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형제자매가 있으신가요? 어제 통계청에서 나온 합계출산율 확정치가 0.84명이라고 합니다. 서울은 가장 낮아 0.64명이라고 하고요.

지금은 성인이 된 큰 아이가 들어간 초등학교가 제가 ‘1회’로 졸업한 학교였습니다. 88명이 등교순으로 한 교실에 앉다보니, 늦게 온 학생은 뒷문으로 들어오지도 못해 선생님이 계셔도 앞문을 열고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곳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같은 교실에 제 아이는 친구 30여명과 앉아있더군요. 이것도 벌써 십수년 전 일이네요. 지금 자라나는 세대가 세상에 대해 느끼는 감각이 이전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음을 절감합니다.  

 

아이들이 줄어드니 경쟁도 줄어들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라떼’를 외치는 세대들은 육아휴직조차 없고 아이 맡길 데도 변변히 없던 시절과 자꾸 비교하려 하지만, 지금 현실의 고통을 덜어주는 위로가 될리는 없고요.  

 

어제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언론계 후배들을 영상으로 잠깐 만날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나 예쁘면서도, 복직 뒤 자신이 잘해나갈 수 있을지 각자 걱정들을 안고 있을 것 같았어요. 아무리 사회가 기업에서 육아를 보장해준다 말해도, 부모가 감당해야 할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한창 일할 시기에 자신의 커리어가 잠시 멈춘다는 것만으로도 직장인이라면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요. 

 

그 불안을 옆의 친구, 동료들과 함께 나누면 어떨까요? (여기서 잠깐! <한겨레>에서 최근 런칭한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은 그런 고민을 가진 여성 기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드는 콘텐츠입니다.) ‘완벽’에 대한 강박은 조금 덜어내고 포기하는 ‘슬기로움’도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저출산 걱정보다 지금 더 필요한 건 일하는 부모와 아이들을 격려하는 목소리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