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ds |  사람은 바뀌지 않지만 인생은......

어제까지 바뀌지 않은 인생이 오늘부터 갑자기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바뀌는 것이 인생입니다. 폭파전문가에서 수제맥주 제조업자로 바뀐 인생을 보내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절대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지만 다른 인생을 살 수는 있습니다. - alone&around

🪟 느긋하게, 여행 |  최갑수

어느 날 여행이 하고 싶어졌다

어느 날 문득 여행이 하고 싶어졌다. 정말이다. 이십 년 넘게 여행작가로 살아왔지만, 작년 어느 날 문득 여행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막바지였다. 당시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기진맥진해 있었다.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400미터 트랙을 스무 바퀴는 돈 것 같은 기진맥진함이었다.


무더운 여름 어느 날, 밀양 취재에서였다. 천황봉 억새밭을 촬영해야 했다. - 억새는 가을에 피지만, 여행작가는 잡지 가을호 마감에 맞춰 (가을호 마감은 대부분 9월 중순 또는 말이다) 원고를 넘겨야 하니 여름에 촬영을 한다. 여행 작가를 오랫동안 해 와서, 여름에도 그럴듯한 가을 사진을 만드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 나는 표충사에서 출발해 천황봉을 거쳐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탔다. 오르막길, 오르막길, 또 오르막길. 등산로는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숨을 헐떡이며 등산로를 오르는 동안 나는 ‘자연은 역시 피곤해’하며 수백 번 생각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여행작가이니 자연을 아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솔직히 말해 나는 자연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자연과 별로 친하지도 않다. ‘자연은 피곤하다.’ 내가 여행작가를 하며 깨닫게 된 사실이다. 내 경험상 자연은 딱 이십 분까지만 좋았다. 터키 카파도키아도,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도, 요르단의 와디럼도 딱 이십 분만 좋았다. 이십 분이 지나면 어디 카페로 가 푹신한 소파에 앉아 커피라도 마시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건 에어컨, 신호등, 자동문 같은 것들이다. 에코 롯지와 비즈니스 호텔 중에서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무조건 비즈니스 호텔이다. 내가 좋아하는 건 산에 오르거나 낚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소파에 드러누워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는 일이다.


콩비지 같은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난 후 천황봉 정상 표지석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것이다. 운동화를 신은 아주머니도 있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람. 올라오는 길에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뛰어노는 저들을 만난 적이 없다. 물어보았다. "여길 어떻게 오셨……?" "케이블카 타고 왔죠." 10분이면 올라온다고 했다. 이런, 난 왜 몰랐을까. 케이블카가 생겼다는 걸 왜 몰랐을까. 분한 마음을 억누르며 억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 케이블카 창밖으로 영남알프스의 풍경이 펼쳐졌다.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보는 영남 알프스는 아름다웠다. 역시 내 취향은 등산로보다는 케이블카였다. 세 시간 거리를 단 십 분 만에 내려올 수 있다니. 케이블카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앞으로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어오면 반도체라고 대답하리라 다짐했다. 문명의 결정체인 반도체. 작가님이 제일 좋아하는 건 뭔가요? 반도체입니다. 강과 노을과 산, 바다가 아니라 반도체입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멋진 대답이다. 이런 대답을 생각해 낸 나 자신이 약간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등산로를 오른 억울함은 가시지 않았다. 밀양강의 노을을 보고 돼지국밥 한 그릇을 먹고 서울로 올라왔다. 판교 부근, 꽉 막히는 경부고속도로 위에서 이 일이 이젠 좀 지겹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여행이 하고 싶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탄 건 3년 전이다. 터키 이스탄불 미식 취재 여행이었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난 건 언제였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많은 취재 여행을 했지만 여행을 떠난 적은 없다는 걸 알았다. 아, 이제부터 제대로 여행을 좀 해보고 싶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무엇일까. 더 늦기 전에 여행을 해보고 싶어서였을까? 이젠 제대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일까? 이유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여행이 하고 싶어졌다는 사실이다. 왜일까? 왜일까? 그 이유는 여행을 하며 차차 알아가도록 하자.


