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이번 계약은 미군의 ‘결정 우위’를 강화하고 복잡한 작전 환경에서 데이터 합성을 스트리밍해 지휘관의 의사 결정을 도울 것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오픈AI,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스페이스X, 리플렉션 등 7개 빅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발표하며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들 기업의 AI 모델을 군의 최상위 기밀망 영향등급 6·7(IL6·7)에 도입하기로 했죠. 이번 계약의 핵심은 ‘모든 합법적 용도’라는 문구에 있습니다. 전장 표적 식별부터 전투 지위까지 법의 테두리 안에만 있다면 AI를 제한 없이 사용하겠다는 것이죠.
리스트에서 볼 수 있듯 모든 빅테크들이 이에 동참한 것은 아니었죠. 클로드를 개발한 앤스로픽은 “사살용 자율 무기와 대량 감시에 AI가 쓰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 서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미국의 전사들은 빅테크의 이데올로기적 변덕에 인질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가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해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정부 계약에서 앤스로픽을 퇴출하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전쟁을 통해 수 조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텔스기보다 수백만원에 불과한 드론이 더 강력해진 상황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오늘 미라클레터에서는 팔란티어라는 익숙한 이름을 넘어 지금 전장을 장악하고 있는 진짜 주역은 누구인지, 그리고 미 국방부는 왜 앤스로픽을 적으로 규정하면서까지 이 지능을 소유하려하는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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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펜타곤과 빅테크의 AI 동맹: 신념을 지킨 앤스로픽은 '블랙리스트'가 됐습니다.
2. 지능의 가성비 전쟁, 비싼 무기보다 탄약처럼 쏟아붓는 '복제 AI'가 더 무섭습니다.
3. 방아쇠는 누가 당기나?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하는 실존적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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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가운데, 방산 분야에서의 도입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제미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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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 출신의 군사 전략가 존 보이드는 관찰(Observe), 판단(Orient), 결정(Decide), 실행(Act)이라는 네 단계를 반복하는 의사결정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OODA 루프라고 합니다. [챗GPT]
군(軍)은 왜 AI에 집착할까
지능의 가성비와 결정우위
사실상 모든 분야에 AI가 빠르게 도입되는 가운데, 국방도 예외는 아닙니다. 각국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AI를 국방에 도입하려는 것은 단순히 최신 기술을 뽐내기 위한 것은 아니죠. 전쟁의 경제학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지능의 가성비’ 논리가 숨어 있습니다.
미국 공군 출신의 군사 전략가 존 보이드는 관찰(Observe), 판단(Orient), 결정(Decide), 실행(Act)이라는 네 단계를 반복하는 의사결정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OODA 루프라고 하는데,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이를 얼마나 빨리 실행하는가가 관건입니다. AI 도입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오늘날 전장에는 수만개의 센서, 위성, 드론이 수집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집니다. 인간 지휘관이 이를 전부 파악해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반해, AI는 단시간내 최적 결과를 도출합니다. 적 인간 지휘관이 고민하는 동안 아군 AI는 이미 선택을 끝내고 대응 준비를 하는 것이죠. “속도가 승리한다”는 헤그세스 장관의 언급이 이를 보여줍니다.
AI를 도입하려는 또 다른 이유는 비용에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간 미군은 값비싼 첨단 무기체계에 의존해왔습니다.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고가 무기들이 전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첨단 무기들을 유지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입니다.
F-35 스텔스기는 대당 가격이 1000억원 이상입니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JASSM-ER은 발당 16억원, 장거리 타격의 대표주자로 미군의 공습에 널리 활용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발당 52억원에 달하죠. 미 국방부는 2개월여 이어진 대이란 전쟁에 약 37조원을 투입했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돈이 없다면 전쟁을 지속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죠. 미 국방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리플리케이터’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작고 저렴하며 똑똑한 AI 무기를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입니다. 소모 가능한 (저비용)무기들로 적의 값비싼 방어무기(미사일 등)를 소진시키고, 적을 경제적으로 파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국방 분야에서 언제나 가장 비싼 자원은 사람이었습니다. 베테랑 조종사 한 명을 육성하는데 수십년의 시간과 수백억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죠. AI는 인간의 숙련도를 가중치라는 데이터로 저장합니다. 국가가 ‘매버릭’같은 인간 탑 건 조종사를 양성하는 것보다 매버릭의 조종술을 습득한 AI를 복제해 드론에 이식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 면에선 훨씬 나은 선택인 것이죠. 지능은 이제 귀한 자원이 아니라 탄약처럼 쏟아부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소모품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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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드론 스타트업 헬싱이 개발한 HX-2 드론입니다. 최대 100km를 시속 220km로 비행하는 이 다목적 드론은 정찰을 비롯해 적 전차나 구조물을 자폭으로 파괴할 수 있습니다. 무서운 점은 군집 비행이 가능해 사진처럼 벌떼같이 표적으로 몰려갈 수 있다는 점이죠. [헬싱 홈페이지]
팔란티어를 넘어라
전장을 장악하는
새로운 주역들
이제 밀리테크(국방 기술·산업)의 핵심은 하드웨어를 얼마나 잘 만드는가에서 지능을 어떻게 이식하는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서학개미거나 테크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기업 바로 팔란티어인데요. 팔란티어가 데이터 분석가라면, 밀리테크 분야에는 이 외에도 전장의 뇌와 신경망을 만드는 다양한 기업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독일 기반의 헬싱은 유럽 국방 AI 의 대표주자입니다. 이들의 경쟁력은 인터넷 연결이 끊긴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온 엣지’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GPS가 차단되고 강력한 전파방해가 벌어지는 중에도 헬싱의 AI를 탑재한 드론은 스스로 지형을 인식해 목표를 타격하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헬싱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차세대 전투기(FCAS)의 AI 중추를 담당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기술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유럽 소버린 AI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습니다.
