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신사 메가스토어 2. 옴니채널 성공 요건
 2025.12.17 25-059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무신사 메가스토어 | 규모보단 경험, 경험보단 돈
  02 성공적인 옴니채널 구현을 위한 3가지 요건
  03 뉴스 TOP5 - '편의점 라면의 성장 이유'

   

 무신사 메가스토어 | 규모보단 경험, 경험보단 돈

     
design by 슝슝 (w/ChatGPT)
  
'메가'는 아니지만, 달라진 '경험'

무신사가 초대형 편집숍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을 열었습니다. 다만 이름처럼 정말 ‘메가’한 지, 숫자만 보면 애매합니다. 전체 약 1,000평 가운데 메가스토어는 약 570평이고, 나머지 430평은 무신사 스탠다드가 차지하거든요. 무신사 홍대(약 463평),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플래그십(약 600평)과 비교해 보면, 수치만으로 “무진장 커졌다”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현장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정말 크다”, “뭐부터 봐야 하지?”, “길 잃지 말자” 같은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거든요. 매장이 여러 층으로 흩어지지 않고 한 층에 크게 펼쳐져 있다 보니, 면적 대비 ‘크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복합 매장 형태라 고객 입장에선 무신사 스탠다드까지 하나의 매장처럼 이어져 보였고요.

그래서 ‘메가스토어’라는 이름값을 100% 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적어도 “크다”는 인상은 제대로 남겼습니다. 이 정도 공간을 몰 안에서 한 브랜드에 몰아준 건 아이파크몰 입장에서도 큰 결단이었을 텐데요. 오픈 첫날 정몽규 회장이 직접 매장을 찾았다는 점만 봐도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됩니다. 기존 에잇세컨즈·슈펜·원더플레이스 등 세 브랜드 매장 대신 무신사를 선택한 만큼, 집객은 물론 매출에서도 그 이상을 바랐을 거고요.

늘어난 '구매', 다만 약해진 '경험'

초기 반응은 분명 괜찮아 보였습니다. 12월 13일 토요일 저녁에 방문했는데 매장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요. 계산대를 넉넉하게 만들어 뒀는데도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구매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전 매장보다 진열대가 훨씬 촘촘해진 것만 봐도 “살 게 많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죠.

다만 이 ‘압축된 진열’은, 무신사가 오프라인에서 강점으로 쌓아 온 ‘여유로운 경험’을 일부 내려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초기 무신사 매장들은 동선이 넓고 공간이 쾌적해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는 곳에 가까웠거든요. 반면 메가스토어 용산은 편하게 둘러보기보다는, 쇼핑에 집중해야 하는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볍게 들르기보다는 ‘작정하고’ 와야 하는 매장에 가까웠고요.

그래서 휴게 공간이 거의 없다는 점이 더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예를 들어 프라이마크는 대형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매장 곳곳에 쉴 곳을 마련해 두고, 카페나 다이닝을 함께 두며 “오래 머물 수 있는 쇼핑”을 설계하잖아요. 그에 비하면, 이곳은 천천히 머무르며 쇼핑하게 만드는 배려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였죠.


또한 공간이 커진 만큼 운영에서 챙겨야 할 것도 늘어나는데, 이 부분도 아직은 정돈되지 않은 인상이었습니다.

“청바지 요청하신 고객님 계실까요?”

매장 곳곳에서 이렇게 고객을 찾는 무신사 크루들의 외침이 계속 들렸습니다. 200개 브랜드, 1만여 개 상품이 한 공간에 모여 있으니 재고를 확인하는 것도, 상품을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던 거죠. 크루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긴 했지만, 각자 맡은 구역을 챙기기에도 벅차 보였고요. 구역을 조금만 벗어난 문의에는 “저쪽에서 한 번 더 문의해 달라”는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품 배치도 한눈에 들어오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길이 자연스럽게 읽히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으면 헤매기 쉬운 구조였고요. 실제로 출구를 못 찾아 두리번거리는 고객도 보였습니다. 이를 보완하려고 무신사가 최근 강화해 온 ‘옴니 경험’도 적용돼 있긴 했습니다. 매장 내 QR코드로 개인별 혜택가, 후기, 스타일 콘텐츠, 심지어 재고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거죠.