먼저 중고차를 한 대 샀다. 2007년식 소형차였다. 하얀색 프라이드. 내가 우리나라 곳곳을 취재하며 알게 된 건, 1,000cc 이상이면 우리나라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차는 1,400cc이니 충분하다.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에서 중고차를 주문하니 사무실 앞으로 배달이 왔다. 좋은 세상이다. 탁송 기사가 내민 인수증을 사인을 하고 나자 딜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주일 동안 타 보시고 마음에 안 드시면 반납하시면 됩니다.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였다. 나는 운전석 문을 쾅 하고 호기롭게 닫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뭐, 이 차로 못 가는 곳은 안 가면 되는 거고.


그렇게 여행이 시작됐다. 나름 제목도 지었다. 이건 직업병이다. 기자와 작가, 편집자로 오래 살아온 탓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일단 제목을 지어야 뭔가를 하는 것 같다. 이름하여 ‘느긋하게 여행’. 이 제목하에 국내 이곳저곳을 여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몇 가지 여행의 원칙을 세웠다. 이것도 직업병이다. 대략이나마 목차가 나와야 안심이 된다.


  1. 혼자 갈 것. 그래야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고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으니까.
  2. 그 도시에서 무조건 하룻밤 묵을 것. 지금까지는 웬만하면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마진율이 높아지니까. 하지만 이젠 그러지 말자.
  3. 그 도시에 전통주가 있다면 반드시 마셔 볼 것. 술을 좋아하니까.
  4. 그 도시의 멋진 카페에 가서 그곳의 시그니처는 꼭 맛볼 것. 나도 카페 좋아한다.
  5. 카메라 딱 한 대만. 하지만 사진은 되도록 찍지 않는다. (지금은 카메라를 아예 가져가질 않는다. 아이폰이면 충분하다.)
  6. 1~5는 굳이 지키지 않아도 된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새로운 여행의 첫 목적지는 경북 영주였다. 때마침 영주 취재 의뢰가 들어왔다. 이른 새벽 나는 프라이드에 시동을 걸고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에서는 파바로티의 ‘푸니쿨리 푸니쿨라’가  흘러나왔다. 파바로티는 힘찬 목소리로 신나게 노래하고 있었다.


“어젯밤 나는 산으로 올라갔다네 / 그곳이 어디인지 아는가 / 무정한 마음에도 더 이상 절망하지 않아 / 이제 나를 괴롭히지 않아 / 산은 불을 뿜고 타오르고 있지만 당신이 도망간다면 / 불이 붙는 건 당신이겠지 / 하늘을 보려면 / 지구에서 산꼭대기로 가자 / 걷지 않고 / 우리는 프랑스와 스페인을 볼 수 있을 거야 / 올라가자 올라가자 / 봐, 우리는 벌써 올라왔어 / 바로 꼭대기에 / 케이블카는 되돌아갔다. 다시 올라왔다 하는구나 / 케이블카는 언제나 여기 있어 / 꼭대기에서 빙빙 돌고 있구나, 계속 빙글빙글 / 네 주위에서! / 가자, 가자, 꼭대기로 가자, 가자, 꼭대기로 / 푸니쿨리 푸니쿨라, 푸니쿨리 푸니쿨라 / 꼭대기로 올라가자, 케이블카”


정말 멋진 노래다. 하늘을 보려면 산꼭대기로 가라니! 게다가 케이블카를 타라니! 정말 멋진 가사다! 새로운 첫 여행의 음악으로 이보다 더 어울리는 노래가 있을까. 카오디오에서 나오는 파바로티의 목소리는 어떤 계시처럼 느껴졌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초가을의 상쾌한 공기가 가득 밀려들어왔다. 나는 힘껏 심호흡을 했다. 아, 나는 여행을 오래도록 하고 싶구나. 그래서 여행을 더 좋아할 필요가 있구나. ✉️


(영주 여행기는 다음 주에)

최갑수는 여행 작가다. 가끔 혼자 여행을 떠난다. 백반을 먹고 중국집에 간다. 호텔에서 편의점 도시락을 까먹으며 인터넷을 뒤적일 때도 있다. 그의 여행과 생활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ssuchoi를 들여다 보자.