실드AI는 인간 조종사가 필요없는 AI 탑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 소프트웨어인 하이브마인드는 복잡한 도심 빌딩 숲이나 실내에서도 드론·전투기가 스스로 판단하고 비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최근 안두릴의 무인 전투기 개체에 실드AI의 소프트웨어를 이식해 비행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군은 기체는 A사에서 소프트웨어는 B사에서 쇼핑하듯 골라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전장은 지상과 하늘을 넘어 위로는 우주, 아래로는 심해로도 뻗어나갑니다. 우주 보안 스타트업 트루 아노말리는 지난 1일 무려 6억5000만달러(약 8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기업은 지구 궤도에서 적대적 위성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사로닉과 하보크AI는 수천대의 작은 AI 보트가 곤충처럼 군집을 이뤄 적 함대를 압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수백만원의 AI 무인정이 수천억원의 함정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더 이상 인간이 전면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지능의 가성비’를 극한까지 끌어올려 적의 값비싼 무기체계를 무력화한다는 것입니다. AI가 국방/방산분야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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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안전 문제로 인해 자료 수집, 계산만 AI에 맡기고 최종 판단을 사람이 해왔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효율성을 이유로 결정마저 AI에 넘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방아쇠를 당기는 손은 사람이 아니라 AI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제미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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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각종 분쟁, 전쟁에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소수의 병사들이 무인화된 장비, 사족보행 로봇이나 드론을 동원해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죠. 머지않은 미래엔 전장에서 사람은 사라지고 기계만 남을지도 모릅니다. [챗GPT]
방아쇠를 쥔 에이전트
총구가 인간을 향할까
목에 칼이 들어왔지만 앤스로픽이 끝끝내 미 국방부와의 협업을 거절한 것은 앤스로픽이 지키려는 선(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살상 여부를 결정하는 자율 살상 에이전트의 탄생에 대한 공포였죠.
에이전틱AI가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까지 전담하며 인류는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 매트릭스처럼 기계가 인류를 적으로 돌리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영화적 상상력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술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입니다. 미 국방부가 빅테크들에게 요구한 ‘모든 합법적 용도’에는 AI가 표적을 식별하고 사격 우선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도 포함돼있습니다. 데이터에 오염이 생기거나 AI가 예상 못한 환각을 일으킨다면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테크 기업들 또한 이같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내부 통제장치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결과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AI의 신경망 내부에서 어떤 논리구조로 그런 판단을 내렸는가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는 일종의 디지털 브레이크부터, AI의 목적 함수가 인간의 윤리와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율하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국방부와 기업들은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린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AI가 초당 수천개의 표적을 제시하고, 적의 AI가 인간이 판단할 틈을 주지도 않고 공격해오는 상황에선 인간 지휘관이 일일이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집니다. 결국 인간의 역할은 사전 검토보단 사후 평가를 내리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때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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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꼼꼼함과 성실함으로 무장해 각종 성적 지표에서 앞서가던 여학생들이 ‘인공지능(AI)’ 앞에서는 작아지고 있습니다. 학업 전반에서는 여학생들의 성취도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다가오는 AI 시대에는 남학생들이 높은 자신감을 무기로 오히려 더 나은 성취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네.
출시 26일 만에 500만장 판매를 돌파한 ‘붉은사막’의 성공을 필두로 국내 게임사들이 이용자가 게임 속에서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활약할 수 있는 ‘오픈월드’ 게임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고 하네요. 샌드박스 게임으로도 불리는 오픈월드 게임 장르는 게임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탐험·전투·퀘스트·수집 등을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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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오픈AI의 협업으로 탄생한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포 카카오’의 누적 가입자 수가 1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카카오는 연내에 대화·검색에서 예약·결제로 이어지는 에이전틱 AI 경험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하네요. 12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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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영리한 지능이 가장 파괴적인 도구와 결합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인 점은 이렇게 정교한 지능을 보유했음에도 전쟁은 더 잔혹해지고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AI만 있으면 단기간에 최소한의 피해로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AI는 표적을 잘 찾고, 미사일을 목표까지 정확히 유도할 수는 있지만 전쟁을 멈추는데 필요한 정치적 협상이나 상호 신뢰를 이끌지는 못합니다. 지능의 가성비가 좋아질수록 전쟁의 문턱은 낮아집니다. 인명 피해 부담이 적은 AI 소모전은 지도자들이 더 쉽게 전쟁이란 수단에 기댈 수 있게 만들죠.
결국 AI는 전쟁을 조기에 끝내는 도구가 아니라 전쟁을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벌어지는 알고리즘 게임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이 빛의 속도로 진보할수록 여기에 멈춤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인간의 윤리적 결단력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죠.
AI가 인류를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아니면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로 밀어넣을지는 결국 이 지능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님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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