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한국의 구독자분들께 Entaku팀과 사사키 히나님의 소개 부탁 드립니다
🙂 처음 뵙겠습니다. ENTAKU의 사사키 히나라고 해요. ENTAKU는 도쿄를 베이스로 ‘감정’을 테마로 전시를 만드는 팀이에요. 일본에서는 SNS를 통해 많은 분들께 알려져서 지금까지 시리즈 누적 관람객이 65만 명 정도 됩니다. 저는 2001년생이고, 와세다대를 졸업한 뒤 전시 프로듀서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에요. 작년까지는 일본 국내 전시를 맡았는데, 올해부터는 해외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 오픈 첫날인 오늘 전시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처음 이 전시가 시작된 아이디어의 시초가 궁금해요. 어떤 계기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나요?
🙂 먼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니 너무 기뻐요. 세상에는 ‘소소한 좋은 행동들’이 참 많은데, 그게 크지 않다 보니 잘 주목받지도, 칭찬받지도 못한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과 행동에 스포트라이트를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건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통할 주제라고 생각해서 해외 전시도 하게 됐습니다.
👩💻보통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끝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실행해서 전시까지 이어지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ENTAKU 팀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로듀서, 플래너, 일러스트레이터, 엔지니어 등 여러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덕분에 ‘전시’라는 공간 자체를 만들 수 있었던 거예요.
👩💻일상 속 착한 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보자는 것이 기획의 시작이라고 답하신 걸 봤는데요. 많고 많은 주제 중에서 착한 사람에 먼저 시선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보는 순간 “어? 이거 내가 하는 거잖아!”, “이거 내 친구인데!” 같은 기분이 들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관람을 다 마쳤을 때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아지면 좋겠다 싶었어요.
👩💻엔타쿠 팀에서는 언제부터 일하셨나요?
🙂 ENTAKU가 만들어진 2023년부터예요. 원래는 창립자 분 밑에서 제자로 활동하면서 대학생 때부터 전시 제작에 참여했어요. 처음엔 팀 이름 없이 전시를 만들다가, 나중에 정식으로 ENTAKU라는 팀이 생겼습니다.
👩💻일러스트가 굉장히 독특하고 유머가 느껴집니다. 어떻게 그림을 시작하신 거예요?
🙂 감사합니다! 원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은 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그림체는 ENTAKU 전시를 시작하면서 생각해낸 스타일이에요. 전시를 좀 더 업그레이드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비주얼화의 방법으로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했죠. 너무 특정 취향에만 맞거나 해석의 여지를 좁히면 공감이 줄어든다고 생각해서, ‘너무 귀엽지도, 너무 세련되지도 않은’ 중성적이고 힘 뺀 그림체를 의도적으로 만들었어요.
👩💻아이디어를 발견하기 위한 특별한 루틴이 있나요?
🙂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언어 공부를 하고, 각국 SNS에서 트렌드를 살펴봐요. 사실 작년 여름에 한국에서도 전시를 했는데, 그때 제 무력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가까운 문화권이라고 해도 “어떤 릴스가 인기인지, 요즘 밈이 뭔지” 같은 건 다 달라요. 잘 모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적어서 정말 아쉬웠어요. 그래서 그때 이후로 매일 트렌드를 체크하고, 현지 언어로 된 콘텐츠를 보는 게 제일 리얼하다고 생각해서 언어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창작가, 또는 롤모델로 생각하는 인물이 있나요?
🙂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이요. 한국에서도 책이 번역돼 인기가 있다고 들었어요. 아이들 그림책인데도 되게 철학적이고,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어른들도 좋아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시대가 바뀌어도 계속 필요한, 사람 마음을 근본적으로 움직이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또 저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될 경험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늘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도 요시타케 작가님을 존경합니다.
👩💻 <있으려나, 서점>의 작가님이시군요! 저도 좋아합니다. 그럼 최근 흥미롭게 보신 마케팅 사례나 영감을 주는 브랜드가 있다면요?
🙂 저는 POPMART요. 지금은 특히 LABUBU가 엄청 유행 중이죠. POPMART는 블라인드 박스로 뭘 뽑을지 모르는 설렘이 포인트인데, 사실은 원래 포장 박스 비용을 줄이려다 나온 방식이었다고 해요. 문제 해결 아이디어가 전 세계를 휩쓴 셈이죠. 또 요즘 Y2K 열풍이나 가방에 다는 ‘참(charm)’ 트렌드랑 잘 맞아떨어졌고, 한 번 보면 못 잊는 얼굴 덕분에 유명인 눈에 띄기 좋은 조건이 됐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눈덩이처럼 퍼지고, ‘희소성’과 ‘단순 반복 노출 효과’로 더 인기를 얻은 거죠.
👩💻최신의 감각이나 크리에이티브를 뾰족하게 유지하기 위해 하고 있는 나만의 노력이 있다면요.
🙂 아까 말씀드린 SNS 트렌드 관찰이에요. 트렌드에는 늘 이유가 있고, 사람들이 지금 원하는 거나 오래 변하지 않는 인사이트가 숨어 있거든요. 그걸 배우고 재해석하면서 제 생각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한국의 문화 어떤 부분에서 호감을 느끼시는지, 좋아하는 한국의 아티스트가 있나요?
🙂 너무 많지만 하나만 꼽자면 ‘스피드감’이요. 만들기로 결정하면 엄청난 속도로 완성하고, 바로 대중화시키는 모습이 늘 놀라워요. 그리고 저는 ‘최고심’을 정말 좋아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보고 반했어요. 귀여운 그림도 그렇지만, 지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딱 채워주는 콘텐츠라고 느꼈거든요. “힘 빼~ 굳이 열심히 안 해도 돼♩”라고 말해주는 온도가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해줘요.
👩💻앞으로 꿈꾸는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 한국에서 ENTAKU 전시 시리즈를 더 많이 열고 싶어요. ‘감정’이 국경과 언어를 넘어 공감을 만든다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거든요. 앞으로 더 많은 ‘공감’을 나누고 싶어요. 전시뿐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 프로듀서로서 한국에서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한국의 귀엽고 아이디어 넘치는 팝업 스토어에도 참여해보고 싶고, 제 그림으로 누군가 웃을 수 있다면 꿈만 같을 것 같아요.
👩💻최근에 구입하신 물건은 어떤 게 있나요?
🙂 저한테는 꽤 큰맘 먹고 옷을 샀어요! 평소엔 잘 안 사는데, ‘프로젝트 하나 끝내면 보상으로 하나 산다’라는 걸 루틴으로 정해놨거든요. 그때의 기분이 물건에 남아 추억이 되고, 또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해주는 계기가 돼요.
👩💻모든 것 중에 물건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재미없는 답일 수도 있지만… 아이패드요. 그림이 일이자 취미라서요 (웃음). 또 제 스승님이 “생각은 몸에서 꺼내라”고 가르쳐주셨어요. 가만히 머리로만 고민하기보다 직접 적어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요. 그 이후로는 늘 써보는 습관이 생겨서, 아이패드가 꼭 필요해요.
👩💻 생각은 몸에서 꺼내라, 너무 멋진 말인데요! 마지막으로 서울라이터레터 구독자님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으니 잘 부탁드려요. (인스타그램: sasaki__hina)
- 전시회명 : <너무 착한데? 너무 별론데?> - 기간 : 8월 20일(수) ~ 9월 30일(화) - 장소 : 뚝섬로 403, (스테이지 성수 403) - 예매링크 :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1196859/items/6973960 - 주최 : 주식회사 코모래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