📎 Clip | 변화가 많은 삶을 살수록 인생은 길어진다

경우에 서른 살이 넘어 달라진 거라면 소설가가 되어 생활을 일신한 것이었다. 담배를 끊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달렸다. 그때까지는 엄청난 골초에다 올빼미형이었으니 상당히 획기적인 변화였다. 그 후로 현재에 이르렀다.

_ 무라카미 하루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중에서


현재까지 인간의 수면을 크게 늘일 방법은 별로 없다. 최고 부자에 최고의 건강관리를 하는 회장님들도 죽음을 피해 없다. 그러나 뇌가 느끼기에 수명을 늘릴 있는 방법은 있다. 그것은 바로 변화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새로운 곳을 가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것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것이다. 변화가 많은 삶을 살수록 인생은 길어진다.

_ 신수정, 『일의 격』 중에서


새로운 나를 환영하고 설렘으로 받아들이는 멋진 일이다. 변화는 자신을 부정하는 아니다. 뭔가에 의존하는 느낌이 사라지면서 삶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해지는 일이다. 그래서 뭔가를 끊고 버리고 포기한 이후엔 항상 이걸 진작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했다. 후회는 방만함이나 낭비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진작 가벼워지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_ 박혜윤, 『숲속의 자본주의자 중에서


책은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순식간에 나를 데려다주었다. 만날 수 없는 사람의 고백을 들려주었고 관찰할 수 없는 자의 인생을 보게 했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들, 겪어 보지 못한 사건들이 비밀스럽게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그건 텔레비전이나 영화와는 애초에 달랐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만화속의 세계는 너무나 구체적이어서 그 세계에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책은 달랐다. 책에는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단어 사이도 비어있고 줄과 사이도 비어있다. 나는 그 안에 들어가 앉거나 걷거나 생각을 적을 수도 있다. 의미를 몰라도 상관없다.

_ 손원평, 『아몬드』 중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무리할 수밖에 없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흘러 흘러 이렇게 되었다, 말은 대개가 거짓이다. 무리하는 것이 되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원래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면 내게는 어떤 변화도 일어날 없다. 내가 무리한 만큼 앞으로 전진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인생의 기회가 열리는 것이 현실이다.

_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중에서

🍵 혼자라는 즐거움 |  류진

사소하고 추레해 보이는 순간에 찾아오는 것

언제 누가 이 집에 들이닥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는 상태. 잠옷이든 집 옷이든 위아래로 짝 맞춰 입고 침대 시트와 이불은 적당한 주름과 각으로 ‘코-지’하게, 주방엔 물 때 한 점 없이, 책 몇 권과 어제 밤 구워 놓은 고구마를 자연스럽게 부려 놓은 테이블, 태국에서 사 온 인센스와 방금 끓인 현미차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구름…….


그런 상태를 좋아한다. 오늘 내가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구나. 나, 나를 잘 돌보고 있구나. 제대로 살고 있어. 그럼 이제 뭔가 좀 해볼까? 영어 공부를? 독서를? 글쓰기를?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때 저런 걸 해본 적이 없다. 그럴 때 하는 일이란 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릴 집 사진을 몇 장 찍거나, 치워 놓은 게 아까워서 집 밖으로 나간다. 금세 어지럽힐 테니까. 아, 이 집에 나는 해로워.


물론 이런 상태일 때가 별로 없다. 대체로 그러려고 스스로를 닦달하지만 일에 함몰되는 마감의 나날엔 아무도 내 집 현관 안으로 발을 들여선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산다. 가족이든, 친구든, 가스 검침원이든, 가구 배달 기사님이든. 바쁜 거 끝나면 대청소해야지, 꽃도 사다가 여기저기 둬야지, 마켓 컬리에서 냉장고 속과 팬트리까지 예쁘게 꾸며주는 예쁜 음식들을 시켜야지, 다짐하지만 마음만큼 몸이 쉽게 동하지 않는다. 바쁜 게 다 끝나도, 며칠을 계속 마음만 꾸역꾸역 먹는다.   


