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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장영은 작가입니다!

[ 2020. 10. 29. 선생님의 작업실에서 ]
감사한 저의 구독자님들, 모두 안녕하셨나요! 올해가 한 달 하고 3일이 남은 시점에서 인사드립니다. 매달 뉴스레터 발송일인 28일은 굉장히 빠르게 다가오고 있고 더더욱 아티스트레터를 작성하며 그만큼 시간이 빨리 흘러감을 체감 중입니다!☺️ 종종 제게 보내주시거나 전달받은 반응도 함께 실감하며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달엔 실질적인 작업량은 적었지만, 연달아 두 번의 전시를 치르고,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고민하며 대외적인 활동이 더 많았던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서울옥션의 제로베이스 경매 참여작가가 되어 한꺼번에 11점의 작품을 좋은 분들께 보내게 된 새로운 경험을 했고요.

그럼 11월에 진행되었던 전시의 전경과 새로 전해드릴 소식, 그리고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던 어느 일상을 함께 만나러 가보실까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우선 가장 궁금해하셨을 것 같은 지난 전시 소식과 전시 전경을 소개해 드립니다. <브리즈아트페어>에서는 40호 크기의 신작을 포함하여 출품했었습니다. 57명의 작가분이 함께하는 전시였는데 입장료가 있었고, 온라인 관람도 티켓을 구매하셨어야 해서 지난 전시이지만 아쉬운 마음에 저의 아티스트레터에서 출품작들을 공개합니다.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100x72.5cm, 2020 ]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45x45cm, 2020 ]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수묵 그리고 바느질, 45x45cm, 2019 ]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27x54cm, 2020 ]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45x53cm, 2019 ]

[ 장영은 | Dear Nature 008,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15.3x20.3cm, 2020 ]

[ 장영은 | Dear Nature 007,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15.3x20.3cm, 2020 ]

[ 장영은 | Rain or Shine, 광목에 수묵 그리고 바느질, 60.6x60.6cm, 2019 ]
2020. 11.
서울옥션 강남센터 제로베이스 프리뷰 전시 전경
서울옥션의 <제로베이스 V5>에서는 저의 대표작을 포함한 새로운 물억새 작품도 함께 선보였답니다. 저의 전시와 경매 진행을 담당해주셨던 스페셜리스트분께서 작품의 특성이 돋보이게끔 설치를 멋지게 해주셨는데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아서 고스란히 전해드릴 수 없어 속상하지만 지난 전시전경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59x47.5cm, 2020 | Sold out ]

[ 장영은 | Dear Nature 005, 006,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각 12.7x17.8cm, 2020ㅣSold out ]
전시 중에 저의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계시는 여러 구독자분께서 방문해주셨고, 마지막 날엔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와, 일과 육아를 함께하시느라 간만인 소중한 데이트 날에 시간을 할애하여 와주신 분도, 먼 곳에서 다섯 시간에 걸쳐 작품을 보러 와주신 분도, 기간에 두 번이나 연달아 찾아주시며 아티스트 레터를 발송하면서 저를 많이 도와주고 있는 아티스트 레터 팀 분들께서도 방문해주셨답니다.

[ 2020. 11. 서울옥션 제로베이스 전시를 찾아주신 분들 ]
0원에 경매가 시작되고 응찰 횟수에 따라 작품가격이 정해지는 형식의 경험은, 그동안 작업을 하며 저는 최선을 쏟았고 결과를 예상할 수 없기에  담담히 성적표를 받아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언젠가는 미술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맞닥뜨려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큰 기대보다는 마음을 비웠었지만, 저의 작업을 평소에 관심 가져주시고 너무 좋아해 주셨던 분들께서 오히려 저의 작업이 숫자로 평가받는 것이 속상하고 또 본래의 작품가보다 훨씬 좋은 가격에 커다란 작품을 소장하시게 된 것 같아 제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단 마음이 든다며 최종 낙찰자분들께서 말씀해 주셔서 되려 제로베이스 참여작가가 되어 작품을 보내드릴 수 있던 기회에 대해 큰 감사와 보람을 느끼고 있는 지금입니다!

