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여자들이 그런 편견에 ‘적확하게’ 들어맞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연희동의 모 약국에서 일하는 여성 약사는 체격이 작고 목소리도 여리여리하지만 클래식 포르셰를 타고 굉음을 내며 출퇴근을 합니다. 어느날 저는 멀어져 가는 그녀의 차를 보며 엄지척을 했습니다. ‘여자가 저런 차를?’이란 의미가 아니라, 그녀의 취향이 부러워서였죠.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모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대표(여성이다)는 다루기가 까다롭고 힘이 들며 승차감도 좋지 않다고 알려진 모 SUV를 몰고 다닙니다. 외모나 말투 어디에서도 그 차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물론 ‘통계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근력이 약하고 체격이 작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제품이나 음식, 문화 상품 등에 대한 ‘취향’까지 남성과 통계적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취향과 선호는 성별과 무관합니다.
여성을 약한 존재라고 단정하며 말하는 자동차 리뷰어들은 “이 차의 스티어링휠은 좀 빡빡하네요. 부드러운 스티어링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이것을 감안하고 선택하셔야겠습니다.”라고만 말해야 옳습니다. “키 작은 사람이나 여성 운전자분들에게는 불편하겠네요.”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그건 키 작은 사람들과 여성 전체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아닐 수 없죠. 차별이 별 건가요? 취향을 키나 성별 등 태생적 속성으로 재단하는 게 바로 차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