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제한이 풀린 이후 공연장이 다시 북적북적해진 것 같아요. 최근 오랜만에 찾은 재즈바 역시 많은 인파로 앉을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는데요. 입구에서부터 에디터가 참 좋아하는 재즈 스탠다드, <Take five>가 흘러나오니 괜히 마음이 설레더라구요😎 마치 오래 떠나있던 고향을 찾은 것처럼요!

재즈 음악 중 최초의 밀리언셀러이자 가장 많이 팔린 싱글로 기록되고 있는 <Take five>! 둠칫둠칫 마음속을 신나게 만드는 오늘의 음악을 함께 알아볼까요?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의 색소폰 연주자 폴 데즈몬드는 1924년, 음악 관련 사업을 하던 가정에서 태어났어요. 클라리넷을 배우며 음악 공부를 시작한 데즈몬드는 대학에서 알토 색소폰을 접한 후 본격적으로 색소포니스트의 길에 들어서게 되죠🎷 지역 밴드에서 연주하던 데즈몬드가 전문 연주자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과 함께하면서부터였어요. 

피아니스트 데이브 브루벡과 데즈몬드는 옆집에 사는 이웃 사이였는데요. 데즈몬드는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에 들어간 이후에도 계속 곡 작업과 연주를 하며 솔로 연주자로서의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웃이자 동료였던 데이브 브루벡이 2012년, 약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과는 달리 데즈몬드는 5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납니다😢 사인은 폐암. 호흡이 생명인 색소포니스트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었지만 그는 "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간암이 아닌 게 어디야."라는 농담을 하며 긍정적인 태도로 끝까지 음악 활동을 했다고 해요.

"고전"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것을 뜻해요. 주로 고전문학이나 클래식 음악을 이야기할 때 자주 쓰이죠. 재즈에도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재즈 스탠다드’라고 불리는 곡이 바로 그것인데요. 즉흥연주를 큰 특징으로 하는 장르 특성상 재즈 스탠다드 곡들은 수많은 연주자에 의해 편곡되고 연주됐습니다. 그러니 같은 스탠다드 곡이어도 연주자마다 다르게 연주되겠죠!

고전문학이 그러하듯이 재즈 스탠다드에도 정확한 기준은 없어요. 하지만 재즈 스탠다드 곡이 대부분 어디에서, 어떻게 태어났냐고 묻는다면, 20세기 뉴욕의 음악 산업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네요🗽 1920-30년대, 음반이 대중화되면서 최초로 음반사와 악보회사가 협력하여 곡을 홍보하는 형태가 등장했어요. 이들은 작곡가와 연주자를 고용하여 거의 곡 공장처럼 가동했습니다. 그러니까 전략적으로 ‘인기곡’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거예요. 이때 만들어진 재즈 스탠다드로는 Irving Berlin - White Christmas, George Gershwin - Rhapsody in Blue 등이 있답니다! 

하나 더! 수많은 음악가가가 밤새 곡을 만들어내자, 음반사가 많이 들어선 거리는 여러 악기 소리로 시끌벅적했어요. 그 소리가 마치 몇백명의 사람들이 양철 팬을 두들기는 소리 같다고 해서 그곳을 ‘틴팬앨리(Tin Pan Alley)’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Take Five>는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의 1959년 앨범 [Time Out]에 수록된 곡으로, 뉴욕 콜롬비아 레코드의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곡이에요. Take five를 해석하면 "5분만 쉬었다 가자!"라는 의미가 되는데요, 제목답게 무겁지 않고 유머러스한 것이 특징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곡이 5/4박자로 이루어져 있기에 Take five라는 제목이 탄생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클래식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5박자 계열 덕에 괜히 흥도 나고 신선하게 느껴지지만, 독특한 박자 구성이 당대 평론가에게는 비난의 대상이었다네요.

하나 더!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Take five>는 단 5분 만에 작곡되었다고 해요. 폴 데즈몬드가 즉흥으로 부른 색소폰 선율에 콰르텟 멤버들이 이것저것 덧붙여 연주하자 꽤 괜찮은 조화를 이루었고, 이를 곡으로 만든 거라고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뛰어난 즉흥 연주자들끼리 모였으니 아예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 같죠?

“스페셜리스트”

한 분야를 마스터한 전문가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가 '쇼팽 스페셜리스트',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처럼 작곡가 뒤에 쓰이면 한 작곡가의 곡을 믿고 들을 수 있는 연주자들을 뜻하게 되죠. 루돌프 부흐빈더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입니다. 그렇다고 베토벤의 곡에만 전문성을 가진 것은 아니에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음악가로 잘 알려진 부흐빈더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를 넘어 세계적인 대가 반열에 올랐죠🎹 루돌프 부흐빈더가 이번 6월, 내한합니다! 그리고 슈베르트, 브람스 그리고 베토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노장의 피아니스트가 선보이는 선율을 예술의전당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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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2.06.04-05, 17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