 이제 실감나고
몰입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갑니다.
시각적으로 반할 만하고 실제처럼 믿을 만한
입체적 세상,
이른바 메타버스라고 부르는 또하나의 완벽한
인조 현실이 기존의 생활 속 현실에서
갈라져가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우리 외부에서
몰입, 입체, 실감, 가상의 체험 기술장치들이
늘어나는 것일 뿐,
선진적 기술을 활용해 감각적으로 하는 체험은
여전히 모두, 우리 몸의 촉각으로 받아들인 후
머리로 보내 뇌 안에서 이뤄집니다.
우리가 메타버스 첨단장비를 아무리 주렁주렁
피부에 달고 있어도, 또다른 현실같은 세상은
온전히 우리 뇌 안에서 펼쳐지는 것이지요.
그러니 메타버스 기술은 밖에 있어도
메타버스 세상은 뇌 안에 있습니다.
이 첨단기술이 오기 전에도,
우리의 현실은 신체 밖이 아니라
뇌 안에서 감각되고 생성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과 운명이 뇌 안에서 창조되는 것이라면,
옛어른들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머릿 속에서 밝은 정신, 맑은 영혼을 가져야만,
현실이 건강하고 행복해진다는 말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