[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107x190cm, 2019 | Sold out ]
사실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잘했던 것을 직업으로 삼게 된 이후, 에너지와 노력을 쏟은 것과 비례한 소득을 당장 받지는 못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현실 앞에 꿈이라는 핑계로 애써 붙잡고 있는 건지 or  그저 내가 선택한 직업이므로 온전히 감내해야 할 과정일 뿐인 건지?’ 종종 질문을 던져 본 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것이란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봐주시지만, 그에 따른 책임감과 고민이 따라왔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상당한 부수적인 노력도 필요한 것이란 생각을 많이 하고 또 실감했던 와중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제로베이스> 경매 덕분에 제가 쌓아온 시간에 대한 가치와 믿음이 완전히 틀린 것만은 아녔다 느끼게 되었으며, 그만큼 제 작품을 소중히 간직해주실 분들을 만난 것과 응원해주신 마음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류시화 시인님이 옮긴 랭 리아브의 <별의 먼지>라는 시의 ‘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소유했던 것들과 기억들을 두고 가며, 사랑만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모든 것’이라는 구절이 유난히 마음에 박혀 요즘 내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그만큼 제게 주셨던 사랑을  늘 기억하는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오래오래 붓을 놓지 않고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게 낙찰을 받으셨다며 연락해주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작품이 어떤 분께 갔는지 알지는 못하지만(개인정보 보호 차원), 혹시라도 저의 뉴스레터를 받아보시는 구독자분들 중에 더 계신다면 제 작품과 함께 따스하고 반짝이는 그런 충만한 날들이 내내 펼쳐지셨으면 좋겠습니다💙

[ 장영은 | Pulse, 광목에 채색, 53x73cm, 2016 | Sold out ]

[ 장영은 | Pulse, 광목에 채색, 18x26cm, 2018 | Sold out ]

[ 장영은 | Puls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45x45cm, 2018 | Sold out ]

[ 장영은 | Puls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91x73cm, 2017 | Sold out ]
제로베이스에 관심 가져주신 분들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메세지 

11월의 단상

[ 2020. 11. 직접 담은 저녁 하늘 ]
이번 달은 평소 개인전을 앞뒀을 때 만큼이나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점점 더 추워지니 자연스레 두꺼운 옷을 꺼내입곤 있었지만, 늦가을 지나갔음을 선명하게 느끼지는 못하며 지낸 것 같아 아쉬운 맘이 듭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의 머리와 마음이 지쳐있다는 신호라고 하는데, 저도 한동안은 지금이 몇 월이고, 가을인지 봄인지도 헷갈리는 자신을 알아챈 적이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자연을 가까이하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고요!

[ 2020. 10. 29. 선생님의 작업실에서 ]
11월은 전시 활동도 있었지만, 지난 달 말엔 동료작가이자 친구와 좋아하는 선생님의 작업실에도 놀러 다녀왔고, 또 새로운 작업실을 계약하게 되어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입니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던 것과 달리 계약을 맡아주신 공인중개사분과 주인분께서 참 좋으셔서 수월히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어떤 공간을 제가 원하는 대로 바꾸기 위해 공사를 진행할 업체를 알아보고 제가 계획했던 모습에 맞춰 인테리어를 진행한 적이 처음이었지만, 한 끗의 디테일을 아주 중요시 생각하는 저로서 사전에 정확한 요구를 한 것 같은데도 아직 더 조율해나가야 할 부분이 남아있어요. 제가 직접 공사에 뛰어드는 것이 아닌데도 생각 외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고, 공사 도중 생기는 변수들에 결정도 내려줘야 해서 이래저래 정신없는 한 달을 보낸 듯 합니다. 😢

곧 작업실 공사가 완료되면 교육청 신고를 마치고 소수로 아동미술과, 성인 취미 미술을 교습하는 공간으로도 함께 활용할 예정인데 12월에는 인테리어를 마무리해서 저의 뉴스레터 구독자분들께 가장 먼저 랜선 작업실들이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연'을 그리는 이유 - 1

올해 여름, 공모로 지원했던 전시에 참여하며 ‘90년대 생인 젊은 작가가 왜 자연을 그리는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작가마다 작업의 주제가 다르고 제가 일반화해서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대표적으로 ‘설악의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 화백님은 세상사를 등지고 40대에 설악산에 칩거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한국의 자연 풍경과 야생화의 아름다움 담아낸 작품으로 활동하고 계시며, 화백님만의 화려한 색감과 거침없는 표현은 작가의 체험과 자연의 풍경이 더해진 것이라고 합니다.

