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미니91] 🐑 산양은 집을 지킬 수 있을까 🏠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 장은미 기자입니다.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주말 아침, 저희집 고양이 초코(11, 올블랙)가 새로 산 커피잔을 깼어요. 이날도 초코는 늘 하던대로 식탁에서 자신의 캔사료를 준비하는 집사의 모습을 보려고 했는데요, 가족 중 누군가가 "내려와"라고 다급하게 외치자 놀란 초코가 내려오다가 옆에 있던 커피잔이 떨어진 거죠.😪 거기에 커피잔을 둔 사람의 부주의로 결론을 내리고, 고양이는 혼나지 않았어요.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삶이란 집사에게 고양이의 생활과 습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야 하는 것을 의미해요. 이사같이 큰 이벤트가 있을 때는 반려묘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과 노력이 뒤따라야 하고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우리 초코도 보세요🐈)

오늘 뉴스레터는 산양에 관한 이야긴데요. 영양 풍력발전 사업지에서 산양의 식생에 대해 부실한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졌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요. '산양'은 '집'을 지킬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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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 산양

산양은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입니다. 풀을 먹으며 고산지역에서 사는데요. 절벽 위를 걸어다니기 때문에 다리가 굵고 발끝이 뾰족하고 발굽이 발달해 있다고 해요. 산양은 거의 이동하지 않고 한 곳에 머물러 사는데요. 그래서 국내에서는 강원도 설악산과 대관령, 경북 북부 산간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2~5마리씩 무리 지어 생활을 하고, 울음 소리는 염소와 비슷합니다. 보금자리는 사람들이 드나들 수 없는 바위구멍에 만든다고 해요. 시각, 청각, 후각도 발달한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예민하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 주민들이 설치한 카메라에 포착된 산양 ⓒ영양제2풍력저지 공동대책위원회

🌬️ 영양 AWP 풍력발전사업

(주)AWP는 영양읍 무창리 산 1번지 일원 17만 1,754m2 부지에 설비 용량 58.5MW(1기당 4.2MW, 총 14기) 규모 풍력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27일 영양군은 ‘AWP 영양풍력 발전사업’에 대한 군계획시설(전기송급설비) 사업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하기도 했습니다.

▼AWP 영양풍력발전단지 계획. 15개 발전기 위치가 표시돼 있지만 최종적으로 14기로 조정됐다.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

이번주 뉴스민 PICK

✅ 환경부 거짓·부실검토전문위, 영양 풍력 환경영향평가 일부 ‘부실’ 판단

📁 장기자 한 마디 🎤

경북 영양군 AWP 풍력발전사업에 대해 지난 2022년부터 여러 건의 기사를 작성해오고 있어요. 환경부와 주민단체, 국회의원실 등 관계자들과도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확인해오고 있는데요. 관련 상황에 대해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

🤔먼저 지난달 환경부는 영양군에서 진행 중인 AWP 풍력발전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이하 거짓부실위)를 열었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 거짓부실위는 멸종위기종 산양 서식에 대해서만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결론 냈습니다. 거짓부실위는 산양을 제외한 박쥐와 식생에 관해서는 거짓이나 부실 정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사단 결과에 비해 한 발 더 물러선 내용이 도출된 겁니다.

거짓부실위에 앞서 주민단체 등이 참여해 구성된 공동조사단에서는 산양, 박쥐, 수리부엉이, 식생, 소음·진동 등 5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살폈는데요. 산양과 박쥐 조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산양 식생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고, 붉은박쥐 등 14종의 박쥐가 확인됐다는 것이 그 근거였죠. (관련기사=“멸종위기종 산양, 박쥐 검토 안돼”···영양 풍력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위 연다('23.01.02))

▼주민들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산양 모습 ⓒ무분별한 풍력저지 영양·영덕 공동대책위

🤔 거짓부실위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나 향후 조치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 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과 부실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경우 거짓·부실검토위원회가 운영되는데요. 보통 10명 이내 환경부 공무원과 전문검토기관 전문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번에는 9명이었고요. 위원회는 과반수 찬성으로 ‘거짓, 부실, 기각’ 여부를 의결하는데, 위반 행위에 따라 행정처분·고발,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하거나 사업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구체적인 위원 명단과 회의 내용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따라서 산양만 '부실'하다는 결론, 거짓이 아닌 부실로 의견을 모은 자세한 배경은 확인이 어렵습니다.

공동조사단 활동과 조사단이 꾸려지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다소 허무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환경부 환경영향평가과 관계자는 구체적인 보완 사항에 대해서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인데요. 다만 확실한 것은 풍력발전사업 자체가 무산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수순은 아니라고 했어요.

이런 이유로 거짓부실위 결과가 나오자 주민단체(무분별한 풍력저지 영양·영덕 공동대책위원회)도 반발했는데요. 위원 선정에서부터 환경부가 전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위원 명단과 결정 과정, 다수결 결과 등을 공개하지 않고, 심지어 회의록도 작성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 영양군 석보면 요원리에서 보이는 풍력발전기 모습 (뉴스민 자료사진)

🤔 그러면 거짓부실위가 열릴 수 있었던 배경도 한 번 살펴볼까요?

