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면: 비즈니스 모델의 역사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은 디지털 시대 비즈니스 모델의 표본이고, 비즈니스 전략의 역사가 이미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셰릴 샌드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광고 사업을 운영하는 두 기업 모두의 광고 사업을 책임진 인물이에요. 페이스북에 합류하기 전엔 7년 동안 구글에서 일하면서 구글의 광고 세일즈 사업을 다듬고 폭발적인 성장의 기틀을 만들었어요. 2008년에는 아직 디지털 광고 사업이 크지 않던 시절이에요. 이제 막 플랫폼을 통한 광고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던 시기였죠.
당시 광고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TV와 신문 그리고 라디오는 디지털 광고로 인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제대로 예상을 못 하던 시기였고, 디지털의 파급력은 아직 이들에게 무시되던 시기였죠. 하지만 이들의 존재마저 위협한 비즈니스 모델을 당시 돈은 크게 벌지 못하던 '인터넷 기업'이던 구글과 페이스북은 차근히 하지만 치열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에요.
당시 페이스북이라는 소셜미디어의 사용자와 그들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타겟'이 가능하던 광고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이나 작은 가게도 쉽게 광고를 집행하고 수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에요. 이 과정을 총괄한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을 중소 규모 사업자를 위한 쉬운 툴과 교육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었고요. 이는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이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었죠.
큰돈을 들여 신문에 광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집행한 광고의 세세한 성과까지 알려주는 이 제품은 시장을 아예 바꿔버렸어요. 디지털 광고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일이 되었고, 적은 돈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이 되어 큰 규모의 사업자들도 모두 사용하기 시작했죠. 디지털 광고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면서 진행한 수백 개의 사업 이니셔티브를 샌드버그는 이끌었죠.
동네의 작은 상점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까지 사용하는 광고 툴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이 과정에서 파생한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 광고는 모두 지금의 광고 산업을 만들었어요.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은 세상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가장 성공적인 사업 모델이기도 하고, 이 두 거대 테크 기업을 이끄는 엔진이자 연료이고요.
어두운 면: 광고 수익 머신의 영향
샌드버그는 2012년에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를 하고, 2013년에 낸 책 < 린 인(Lean In)>으로 여성 경영자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어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테크 섹터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한 그의 모습은 여성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죠.
하지만 그가 구축한 광고 사업은 사용자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알고리듬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죠.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정밀한 타게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머신'은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정부와 기관 등에 의해 악용되기도 했고, 결국 2016년 미국 대선에서도 악용되었다는 사실이 2018년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스캔들을 통해 알려졌고요.
정치 컨설팀 펌인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는 870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사용했다고 폭로되기도 했죠. 이 사건 이후 페이스북에 대한 이미지는 악화일로를 계속 걸어왔고, 그들의 개인 정보에 기반한 알고리듬은 이후에 전 세계 각지에서 끊임없는 논란이 만들어지는 기초가 되었죠.
인게이지먼트를 극대화하는 알고리듬과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업 모델은 분명 '혁신적'이었다고도 평가받았지만, 증오의 목소리를 증폭하고 거짓 정보와 음모론의 무분별한 확산은 사회에 큰 해악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아요.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무섭게 정확한 타게팅을 제공하는 제품을 만들었고, 광고 사업 모델을 차용한 기업들 모두가 이를 따라했죠.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였고, 샌드버그를 마크 저커버그에게 추천했던 로저 맥나미(Roger McNamee)는 셰릴 샌드버그의 퇴진 소식이 나온 이후 타임지 기고를 통해 마크 저커버그와 샌드버그가 사업 모델의 위험성을 경고한 자신의 목소리를 무시했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동안 샌드버그는 COO로 활동을 해왔다는 점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어요. (참고로 로저 맥나미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도 오르며 화제가 되었던 < 마크 저커버그의 배신(Zucked: Waking up the Facebook catastrophe)>라는 책을 쓰기도 했어요.)
지금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한 책임은 마크 저커버그만큼이나 샌드버그에게도 있다는 평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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