그런 기간엔 주로 이런 장면 속에 있다. 세탁기 물살 ‘강’, 탈수 ‘강’ 모드에 어깨에도 구멍, 겨드랑이에도 구멍, 목은 다 늘어져서 만신창이가 됐지만 촉감이 너무 보드라워 5년째 버리질 못하는 반소매 티셔츠에 마찬가지로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한 반바지를 대충 걸쳐 입은 나. 플라스틱 호더를 방불케 하는 재활용 쓰레기 더미, 널부러진 이불, 여기저기 쌓인 인센스의 잿빛 재들…… (묘사할 만한 장면이 몇 개 더 있지만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는 안 쓰겠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찍어도 예쁜 밥상을 되게 좋아해서 혼자 먹어도 아주 갖은 정성을 쏟는 편인데 이런 나날, 궁상이 유니폼처럼 착 붙어서 도저히 벗을 수 없는 나날엔 그마저도 포기한다. 밥솥에서 그릇으로, 입김을 후후 불어가며 밥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옮겨 담는 수고, 김치와 밑반찬을 각각 다른 접시에 아리땁게 올려놓는 극성……. 후식으로 먹을 귤 한 알까지 식탁 매트 위에 완벽하게 배열하는 대신 냉장고에서 갓 꺼낸 반찬통과 전자레인지에 돌린 햇반 그대로, 참치캔 하나, 김 한 봉지 뜯어 휘릭. 남들한테 “나 요즘 이거 봐.”라고 딱히 말하고 싶지 않은 미드나 예능 한 편을 틀어 놓고 세월아 네월아, 금쪽같은 시간을 만수르처럼 낭비한다.


태어난 김에 사는 사람처럼 살 때 쾌감을 느낀다고 말하면, 변태처럼 보일까?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행색과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을 이겨내고(?) 한심하게 널브러져 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이 찾아온다. 혼자 살아도 남이 보는 양, 남과 나 자신에게 전시하는 하루가 아니라 그냥 욕구와 기분이 이끄는 그대로 대충 며칠을 살면, 몸과 마음에 근원을 알 수 없는 힘이 차오른다. 


이런 글에 이 위대한 거장의 이름을 들먹여서 미안하지만,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종종 사소하고 추레해 보이는 순간들이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합니다. 이런 전환점은 조용하고 은밀한 계시의 섬광입니다. 그 순간은 종종 그보다 더 요란하고 긴급해 보이는 요구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온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순간은 당신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말 테니까요.”


사소하고 추레해 보이는 순간에 나를 만난다. 겹겹이 쌓인 각종 자아 (직업인으로서, 누구의 친구나 딸이나 언니나 이모나 여자친구 등)를 벗겨낸 후 ‘아, 이게 진짜 나인가?’ 싶은 나. 사실 그런 ‘나’는 딱히 근사해 보이지 않아서 그게 나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나이가 들고 아주 조금, 생각이 말랑해지면서 ‘그런 나도 나지.’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그걸 글로 쓰고 앉아 있을 수 있는 것도, 내가 지금 궁상의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어제 새벽 2시에 마감이 끝났으므로 며칠은 이렇게 살겠지. 당신이 만약 한 손에는 계획표를, 한 손에는 청소기를 든 시간과 공간의 결벽인이라면 눈 질끈 감고, 궁상의 힘을 누려보시길. 가즈오 이시구로가 그랬다니깐? 사소하고 추레해 보이는 순간이 은밀한 계시의 섬광이라고. 

류진은 패션 잡지와 여행 잡지에서 월급을 받으며 살다가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쓰고 싶어서 프리 워커가 됐다. 그게 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엔 혼자 살고 혼자 일하는 삶을 잘 꾸리기 위해 더 많이 보고, 읽고, 겪고, 쓰고, 부딪히며 산다.  @nomad_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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