[ 김종학, 들꽃의 향연, 캔버스에 아크릴, 89.4x130.3cm, 2004 ]

[ 김종학, 설악산 풍경, 캔버스에 아크릴, 80.3x116.8cm, 1992 ]
 " 설악산에서 봄이 되니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기 시작하는데 할미꽃 피는 광경을 보고
삶의 극한에서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내게 너무 큰 위로가 됐고,
드넓은 들판에 피어나는 꽃들을 보고 있자니
 그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였어요."

-김종학 화백 (b.1937 ~ )

이처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큰 위로와 에너지를 믿기 때문에 저는 화백님의 이야기에 참 공감이 되었고, 도시에서 자란 90년대 생인 저에게 자연은 추억을 회상하는 그리움의 공간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나고 또 돌아갈 곳이라는 생각 때문에 어느 순간 마음에 와닿게 된 안식처가 되어 지금의 주된 작품 소재가 되었습니다.
자연은 예나 지금이나 늘 소란스럽지 않게 우리들이 삶을 계속 살아갈 힘과 기댈 곳을 내어주며, 특히나 올 한 해를 덮친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아무런 대가 없이 우리를 품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어드바이저가 되어주셨던 교수님께서는 포트폴리오 속 작품 이미지 몇 점, 그리고 작품에 관한 A4 용지 채 한 장이 되지 않는 작가 노트를 통해, 젊은 작가이므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 측면을 활용해서 최대한 정답이 되고 싶은 맘에 좁은 시야나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거로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 작품에 담긴 의미들이 자녀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만큼 교훈적이고 좋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90년대 생인 작가가 정말로 자연을 그리려는 이유’를 강조하여 물으셨고, ‘자연에서 오는 다른 측면’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인터뷰가 촬영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담담하고 자연스레 이야기를 풀어 낼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 자리에서 불쑥 이런저런 제 개인적인 경험을 꺼내어 자연을 그리는 이유를 뒷받침 해 보일만한 마음의 준비나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저라는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실 수 없었던 상황에서, 제게 조언을 해주셔야 하는 시선의 질문이었고요.

작가가 느꼈던 생각과 경험, 감정들을 담아 자신만의 작업 세계관을 쌓고 그 결과물을 선보일 순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의 생각이나 작업관을 강요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시를 넘어선 그것이 강요로 느껴지는 작업에 대하여 저는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작품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생각들을 제 경험인 것 처럼 풀어내지는 않습니다. 

[ 2020. 6. 팔당호, 물의정원에서 ]
사실 저는 어린 시절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단 사실을 맞닥뜨려야 했고, 성인이 되기 이전까지 완전히 꺼내어 보고 싶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금씩 성장하며 마주했던 주변의 여러 상황과 사건들을 통해 삶과 죽음이란 것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주변 친구들 보다 매우 많았습니다.

우리는 자연적 섭리에 따라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이고 삶이란 것은 나이에 알맞게 감당할 수 있을 정도에 맞춰 흘러가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렇다고 영원히 슬퍼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극단적인 상황이 닥쳐와도 우리는 살아내야 하고 동시에 감당해야 할 일들이 참 많은데, 특히 현대사회의 빠르고 바삐 흘러가는 삶 속에서 마음과 다르게 저조차도 놓치고 지내는 것들이 종종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그만큼 일상에서조차 잠시나마 여유를 갖거나 자신의 마음 하나 살피기도 쉽지 않은 시대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삶과, 자연에 그리고 우리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확장되어 자연스레 저의 작업 세계관과 연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2020. 6. 팔당호, 물의정원에서 ]

다음 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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