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밖에 모르셨죠?

💬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오늘의 어거스트

저는 덕후기질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유일하게 누군가를 열렬하게 좋아한 적이 있다면 학창시절에 동방신기 정도...? 하지만 앨범 몇 개 사고 같은 팬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긴 했어도 콘서트도 안 가봤답니다. 

근데 항상 관심은 있었어요. 내가 직접 만날 수 없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돈을 지불하면서 굿즈를 사고 관련 행사에 참여하게 하는 그 동력이 뭘까! 유난히 덕력이 부족한 저 자신의 낮은 열정을 토로하며 제 주위의 유명한 덕후에게 물어봤습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러블리즈 덕후였어요)

"대체 뭐가 그렇게 좋아? 그리고 하필 왜 그 멤버를 좋아하는건데?"
그러자 그 친구가 말했죠.
"그건 네가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야. 어느 순간 누가 네 뺨을 때리면서 말할거야. 내가 니 최애야."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어느날 꿈에 방탄소년단 지민이 나왔습니다. 꿈에서 지민이랑 술래잡기를 했는데 어찌나 황홀한지. 그 후로 유튜브에서 '지민 부채춤', '지민 덕질 포인트', '지민 솔로곡', '지민 리액션' 등등 지민 콘텐츠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국뽕 수준이 아니고 정말로 리.터.럴.리 그에게 반한거 같아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팔자에도 없는 덕질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본투비 덕후분들은 이미 아실 수도 있는 정보에요. 하지만! 저처럼 막 덕질을 시작하신 분들, 혹은 소중하게 품은 그 흑심을 좀 더 스마트하게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바칩니다

이름하야 '요즘 것들이 덕질하는 데 필요한 APP들'.
🍌 이번 주 에디터는 FRI 입니다 😪

💬 오늘의 에디터 PICK
[BANGTAN BOMB] 'IDOL' Special Stage (BTS focus) @2018 MMA - BTS
저를 지민의 늪으로 빠지게 했던 문제의 그 지민 부채춤 영상을 오늘의 콘텐츠로 소개합니다. 땅땅! 


💭 덕질의 알파이자 오메가, 트위터

가장 중요한 건 '트위터'입니다. 트위터 이야기는 좀 길게 할게요. 트위터는 자기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만 볼 수 있는 완벽한 '필터버블' 플랫폼입니다. 보통 필터링으로 인한 정보의 편향성을 비판하는 데 쓰이는 용어이지만 덕질에 편향성이 없으면 그건 그냥 박애주의 아닌가요? 내새끼의 모습만 보는 것도 바빠 죽겠는데 눈길이 다른 데 돌아가는 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트위터에는 내 셀카를 올리는 곳도 아니에요! 나한테도 이렇게 관심없을 겁니다. 신창섭 트위터코리아 대표는 "다른 관계지향성 플랫폼이 '룩앳미(Look at me)'라면 트위터는 자기 생각을 공공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룩앳댓(Look at that)'중심의 플랫폼"이라고 말했습니다

트위터의 '토픽'은 트위터 사용자가 팔로우한 계정이나 검색, 클릭 등을 토대로 관심있을 만한 주제를 추천해주고, 사용자가 특정 토픽을 팔로우하면 그 주제에 관한 트윗, 사람들, 이벤트를 표시해줍니다. 저는 당연히 #지민을 팔로우했어요!

또 한 가지 트위터가 대단한 이유는, 같은 관심사와 공감대를 가지고 트위터 상에 모인 팬덤을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공동체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흩어진 열망과 욕망이 한데 모아 폭발적인 힘이 되는 것이지요. 팬들도 그걸 알고 있고 소속사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시태그나 리트윗으로 총공(총공격 혹은 총공세)해 실트(실시간 트렌트)에 원하는 의견을 표출하거나 이슈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보통 신곡 발표 시간에 맞추어 스밍(음원 스트리밍) 총공을 지휘하거나 기획사에게 요구하고 싶은 사항 등을 수면 위에 끌어올리는 데 사용합니다. 멤버의 생일 혹은 기념일에 맞추어 축하 메시지를 읽게 하고 싶은 팬심 어린 해시태그도 있죠.

무엇보다 트위터는 '신뢰성'이 있는 미디어입니다.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에 트위터라고 그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관심사에 맞게 팔로우할 수 있고, 팔로잉하거나 관련 게시물들만 내 피드에 올라오기 때문에 파란색 표시로 인증받은 오피셜 계정의 공지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식 계정은 소속사가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앨범 발매 계획, 공연 등 행사 일정을 가장 먼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공식 계정이 '리트윗'한 정보는 믿을만 하다는 메시지를 주죠.