다만 아직은 이 기능만으로 ‘큰 매장의 복잡함’을 충분히 덜어주긴 어려워 보였습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고객이 덜 피곤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도 한 단계 더 다듬어질 필요가 있어 보였고요.

진짜 '메가스토어'는 다를까요?

물론 아직 실망하긴 이릅니다. 진짜 메가스토어는 내년 3월, 성수에서 공개될 예정이니까요. 약 2천 평 규모의 매장을 메가스토어 단독으로 채우고, 무신사 오프라인 최초로 F&B 브랜드까지 함께 들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층이 나뉘는 구조인 만큼 동선 설계도 지금보다 훨씬 정교해질 가능성이 크고요. ‘크기’에 걸맞은 경험을 본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조건은 그때가 되어서야 갖춰지는 셈입니다.

다만 이 지점에서 무신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에 걸맞은 경험이 함께 따라와야만 오프라인 확장이 ‘돈’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매장이 커진다고 경험이 자동으로 좋아지지는 않거든요. 오히려 동선이 복잡해지고,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며, 고객 피로도가 높아질 위험도 커집니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매출이 아니라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함께 커지고요.

그럼에도 기대를 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무신사는 오프라인에서 늘 ‘빠르게 배우고 바꾸는’ 플레이어였기 때문입니다. 무신사 테라스, 이구성수처럼 한때 주력 모델이었던 팝업형 공간들이 어느새 자취를 감춘 것도, 계속해서 더 나은 해답을 찾아 포맷을 교체해 왔다는 방증이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은 완성형이라기보다 메가스토어 성수를 앞둔 일종의 베타 버전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번에 드러난 아쉬움들을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고, ‘큰 매장을 잘 운영하는 법’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 그 결과가 내년 메가스토어 성수에서 확인될 겁니다. 그때 비로소 무신사는, 규모도 크고 경험도 좋으며 결국 돈까지 버는 진짜 ‘메가스토어’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테니까요.

   

성공적인 옴니채널 구현을 위한 3가지 요건

   
design by 슝슝 (w/ChatGPT)
  
이론적으론 완벽한데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더 큰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개념입니다. 알리바바가 이야기한 ‘신유통’부터, 최근 국내 무신사와 올리브영까지 둘을 잇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 왔죠. 이론만 놓고 보면 두 채널의 결합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경험의 밀도가 높은 오프라인과, 확장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온라인이 만나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문제는 현실입니다. 개념적으로는 시너지가 분명한데, 실제로 고객이 옴니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올리브영은 스마트 전자라벨을 도입해 매장 내 정보 접근성을 높이려 했고, 무신사는 QR코드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몰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해왔죠.

기술적으로 보면 분명 인상적인 지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올리브영이나 무신사 매장을 둘러보면, 전자라벨이나 QR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쇼핑하는 고객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왜 이런 간극이 생기는지, 그리고 옴니채널을 ‘이론’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환경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옴니채널 구현이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는 결국 고객의 행동을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장에서 QR코드를 찍고, 전자라벨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행동은 결코 자연스럽지 않죠. 그래서 옴니채널을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매장 경험 전반에서 온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만드는 장치와 맥락이 먼저 마련돼야 합니다.

① 필요성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변화에는 항상 계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고객의 불편에서 출발하거나, 추가적인 편리함을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어야 행동이 바뀝니다. 대형 서점에서 앱이나 웹으로 책 위치를 찾는 일이 자연스러운 것도, 그 방식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죠.

