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이날 2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 뒤바뀐 판결

지난 2월 15일 대전고등법원 청주지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이날 2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판결 내용이 길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서 들으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2022년 4월 7일, 충북도청 앞에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근조화환 50개를 설치했습니다.


“○○○, □□□ 사람이냐, 충북이 호구로 보이냐”, “철새 정치 그만해라”, “경기도로 돌아가라” 등의 문구가 기재됐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이루어지던 때였습니다.


당시 충북의 몇몇 시민단체들은 두 후보가 서울·경기에서 활동해 온 정치인이기 때문에 후보로 부적합하다는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A씨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근조화환을 설치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공직선거법 제90조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화환·풍선·간판·현수막·애드벌룬 등을 설치·진열·게시해서는 안 된다¹'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2023년 8월 30일, '선거일 전 120일부터'로 개정됐습니다.)


사건을 맡은 청주지방법원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습니다. 


A씨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제90조 조항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위헌 소지가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2023년 6월 29일,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해당 조항은 장기간 동안 선거와 관련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90조 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효력을 상실했고, 그에 따라 범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A씨 사건은 검찰의 항소로 대전고등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2심 재판부는 1심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90조에 대해서는 무죄가 성립하지만, A씨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의 다른 조항에서 규정한 '당내 경선운동 방법'을 벗어나 위법하다고 봤습니다.


A씨가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이루어지던 시기에”, “후보에 대한 찬반 표명을 넘어 낙선시키려는 목적으로” 화환을 설치했다고 본 겁니다.


화환이라는 수단과 별개로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와 내용을 고려했을 때 적법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었습니다. 

 


이날 유죄 판결을 받은 A씨는 선고가 끝난 이후에도 잠시 멍하게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A씨와 검찰 양측 모두 상고했고,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습니다.

 

 

 

¹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정당이 게시하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의 현수막은 허용되며, 이 경우에도 특정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표현이 있는 경우 금지된다.


[독자 서베이 결과를 공유합니다]
지난주에 받은 코트워치 독자 설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이번 주 코트워치는 독자 여러분의 설문 응답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답변 내용과 조언들이 있었습니다.


‘코트워치가 수행해야 하는 역할’을 묻는 문항에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의 내막을 취재해 전달’(전체 응답자의 75% 선택), ‘재판 중계를 통한 기록의 축적’(72%)의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코트워치가 수행해야 하는 역할에 가장 부합하는 주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의 이면을 짚는 보도’(81%), ‘사회적참사 수사 및 재판 과정’(69%) 순이었고요. “기자 스스로 관심이 가는 기사를 깊이 있게 보도해 주면 좋겠다. 그 기사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주제’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의 이면을 짚는 보도’(81%)가 가장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많이 알려진 사건이라도, 기존 언론과 다른 관점 또는 다른 깊이의 보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에는 직접 남겨주신 의견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되고 몇 달 이후면 뉴스에서 다루지 않아 어떻게 재판이 이루어지는지 궁금했는데 코트워치에서 알려주어서 좋았다”


“재판의 풍경을 볼 수 있어 법정이 생소한 사람 입장에서 좋았다”, “재판정에 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 앞으로 기대하겠다”, “재판 시스템을 알려줄 때 흥미로웠다”


“길고 복잡한 사건의 극히 일부로 콘텐츠를 시작하는 게 최선인지 고민해 보면 어떨까. 독자 입장에서 ‘이게 뭐였더라?’ 하면서 더 읽지 않게 될 때가 많았다”, “다양한 패널들의 대담과 토론(이 있으면 좋겠다)”, “조금 더 심도 있는 기사를 원한다”


이외에도 “코트워치와 같은 독립언론들의 행보를 응원한다”, “이메일로 오는 코트워치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있다”, “코트레터가 일상의 언어로 쓰여 있어 좋았다”는 격려와 응원이 있었습니다. 설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코트워치
courtwatch@c-watch.org
(코트레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여기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