🎤 거짓부실위 개최 여부를 결정지은 건, 앞서 공동조사단 결과가 컸어요. 공동조사단이 결성된 배경은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 사안이 다뤄졌기 때문인데요. (관련기사=영양 추가 풍력발전 전략환경영향평가, 검증 필요성 대두(22.10.04))

2022년 10월 이은주 전 국회의원(정의당, 비례)은 국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멸종위기종의 생태 영향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AWP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이 전 의원은 “주민들이 지난 7월 제출한 자료를 보면,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산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증인(AWP대표)이 제출한 평가서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되어있다. 산양이 발견되면 사업 추진에 방해가 될 수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주민들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하면 예정지 18곳에서 산양이 촬영됐고, 101개 지점에서 산양 배설물과 뿔질 흔적이 확인됐다는 것이 그 근거였죠.

산양 문제 외에도 사업자 측에서 제출한 초안과 본안 평가보고서에서의 소음·진동 측정 지점에 대한 정보가 다른 사실(날짜, 지정 번호, 주소)을 지적하며 사업 추진에 유리하게 작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어요.

국정감사 이전에도 이 전 의원은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부 유관기관 의견서를 공개하고, 풍력발전단지가 받은 조건부 동의 결과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관련기사=한국환경연구원, 추가 영양 풍력발전 계획 ‘불충분’ 의견 제시('22.09.14), 경북 영양 추가 풍력단지, 환경부 유관기관들도 우려 드러내('22.09.19))

산양 서식과 관련한 내용이 조작됐을 가능성과 환경부 유관기관의 부정적 의견 등을 근거로 환경영향평가 재조사 필요성이 나왔고, 이에 따라 환경부는 그해 연말쯤 공동조사단을 꾸렸습니다. 조사단에는 사업자인 (주)AWP를 비롯해 영양군 지역개발과, 전문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기관(한국환경연구원, 국립생태원, 한국환경공단,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단체, 주민단체 등 약 20명 정도가 포함됐습니다. (관련기사=영양군 추가 풍력단지 연내 건설 시작하나···환경영향평가 검증은 아직(23.01.12),경북 영양 풍력발전 ‘환경영향평가 부실 의혹’ 조사단 활동 시작('23.04.17))

2023년 1월 ‘AWP 영양풍력 공동조사단 1차 회의’를 시작으로 1년 여에 걸쳐 6차례 회의와 1차례 현장조사를 진행했어요. 이 사이에 사업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붉은박쥐가 발견돼 박쥐 전문가도 중간에 합류하기도 했고요. (관련기사=경북 영양 풍력단지 예정지서 멸종위기종 ‘붉은 박쥐’ 발견('23.03.22))

▼ 경북 영양군 풍력발전사업 조성예성지에서 확인된 붉은 박쥐 ⓒ국립생태원 보고서

🤔사실 영양군에 풍력발전사업지에 사는 산양에 대해 처음 알거나, 별로 와닿지 않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이런 뉴스를 통해 우리가 한 번 생각해볼 문제는 무엇일까요? 👀

🎤여러분은 지금 영양에 풍력발전단지가 몇 기가 있는 지 아시나요?

지난 2022년 경북 영양군에 조성된 풍력단지 일대를 직접 돌아보기도 했는데요. 당시에도 산양 논란이 있었던 영양제2풍력발전소 건설업체 (주)GS풍력발전이 운영하는 사업자 측, 군 인허가 담당자, 마을 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취재했어요.

2022년 당시 풍력발전기가 88기 였는데요. 그 당시 공사가 진행 중이던 10기가 지난해부터 가동이 들어가 지금은 98기가 됐습니다. 이번 AWP 풍력발전사업이 진행되면 몇 년 후엔 112기가 되겠지요. 산양 문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주민들이 멸종위기종에 이렇게 관심을 갖게되고, '전문가' 포스를 풍기게 된 건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에요. 실제 이번 조사로 인해 사업이 1~2년 가량 늦어진 상황이에요. 업체는 군에 사업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하고요. (관련기사=영양군, 풍력발전 실시계획인가 고시···실착공은 어려울 듯('23.11.28))

경북 영양은 대표적인 인구소멸지역이죠. 군에서는 인구가 적으니 이런 사업을 유치해 지역이 먹고 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약간의 절박함 같은 것도 있고요.

당시 만난 한 주민이 "여긴 인간도 멸종위기종"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아요. 어떤 주민들은 이런 사업들이 들어오니 환경과 마을 경관, 관계 등을 훼손해 사람들이 오기는커녕 오히려 떠나게 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신재생에너지는 늘려나가야 하는 게 맞지만, 인구가 적은 시골과 같은 특정 지역에 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현재 상황인데요. 에너지 민주주의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영양군 석보면에 마련된 풍력발전 반대 주민단체 사무실. 벽면 가득 멸종위기종에 대한 포스터로 가득 차 있다. (뉴스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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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에서 감사패를 주셨어요🏆

😁(장기자의 소감 한마디) 지역에서 안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여오고 계신 시민단체인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에서 감사패를 주셨어요. 지역에 다양한 안전문제에 더 많은 취재를 부탁한다는 격려의 의미로 생각하고, 지역의 안전 문제에 더 관심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