이처럼 트위터와 덕질은 분리할 수 없고, 그 영향력은 내수적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지난 3~8월 K-POP 관련 트윗량은 코로나19 관련 트윗양보다 28% 많았습니다. 지난해 트위터에서 K-POP 관련 트윗만 53억건이라고 해요.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힘입은 것도 있겠고, 우리나라 덕후들의 뿌리깊은 단체 행동이 온라인상에서도 활약한 것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 일상부터 콘서트까지 모든 영상이 모인 브이 라이브

트위터 다음으로 중요한 앱이 있습니다. 바로 '브이 라이브(V Live)'. 2015년 9월 1일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네이버 브이 라이브는 스타가 실시간으로 개인방송을 하는 앱입니다. 주로 K-POP 아이돌들이 많이 방송하며 영화 시사회, 심지어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로 뮤지컬 공연도 선보입니다. 

브이 라이브의 강점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와 실시간으로 친구처럼 소통할 수 있고 중대발표를 생중계하기 때문에 발빠르게 덕질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멤버쉽을 결제한 팬들은 미공개 고화질 영상을 보거나, 콘서트 티켓 선예매 등 혜택이 있습니다.

2019년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 브이 라이브 이용자는 230개의 국가에서, 7200만의 누적 다운로드, 주간 방문자수는 1000만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영상 재생 숫자는 2019년 5월 기준 65억건, 13억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하니 1년이 지난 지금은 훨씬 더 많아졌겠지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이벤트가 늘어나고 있어 단순히 현장 스케치를 영상으로 담는게 아니라 아예 브이 라이브로만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 빈틈없이 빡빡하게 덕질하고 싶을 때, 린더

많은 정보도 중요하지만 이것들을 기억하고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내 가수의 일정을 한 눈에 알려주는 일정 앱 '린더(Linder)'가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스타 태그를 구독하면 출연하는 방송 스케쥴, 관련 행사, 앨범 판매 일정, 공연, 멤버들의 생일 등을 모두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출연하는게 아니라 방탄소년단을 주제로 다뤘다는 이유로 한 예능 프로도 스케쥴에 추가되어있곤 합니다. 

그야말로 빈틈없이 빽빽한 스케쥴을 실감할 수 있죠. 어떻게 이렇게 세세한 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나 궁금해서 보니, 린더는 누구나 자유롭게 일정을 등록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물론 모니터링을 통해 진위여부를 가리고 너무 많은 중복 등록이 발생하지 않게 관리도 하죠. 누군가에 대한 애정은 자발적 선의를 낳고, 그 선의는 모여 집단지성이 되네요...!
💭 내 최애가 직접 댓글 달아준다고...? (동공지진) 굿즈부터 댓글까지, 위버스와 리슨

소속사에서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앱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위버스(Weverse)', 그리고 SM 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리슨(Lysn)'이 있어요. 위버스에는 빅히트 소속 가수들 뿐만 있는건 아니에요. CL, 여자친구, 세븐틴 등도 있답니다. 

그중 위버스는 꽤나 잘 만들어지고 영리한 앱입니다. 소속사 독점 정보가 공개되기도 하고, 본 아티스트가 출연하거나 관련있는 모든 콘텐츠를 하나로 모았어요. 브이 라이브 영상, 유튜브 영상, 방송 출연 영상들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 피드에는 자유롭게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데, 운이 좋으면(!) 최애가 내 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주는 짜릿한 경험도 할 수 있어요. 특정 영상들은 구매해야 시청할 수 있으며, 별도의 '위버스 샵' 앱을 이용해 굿즈를 살 수 있습니다.
💭 뉴비를 위한 가장 완벽한 덕질 입문서, 블립

그 외에도 매일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하트로 투표를 해 순위를 매기고, 당월 누적 순위 1위인 개인 혹은 그룹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앱 '최애돌'이 있고, 연계된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스밍 인증을 통해 음원 차트 상승에 기여할 수 있는 앱 '멜론 아지톡'도 있습니다. 

또 좀 더 학구적인 팬이라면, 음악 전문 기업 스페이스오디티가 만든 '블립(Blip)'앱을 살펴보면 됩니다. '케이팝 레이더'를 주력으로 하는 이 앱을 통해서 실시간 차트 몇 위에 진입해 있는지, 소셜 미디어 팔로우 수가 어제보다 얼마나 늘었는지, 유튜브 구독자, 영상 조회수 순위는 어떤지 등 상세하게 알 수 있어요.
적고 보니 정말 팬들의 애정으로 가득친 앱들이네요. 그만큼 K-POP을 비롯한 연예 사업이 얼마나 돈이 되는지도 알 수 있었구요. 사실 저는 저 앱들을 다 사용할 자신은 없어요. 역시 덕질도 타고나야..... 저는 그냥 멀찍이 물러서서 노래 많이 듣고 영상 많이 보려구요! 그럼 다들 즐거운 덕질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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