무신사 역시 비슷한 시도를 했습니다. 상품별 회원 혜택가를 QR코드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건데요. 회원 등급이나 쿠폰에 따라 가격이 달라 인쇄 자체가 어려운 구조이기도 했고, 이를 통해 매장에서 자연스럽게 앱에 접속하게 하려는 의도였죠. 다만 실제 매장에서 이를 활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반대로 말하면 그 필요성이 충분히 강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②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과정이 복잡하면 고객은 쉽게 포기합니다. 온·오프라인 전환 자체가 또 다른 불편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옴니채널은 무엇보다 최대한 단순하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이 점에서 올리브영의 스마트 전자라벨은 인상적이었습니다. QR코드를 찍는 대신,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되니까요. 다만 문제는 역시 ‘왜 써야 하는지’였습니다. 굳이 사용할 이유를 찾기 어려우니 이용률이 높아지기 힘들었던 거죠. 여기에 잦은 오류 역시 계속 개선이 필요한 지점으로 보였습니다.


③  넛지를 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초기 사용 경험을 만들기 위해선 분명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고객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꺼리기 때문에, 행동을 바꾸려면 그에 상응하는 유인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오프라인 매장에서 앱 설치나 마케팅 수신 동의를 받을 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게 되실 텐데요.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계산대에서 조건을 달성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겁니다. 나이키가 국내에서 공식 앱을 처음 선보일 당시, 매장에서 앱 다운로드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1만 원 쿠폰을 제공하며 경쟁 브랜드를 압도하는 초기 지표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죠.

그런 점에서 앱 다운로드 이후, 실제 ‘앱 사용’에 대한 넛지가 거의 없는 현재의 구조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객이 한 번 행동할 때마다 명확한 보상을 제공한다면, 허들은 훨씬 낮아지고 옴니채널 구현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겁니다.

직접 손에 쥐어 줘야 변합니다

다만 앞선 환경을 갖춰도, 결국 고객이 그걸 알아야 행동이 바뀝니다. 매장 내 안내물이나 사인으로 알리고 유도할 수도 있지만, 그 방식엔 분명 한계가 있죠. 그래서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고객의 변화를 가장 쉽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입니다. 매장 직원이 먼저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지금 해보시겠어요?” 하고 유도하는 것만큼 강력한 방법은 없습니다. 이를 위해 매뉴얼은 물론, 인센티브까지 설계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이유를 만들어야 하고요.

사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전자기기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경험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매장보다도 박물관·미술관이 더 먼저였습니다. 저는 한때 이 주제에 대해 연구하며, “가장 앞서 있다”는 미국의 기관들을 직접 찾아가 본 적이 있는데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앱을 실제로 쓰는 관람객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잘 작동하던 곳은 의외로 한국의 대림미술관이었습니다. 차이를 만든 요인은 단순했습니다. 미술관 입구에서 직원들이 관람객에게 직접 앱 다운로드와 사용법을 짧게 안내하고, 바로 실행까지 유도하고 있었던 겁니다. ‘단순히 안내가 있다’와 ‘직접 손에 쥐어 준다’는 건 결과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 거죠.

앞서 오프라인의 강점은 경험의 밀도라고 했는데요. 그 밀도는 결국 응대와 휴먼 터치에서 나옵니다. 이 강점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옴니채널 구현은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닐 겁니다.


📣 알려드립니다!
       
      • 뉴스레터에 대해 의견 주실 것이 있으시거나, 광고/기고/기타 협업 관련해서는 trendlite@kakao.com으로 메일 주시면 됩니다📧

      오늘의 <트렌드라이트> 어떠셨나요?

      오늘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널리 소개해주세요😃

      소비의 중심이 '가격'에서 '접근성·경험'으로

      남다른 '김범석의 쿠팡' 이야기

      화제성과 수익성 사이 균형점을 찾아야

      합리적 가격으로 문화적 요소를 소유

      4050의 쿠팡을 꿈꾸기 때문 아닐까요?