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와는 또 다른 시스템인 로켓이 필요합니다. 인류를 달에 보내는 데 성공한 아폴로프로젝트 기억하시죠? 아폴로프로젝트를 위해 NASA는 '새턴(Saturn)' 로켓을 개발합니다. 새턴Ⅴ는 지름 10m, 높이는 111m에 달해요. 새턴Ⅴ에 실을 수 있는 중량은 140t이나 됩니다.
대형 위성의 무게를 약 1t으로 잡아도 140개의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요. 이제까지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로켓이에요. 이 로켓을 1960년대에 만들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시나요.
안전하고 신뢰받는 연료 케로신
로켓의 연료를 살펴볼게요. 새턴Ⅴ는 3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단 로켓은 '케로신'이라는 연료를 사용합니다. 로켓의 1단은 대기권을 통과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요.
케로신은 원유에서 정제한 '등유'를 뜻해요. 석유제품 중 가장 오래 전부터 사용됐던 연료입니다('국민학교' 때 사용했던 난로에 들어가는 연료가 등유에요😃).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해 관리가 쉽고 가격도 저렴해요. 따라서 과거 로켓 연료는 대부분 케로신을 사용했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케로신을 사용하는 '엔진'을 만든거죠. 새턴V 뿐 아니라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로켓 중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받는(성공률 98%)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 역시 케로신 기반의 엔진을 사용합니다.
재사용 로켓으로 발사 비용을 줄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도 케로신을 선택했어요. 유명한 재사용 로켓 ‘팰컨9’은 1~2단 엔진 모두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기술도 많이 축적돼 있고, 경제적이며 안전하기 때문이죠.
다만 케로신은 문제가 하나 있어요. 한번 연소하고 나면 엔진 곳곳에 검게 탄 '탄소찌꺼기'가 생겼거든요. 한 번 쏘고 버리는 로켓이라면 상관이 없는데,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처럼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에게 탄소찌꺼기는 골칫거리였어요. 찌꺼기가 엔진에 쌓이면 성능이 저하돼 재사용이 어려워집니다. 일반적으로 케로신 기반의 로켓은 10~15회 사용하면 재사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도 스페이스X는 케로신을 선택합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처음에는 10~15번 쓰고 버린다고 해도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액체수소 선택한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의 경쟁사 '블루오리진'도 비슷한 길을 선택합니다. 블루오리진의 시험용 엔진 ‘BE-2’는 케로신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뉴세퍼드' 로켓에 탑재한 ‘BE-3’는 액체수소를 연료로 쓰는 엔진이었어요. 수소는 케로신과 비교했을 때 적은 양으로 큰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이는 로켓의 무게를 줄여 더 많은 위성을, 더 높은 궤도에 내려놓을 수 있어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연소 이후에 엔진에 찌꺼기가 남지 않아 잘만 만든다면 100번이고 200번이고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죠. 수소를 많이 실으려면 수소를 액체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수소의 끓는점은 영하 253도에요. 즉 발사 내내 액체수소가 담긴 로켓의 연료통이 영하 253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소재부터 단열까지 모든 기술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요. 연료 가격도 케로신과 비교해 약 30배 정도 비쌉니다. 블루오리진은 액체 수소 기반의 로켓을 만들어 준궤도(고도 50~100km) 비행과 재사용에 성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