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타일의 귀환을 이야기하며 미니멀한 디테일을 찾아 헤매던 게 무색하게 추위에 완전히 굴복해버렸어. 이제는 다시 레트로 스타일로 눈을 돌릴 시간이야. 흐트러짐 마저 ‘자연스러운 멋’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다가오는 겨울을 로맨틱한 계절로 바꿔줄 RETEO STYLE!

세련됨과는 거리가 있어 어딘가 순진하고 어설픈 게 느슨하기까지 해. 그런데 그 투박함에는 왜인지 따뜻함도 느껴져. 여기까지가 딱 잘라 설명하기 어려운 레트로 스타일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야. 평소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하다 보니 이런 특징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듯해. 그래서 어김없이 올겨울도 레트로 스타일과 함께할 예정이야. n년째 레트로 스타일과 겨울을 함께 나고 있는 레트로 러버의 취향에 꼭 맞는 패션 브랜드 3가지를 소개할게.

브랜드만의 색이 강하게 느껴지면 매 시즌마다 꼭 한 번씩 룩북을 찾아보게 되는 것 같아. 이 브랜드의 다음 해석이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지. 시작은 가방 맛집이었으나 현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맛없는 아이템이 없는 최고급 뷔페로 성장해 매번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첫 번째 추천 브랜드 <펀프롬펀>. 23년 겨울의 마지막 룩북까지 알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가득해. 날카로운 구석 없이 모든 게 둥글고 부드러운데도 강렬하게 이미지가 각인되는 걸 보면 펀프롬펀은 그들만의 단단한 귀여움을 잘 구축해낸 것 아닐까?

그린+버터. 익숙한 단어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듯 이미 익히 아는 스타일에 독특한 재해석을 더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게 주특기인 두 번째 추천 브랜드는 <그린버터>야. 화려한 패턴과 통통 튀는 유니크한 색 조합으로 레트로 스타일이 단연 돋보이는 카테고리는 바로 '니트웨어'.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레트로 스타일에 가장 유사한 룩을 제안하는 브랜드일 거라고 생각해. 따라서 레트로를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고개를 들고 그린버터를 주목해 줘.

레트로 스타일에 진심인 건 물론,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는 실용성 있는 아이템을 제안하는 마지막 추천 브랜드는 <포니테일>이야. 아이템들이 어딘가 독특해 보이면서도 눈에 금방 익숙해지는 건 너무나도 그 시절에 자연스럽게 입었을법한 스타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인스타그램에 종종 올라오는 #mood 재질의 이미지만 봐도 브랜드가 어떤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고 앞으로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어. 레트로 스타일에 입문하고자 한다면 포니테일은 분명 훌륭한 인트로가 될 거야.

순진하고, 어설프고, 느슨하고, 투박하고, 따뜻한 레트로 룩의 매력을 더해줄 액세서리

투박하게 빚어낸듯한 질감의 메탈 헤어핀. 큼지막한 오브제 덕분에 키치한 분위기도 느껴져. 니트웨어와 잘 어울릴 것 같아.

한 송이의 꽃을 그대로 달아놓은 듯한 로맨틱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헤어 액세서리. 광택이 느껴지는 소재가 더해져 더 매력적이야.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었지만 낭만을 잃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낭만주의>. 독특한 음색이 묘하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창법 같아서 귀에 착 붙는 느낌이었어. 밝은 시간대보단 어두운 시간대에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며 듣기 좋은 묵직함을 지닌 노래랄까.

기계식 키보드에 빠져 몇 가지를 직접 구매해 보고 의미 없이 타건 소리를 듣는 게 취미가 될 뻔(!)했던 시기가 있었어. 천차만별인 키보드의 가격대에 오랜 취미가 되진 못했고😅, 가끔씩 키보드의 축 종류마다 다른 소리와 키감을 대리만족하는 걸로 스스로 타협했지. 규칙적인 타닥타닥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취해보자.

자극적인 음료에 빠져 살다가 가끔씩 부드러움이 당길 땐 고소한 음료 생각이 절로 나. 호지차는 제조 과정에서 찻잎을 센 불에 볶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카페인이 날아가 녹차보다도 카페인 함유량이 적다고 해. 덕분에 가볍게 마시기 좋고 차의 풍미는 그대로 느껴지면서 쓴맛은 덜하지. 오늘은 부드러운 호지차 라떼 한잔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